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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화 조심해야 해

저녁 식사 후, 운경과 무진은 또 서재에 들어가 업무 처리로 바빴다.

조승호는 의학 자료들을 검토하러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자연 남은 성연이 안금여를 돌보게 되었다.

평소처럼 할머니가 앉은 휠체어를 방 안으로 밀고 간 성연이 이야기도 들려주고 노래도 불러 드렸다.

할머니를 돌보며 성연이 생각해낸 방법이었다. 이야기 중간에 노래를 곁들이니 할머니가 좀 더 빨리 잠이 들었던 것이다.

10분도 안 되어 할머니 안금여가 잠이 들었다.

성연이 가방에서 침을 꺼냈다.

조명 아래 차가운 빛을 띠는 침이 특별 제작한 케이스에 한 줄로 가지런히 꽂혀 있었다.

긴 것, 짧은 것, 굵은 것, 가는 것 모두 있었다.

넓은 부위에는 굵은 침을 사용했다. 혈관은 그렇게 민감하지 않았다. 뇌나 눈 등 중요한 부위라면 가는 침을 쓸 수밖에 없다. 중요 부위의 신경들은 반드시 조심해야 한다.

만약 실력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감히 침을 사용하지 못할 것이다.

성연은 케이스 안에서 가느다란 침 여러 개를 꺼내어 평소대로 안금여의 뇌에 꼽기 시작했다.

동작 하나하나가 매우 신중했다.

다행히 아무런 돌발 상황 없이 시침이 끝났다. 성연의 등이 땀으로 흥건했다.

이미 습관이 된 지라 아무렇게 옆에서 휴지 한 장을 뽑아 등을 닦았다.

그리고는 한쪽에 앉아 안금여를 바라보았다.

이번에는 휴대폰도 들여다보지 않았다.

지금은 어느 때보다 중요한 때.

반드시 안금여의 반응을 관찰하며 침을 뽑을 시간을 추산해야 했다.

다행히 평소 무진과 운경의 회의가 비교적 오래 걸리는 편이었다.

그 참에 성연도 한숨 돌릴 여유가 있었다.

성연이 긴장을 풀려고 할 때 문밖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성연은 아직도 침이 꽂혀 있는 안금여를 보며 이마에 힘을 주었다.

‘지금 여기로 오는 건가?’

지금 침을 꽂은 지 절반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다. 지금은 뽑을 수 없었다.

뽑게 된다면 분명 영향이 있을 터.

하지만 방이 이만큼 큰데도 숨을 곳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잠시, 당장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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