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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화 가장 곁에 두고 싶은 사람

이튿날, 아침을 먹은 후 무진이 성연을 데리고 자신들의 집으로 가려 했다. 성연과 고모 운경이 부딪히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화원에서 나온 집사가 종종걸음으로 쫓아왔다.

“도련님, 며칠 더 안 계시고요?”

“응.”

무진이 고개를 저었다.

성연의 마음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고모의 말이 지나쳐 듣기 거북했다. 성연이 진짜 할머니의 목숨을 구했다면 더.

나중에 후회할 사람은 고모일 것이다.

상황을 잘 모르는 고모의 오해로 성연이 상처받지 않도록, 모든 일이 해결될 때까지 당분간 서로 못 만나게 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모처럼 돌아오셨는데, 회장님이 또 이런 상태시니. 도련님이 고택에 계시면 회장님 기분이 더 좋아지실 텐데요.”

재차 권하는 집사였다.

정신이 맑을 때 안금여가 가장 아끼던 사람이 손자 무진이었다.

밖에서 무진을 ‘바보 미치광이’로 취급할 때도 손자에 대한 믿음을 놓지 않았다.

가끔 무진이 패기 없고, 말을 안 듣는다고 암암리에 투덜대긴 했지만.

하지만 안금여 곁을 오래 지킨 사람으로서, 마음 깊이 무진을 아끼는 안금여를 누구보다 잘 알았다.

무진이 돌아와 함께 이야기 나누기를 하루 종일 기다리기도 했다.

몸이 좋지 않은 안금여가 가장 곁에 두고 싶은 사람 역시 무진이 아니겠는가.

“고모와 고모부가 여기 계시면 돼지 뭐. 내가 여기 있어도 도움이 안되는 걸. 고택은 회사에서 너무 멀어 출근하기 불편해.”

무진의 말은 말도 안되는 핑계다. 여기나 거기나 사실 거리는 매한가지인 것을.

하지만 틀리지 않은 것이 안금여는 지금 자각을 못하는 상태니 여기에 남아 있어도 별 도움이 못되긴 하다.

성연과 고모의 일을 집사에게 말할 수는 없는 노릇.

집사가 성연에 대해 편견을 갖게 될지도 모르니.

“저…….”

집사는 어떻게 만류해야 할지 몰랐다.

얼른 주방에 들러 떡 한 상자를 들고 나왔다.

“작은 사모님이 이 떡을 좋아하시는 것 같더군요. 오늘 특별히 좀 많이 만들었습니다. 돌아가시면 작은 사모님이랑 같이 드세요.”

요 며칠 안금여를 대하는 성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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