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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1화 사람을 해치는 일은 하지 않는다

성연은 CCTV를 아주 영리하게 피하며 저택 내부를 빠져나갔다.

저택 엠파이어 하우스는 강무진의 사적인 영역이다.

오직 무진이 절대 신임하는 사람들만 드나들 수 있었기에 CCTV를 많이 설치하지 않았다.

주로 저택 외부에 설치되어 있는 점 때문에 성연은 편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CCTV의 사각지대를 찾아낸 성연이 담 위에서 뛰어내렸다.

깔끔한 동작으로 발끝을 세워 가볍게 착지했다.

손에 묻은 먼지를 털며 성연은 저택을 둘러싼 숲을 지나 밖으로 빠져나갔다.

성연은 오늘 일을 위해서, 움직이기 편하고 눈에 잘 띄지 않는 검은색 운동복을 입었다.

평소에도 활동성 좋고 무난한 옷차림을 선호하는 성연인지라 무진은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을 것이다.

숲 반대편 길가에는 이미 검은색 마이바흐 한 대가 성연을 기다리고 있었다.

차에 있던 서한기가 성연을 보고 휘파람을 불었다.

“보스, 솜씨가 전혀 녹슬지 않았는데요?”

서한기가 있던 곳에서는 담장을 넘는 성연의 모습이 다 보였다.

동작이 깔끔하면서도 아름다웠다.

‘이렇게 예쁘게 담 넘는 사람은 우리 보스 말고는 없을 거야.’

“어째 내가 많이 늙기라도 한 것 같다?”

성연은 조수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맸다.

“아, 보스, 그렇게 말하지 말죠? 사람이 칭찬하면 기분 좋게 받아주면 안돼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절래절래 저은 서한기가 마이바흐의 시동을 걸고 엠파이어 하우스 반대 방향으로 차를 몰았다.

“그럼 사실이 아니야?”

눈썹을 찡그린 성연은 좀 이해가 안된다는 어투였다.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한 거만함도 깔려 있고.

서한기는 목이 막히는 듯했다.

‘사실이 그렇다 해도 그렇지, 보스, 좀 겸손하면 안 돼요?’

‘그런 식으로 말을 하면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해?’

서한기는 한 차례 숨을 깊숙이 들이마신 후, 입꼬리를 잡아당겨 올리며 대꾸했다.

“물론 사실이죠. 우리 보스가 제일이지요.”

서한기의 과장되고 억지스러운 웃음을 본 성연이 그를 향해 눈을 흘겼다.

“네 웃음이 조금만 더 진실해 보이면, 내가 믿어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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