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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화 다른 뜻은 없었다

운경의 마음은 어찌되었든 가라앉았다. 그러나 입을 다문 채 여전히 냉담한 얼굴이다.

잠시 생각해 보든 승호는 예전 자신의 장모 안금여가 갑자기 좋아졌던 상황이 생각났다.

그의 기억에, 당시 안금여는 곧 돌아가셔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셨다.

그런데 누군가 저승 길에서 안금여를 도로 끌고 온 셈이었다.

안금여의 몸에도 작은 바늘구멍이 몇 개가 흔적으로 남아 있었다.

현미경으로 관찰한 후에 비로소 발견한 것이다.

‘설마 지난번 장모님을 구했던 사람이 송성연이란 말이야?’

그런 생각을 하던 승호는 저도 모르게 성연을 쳐다보았다.

무진 또한 승호의 의심을 알아차렸다.

성연이 자신의 의술을 드러내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다. 고모부 승호가 성연에게 곤란한 질문을 할까 싶은 무진이 얼른 끼어들었다.

“고모, 고모부 말씀이 맞아요. 할머니가 괜찮으시니 됐어요. 성연이 어쩌다 실수를 한 거니 고모가 너그러이 봐 주세요. 너무 야단치지 마세요.”

“지금 뭐하는 거니? 내가 일부러 성연일 힘들게 하는 것 같아? 그럼 엄마의 목숨으로 실험을 해도 괜찮다는 거야?”

옆에 가만히 있어도 모자랄 판에 무진이 성연을 위해 한 두 마디 거들자 운경이 보기에 무진의 마음이 이미 성연에게 기운 듯했다.

“고모, 할머니는 별일 없으세요. 저희의 마음은 모두 할머니를 낫게 하려는 거잖아요. 성연이도 마찬가지예요. 절대 할머니에게 해가 되게 하지 않을 겁니다.”

무진이 미간을 살짝 찡그린 채 말했다.

“쟤는 지 스스로 제대로 말도 못하니? 네가 왜 대신 말해? 쟤가 무슨 침을 놓는다고 그래? 그러다 잘못 놓기라도 하면? 쟤가 책임 지기라도 할 거야?”

운경의 마음속에 쌓였던 울분이 터져 나왔다.

일부러 성연을 몰아세우려던 건 아니었다.

다만 절대 가볍게 넘어가서는 안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주의하지 않으면 나중에 더 큰 화를 초래할 테니까.

“고모, 성연이도 이미 자기가 잘못한 거 알고 있을 테니 그렇게 화 내실 필욘 없어요.”

무진이 한숨을 내쉬었다.

‘하, 이 고모 고집이 너무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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