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의 모든 챕터: 챕터 171 - 챕터 180

1132 챕터

제171화 임시연의 편지

심지안은 깊은 밤이 되어서야 잠에서 깼다. 혼미한 정신의 그녀의 눈에 어렴풋이 간호사의 모습이 들어왔다.“고열이 지속되고 있어서 링거를 계속 맞아야 해요. 오늘은 일단 입원해 지켜봐요.”“몇 도인데요...”“39도요.”진유진이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주었다.“며칠 동안 푹 쉬어. 아무것도 하지 말고.”“그럼 회사 일은... 그리고 연신 씨의 생일, 내일 모레는 재판이 있는데...”“연신 씨가 보광 그룹의 대표인데 회사일 걱정은 왜 해. 그리고 생일은 이번 한 번 밖에 있는 거 아니잖아. 다음 기회에 잘 축하해 주면 돼. 선물은 내가 이미 전해줬어. 모레쯤이면 네 몸도 괜찮아질 테니까 재판엔 참석할 수 있을 거야.”“응... 연신 씨는?”“회사에 일이 있는 것 같았어. 조금 전에 갔어.”“내가 준 선물을 보고 좋아했어?”그에게는 너무나도 저렴한 선물이다. 너무 하찮은 물건이라 얼굴을 찌푸리진 않았을까...진유진이 선물을 받던 성연신의 모습을 떠올리고는 말했다.“표정은 평온했는데 자세히 보니까 입이 귀에 걸렸던데?”심지안이 입을 삐죽거렸다.“홈웨어는 그다지 귀중한 물건도 아닌데 그렇게까지 좋아했다고?”“맞아. 내 생각에 성연신 씨는 널 좋아하고 있어.”그녀의 눈동자가 순간 반짝거렸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그냥 할아버지가 날 좋아하니까 그것만으로 내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야.”“아니. 정말이야. 날 믿어. 감정이 어느 정도인지는 알 수 없지만 좋아하는 건 확실해. 저수지에서 널 봤을 땐 어떤 반응이었어? 긴장한 모습이었어? 두려워하는 모습이었어?”“너무 어두워서 제대로 보지 못했어. 그냥 저수지에 뛰어들어 날 구하겠다는 말만 들었어.”진유진이 화들짝 놀라며 무릎을 탁 쳤다.“이건 좋아하는 것뿐만이 아니야. 이건 사랑이야.”“허튼소리 하지 마.”심지안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그 사람이 날 사랑하는지 아닌지 내가 느끼지 못할 것 같아?”“때론 당사자보다 주위 사람의 눈에 더 잘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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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화 임시연이 곧 돌아온다

심지안은 입을 삐죽거렸다. 임시연이라는 이 여자는 글씨도 잘 쓰네.그녀는 편지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는 사진을 찍어 성연신에게 보냈다.성연신은 오후가 되어서야 ‘알겠어요’라는 간단한 네 글자로 답장했다.심지안이 심통이 났다. 꿈에 그리던 여자가 편지를 보내왔는데 반응이 왜 이렇게 뜨뜻미지근하단 말인가?이럴 리가 없다.심지안은 처음 임시연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만큼 호기심이 생기진 않았다. 어찌 됐든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성연신과는 헤어지게 될 테니 말이다.그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여자가 누구인지, 앞으로 누구와 결혼할지는 그녀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그저 마음이 조금 쓰라릴 뿐이다.함께 생활한 시간이 기니 감정이 생기는 건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다. 하물며 원이와도 감정이 생기지 않았던가.성연신의 오늘 퇴근 시간은 심지안의 예상보다 훨씬 더 빨랐다.하지만 그와 함께 장학수도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연신아, 섭섭하게 왜 생일을 몰래 보내려고 그래. 우리 형제들을 모두 모아 함께 놀아야지.”“입 다물어.”성연신이 차가운 눈초리로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장학수는 곧바로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심지안이 난처한 얼굴로 그를 보며 말했다.“장 변호사님도 오시는 걸 알았다면 음식을 더 준비했을 텐데 지금은 다섯 개 요리밖에 차리지 못했어요. 부족할 것 같은데 몇 개 더 할까요?”장학수가 밥상을 슥 훑어보고는 말했다.“확실히 좀 부족하긴 하네요.”집에서 혼자 먹을 때에도 십여 개의 요리를 차려놓고 한 요리 당 두 번씩 집어먹는다.성연신은 그들 사이에서도 가장 입맛이 까다로운 사람이었다.“너 돼지야?”성연신이 이마를 찌푸리며 말했다.“요리가 다섯 개나 되는데 세 명이 먹기에 모자라다고? 너 위가 도대체 몇 개야?”심지안이 병원에서 퇴원하자마자 음식을 차렸는데 오자마자 투정이라니.장학수가 억울한 듯 얼굴을 찌푸렸다.“난 돼지가 아니야...”“그럼 입 다물어. 먹기 싫으면 옆에서 기다리고.”“안 돼. 나 아직 밥 먹기 전이라 배고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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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화 원고 쪽 주장이 맞아요

심플한 디자인의 홈웨어를 입고 완벽한 몸매를 뽐내고 있는 그에게선 그 누구보다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풍겨 나오고 있었다.성연신은 무언가를 느낀 듯 심지안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두 쌍의 눈동자가 서로 마주쳤다.심지안은 순간 그의 깊은 눈동자에 깊이 빨려 들어갔다.돌연 정신을 차린 그녀는 어색하게 그의 시선을 피했다.“곽준위 씨한테 그렇게 함부로 했는데 가만히 있을까요?”“가만히 안 있으면 어쩔 건데요, 나한테 도전이라도 하겠어요?”성연신이 가소롭다는 듯 거만한 표정으로 말했다.“쳇.”심지안도 곽준위가 감히 성연신의 말에 토를 달지 못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다만 무서워는 하겠지만 뒤로 무슨 짓을 꾸밀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이 합의서와 심전웅이 은행에서 자산과 보석을 꺼내온 기록이 모두 있으니 반드시 승소할 거예요. 심지안 씨가 감정에 휘둘려 마음이 약해지지만 않으면 돼요.”장학수가 당부했다.이건 증거를 찾는 것에 어려움이 있는 사건이 아니다. 가장 힘든 건 부녀 관계라는 문턱을 넘어서는 것이다.“그러지 않을 거예요. 그 사람과 저 사이에 이젠 감정 따위 없어요.”장학수는 단호한 그녀의 모습에 성연신의 선택에 대한 걱정의 마음이 피어올랐다. 설마 또다시 모두에게 버려진 가여운 사람이 되진 않겠지.“이 협의서의 내용에 의하면 엄마는 저에게 4억을 남겨주셨어요. 정말 이렇게 많아요?”십여 년 전의 4억은 적은 돈이 아니다. 작은 규모의 회사를 차리기에도 충분한 액수다.장학수가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재판이 끝난 뒤 심전웅에게 가서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봐요.”그 4억은 그녀의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가 그들의 딸에게 남겨준 재산일 수도 있을 것이다.“그래요. 알겠어요.”한 시간 동안 더 이야기를 나누니 어느덧 10시가 되었다. 장학수는 서류 봉투를 들고 집을 나섰다.심지안이 저도 모르게 탁자에 시선을 돌렸는데 위에 놓여 있던 편지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아마 성연신이 침실로 가져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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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화 친구가 없으니 그가 심지안을 지켜주어야 한다

“재판장님, 저흰 그런 적 없어요. 저 사람의 말은 믿으면 안 돼요.”심연아가 다급함에 소리쳤다.법관이 엄숙한 얼굴로 그녀를 쳐다보았다.“그럼 심지안 씨와 끝까지 재산 다툼을 하겠다는 건가요? 하지만 제가 이해한 정황으론 당신과 심지안 씨는 이복 자매예요. 심지안 씨의 생모가 남긴 재산을 가질 자격은 당신에게 없어요.”처음부터 끝까지 조목조목 일리 있는 말이었다.심연아가 창백하게 변한 얼굴로 말을 더듬으며 말했다.“그 뜻이 아니라... 전 그냥 제 아버지를 대신해 설명했을 뿐이에요.”“피고인 스스로 설명해야 합니다. 심연아 씨는 발언 차례가 오기 전엔 조용히 하세요.”법관이 심전웅에게로 시선을 돌렸다.“피고인, 발언해 보세요.”“전 이 재산의 일부 소유권을 주장합니다. 왜냐하면 그건 저와 제 아내의 공동재산이었으니까요.”고민하는 듯한 법관의 모습에 심전웅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이 패를 남겨둔 건 정말 천만다행이다.심지안이 입술을 꽉 깨물고 주먹을 힘껏 말아 쥐었다.“그 재산은 확실히 공동재산이에요. 저도 조사한 바 있어요.”장학수가 말했다.심전웅이 의기양양한 얼굴로 말했다.“맞아요. 그래서 제가 그 권리를 주장하는 건데 뭐 문제 있나요?”“정상적인 상황에선 문제없죠.”그가 잠시 말을 멈추고는 씩 미소를 지었다.“하지만 당신은 20여 년 동안 단 한 번도 아버지의 책임을 다한 적이 없어요. 그러니 그 돈을 받을 자격이 없는 거죠!”“아버지의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면 대체 어떻게 저만큼 자란 건데요?”심전웅이 덤덤하게 말했다.“젊은 사람이 억지가 심하네요.”장학수 역시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재판장님, 저한테 증거가 있습니다.”“제출하세요.”“제가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심지안 씨의 곁에서 지켜봐 온 친구분 몇 명을 모셔왔습니다. 그들은 과연 심전웅이라는 아버지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들어보시죠.”“그렇게 하세요.”이어 진유진과 심지안의 대학 동기, 그리고 회사 동료가 안으로 들어왔다.심지안은 익숙한 얼굴들을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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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화 성연신이 괴롭혔지?

이 말이 나오는 순간 다들 급 조용해졌다.굳이 장학수의 고소로 인해, 법정까지 가서 모든 재산을 탕진하고 싶진 않았기 때문이었다.심연아는 멈칫했고, 그 고운 얼굴에는 순간 핏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이 창백해졌다. 그녀는 본인이 한 말에서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는 말을 더 보충했다.“저는 우영 변호사님한테 저렇게 말한 적 없습니다. 청구 부분 관련해서도 제가 말한 부분이랑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충분히 의심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판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충분히 의심할 만합니다. 하지만 증거를 제출해 주셔야 합니다.”“저는... 저는 증거가 없습니다.”심전웅은 테이블을 힘껏 내리치며 심지안을 향해 분노 섞인 말투로 말했다.“너 그깟 돈 때문에 가족들한테 꼭 이렇게까지 해야겠니!”심지안은 비웃으며 말했다.“제가 아니라, 당신들이 지금까지 우리 어머니의 재산을 빼돌리려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거죠!”진짜 백만 번 양보한다 쳐서, 만약 예전에 심 씨 가문이 어려움에 닥쳤다면, 그녀는 기꺼이 도와줬을 거지만 지금은 그냥 단순히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굳이?그들한테 빚진 거도 없는데?소위 양육이라는 빚을 졌다고 해도, 그건 오래전의 일이다.심전웅은 심지안을 노려보았으며,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그녀를 때릴 기세였다.몇 달 동안은 잠잠했기에, 이건 지금 감히 본인한테 맞먹는 거라고 생각했다.장학수는 상대 쪽에서 화난 상태로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을 보고는 속으로 짜릿함을 느꼈다.소송의 낙이란 바로 이런 게 아닐까.그는 몸을 일으키면서, 판사에게 계속 진행해도 된다는 신호를 보냈다.판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한 표정으로 심연아를 향해 말했다.“방금 말씀하신 내용에서, 물증이나 증인이 없다면 증거로 인정되지 않습니다.”이어서 판사는 다음과 같은 판결을 내렸다.심전웅은 합의된 숫자대로 심지안의 어머니가 남긴 자산을 3개월 이내에 반납해야 하며, 3개월 이내에 자산을 반납하지 않을 경우, 심전웅의 명의로 된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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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화 내가 뭘 하려는지 알아?

“아니요.”“네, 그러면 질문 바꿔서 물어볼게요. 물에 빠진 이유가 성연신 씨 때문이죠?”심지안은 어떻게 대답할지 몰라 횡설수설했다. “그만 물어봐요. 그분이 고의로 그런 건 아니고, 이건 그분 문제가 아니에요.”이건 홍교은이 너무 극단적이었던 것이다.하지만 진현수의 귀에는, 이건 그냥 편들어 주는 거로밖에 안 들렸고, 그는 미간을 더욱 찌푸렸다.“지안 씨, 제 말 좀 들어봐요. 그냥 빨리 그 한테서 벗어나세요. 빚진 거 있으면 제가 대신 갚아줄게요. 저는 지안 씨가 불행해지는 걸 바라지 않아요.”“아니요, 저 대신 갚아준다고 해서 그게 빚진 게 없어지나요?”빚진 상대가 바뀔 뿐이지, 빚진 건 똑같기 때문에 그녀한테 있어서 별 의미가 없었다.“네, 갚지 않아도 돼요. 저는 지안 씨가 행복하길 바랄 뿐입니다.”심지안은 그의 이글거리는 눈을 마주하더니, 어색하게 고개를 돌렸다.“저한테 시간 낭비하지 마세요. 저희는 이어질 수 없어요.”그녀는 한때 강우석의 삼촌과 결혼하여 그에게 복수하려고 애를 썼지만, 지금은 아니었다.장학수는 들으면 들을수록 기가 찼다.저렇게나 당당하다고?그는 얼른 가서 저 상황을 마무리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그 이유는 변호사 비용도 아직 들어오지 않은 상태에서 만약 성연신과 심지안의 사이가 틀어지기라도 한다면, 성연신 성격으로는 본인이 한 푼도 못 받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일단은 그건 지켜야겠다고 생각했다.“심지안 씨, 잠깐 저 좀 봐요. 앞으로의 사항에 대해 논의 드릴 게 있습니다.”심지안은 곁눈질로 보고는, 고개를 끄떡이며 답했다.“네, 알겠습니다.”장학수는 진현수를 한번 훑어보고는 직설적으로 말했다.“얘기가 길어질 것 같으니 기다리실 필요는 없습니다.”진현수는 장학수의 불친절함을 느꼈지만, 그 이유가 뭔지는 몰랐다. 단지 심지안과 관련된 일이라고 하니, 일단은 방해하기 싫어서 이해했다는 뜻으로 고개를 살짝 끄떡였다.그가 강우석과 함께 법원을 떠난 지 몇 분 만에 성연신이 도착했다.휴게실.심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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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화 내가 호구인 줄 알아?

앞에 앉아있던 정욱은 적절한 타이밍에 입을 열었다.“대표님, 저 일단 먼저 밖에서 기다리겠습니다.”그들의 일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그들은 할 거 하고, 본인은 농땡이 피울 수 있는 좋은 찬스이지 않은가!“혹시… 차 안에서?”심지안은 머뭇거리며 말했다.봄이라 남자들도 발정기인가 싶었다.성연신은 기분 나쁘게 웃으며 말했다.“아니 둘이 지금 뭘 생각하고 있는 거예요.”“하?”아마 그 둘이 생각했던 낯부끄러운 그 일은 아닌가 보다.“저 몰래 다른 남자와 연락했으니, 벌을 줘야겠어요.”“저희는 그냥 정상적인 대화만 했을 뿐이에요!”“아직도 말대꾸할래요?”그는 장학수가 방금 분명히 그에게 힌트를 준 거라고 생각했다.끝까지 인정하지 않는 이 바보 같은 여자 때문에 성연신 가슴에는 울화가 치밀어 올랐고, 히터를 틀지 않은 차 안은 냉기로 가득했다.심지안은 추워서 덜덜 떨었고, 난처한 듯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는 최대한 정욱의 존재는 무시하려고 노력했고, 먼저 그를 껴안았다. 작은 손으로 그의 등을 토닥였고, 순진한 척하며 대화 주제를 돌렸다.“저를 어떻게 벌줘도 괜찮으니 화내지 마요. 자꾸 화내면 연신 씨 건강에도 안 좋으니까, 제가 많이 속상할 거예요.”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녀한테 이런 소리를 듣고 나니, 성연신의 화는 반쯤 가라앉았다. 그는 눈앞에 있는 이 작은 여인을 빤히 바라보았다. 검은 머리카락에 눈같이 흰 피부, 반짝이는 눈망울에 흰 치아, 얼굴에 젖살까지 더해져 순수함과 부드러움이 더 부각돼 보이는듯했다.그의 목젖은 미세하게 움직였고, 정신이 혼미해지는 듯했다.그의 다리에 앉아있던 심지안은 불편한 듯 엉덩이를 움직였고, 성연신과 눈이 마주쳤다. 그는 유난히 뜨거운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그의 뜨거운 눈빛 때문에 그녀의 귀는 빨갛게 달아올랐다.“왜 그러세요?”성연신은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그는 처음에는 그럴 생각이 없었지만, 그녀의 유혹을 당해낼 순 없었다.그는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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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화 괜찮아요, 저 보고 있는 거예요

성연신은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띠었고, 그녀가 아주 기대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하지만 그는 그녀가 손쉽게 얻지 못하게 하려고 했다.“다시 얘기하시죠.”심지안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역시나 봄이 왔나 보다. 사계 만물과 성연신 모두 발정 난 거 같으니 말이다.그녀는 그전까지 성연신이 생리적 기능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고 확신했다. 정상적인 남자라면 생리적 수요가 있기 마련이니 말이다.하지만 그녀는 자신을 팔아서까지 이익을 얻고 싶지는 않았다. 그럴 경우 본인 스스로도 본인을 무시하게 될 것 같으니 말이다.그나저나 7백만 원은 노력하면 벌 수는 있는 금액이나, 2억은 쉽게 말해 하늘의 별 따기 같은 금액이었다.심씨 집안.심연아는 장신구 캐비닛에서 심지안 어머니가 남긴 모든 물건을 상자에 마구 쑤셔 넣었다. 수많은 옥 장신구가 부딪히면서 부서질 듯한 맑은 소리를 냈다.어차피 심지안의 물건이니 부서져도 좋다고 생각한 심연아는 개의치 않고 계속 거칠게 내던졌다.은옥매가 걸어들어오며 그녀를 위로했다.“고작 몇 개 장신구뿐이잖니. 궁상맞게 사는 그년한테 그냥 다 돌려줘 버려.”“엄마, 이건 돌려주고 안 돌려주고 문제가 아니야. 집을 떠난 후로부터 그년 주변에는 하루가 다르게 훌륭한 인간들도 많아지는 것 같고, 언젠가는 날 초월할 것 같아 걱정돼 죽겠어요.”미스터리한 늙은 남자에서부터 주원재, 장학수까지.뭔가 잘못돼 가고 있다는 막연한 느낌이 들었다.은옥매는 침묵했다. 심지안이 감히 장학수를 청했다는 게 말이 안 되긴 했으니 말이다...“그리고 엄마, 그년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진짜 자그마한 장사하는 거 맞아? 그 시대에 2백만 원을 본인 딸한테 줬다는 건 그래도 수천만 원의 자산은 있다는 거 아닌가.”“옥 장사를 하고 있어. 그러다가 갑자기 운 좋게 돈을 벌어들이게 된 거지.”사실은 150만 원이었는데 수년간의 이자까지 더해져 2백만 원이 된 것이었다.두 늙은이는 150만 원을 심지안의 어머니에게 주려 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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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화 내 사람을 지킨다는 건 언제나 옳다

심지안이 1층에 도착해서 보니, 진유진은 흥분한 표정으로 눈물을 흘리며 부모님과 싸우고 있었다.그녀는 발걸음을 재촉하며 걸어갔다.“아줌마, 아저씨 무슨 일이에요?”진건광은 심지안을 발견하고, 얼른 화살을 그녀한테 돌려 욕설을 퍼부었다.“지금 뻔뻔하게 무슨 일이냐고 묻는 거냐? 우리 유진이는 너를 친구로 생각했는데 넌 얘를 대체 뭐로 생각한 거니! 본인 행실이 바르지 않으면 됐지, 왜 우리 집 애까지 끌어들이는 거야!”오영숙 역시 화가 나서 눈이 빨개져 말했다.“내가 처음부터 쟤랑 친구 하지 말라고 했지? 지금 이제 어떡할 거야, 이 지경까지 된 마당에, 동네 창피해서 시집은 이제 어떻게 갈 거냐고! ”“아니, 전 지안이랑은 상관없는 일이라고 믿어요.”진유진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고, 그걸 보고 있자니 너무 마음이 아팠다.심지안은 재빨리 휴지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으며, 그의 부모님의 악담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되물었다.“진유진, 나한테 말해봐, 대체 뭔 일이야?”“오늘 심연아가 너 연락처를 찾지 못하겠다면서, 우리 집에 네 어머니가 남기신 물건들을 보냈거든. 근데 그중에 메모리카드가 있었어...”심지안은 심장이 쿵쾅 거렸고 뭔지 알 듯했다.“메모리 카드 안에 있는 게...”그녀의 전 남자친구가 찍은 사진이겠지.진유진은 말은 하지 않고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눈에 맺힌 눈물은 눈가에서 맴돌았으며, 그녀가 공공장소에서 이런 얘기를 꺼내지 않았으면 했다.그녀는 분명히 알고 있지만, 부모님에게는 입을 열어 설명하기가 어려웠다.심지안은 침울한 눈빛으로 완곡하게 말했다.“아줌마 아저씨, 저희 유진이를 위해 조용한 곳에 가서 앉아서 얘기할까요?”“오호, 지금 너 회사 아래라고 너 자신한테 피해 끼칠까 봐 그러는 거냐?”“아니… 오해세요.”주변에는 점점 발걸음을 멈춰 구경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심지안은 조급해하며 어쩔 줄 몰라 했다.마음 같아선 경비원을 불러 도와달라 하고 싶었지만, 경비원이 진유진 부모님을 다치게 할까 봐 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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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화 언제부터 하루 지난 묵은 밥을 먹었던 거야

진유진도 생각지 못한 부분을 심지안 한테 책임지라고 하는 건 그냥 시비 거는 거로밖에 안 보였다.“아빠 엄마, 제발 그만하세요. 제가 사람을 잘못 만난 건 제 문제에요.”“네가 뭘 안다고 그래!”오영숙은 낮은 소리로 호통쳤다.“심지안의 사장이 저렇게나 심지안을 감싸고 도는데 둘이 백 프로 보통 사이는 아닐 거야, 그러니 정신 손해 배상 정도는 요구해도 괜찮아.”그녀가 생각했을 때, 자기 딸 사진은 심지안뿐만 아니라 옆에 보조들까지 다 봤을 거기에, 돈을 요구하거나 자기 딸을 이 회사에 배정하는 거 정도는 그렇게 힘든 요청은 아니라고 생각했다.이 회사는 충분히 크고 널찍했다.“두 분이서 이러는 게 저를 더 창피하게 만들어요!”진유진은 화가 나서 온몸이 떨렸고, 좋게 설득해도 소용이 없었다.그녀는 창피함에 사무쳐 홧김에 오영숙과 진건광을 뿌리치며 달려 나갔다.그녀가 없으니, 심지안은 진유진의 감정은 신경 쓸 필요는 없었고, 더욱 쉽게 이 일을 해결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성연신은 그런 심지안을 바라보며 말했다.“따라와요.”심지안은 망설이다가, 더는 진유진의 부모님을 상관하지 않고 따라나섰다.그 순간 오영숙이 앞으로 나아가더니, 심지안의 옷소매를 꽉 잡으며 악랄하게 말했다.“가긴 어딜 가, 지금 책임회피하는 거야? 어림도 없지!”성연신은 차가운 눈빛으로 쏘아봤고, 그 새까만 눈동자에는 매혹적인 서늘함이 뿜어져 나왔다.오영숙은 간담이 서늘해졌고, 떨리는 손으로 심지안을 놓아주며 멋쩍게 입을 열었다.“저… 저희는 부모로서 자녀를 위해 공정함을 되찾으려 하는데, 뭐… 뭐가 잘못됐나요?”“공정함을 되찾는 건 틀린 게 아니지만, 그 모든 책임을 제 사람한테 떠넘기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심지안만 없었으면, 유진이 사진이 심연아의 손에 들어갈 일도 없었다고요.”심건광은 당당하게 말했다.“그래요, 심연아의 손에 들어가진 않고, 아마 금관성 전체에 퍼졌겠죠.”성연신은 냉담한 말투로 조리 있게 또박또박 말했다.“만약 심지안 씨가 제때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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