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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화 임시연의 편지

심지안은 깊은 밤이 되어서야 잠에서 깼다. 혼미한 정신의 그녀의 눈에 어렴풋이 간호사의 모습이 들어왔다.

“고열이 지속되고 있어서 링거를 계속 맞아야 해요. 오늘은 일단 입원해 지켜봐요.”

“몇 도인데요...”

“39도요.”

진유진이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주었다.

“며칠 동안 푹 쉬어. 아무것도 하지 말고.”

“그럼 회사 일은... 그리고 연신 씨의 생일, 내일 모레는 재판이 있는데...”

“연신 씨가 보광 그룹의 대표인데 회사일 걱정은 왜 해. 그리고 생일은 이번 한 번 밖에 있는 거 아니잖아. 다음 기회에 잘 축하해 주면 돼. 선물은 내가 이미 전해줬어. 모레쯤이면 네 몸도 괜찮아질 테니까 재판엔 참석할 수 있을 거야.”

“응... 연신 씨는?”

“회사에 일이 있는 것 같았어. 조금 전에 갔어.”

“내가 준 선물을 보고 좋아했어?”

그에게는 너무나도 저렴한 선물이다. 너무 하찮은 물건이라 얼굴을 찌푸리진 않았을까...

진유진이 선물을 받던 성연신의 모습을 떠올리고는 말했다.

“표정은 평온했는데 자세히 보니까 입이 귀에 걸렸던데?”

심지안이 입을 삐죽거렸다.

“홈웨어는 그다지 귀중한 물건도 아닌데 그렇게까지 좋아했다고?”

“맞아. 내 생각에 성연신 씨는 널 좋아하고 있어.”

그녀의 눈동자가 순간 반짝거렸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그냥 할아버지가 날 좋아하니까 그것만으로 내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야.”

“아니. 정말이야. 날 믿어. 감정이 어느 정도인지는 알 수 없지만 좋아하는 건 확실해. 저수지에서 널 봤을 땐 어떤 반응이었어? 긴장한 모습이었어? 두려워하는 모습이었어?”

“너무 어두워서 제대로 보지 못했어. 그냥 저수지에 뛰어들어 날 구하겠다는 말만 들었어.”

진유진이 화들짝 놀라며 무릎을 탁 쳤다.

“이건 좋아하는 것뿐만이 아니야. 이건 사랑이야.”

“허튼소리 하지 마.”

심지안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 사람이 날 사랑하는지 아닌지 내가 느끼지 못할 것 같아?”

“때론 당사자보다 주위 사람의 눈에 더 잘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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