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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화 내가 호구인 줄 알아?

앞에 앉아있던 정욱은 적절한 타이밍에 입을 열었다.

“대표님, 저 일단 먼저 밖에서 기다리겠습니다.”

그들의 일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그들은 할 거 하고, 본인은 농땡이 피울 수 있는 좋은 찬스이지 않은가!

“혹시… 차 안에서?”

심지안은 머뭇거리며 말했다.

봄이라 남자들도 발정기인가 싶었다.

성연신은 기분 나쁘게 웃으며 말했다.

“아니 둘이 지금 뭘 생각하고 있는 거예요.”

“하?”

아마 그 둘이 생각했던 낯부끄러운 그 일은 아닌가 보다.

“저 몰래 다른 남자와 연락했으니, 벌을 줘야겠어요.”

“저희는 그냥 정상적인 대화만 했을 뿐이에요!”

“아직도 말대꾸할래요?”

그는 장학수가 방금 분명히 그에게 힌트를 준 거라고 생각했다.

끝까지 인정하지 않는 이 바보 같은 여자 때문에 성연신 가슴에는 울화가 치밀어 올랐고, 히터를 틀지 않은 차 안은 냉기로 가득했다.

심지안은 추워서 덜덜 떨었고, 난처한 듯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는 최대한 정욱의 존재는 무시하려고 노력했고, 먼저 그를 껴안았다. 작은 손으로 그의 등을 토닥였고, 순진한 척하며 대화 주제를 돌렸다.

“저를 어떻게 벌줘도 괜찮으니 화내지 마요. 자꾸 화내면 연신 씨 건강에도 안 좋으니까, 제가 많이 속상할 거예요.”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녀한테 이런 소리를 듣고 나니, 성연신의 화는 반쯤 가라앉았다. 그는 눈앞에 있는 이 작은 여인을 빤히 바라보았다. 검은 머리카락에 눈같이 흰 피부, 반짝이는 눈망울에 흰 치아, 얼굴에 젖살까지 더해져 순수함과 부드러움이 더 부각돼 보이는듯했다.

그의 목젖은 미세하게 움직였고, 정신이 혼미해지는 듯했다.

그의 다리에 앉아있던 심지안은 불편한 듯 엉덩이를 움직였고, 성연신과 눈이 마주쳤다. 그는 유난히 뜨거운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뜨거운 눈빛 때문에 그녀의 귀는 빨갛게 달아올랐다.

“왜 그러세요?”

성연신은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그는 처음에는 그럴 생각이 없었지만, 그녀의 유혹을 당해낼 순 없었다.

그는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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