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의 모든 챕터: 챕터 181 - 챕터 190

1132 챕터

제181화 심연아에게 오물을 퍼붓다

성연신은 미간을 까딱거렸다. 조금 우스운 얘기였다. 멍청한 여자는 언제까지나 멍청한 여자였다. 요리 실력이 집 앞 식당과 비슷하다고 얘기하는 것을 칭찬으로 받아들이다니. 그 말뜻을 알아들은 손남영은 조금 무서워졌다.설마 성연신이 눈앞의 여자한테 진심으로 반한 것은 아니겠지 하는 생각이었다. 그저 한순간의 설렘 같은 것도 아닌 듯했다.지난달만 해도 친한 친구가 제 짝 찾은 것에 기뻐했다. 하지만 이젠 임시연이 돌아왔으니... 그는 성연신이 임시연을 더 이상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믿지 않았다.심지안은 밥을 내려놓고 떠나려고 했다. 문을 닫으려는데 손남영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시연 씨가 나한테 연락했어요. 왜 답장 안 하냐고 하던데. 혹시 아직도 시연 씨한테 화가 난 거예요?”심지안의 표정이 천천히 굳어갔다. 발이 바닥에 붙어버린 듯,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인생 처음으로 남의 대화를 엿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성연신의 대답이 궁금했다.“심지안 아가씨, 왜 아직도 안 들어가요?”정욱이 옆 사무실의 문을 홱 열고 이상한 시선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심지안은 몸을 일으키고 그의 시선을 피하며 대답했다.“금방 나왔어요. 출근하러 가야죠.”정욱은 거의 도망치고 있는 심지안의 뒷모습을 보며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며칠이 지났다. 진유진은 부모님과 화해한 후 먼저 심지안을 찾아왔다. 심지안은 핼쑥해진 그녀의 얼굴을 보며 그녀가 부모님과 화해를 한 후에도 잘 지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원래 진유진은 밖에서 혼자 세를 맡고 살았는데 최근에는 세를 맡은 기한이 다 되어서 집에 돌아가서 산다고 했다.심지안은 잠깐 침묵하고 있다가 맞은 편의 마트를 보고 눈이 빛났다.“우리 이렇게 쉽게 심연아를 놔주면 안 돼.”심연아가 그동안 했던 더러운 일들을 눈감아주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녀와 진유진의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진유진의 부모님까지 끌어들였다. 이것은 명백히 선을 넘은 행동이었다. 심지안은 더는 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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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화 멍청한 남자

“어머, 누구신데 심연아의 편을 들어줘요?”진유진이 다가와 이도한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얘기했다.“아... 알겠네. 또 심연아한테 호구 잡힌 멍청한 남자 중 하나구나!”친한 친구가 싸우고 있는데 진유진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이도한은 그녀의 말을 곱씹으며 표정이 점점 굳어버리더니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심연아가 흘린 눈물이 썩은 계란물과 섞여 온 얼굴에 흘러 보기도 더러울 지경이었다. 그런 심연아가 크게 소리를 질렀다.“무슨 일이 있으면 나한테만 화를 내! 도한 씨한테 뭐라고 하지 말고!”이도한은 심경이 복잡해졌는지 심연아를 흘깃 쳐다보았다. 심연아의 수단이 제대로 먹혀들어 간 것이다.심지안은 어이가 없어 웃음이 흘러나왔다. ‘이럴 때도 이미지를 지킨다는 거지.’나쁘지 않았다. 심지안은 간단하게 목을 풀고 더욱 많은 사람들이 들을 수 있게 큰 소리로 얘기했다.“도한 씨라고 했죠? 무슨 일이 있었던지 제 처사가 과분하다고 하는데, 그럼 심연아가 어떤 짓을 했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알려드릴 테니까 앞으로 속지 않게 주의해 주세요. 첫째, 우리 둘은 자매는 맞는데 이복 자매입니다. 제가 남자친구랑 사귀고 있을 때 저 몰래 제 남자친구를 유혹해서 결국 제 형부로 만들었죠. 하지만 지금은 형부의 사업에 문제가 생겨서 바로 뻥 차버렸답니다. 둘째, 비즈니스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해 주헌 그룹 주 대표님의 아들인 주원재를 찾아가서 같이 밤을 보냈어요. 셋째, 내가 왜 집에서 나왔냐면요. 심씨 집안에는 제대로 된 인간이 없어요. 그러니까 심연아같이 낯짝이 두꺼운 애를 키워낼 수 있었던 것이겠지만. 하여튼 당신이 심연아에게 조그마한 호의라도 보이면 심연아는 당신을 홀라당 벗겨 먹을 생각만 할 거예요. 남은 인생 편하게 살고 싶으면 당장 도망치는 게 좋을 겁니다.”“닥쳐!”심연아가 비명을 꽥 질렀다. 당장이라도 심지안을 때리러 갈 것 같았다.진유진은 심연아를 유심히 관찰하다가 심지안을 보호했다. 그리고 더 큰 목소리로 물었다.“너 하늘에 맹세하고 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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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화 다행이네요

성연신은 눈썹을 찡그렸다. 그리고 긴장한 심지안을 힐긋 쳐다보고는 휴대폰을 들고 뒷마당으로 걸어 나갔다. 심지안은 걸어 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진유진에게 카톡을 보냈다. “심연아가 경찰에 신고한 것 같아.”“진짜 낯짝도 뻔뻔하네. 자기가 한 일이 탄로 나면 어쩌려고?”“근데 증거가 없잖아.”“그럼 지금 어떡해? 이따가 경찰이 와서 우리를 잡아가려나?”그 생각에 진유진은 조금 무서워졌다.“아마 괜찮을 거야. 연신 씨 친척이 경찰서에 있으니까. 지금 연신 씨한테 전화를 건 모양이야. 먼저 상황을 물어보러 온 것 같아.”경찰서에 연줄이 있는 데다가 이 사건은 엄중해봤자 민사 소송도 걸지 못하기에 그저 심연아에게 사과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말만 하면 되는 일이 아닌가. 심지안에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진유진은 그 말을 듣고 한숨을 돌리고 몇 마디 더 얘기하다가 끊어버렸다.그 후, 성연신도 돌아와 검은 눈동자로 심지안을 뚫어져라 보았다. 잘생긴 얼굴은 이상한 표정으로 그녀를 보고 있었다.“길에서 심연아한테 썩은 계란을 던졌어요?”“네... 심연아가 신고했나요?”“네.”신고했을 뿐만 아니라 병원에서 기절한 채 깨지 않는다고 한다. 심연아는 놀란 것 때문에 60억의 정신적 손해 배상비를 달라고 했다고 한다. 60억을 준비하지 못하면 인터넷에서 라이브로 그녀에게 사죄하라고 했다. 심지안은 눈을 흘겼다. 60억이라니, 꿈도 그렇게는 못 꾸겠다. “그럼 제가 가서 사과해야 하나요?”“아니요. 변호사가 가기로 했어요.”“네?”놀란 심지안의 눈이 동그래졌다.“장학수 씨요?”“그렇지 않으면 누가 있어요?”성연신도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다음에 손 봐주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먼저 머리를 좀 굴려봐요. 오늘 같은 일이 속 시원하긴 하겠지만 뒤에 벌어질 일은 생각해 봤어요?”“생각해 봤죠. 제가 생각했을 때 사과하는 게 가장 가벼운 결과였어요. 그저 말 몇 마디면 되니까. 아무것도 아니죠.”심지안은 속으로 계산해 보다가 진지하게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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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화 옷 갈아입어요

“경찰서로 갈게요.”심지안이 더 이상 이 화제를 이어가고 싶지 않아 애를 썼다. “가지 마요.”“괜찮아요, 전 상관없어요.”“내가 안 괜찮아요.”그가 검지를 구부려 심지안의 이마에 가볍게 딱밤을 때렸다.“지금 무슨 신분인지 잊었어요?”심지안은 잠시 멈칫했다. 그리고 고민에 빠진 얼굴로 얘기했다. “큰일이다. 까먹고 있었어요!”그녀는 자신을 팔지 않았던가. 그녀가 창피한 것은 견딜 수 있지만 그녀 때문에 성씨 가문에 먹칠하고 싶지 않았다. 기자들이 알게 되어서 기사라도 나게 되면 이상한 제목이 붙을 것이었다. ‘성연신의 아내가 길가에서 똥으로 의심되는 오물을 퍼붓는다’ 같은 제목...헉. 웃기긴 했지만 무섭기도 했다.성연신은 심지안이 그곳에 우뚝 서 있는 것을 지켜보았다. 심지안은 고민하는 듯 미간을 찌푸리고 있다가 갑자기 또 웃음을 참는 듯 쿡쿡댔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여기 서서 벽 보고 반성하세요.”심지안은 반항하고 싶었지만 장학수를 모셔오는데 든 돈을 생각하자 반항 할 마음이 싹 사라져 성연신이 시키는 대로 했다.경찰서에서. 장학수는 오지석을 찾아 기본적인 상황을 알게 된 후 얼굴을 팍 구겼다.고작 썩은 계란을 뿌린 일로 그를 부르다니.업계 내의 사람들이 그가 이런 일을 받은 것을 알게 되면 수군거릴 것이 분명했다. 은옥매는 심문실에서 기다리다가 변호사처럼 보이는 남자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바로 우는 척 연기를 시작했다.“우리 불쌍한 연아야, 환한 대낮에 이런 수치를 겪다니. 이게 얼마나 큰 트라우마겠어.”심전웅은 들어온 남자가 장학수인 것을 보고 표정이 굳어버렸다. 변호사 중에서도 탑급인 장학수가 이번 일을 맡으러 오다니. 도대체 그 남자는 돈이 넘치게 많은 것인지 아니면 진짜로 심지안을 좋아하는 것인지. 심지안을 위해서라면 돈을 아끼지 않았다. 장학수는 심문실로 들어오자마자 이루어 설명할 수 없는 악취를 맡았다. 마치 이 심문실 안에 있는 것이 사람이 아닌 똥인 것 같았다.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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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화 심지안을 데리고 쇼핑하기

“왜요?”“야, 합니다.”심지안은 입을 딱 벌리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다시 한번 자기의 옷을 검사해 보았지만 문제가 없었다. 그래서 의문스럽게 물었다.“아닌데요? 그저 평범한 민소매일 뿐인데...”“벗어요. 지금의 신분을 잊지 말아요. 지금 당신이 대표하는 건 본인뿐이 아닙니다.”심지안은 반박 하고 싶었지만 출근시간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어쩔 수 없이 침실로 돌아가 중성적인 티셔츠로 갈아입었다.긴 티셔츠가 짧은 바지를 가려버려 하의실종처럼 보였다.성연신은 또 미간을 찌푸렸다.“누굴 유혹하고 싶은 겁니까?”심지안은 이번에는 참지 못하고 반박했다. 두 손을 허리에 올리고 말했다. “뭐가 정상적인 옷이고 뭐가 비정상적인 옷인데요? 어차피 색안경 끼고 날 볼 거면서, 내가 다른 옷을 입어도 소용이 없잖아요!”성연신이 눈을 감았다가 천천히 떴다. 긴 속눈썹이 예쁘게 떨리고 있었다. 소파에서 일어난 그는 천천히 심지안에게로 걸어가 그녀를 구석으로 몰아넣었다. 성연신의 커다란 그림자 안에 갇힌 심지안은 압박감을 느꼈다.“뭐라고요?”아까까지 반박하던 심지안은 한순간에 기가 죽었다.“아니, 그러니까 제 말은, 지금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복장의 자율화가 필요하다는 거죠. 그렇게 심각할 필요 없어요. 길에서 다들 이렇게 입는다니까요?”성연신은 자세히 생각해 보았지만 머릿속에 다른 여자의 모습이 떠오르지는 않았다. 그는 평소에 여자보기를 돌보는 듯이 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태도 변환이 재빠른 심지안을 보며 오늘은 그만 말싸움하기로 했다.어차피 시간은 많으니까 천천히 고쳐나가면 된다. 두 사람은 같이 보광에 갔다. 성연신은 회의를 끝낸 후 바로 손남영에게 전화를 걸었다.“왜 여자들은 노출이 심한 옷을 입으려고 하는 거지? 이해가 안 되는군.”여자 경험이 적지 않은 손남영은 옆의 여자가 먹여주는 음식을 삼키며 얘기했다.“예쁘잖아요.”“그저 예뻐서?”성연신의 손가락이 키보드의 스페이스 바를 툭툭 눌렀다.“다른 남자를 유혹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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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화 얻기 힘든 기회

경은은 이런 상황이 일어날 것을 알고 있었는지 바로 심지안을 밀어내며 얘기했다.“오기 전에 꼼꼼히 검사하라고 했잖아요! 왜 말을 안 들어요!”심지안은 굳어버렸다.“검사했는데요...”물론 심지안은 기획안의 내용을 검사한 것이었지만 서류에 풀로 붙은 것은 쉽게 보아낼 수 있었다. 잠깐만... 뭔가를 떠올린 그녀가 서류를 다시 보았다. 그건 페이퍼 클립이 아니라 핀 침이었다. 매우 뾰족한! 경은은 걱정하며 입을 열었다.“성 대표님, 이건 심지안 씨의 실수입니다. 제 사무실에 구급상자가 있으니 곧 가져와서 상처를 치료해 드릴게요!”성연신은 아무렇지 않게 종이를 뽑아 손가락의 피를 닦고 심지안을 쳐다보았다.“심지안 씨는 괜찮습니까?”“괜찮아요. 인정 언니가 저한테 서류를 줄 때는 이런 게 없었어요. 게다가 전 핀 침을 쓰지 않는데... 하지만 확실히 제 실수입니다. 죄송합니다!”“잘못했으면 일단 사과부터 해야죠! 책임을 전가할 변명부터 찾는 게 아니라!”화가 난 경은이 심지안을 혼냈다. 말을 마친 경은은 저도 모르게 의기양양해졌다. 당장 돌아가서 이 일을 김인정에게 알려 심지안을 해고하라고 하고 싶었다. 그렇게 되면 기획팀은 그녀의 것과 같았다. 그 말을 듣던 성연신은 차가운 표정으로 그녀를 훑고 물었다.“당신은 누구입니까.”경은은 자신에게도 기회가 온 줄 알고 아부를 시작했다. “성 대표님, 전 기획팀의 팀장입니다. 김인정 씨가 출산 휴가를 받아서 제가 기획팀을 대신 관리하게 되었습니다.”“당신이요?”그는 차갑게 웃었다. 이미 모든 것을 알아챈 모양이었다. “그럼 심지안 씨는 와서 뭐 합니까?”미소를 짓던 경은의 표정이 굳었다. 그리고 조금 어색하게 입을 열었다. “김인정 씨가 저에게 심지안 씨의 교육을 맡겼습니다.”“그렇다면 이만 나가보세요. 심지안 씨 혼자라도 괜찮으니까.”“성 대표님, 심지안 씨는 이제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능력도 모자라서 안...”“저는 심지안 씨를 믿습니다.”그 말에 경은은 더 이상 할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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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화 복상사하면 어떡하려고

성연신은 심지안이 느리게 다가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 그대로 몸을 숙여 둘 사이의 거리를 좁혔다. 어느새 두 사람이 가까이 붙었다.그는 손으로 심지안의 턱을 잡고 바로 붙여버렸다. 순식간에 두 사람 사이는 조금의 공간도 남아있지 않았다. 성연신은 그가 어느 순간부터 이런 스킨쉽을 좋아하게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마도 처음부터였던 것 같다. 그는 자신이 이런 행동을 거부할 수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요즘 들어 심지안과 더욱 가까이 하고 싶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몽롱한 가운데, 심지안이 천천히 눈을 떠 성연신의 잘생긴 얼굴을 마주했다. 긴 속눈썹이 햇빛 아래서 빛나고 있었고 그의 커다란 손이 그녀를 품에 안았다. 심지안은 자기가 잘못 본 것인 줄로 착각했다. 심지안은 성연신도 자신처럼 지금 이 키스에 취했고 그로 인해 설렌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심지어 지금 이 순간, 성연신이 그녀를 좋아한다고 생각할 뻔했다. 그렇게 생각한 심지안은 소리 내 웃고 말았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경은한테 관심이 없다고 얘기해 놓고 지금은 또 다른 소리를 하고 있으니. 역시, 미남계 앞에서는 방법이 없었다.심지안이 웃음을 터뜨리는 순간 키스는 끝이 났다. 성연신은 불만스럽다는 듯 그녀를 쳐다보고 외투를 들고 나가려고 했다.붉어진 심지안의 얼굴 위로 당황한 표정이 보였다. ‘설마 삐진 걸까?’바로 일어나서 그를 따라가려는데 일어서자마자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사람이 흐물거리는 액체 괴물처럼 나른해졌다. 마치 모든 정력을 뺏긴 기분이었다. 드라마 속의 괴물도 분명 이렇게 사람의 혼을 빼먹었을 것이다. 심지안은 성연신의 뒤를 따라 한 쇼핑몰에 도착했다. “좋아하는 거, 마음대로 골라요.”“옷을 사주시게요?”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시선으로 성연신을 바라보았다.“그럼 쇼핑몰에 와서 쇼핑 말고 뭘 더 할 수 있습니까?”심지안의 눈이 반짝 빛나더니 성연신을 향해 눈을 깜빡였다. “그럼 미리 감사합니다!”“하지만 조건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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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화 네가 마중 나와줬으면 해, 너무 보고 싶어

성연신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우아한 자세로 다리를 꼬고 앉아 핸드폰 속 재정경제에 관련된 내용을 들여다보고 있었다.손남영은 그의 침묵 속에서 답을 얻을 수 있었고 자신도 모르게 탄식했다.“형 정말 지안 씨와 가짜 부부연기를 하기로 했어요?”성연신은 여전히 그를 상대하지 않았다.“진짜 확실해요? 이건 인생의 중요한 일이예요. 형, 한쪽으로 시연 씨를 마음에 품고 다른 한쪽으로 지안 씨를 붙잡아두면 안 돼요. 이러면 바람둥이라고요!”손남영은 장학수로부터 심지안의 가정사에 대해 알게 되었고 심지안을 처음 봤을 때 장면도 생각나 그녀의 아버지는 결코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확신했다.“넌 하루에 여자 세 명씩 바꾸면서 무슨 자격으로 날 말하는 건데?”손남영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우리는 상호 간의 협의로 이루어진 거래고요. 이것과는 다르잖아요!”“그래, 네가 이 세상에서 제일 고상한 사람이야.”“...”“저 진지하게 얘기했어요. 시연 씨랑 어제도 연락했는데 다음 주 금요일 비행기 표래요. 형이 지금 선택을 해야 해요.”말을 들어는 보았다.성연신의 윤곽이 뚜렷한 이목구비에 조소하는 의미가 점차 농후해졌고 목소리는 싸늘해졌다.“너 중재자가 되고 싶은 거니?”손남영은 어이가 없어 이마를 짚었다.“형을 위해서예요.”“내 나름대로 생각이 있어.”이쯤 되자 손남영은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감정에 관련된 일은 장사하는 것만큼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었다.두 여자 사이에 싸움이나 갈등이 생겨 정말 일이 터진다면 퍽이나 뼈저리게 고통을 느낄 것이다.“이 신발 내가 먼저 찜했어. 선착순 몰라?”“형 혼자서 가게 반을 샀는데 이까짓 신발 하나 나한테 양보 못 해요?”“내가 말했잖아. 선착순이라고. 너의 도덕적 잣대에 빗대어 날 비판하려고 하지 마.”한바탕 떠드는 소리가 안에서 흘러나오자 성연신은 손남영과 눈을 마주치고는 일어나 들어갔다.심지안이 한 여자와 크리스털 힐을 놓고 다투는 모습만 보였다. 두 사람은 그 누구도 양보할 기미를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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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화 질투가 나

심지안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아뇨. 아주머니, 혹시 뭐 들으셨어요?”보광에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청소 아주머니와 잠시 일을 같이한 적이 있었고 그 후에 기획팀으로 옮겼기에 가끔 회사에서 청소 아주머니를 만나면 몇 마디씩 이야기를 나누며 친분을 쌓았다.“지안 씨와 같은 부서 사람이 화장실에서 지안 씨 험담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것도 며칠째 같은 사람이요.”그녀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아주머니, 그 사람 이름이 뭔지 아세요?”“은 언니라고 부르는 걸 들은 것 같아요.”심지안은 머릿속에 바로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기획팀에서 오직 경은만이 이름에 은자가 들어갔다.공교롭게도 성연신을 찾아가는 도중 다른 부서 고위 임원들과 마주쳤고, 그 사람들은 허허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이야~ 지안 씨, 또 성 대표님을 찾는 거예요?”그녀는 몸이 굳어졌고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었다.“저는 그냥 옥상에 가서 바람 좀 쐬려고요.”“부끄러워하지 말아요. 경은 씨가 우리한테 다 말했어요, 지안 씨 성 대표 쫓아다닌다고. 매일 퇴근하면 위층에서 성 대표 찾는다면서요? 참 용기가 대단하네요. 하지만 내가 충고하는데, 매사에는 정도라는 게 있어요. 성 대표 성가시게 해서 도리어 해고당하면 안 되잖아요.”보광 그룹에는 성연신을 좋아하는 여인이 적지 않았지만 실제로 행동에 옮기는 사람은 지극히 드물었다.첫 번째는 자신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두 번째는 성연신이 한 성격하는 사람이기 때문인데 명확한 규정은 없지만, 회사 내 직원들은 사내 연애를 하면 안 된다고 알고 있다.경은이 평소에 그녀를 대하는 태도로 보았을 때 분명 겉으로 말하는 것처럼 이렇게 완곡하고 듣기 좋지는 않았을 것이다.다른 사람의 눈에는, 심지안의 이러한 행동은 용기가 대단하다고 칭찬할 만한 것이 아니라, 이큐가 없는 어리석은 짓일 뿐이었다.“솔직히 말씀드리죠, 제가 경은 씨와 약간의 다툼이 있었는데 그 후로 항상 저를 이렇게 짓궂게 놀리네요. 근데 이렇게 높으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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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화 신이 씨,방금 저한테 고백한 거죠

이 두 글자는 심지안의 예민한 신경을 단번에 자극했다.“헛소리하지 마요. 우리는 기껏해야 위아래층에서 사는 룸메이트 사이일 뿐인데 제가 무슨 질투를 해요!”아니라고 시치미를 뗀다, 그를 사랑한다고도 안 한다.성연신은 어쩔 수 없었지만 애정은 여전히 넘쳤다. 그는 어쩌다가 좋은 태도로 말했다.“임시연이 오늘 귀국했는데 비행기에서 내리고 극구 저를 만나겠다며 보광까지 왔었어요.”그러다가 대화 도중에 임시연이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데려다주고는 곧바로 떠났다고 했다.“허튼소리! 당신들 밥 먹으러 간 게 틀림없어요!”“아니에요.”“그럼 소매에 주름은 어떻게 된 거예요?”심지안은 볼멘소리로 남편에게 묻는 듯한 말투로 캐물었다.다만 그녀 자신은 전혀 알지 못했다.“임시연이 기절할 때 잡아당긴 거예요.”“맹세해요?”성연신은 그녀의 귀를 살짝 잡아당기며 어조를 길게 뺐다.“욕심이 지나친 것 같은데요?”“농담이에요! 연신 씨는 참 재미가 없네요. 원이랑 산책하러 갈 거니까 일찍 자요!”심지안은 연신 봐달라고 사정을 했고 힘겹게 벗어나고는 퐁당퐁당 뛰면서 계단을 내려갔다. 그녀의 걸음걸이는 눈에 띄게 신나 보였다.원이를 산책시키던 도중 진유진과 30분 동안 통화를 했고 진유진은 성연신의 백월광이 돌아왔다는 사실을 알고는 쥐를 잡는 고양이처럼 경계했다.“일찍 돌아오거나 아니면 아예 늦게 올 것이지, 하필이면 너희들이 결혼할 때 맞춰서 돌아오냐. 십중팔구 일을 망칠 것 같으니까 절대 방심해서는 안 돼. 성연신을 빼앗기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난 네가 나를 먹여 살리는 것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야!”“그녀가 돌아오지 않는다고 해도 나와 성연신이 함께 할 수 있을까?”“왜 안 돼. 혼인신고도 다 했으면서 뭐가 문제야? 자신감 가져.”심지안은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근데 나도 그 사람 좋아하지 않고 그 사람도 나를 좋아하지 않는데...”진유진은 잠시 말을 잇지 못했지만 이내 진지한 말투로 그녀에게 말했다.“성연신이 너한테 감정이 있다고 나는 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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