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케빈을 데리고 집에 돌아온 시영은 친척들이 모두 모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중에는 지난번에 장현정과 함께 케빈을 비웃던 사람들도 있었다. 시영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엄마, 똑같은 상황을 두 번이나 연출할 필요가 있나요?”그러나 장현정의 행동은 시영을 놀라게 했다. 장현정은 공손하게 말했다. “케빈, 앉아. 지난번에는 너무 급해서 친척들을 소개하지 못했어. 이 분은 내 여동생이야, 그냥 이모라고 부르면 돼.”케빈은 시영을 한 번 쳐다보고,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모님.”“그래, 이건 이모가 주는 첫 만남 선물이야.”...그렇게 장현정은 한 명씩 친척들을 소개했고, 모두가 즐겁게 식사하는 모습은 오히려 이상할 정도로 화기애애했다.친척들이 모두 떠난 후, 시영은 웃으며 말했다.“엄마, 생각이 참 빨리 바뀌셨네요. 덕분에 적응이 안 돼요.”장현정은 깊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번에 오준석의 사건을 겪고 나니, 나도 깨달았어. 난 이미 나이가 들어 사람을 제대로 볼 줄도 모른 채 너까지 위험에 빠뜨렸잖니. 네가 정말로 무슨 일이 생겼다면 나도 못 살았을 거야.”장현정은 이 말을 하며 눈물을 흘렸다. 결국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지 않을 리 없다. 그들은 단지 나이가 들어 자신들이 생각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자식을 대하려 할 뿐이다. 이번에 시영을 위험에 빠뜨리자 뒤늦게 후회한 것이다.장현정을 보자 시영은 마음이 아팠다. 그녀는 장현정을 달래며 말했다. “엄마가 저한테 좋은 것을 주시려는 건 알지만, 제가 좋다고 느껴야 정말 좋은 거예요, 안 그래요?”장현정은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네 말이 맞아. 특히 네가 지금 높은 자리에 있고, 마음이 바르지 않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그들이 진심인지 아닌지 알 수 없지. 케빈은... 참 좋아.”케빈 이야기가 나오자 시영의 눈에 웃음기가 돌았다.“자기 목숨을 걸고 저를 지켜줄 사람, 안 좋을 리가 없죠. 재산은 쌓을 수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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