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인연, 약혼남의 형과 사랑에 빠지다의 모든 챕터: 챕터 1451 - 챕터 1460

1595 챕터

제1451화 결혼

그날 밤, 시영이가 잠든 후 케빈은 자지 않고 혼자 거실로 나갔다. 그는 창문을 열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깨어 있으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온몸이 얼어붙을 정도로 추워질 때까지 있었다.시영이가 문가에 서서 물었다. “뭐 하는 거야?”케빈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아가씨의 명령을 따르는 중입니다. 꿈을 꾸지 않으려고요.”잠들면 꿈을 꿀 수밖에 없으니까, 잠을 자지 않으면 꿈을 꾸지 않을 거라 생각한 것이다.시영은 거실의 어둠을 가로질러 케빈을 보았다. “바보, 이렇게 잠을 안 자면 며칠이나 버틸 수 있을 것 같아? 결국 잠들게 될 거잖아.”케빈은 잠시 침묵했다. “하루라도 더 버티는 게 낫습니다.”“쓸모없는 짓인 걸 알면서도, 꼭 그렇게 해야겠어?”“적어도 지금은 아가씨의 명령을 따르고 있습니다.”그 순간, 시영의 눈가에 뜨거운 눈물이 차올랐다. 그녀는 등을 돌리며 목이 멘 소리로 말했다. “내 말은 다 들을 거야?”“네.”“그럼, 내가 죽으라고 하면?”“그럼 죽겠습니다.”“좋아, 그럼 지금 당장 창문을 열고 뛰어내려.”시영의 말이 끝나자마자 케빈은 창문을 열었다. 그가 정말로 뛰어내리려 하자, 시영은 뒤에서 그를 끌어안았다. “됐어, 케빈. 넌 방금 이미 죽었다고 생각해. 지금부터 네 목숨은 내 거야. 내가 시키는 대로 다 해야 해, 알겠어?”케빈이 고개를 끄덕이려는 순간, 다른 목소리가 그의 귀에 들려왔다.“네 목숨은 이제 내 거야. 오늘부터 내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해. 넌 내가 기르는 개야, 알겠어?”“네, 아가씨.”케빈의 마음이 점점 무거워졌다. 아무리 멍청해도 과거에 좋지 않은 일이 있었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그 일이 자신과 관련이 있다는 것도.시영은 케빈의 반응을 알아차렸다. 막 진정됐던 시영은 다시 흥분하기 시작했다. “왜 말을 안 해! 무슨 생각이라도 난 거야?”분명 시영의 태도는 매우 공격적이었지만, 케빈은 그녀의 눈에서 두려움이 스쳐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아가씨가 두려워하고 있어.’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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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2화 혼인신고

두 사람이 혼인신고를 한 소식은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두 사람은 마치 가장 평범한 커플처럼, 좋아하는 옷을 입고 줄을 서서 혼인신고를 했다. 오늘은 마침 날이 좋아 줄 서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케빈은 평소에도 말이 없었지만, 오늘은 더더욱 말이 없었다. 뒤에 있던 커플은 아주 수다스러웠다. 줄이 너무 길어 뒤에 있던 여자는 시영과 케빈에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언니! 정말 예쁘세요!”시영이 미소 지었다.“고마워요. 이렇게 귀여운 분한테 칭찬받으니 기분이 좋네요.”여자는 싱글벙글하며 케빈을 보며 말했다. “남편분은 몸집이 엄청 크네요.”남자는 케빈을 보며 부러워했다. “그러게 나도 정장 사달라고 말했었잖아. 그래도 정장이 최고잖아.”여자는 입을 삐쭉거리며 말했다. “이 분은 근육이 있어서 멋진 거야. 넌 너무 말라서 오히려 안 어울릴지도 몰라.”“뭐래, 나 이래 봬도 근육이 엄청 많거든?”“됐거든, 내가 너보다 근육이 더 많겠어.”...그들의 투닥거리는 소리를 들으니 줄 서 있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았다.앞에 있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었지만, 케빈은 호흡이 점점 가빠졌다. 어젯밤 잠을 제대로 못 잔 탓인지, 케빈의 머리는 몽롱하고 눈앞이 흐릿해졌다. 구청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낡은 집과 피투성이 얼굴들이 케빈의 눈앞에 아른거렸다.차례가 점점 다가오고, 앞에 마지막 커플만 남았다. 시영이가 케빈의 팔짱을 끼고 말했다. “케빈 오빠, 이제 우리 차례야.”케빈은 시영의 목소리가 멀리서 들려오는 것 같았다. 그녀의 입술이 움직이는 것만 보이고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케빈은 빈 좌석을 보며 걸어가려 했지만, 그의 몸은 마치 저항하는 듯 움직이지 않았다. 시영은 이미 자리에 앉아 케빈을 보고 있었다. 시영은 그가 긴장한 줄 알고 미소 지으며 말했다. “괜찮아, 앉아도 돼. 이곳의 직원분들은 우리 엄마처럼 무섭지 않아.”농담에 주위의 커플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뒤에 있던 남자는 케빈을 앉히며 말했다. “형님, 몸집이 크시니까 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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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3화 기억을 되찾다

이것은 시영이가 가장 신경 쓰는 문제였고, 가장 알고 싶어 하는 문제였다.의사는 시영이가 케빈의 생사보다 그의 기억 회복 여부에 더 신경 쓰는 것에 놀랐지만, 보고서에 따라 사실대로 말했다. “환자의 머리에는 이미 문제가 없지만 기억이라는 것은 개인차가 있습니다. 예전에 조금씩 기억을 되찾은 경향이 있는지에 따라 판단할 수 있습니다.”“만약 있었다면요?”“그렇다면 기억을 회복할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 케빈 씨의 뇌가 매우 활발하게 작동하고 있어서, 기억 회복으로 인한 혼란이 발생해 많은 기억이 교차되면서 혼수상태에 빠진 것입니다.”“그럼 어떻게 하면 그 기억을 회복하지 않게 할 수 있나요?”“네?”의사는 시영이가 왜 이렇게 기억에 집착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는 사실대로 말했다.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게다가 고의로 기억을 손상시키면 예측할 수 없는 결과가 생길지도 모릅니다.”의사의 말을 듣자 마지막 희망이 사라졌다. 시영의 얼굴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곧 결실을 맺을 것 같은 기쁨이 점차 사라졌다. “알겠습니다. 여기서 기다릴 테니 나가주세요.”병실 문이 닫히자, 시영은 곧장 침대 옆으로 걸어갔다. 그녀는 꿈속에서도 얼굴을 찡그리고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는 악몽에 갇혀 깨어나지 못하고 고통을 겪고 있었다.시영은 입을 열지도 않고 꿈을 꾸는 것을 방해하지도 않았다. 그냥 침대 옆에 앉아 케빈을 조용히 쳐다보았다.시간은 점점 흘러 벽시계가 정각을 알렸다.저녁 6시.침대에 누워 있던 케빈이가 드디어 눈을 떴다. 거의 동시에 시영은 그가 기억을 회복했음을 알았다.케빈은 시영을 한 번 쳐다보고 다시 눈을 내리깔았다. “아가씨.”...시영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침대 옆 의자에 앉아 무언의 시선으로 케빈을 쳐다보았다.케빈은 곧 침대에서 일어나 시영에게 무릎을 꿇었다. “죄송합니다, 아가씨. 제가 기억을 잃은 동안 당신을 모욕했습니다.”이 말을 듣자 시영은 웃음을 터뜨렸다.“넌 책임지기 싫다는 거지?”케빈은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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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4화 작별

이 순간의 케빈은 기억을 잃었던 그 어리숙한 청년이 아니다. 그는 시영이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시영에게 이미 한 번 상처 준 적이 있는 그가, 이제야 겨우 시작된 시영의 인생을 또다시 망치게 할 수는 없다.케빈은 눈을 감고, 힘겹게 한 마디를 내뱉었다. “죄송합니다.”공기는 마치 죽은 것처럼 조용해졌다.케빈은 시영이가 화를 내며 그를 괴롭힐 줄 알았지만, 그녀는 그저 웃었다. 그녀는 웃으면서 몸을 앞뒤로 흔들었고, 뒤로 물러나면서 바닥에 떨어진 물건에 발이 걸렸다. 케빈은 반사적으로 손을 뻗었지만 시영은 그의 손길을 뿌리쳤다. 그녀는 역광 속에서 바닥에 앉아 있는 케빈을 차갑게 쳐다보며 말했다. “케빈, 난 너한테 기회를 줬었어.”케빈은 호흡이 가빠지며 또다시 버림받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는 강렬한 충동을 느껴 시영을 붙잡고 싶었지만, 지난 몇 년 동안의 일들이 눈앞에 스쳐 지나갔다. 결국, 그는 고개를 숙였다.“죄송합니다, 저는 아가씨에게 어울리지 않아요.”짧은 하루 동안 두 사람 사이의 그 깊은 골이 다시 나타났다. 시영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는 케빈을 보자 몸과 마음이 매우 지쳤었다.광기가 지나간 후의 피로가 점점 시영의 몸을 타고 올라왔다. 그녀는 가볍게 웃었다.“케빈, 사실 누군가를 미워하는 것도 정말 피곤한 일이야.”케빈은 멍하니 시영을 쳐다보았다. 시영과 눈이 마주쳤을 때, 케빈은 자신이 뭔가를 놓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것을 잡으려고 애쓰는 순간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간호사였다.“시영 아가씨, 사모님께서 몸이 불편하시다고 아래층에서 기다리고 계세요. 시영 씨를 부르셨습니다.”시영은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정돈하며, 다시 우아한 아가씨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알겠어요, 지금 갈게요.”문을 나서기 전에, 시영은 케빈을 흘끗 쳐다보았다. “내가 돌아올 때, 너는 여기 없었으면 좋겠어.”“네, 아가씨.”...오직 민씨 가문만 사용할 수 있는 VIP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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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5화 술집

시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두 사람은 나란히 걸어갔다. 그녀는 오준석의 눈 밑의 다스 서클을 흘낏 보며 물었다. “잘 쉬지 못했나 보네?”“그래, 일이 좀 있었거든.”“무슨 일인데?”그 순간 두 사람은 오준석의 차 앞에 섰고, 그는 시영을 보며 미친 듯한 증오를 드러냈다. “원영이가 자살했어.”말이 떨어지자마자 차 문이 열렸고, 안에서 몇 명이 빠르게 튀어나왔다.시영이 저항할 새도 없이 기절하고는 차에 실려 갔다....시영이가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녀는 창문 하나 없는 방에 있었다. 주위는 텅 비었고 그녀 앞에는 담배를 피우며 그녀를 노려보는 오준석이 있었다.오준석은 분명 시영을 보는 것 같았지만, 시영이 깨어났을 때조차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고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시영은 소리 내지 않고 주변을 살펴본 후, 의자에 묶인 자신을 살펴보며 손목을 가볍게 움직여 활동 범위를 확인했다.“헛수고하지 마.”오준석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내가 널 여기로 데려왔으니, 도망칠 기회는 절대 주지 않을 거야.”시영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고 오준석을 쳐다보았다. “계약 결혼이 불가능해지니까 억지로 하려는 거야? 사람들이 내가 너랑 같이 나가는 걸 봤으니 네가 날 납치한 걸 알게 될 거야. 그 후폭풍 생각해 봤어?”“후폭풍?”오준석은 갑자기 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 “원영이는 죽었어. 난 이제 아무것도 두렵지 않아!”시영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 여자가 바로 널 모든 걸 포기하게 만든 여자야?”“맞아!”오준석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 “우린 이미 합의했어. 누나에게서 내 원래 자리를 되찾기 위해 내가 너랑 연애하고, 네가 그 보디가드를 만나는 동안 나도 원영이와 만나기로 했어. 서로 간섭하지 않기로 했는데 네가 계속 거절한 탓에, 불쌍한 원영이는 자기가 네 결정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해서 자살을 선택했어. 이제 만족해?”오준석의 말을 들은 시영은 가볍게 웃었다. “그래서 지금 너는 원영의 죽음을 내 탓으로 돌리고, 날 죽여서 복수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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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6화 변명

어느 날, 원영이는 울며 오준석을 찾아 할머니가 위독하다고 말했다. 원영이는 수술비를 마련할수 없었기에 오준석이 돈을 빌려준다면 오준석과 만나겠다고 했다.할머니가 수술실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동안, 오준석은 원영을 위로하며 항상 그녀 곁에 있겠다고 약속했다.결국, 할머니는 목숨을 건졌다.완영은 은혜를 몸으로 갚으려 했지만, 오준석은 거절하며 마음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두려워하며 오준석에게 말했다.“언젠가는 후회하게 될 거야.”그러나 오준석은 단호하게 말했다.“원영아, 난 절대 후회하지 않아. 내가 원하는 건 너뿐이야. 믿지 않으면 지금 당장 집에 데려갈게.”결과는 예상대로였다. 오준석의 가족은 두 사람 사이를 강력하게 반대했고 오준석을 집안에서 내쫓으려고 했다.젊은 오준석은 힘든 원영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했다. 이 깊은 애정에 원영은 빠져들었다.그 후, 두 사람은 행복한 시간을 보냈지만, 곧 생활비, 의료비, 그리고 오준석의 대학 등록금 때문에 무너졌다.원영은 오준석이 학업을 포기하는 것을 원치 않았기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오준석도 수업 후에 과외를 하였고 두 사람은 그렇게 생계를 유지했다.그러나 그 돈은 거대한 지출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바로 그때 원영은 다시 술집에서 일을 시작했다. 이번에는 그녀를 보호해 줄 도련님이 없었기에 그녀의 고통은 말할 것도 없었다.원영은 오준석이 화낼까 봐 술집에서 일하는 사실을 계속 숨기고 있었지만, 결국 오준석에게 들키고 말았다.원영은 오준석에게 해명했지만 두 사람은 결국 헤어지고 말았다. 그렇게 오준석은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현재, 과거를 회상하는 오준석의 표정은 고통스러웠다. “내가 원영이의 마음을 알았다면 절대 헤어지지 않았을 거야!”“정말로 그럴까?”시영은 오준석의 고통스러운 얼굴을 보며 말했다. “정말로 원영이가 아르바이트로 그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오준석, 넌 이미 알고 있었어. 네가 말하지 않은 이유는 이미 가난한 생활에 지쳤기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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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7화 지켜주다

시영은 처음부터 오준석의 이상함을 느꼈고, 위치 추적을 켜고 강소진에게 연락을 했지만, 케빈은 위치 추적도 없었는데 강소진보다 더 빨리 도착했다.강소진이 떠난 후, 시영은 케빈이가 자신을 풀어줄 줄 알았지만,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시영은 분위기를 깨지 않으려고 참았지만, 손이 너무 저려서 결국 참지 못하고 말했다. “너 눈이 멀었어? 네 아가씨가 아직도 묶여 있는 거 안 보여?”케빈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 시영은 미간을 찌푸리고 그를 욕하려 했지만 목덜미가 차가워진 것을 느꼈다. 그녀는 놀라서 고개를 돌리려 했지만 케빈은 그녀의 머리를 눌렀다.케빈의 행동은 조금 무례해 보였지만, 꽤 강압적이었다.시영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이제야 무서워졌어? 아까는 그렇게 당당하더니?”케빈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의 근육은 긴장된 탓에 떨리고 있었다. 시영이가 납치된 순간 케빈은 피가 거꾸로 흐르는 듯했다. 과거의 장면들이 그의 머릿속에 밀려들어왔다. 시영이가 다시 다치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그를 압도했다.후회와 공포로 온몸이 굳어져, 간단한 동작조차 떨려서 할 수 없었다. 시영은 참다못해 케빈에게 밧줄을 풀어라고 소리쳤다.시영은 저려오는 손목을 주무르며 욕하려 했지만, 케빈이가 그녀를 꽉 안았다. 그 힘이 너무 세서 숨이 막혔다. 시영은 짜증을 내며 그를 밀어냈다. “개처럼 붙어있지 마. 널 보고 싶지 않다고 했잖아. 왜 또 와서 또 귀찮게 하는 거야?”케빈은 눈물에 젖은 눈으로 목이 멘 채 말했다. “죄송해요, 아가씨. 제가 당신을 잘 지키지 못했어요.”시영은 케빈의 이런 모습을 가장 혐오했다. 그녀는 다시 의자에 앉아 떨어진 신발을 신었다. “난 이제 너 필요 없어. 내 안전은 너와 상관없어.”케빈은 지금 정신이 혼미했다. 기억들이 뒤섞여, 과거의 참혹한 장면과 그동안의 따뜻한 순간들이 교차했다. 그리고 방금, 시영이가 납치당한 걸 보며 미친 듯이 그 차를 쫓았다.가는 길에 생각했다. ‘이번에 늦으면 차라리 죽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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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8화 마음이 바뀌다

케빈은 입을 벌리고 말을 잇지 못했다. ‘그래, 난 단지 보디가드일 뿐이잖아.’ ‘보디가드일 뿐이라면 아가씨가 연회에 참석할 때, 회의를 할 때, 심지어 결혼 후에는 어떻게 아가씨를 지킬 수 있을까?’ ‘아가씨가 또다시 오준석 같은 사람을 다시 만난다면 내가 합법적인 가정 안에서 어떻게 아가씨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을까?’ ‘오준석 같은 사람이 아니더라도, 진심으로 아가씨를 사랑하는 사람도 시간이 지나면 마음이 변할수도 있어. 도대체 어떻게 해야 아가씨가 상처받지 않도록 할 수 있을까?’케빈이 마음속으로 불안해할 때, 그의 옷깃이 갑자기 잡혀 올라갔다. 시영이가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케빈, 나와 함께 항상 있을 수 있는 유일한 신분이 있어.”케빈의 몸이 떨렸다. 그는 물러나고 싶었고 거절하고 싶었지만 몸은 움직이지 않았고, 시영의 팔이 그의 목을 감쌌다. 시영은 케빈의 어깨를 눌러 그가 도망치지 못하게 했다. “케빈, 다시 한번 묻겠어. 나와 결혼할 건지, 아니면 이 자리에서 나가서 내가 살아 있든 죽어 있든 상관하지 않을 건지...”시영은 케빈의 손에 잡혀 의자에서 내려왔다. 그녀의 치마에는 바닥의 먼지가 묻었고, 진흙 속에서 자란 사람과 하나가 되었다.시영의 눈에는 놀라움이 스쳤지만 곧 미소로 변했다. 그녀는 케빈의 급작스러운 광기에 순응하며 그와 얽혔다.케빈은 한참 동안 시영의 어깨를 잡고 눈시울을 붉혔다. “아가씨, 제, 제가 아가씨와 결혼해도 되나요?”시영은 헝클어진 머리에도 불구하고 더욱 매혹적으로 보였다. 그녀는 눈꼬리를 치켜올리며 케빈을 비스듬히 보았다. “너는 이미 여러 번 나를 안았잖아. 어떻게 또 이런 걱정을 하고 있을수 있어?”케빈은 시영의 비꼬는 듯한 말에 얼굴이 뜨거워졌다. 그는 고개를 숙였다. “제가 아가씨에게 어울리지 않을까 봐 걱정됩니다.”시영은 눈썹을 찌푸리고 케빈의 머리를 잡아 고개를 들게 했다. “그럼 개처럼 굴지 말고 일어나서 나에게 어울리도록 노력해!”케빈은 시영을 깊게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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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9화 혼인관계증명서

케빈이가 말을 꺼내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자 시영은 더욱 그의 말이 듣고 싶었다. 그녀는 고개를 갸웃하며 케빈을 보았다. “계속 말해봐, 케빈 오빠. 왜? 할 수는 있는데 말은 못 하겠어?”그것은 두 사람이 아가씨와 보디가드의 금기를 넘어선 첫 번째 순간이었다. 그는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저질렀고, 평생 만질 수 없는 사람을 만졌다. 케빈의 내면에는 갈등과 고통이 있었지만, 그 뼛속까지 깊이 박힌 기쁨은 저항할 수 없었다. 케빈은 자신이 충동적인 일을 저지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는 손을 놓을 수 없었고 마침내 시영을 품에 안았다.케빈이가 멍하니 있자 시영은 눈살을 찌푸렸다. 시영은 그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말했다.“왜 말이 없어? 그때 내가 강제로 하게 해서 그래? 아니면 그때의 내가 역겨웠어? 말해봐!”시영은 자신이 관계를 강요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시영은 케빈의 침묵이 그의 불만을 증명한다고 생각하며 그를 세게 잡아당겼다.“아닙니다.” 케빈은 시영이가 자신을 잡고 있는 손을 잡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역겨운 건 저예요. 분명, 모든 원인은 저였어요. 저는 욕망에 빠져들었고, 단지 아가씨를 소유하고 싶었어요.”시영은 여전히 케빈의 말을 믿지 않았다.“거짓말, 난 너의 자료를 봤었어. 너는 심리적 장애가 있잖아, 특히 방탕한 여자들을 보면 역겨운 거 아니야?”이 말을 듣자 케빈은 부끄러움을 느꼈지만 그래도 힘겹게 말했다. “다른 여자들은 만질 수 없지만, 아가씨에 대한 욕망은 예전부터 있었어요.”시영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웃음을 터뜨렸다. “케빈, 너 정말 생각보다 변태였네.”케빈은 변명할 말이 없어 시영의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 시영은 두 손으로 그의 얼굴을 감싸며 똑바로 자신을 바라보게 했다. “케빈, 지금 당장 나와 결혼하러 가자.”몇 초간의 고요한 침묵이 흘렀다. 천천히, 케빈은 고개를 들어 시영을 쳐다보았다. “네, 아가씨.”그들이 도착했을 때, 구청의 업무는 거의 마감될 시간이었다. 케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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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0화 가족 모임

다음 날, 케빈을 데리고 집에 돌아온 시영은 친척들이 모두 모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중에는 지난번에 장현정과 함께 케빈을 비웃던 사람들도 있었다. 시영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엄마, 똑같은 상황을 두 번이나 연출할 필요가 있나요?”그러나 장현정의 행동은 시영을 놀라게 했다. 장현정은 공손하게 말했다. “케빈, 앉아. 지난번에는 너무 급해서 친척들을 소개하지 못했어. 이 분은 내 여동생이야, 그냥 이모라고 부르면 돼.”케빈은 시영을 한 번 쳐다보고,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모님.”“그래, 이건 이모가 주는 첫 만남 선물이야.”...그렇게 장현정은 한 명씩 친척들을 소개했고, 모두가 즐겁게 식사하는 모습은 오히려 이상할 정도로 화기애애했다.친척들이 모두 떠난 후, 시영은 웃으며 말했다.“엄마, 생각이 참 빨리 바뀌셨네요. 덕분에 적응이 안 돼요.”장현정은 깊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번에 오준석의 사건을 겪고 나니, 나도 깨달았어. 난 이미 나이가 들어 사람을 제대로 볼 줄도 모른 채 너까지 위험에 빠뜨렸잖니. 네가 정말로 무슨 일이 생겼다면 나도 못 살았을 거야.”장현정은 이 말을 하며 눈물을 흘렸다. 결국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지 않을 리 없다. 그들은 단지 나이가 들어 자신들이 생각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자식을 대하려 할 뿐이다. 이번에 시영을 위험에 빠뜨리자 뒤늦게 후회한 것이다.장현정을 보자 시영은 마음이 아팠다. 그녀는 장현정을 달래며 말했다. “엄마가 저한테 좋은 것을 주시려는 건 알지만, 제가 좋다고 느껴야 정말 좋은 거예요, 안 그래요?”장현정은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네 말이 맞아. 특히 네가 지금 높은 자리에 있고, 마음이 바르지 않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그들이 진심인지 아닌지 알 수 없지. 케빈은... 참 좋아.”케빈 이야기가 나오자 시영의 눈에 웃음기가 돌았다.“자기 목숨을 걸고 저를 지켜줄 사람, 안 좋을 리가 없죠. 재산은 쌓을 수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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