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인연, 약혼남의 형과 사랑에 빠지다의 모든 챕터: 챕터 1471 - 챕터 1480

1595 챕터

제1471화 핑크빛의 요절(5)

“아니, 넷째 도련님.”“내 옷 벗기지 마! 안돼!”“옷만 벗고 바지는 안 벗으면 안 돼.”침대에서 소혜가 잠꼬대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옆에서 웃음소리가 들렸다.꿈속의 그녀는 그 웃음소리가 지훈의 웃음소리인 줄 알고 따라 웃기 시작했다.“넷째 도련님, 너 웃는 거 정말 예쁘네. 나는 모기라 너의 몸을 다 물어 놓을 거야, 헤헤헤.”소혜가 꿈에 푹 빠져 있을 때, 또다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이번에는 그전보다 더욱 선명하고, 큰소리였다. 그 웃음소리는 소혜를 꿈속에서 끄집어냈다.소혜가 눈을 뜨자 그녀의 침대 옆에 서서 몰래 웃고 있는 두 가사도우미를 보았고, 잠시 어리둥절해 있었다. 소혜는 방금 전의 모든 것이 꿈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소혜는 알람 소리를 전혀 듣지 못했다.“깼어?”소혜는 부드러운 남자 목소리를 듣고 뻣뻣해진 목을 돌려 소리 나는 쪽을 바라보았다. 지훈이 문 쪽에 서 있었다.“넷째 도련님...?”반 시간 전, 지훈이 외출하려고 ‘운전기사’를 깨우러 갔는데, 한참을 두드려도 반응이 없어 도우미를 불러 문을 열고 들어가 사고가 났는지 확인했었다. 그러나 문이 열리자마자 소혜가 한 그런 잠꼬대를 들을 줄은 꿈에도 몰랐었다.자신이 한 추잡한 잠꼬대를 모두 들었다는 것을 안 소혜는 얼굴을 들 수 없었다. 침대 옆에 있던 도우미가 여전히 몰래 웃고 있는 것을 보고, 그녀는 이 상황을 포기한 듯 그대로 다시 누워버렸다.“나 깼으니까 오늘 공연은 여기서 끝! 더 듣고 싶으면 내일 아침에 다시 오도록.”지훈은 침대에 대자로 뻗은 소혜를 보고 웃으며 도우미에게 말했다.“가서 일 봐.”도우미가 자리를 뜨자 지훈은 손목시계를 보았다.“나 8시에 나가니까 너한테 15분이라는 시간이 남아있어.”소혜는 손으로 OK를 해 보이며 시간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지훈은 바로 자리를 떠나지 않고 소혜가 입고 있던 체크무늬 긴팔 잠옷을 바라보았다.“너 꿈에서 날 본 게 맞아?”‘꿈에서 널 안 보면 어떻게 네 이름 부르겠어?’소혜는 어쩔 수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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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2화 핑크빛의 요절(6)

유진이 차에 탄 후 소혜를 발견하자 눈살을 찌푸렸다.“누구?”지훈은 소혜의 엉망진창인 뒤통수를 보고 대답했다.“내 운전기사야. 네가 가고 싶은데 알려주면 돼.”“기사라고요?”유진은 입을 삐죽 내밀고 소혜를 살펴보았다.“기사들은 보통 다 아저씬데, 이사람은 왜 이렇게 젊어요?”소혜는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막 대답했다.“제가 방금 수염을 밀어서요. 믿기 힘드시면 한 번 만져 보세요. 저 다리털도 엄청나게 굵어요.”“푸.”그 말을 들은 유진이 웃었다.“됐어. 지훈 오빠는 너처럼 그렇게 거친 여자를 좋아하지 않을 거야. 운전해.”이렇게 소혜는 두 사람을 촬영 장소까지 모셔다드렸다.도착해서야 여기가 웨딩드레스 가게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유진은 수줍은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지훈 오빠, 저랑 웨딩사진 찍을래요?”‘뭐야! 이렇게 논다는 거지?’그러나 소혜를 놀라게 한 것은 지훈이 뜻밖에도 유진의 부탁을 거절한 것이다.“유진, 웨딩사진은 특별한 의미가 있어. 이렇게 가볍게 촬영하는 거 아니야.”유진은 조금 실망했지만, 그저 시도해 본 것이기 때문에 투덜거리며 메이크업을 받으러 갔다.소혜는 지훈을 바라보았다.“그래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은 있네?”“넘지 말아야 할 선?”“그래, 웨딩사진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으니 마음대로 찍으면 안 된다며?”“아, 그거?”지훈은 미소를 지었다.“특별한 의미가 있는 물건은 당연히 특별한 가격으로 사야지. 오늘은 그저 평범한 일상을 즐기는 가격인데, 웨딩촬영을 하면 나만 손해잖아?”‘그럴 줄 알았어!’얘기를 하던 중 유진이 메이크업 실에서 머리를 내밀었다.“야, 너.”소혜는 자신을 가리켰다.“저요?”“그래, 바로 너. 와서 가방 좀 들어줘.”“저는 운전기사라 이런 서비스는 없습니다.”“팁 줄게!”“가요, 아가씨~”...메이크업 실, 유진이 앉자마자 소혜가 물었다.“아가씨, 보통 팁을 얼마나 줘요?”유진은 이 말을 듣자마자 화가 너무 났다.“왜 너희 넷째 도련님도 이렇게 돈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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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3화 핑크빛의 요절(7)

저녁에 저택으로 돌아온 소혜가 이 팔찌로 지훈과 빚을 갚으려 할 때 지훈은 그 팔찌를 몰수했다.“내 것이야.”소혜는 깜짝 놀랐다.“아니, 장난 그만 쳐!”지훈은 소혜가 오늘 아침에 서명한 계약서를 꺼내 그중의 한 부분을 가리키며 말했다.“여기 씌어 있잖아.”[근무 기간의 소득은 사장이 갖는다.]‘잠깐, 이건 내가 아침에 외출하기 전에 도우미가 준 종이 아니야? 이게 몸을 파는계약서였다니!’“하늘이시여, 살길이 없어요!”자신이 직접 누른 도장을 보고 소혜는 철저히 절망했다.유일하게 다행인 것은 운전기사의 일을 하면 먹고 자는 것이 포함이라는 사실이다. 저녁, 소혜는 밥상 옆에 앉아 이리저리 관찰하고 있었다. 그녀는 지훈이 먹는 것이라면 무조건 좋은 것일 거라는 생각에 뺏긴 팔찌 값만큼 먹어오리라 다짐했다.잠시 후, 도우미는 작은 도자기 잔 두 개를 소혜와 지훈의 앞에 놓았다.소혜는 지훈이 우아하게 그 뚜껑을 여는 것을 보고, 그녀도 따라서 열어 보았는데, 그 안에는 무슨 국물인지 알 수 없는 국물이 들어 있었다.소혜는 그제야 이 국물이 저녁 식사라는 것을 깨달았다.‘아니, 고작 이거뿐이야?’지훈이 먼저 열지 않았다면 소혜는 이것이 이쑤시개 통인 줄 알았을 것이다.소혜는 숟가락을 들기 귀찮아서 직접 그릇을 들고 반 그릇을 마셨다. 지훈이 국을 마시는 것을 본 소혜는 입맛을 다시며 물었다.“메인 요리는?”“이것이 메인 요리야.”“뭐?!”소혜는 화가 났다.“너무 짠 거 아니야? 나 하루 종일 소처럼 일했는데, 소고기 좀 줘야 하는 거 아니야?”지훈은 미소를 지었다.“이거 소 한 마리보다 더 비싸. 너 지금 이미 소 반 마리를 먹은 거야.”소혜는 그릇에 있는 국을 보고 울먹였다.“어쨌든 비벼 먹게 밥 한 그릇 줘.”소혜가 국밥을 다 먹고, 지훈도 밥을 다 먹고 나서 그는 소혜를 보며 웃었다.“내일 아침에 봐.”“아! 잠깐만!”소혜는 입을 닦고 쫓아갔다.“저기, 묻고 싶은 게 있어!”지훈은 미소를 지으며 자신이 소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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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4화 핑크빛의 요절(8)

꿈이 너무 진짜 같고 중독된 소혜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침대 위에 무릎을 꿇고 경건하게 절을 했다.“너무 감사합니다! 더 부탁드려요!”또 늦잠을 잘 가봐 소혜는 자기 전에 문을 닫지 않았다. 지훈은 소혜의 방 앞을 지나가다가 마침 그녀가 침대에 무릎을 꿇고 중얼거리는 것을 보았다.“미스 진, 혹시 내가 모르는 종교 믿어?”또다시 이런 모습을 들킨 소혜는 창피했다. 그녀는 지훈을 등지고 자신이 너무 변태적으로 보이지 않게 하려고 입에서 나오는 대로 지껄였다.“그래, 나는 침대 신을 믿어. 침대 신은 나의 아름다운 꿈이 실현되도록 지켜줄 거야.”“아, 그래. 뭐 좀 준비해 줘?”“그럴 필요 없어, 침대 신을 성의 있게 믿으면 효과가 있어.”“좋아, 그러면 나는 너의 예배 의식을 방해하지 않을게, 먼저 아래층으로 내려갈게.”지훈이 가는 소리가 들리자, 무릎을 꿇고 있던 소혜는 몸이 풀려버렸다. ‘하마터면 또 창피한 일이 생길 뻔했네!’...오늘의 일은 여전히 유진 공주를 목적지까지 모시는 것이다. 오늘의 목적지는 놀이동산이다.유진과 지훈이 놀고 있을 때 소혜는 서 있었고, 그 둘이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 소혜는 지켜보고 있었다.둘이 바이킹을 타려고 기다리는 동안 옆에서 누가 말을 걸었다. “아가씨, 이것도 못 타요?”소혜가 고개를 돌려 보자 어떤 대학생이었다. 소혜는 자신이 심부름꾼이라는 사실을말할 수 없었기에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네.”대학생은 그 말을 듣고 웃었다.“저도요. 좀 부끄럽지만, 전 남잔데도 이런 거 못 타요.”“그게 뭐 어때서요. 억지로 타다가 다른 사람 몸에 토하는 것보다 나아요.”이 말을 들은 그 학생은 웃으며 소혜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저는 양석현이라고 합니다.”“저는 진소혜라고 합니다.”석현은 기뻐했다.“아, 이름 예쁘시네요.”소혜는 석현의 희고 깨끗한 얼굴을 보고, 고질병이 또 도졌다. “고마워요, 번호 드릴게요? 다음에 또 만나요.”소혜가 능숙하게 석현에게 번호를 주려고 하는데, 가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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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5화 핑크빛의 요절(9)

소혜는 어안이 벙벙했다.“네? 약을...?”“쉿 쉿 쉿.”유진도 처음으로 이런 일을 꾸미다 보니 아주 긴장했다.“입 밖에 꺼내지 마!”소혜는 잠시 생각했다.“이렇게 하는 거 괜찮을까요? 아가씨, 이렇게 돈이 많은데 직접 도련님을 사시면 얼마나 좋아요.”“쓸데없는 소리, 살 수 있으면 이미 샀겠지.”소혜는 망설이는 말투로 말했다.“어, 그런데 문제가 있어요.”“뭔데?”“저는 넷째 도련님의 운전기사인데, 사람을 사서 도련님에게 약을 먹인다고 해도 저를 사면 안 되죠!”유진은 잠시 멍하니 있었다.“일리가 있는 것 같아.”“당연하죠. 저는 넷째 도련님을 위해 일하는 사람인데 어떻게 아가씨에게 매수될 수 있겠어요.”유진은 눈썹을 찌푸리고 소혜를 살펴보았다.“그런데 널 보면 도덕적 마지노선이 없는 사람 같은데.”“음, 아가씨가 보신 것도 틀리진 않아요.”“그래서! 얼마면 할래?”소혜는 정신이 들었다.“2,000억 어떻다고 생각합니까?”유진은 깜짝 놀랐다.“2,000억? 됐어, 나 혼자 할게! 방해하지나 마!”유진이 쾅쾅거리며 떠나는 뒷모습을 본 소혜는 갑자기 기분이 좋지 않았다.“아! 잠시만요, 기다려요!”...손을 쓰기 편리하게 하기 위해 유진은 한 술집을 선택해서 적지 않은 양의 술을 시켰다.소혜는 유진을 주시하면서 그녀가 지훈에게 정말 약을 먹여서 데리고 갈까 봐 두려웠다. 그러나 소혜는 고객한테만 신경 쓰고 자신을 공기로 생각하는 지훈을 보고 그가 쓰러져도 나쁠 것이 없는 것 같았다.‘그렇게 되면 나랑 유진이 함께 지훈을 사용할 수 있게 되잖아.’‘안 돼, 안 돼! 어떻게 이렇게 생각할 수 있어! 난 정직한 사람이라 이런 일은 벌일 수 없어!’‘지훈이 깨나면 날 욕하면서 전 재산 다 내놓으라고 하면 어떡해!’소혜가 자신의 그 몇 안 되는 품위를 지키려고 할 때, 유진이 갑자기 움직이기 시작했다. 소혜의 각도에서 유진이 몰래 술잔에 약을 탄 것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이어 유진은 지훈을 향해 그 컵을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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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6화 핑크빛의 요절(10)

소혜는 믿을 수 없었다.“설마 이것도 계약서에 있다고 말하려는 거 아니죠?”지훈은 친절하게 그녀에게 그 조항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여기 있네.”[근무 시간에 사장님을 위해 술을 마셔야 한다.]소혜는 너무 놀라 말이 나오지 않았다. 이번에 소혜는 자신이 닥치는 대로 서명한 계약서를 자세하게 보았는데 그제야 이 계약서가 얼마나 자신한테 불리한지 알았다.소혜는 지훈을 손으로 가리키며 떨고 있었다.“너 너 너! 이러고도 사람이야?”지훈은 소혜한테 욕을 먹었지만, 여전히 웃으면서 계약서 중 다른 조항을 짚으며 말했다.“근무 시간에는 사장님을 욕하면 안 돼.”지훈은 그 술잔을 그녀에게 떠넘겼다.“이번에는 다른 의견 없지?”소혜는 그 술잔을 노려보았다.‘만약 이걸 마시면 조금 있다가 내가 뭘 하던 내 탓이 아니잖아! 마실까?’‘후회할 거야!’소혜는 술잔을 들고 단숨에 다 마시고 입을 쓱 닦고 자리에 다시 앉았다.엉덩이가 소파에 닿자마자 지훈은 시계를 보았다.“시간이 늦었으니 돌아가자.”탁자 밑에서 새 술잔에 약을 타고 있던 유진은 손이 떨려 약을 자신의 신발에 부어버렸다. 그녀는 급히 일어섰다.“안 돼요! 지훈 오빠 아직 술 안 마셨잖아요!”지훈은 소혜를 보면서 말했다.“내 운전기사가 술을 마셨으니 난 술을 마실 수 없어. 조금 있다가 누가 운전하려고?”“아, 맞네?”유진은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에 소혜 보고 그 술을 마시게 한 것을 후회했다....돌아오는 길에 차 안에서 소혜는 뒤에 앉아 약 효과를 기다렸는데 뜻밖에도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그녀는 같은 뒷줄에 앉은 유진을 바라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혹시 가짜 약 사셨어요?”“그럴 수 없는데? 나 부잣집 딸이야! 어떻게 가짜를 사 왔겠어?”그러나 소혜가 아무런 반응도 없자 유진은 주눅이 들기 시작했다. ‘설마 정말 가짜를 샀나?’유진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녀가 묵고 있는 호텔에 도착했다.유진은 아쉬운 듯 발걸음을 옮기며 들어가기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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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7화 줄행랑(11)

지훈은 대답을 듣지 못했지만 급해하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미스 진, 너 침 흘렸어.”소혜는 이성의 끈을 잡고 소매로 침을 닦고 아픔을 참으며 말했다.“그 뭐야, 내가 보기에 너는 골격이 우리 파에 들어오기엔 불 적합해. 너 먼저 가!”지훈이 계속 소혜의 방에 남아있었다면 소혜는 자제력을 잃고 지훈을 덮칠까 봐 무서웠다. ‘만약 내가 정말 먹이를 덮친다면, 이 1,500만은 말할 것도 없고, 앞으로 쭉 지훈의 노예가 되어야 하잖아!’지훈은 소혜가 욕망에 불타고 있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처럼 빨개진 얼굴을 보고 알려주었다.“미스 진, 열났어?”“나 곧 활활 타오를 거야! 빨리 안 나가고 뭐 해!”소혜의 말이 끝나자, 지훈은 손등으로 그녀의 이마를 짚어보았다. 소혜의 이마는 이상할 정도로 뜨거웠다. 지훈이 눈썹을 찌푸리고 말하려고 하는데 소혜가 그의 손을 잡아다가 얼굴로 마구 문질렀다.“너무 시원해! 혹시 지금 손 쓸 거야? 안 쓰면 나 좀 빌려줘.”소혜가 헛소리하기 시작한 것을 보고, 지훈은 침대 옆에 앉았다. 만약 소혜가 정신이 말짱했다면, 지금의 지훈이 마치 늑대의 꼬리를 드러낸 양과 같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지훈은 여유롭게 이리저리 움직이는 소혜를 보고 있었다.“미스 진, 너 아직도 자신이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소혜는 지훈이 뭐라고 하는지 들리지 않았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온통 지훈의 잘생긴얼굴만 보였다.‘잘 안 들려! 뽀뽀하고 싶어!’지훈은 소혜의 눈빛이 흐리멍덩한 것을 보고 웃었다.“모르는 것 같네.”소혜는 얼굴로 지훈의 팔을 문질렀다.“넷째 도련님, 너 팔이 왜 이렇게 차가워, 내가 따뜻하게 해줄게!”지훈은 웃으면서 머리를 계속해서 자신의 몸에 문지르는 소혜를 보았다. 원래도 부스스하던 단발은 강아지처럼 더욱 부스스해졌다.“아, 그래서 스틱스에서 그 남자 모델들을 불렀을 때도 이렇게 꼬셨어?”소혜는 지훈의 말이 전혀 들리지 않았다. 음란 마귀에 씐 그녀의 손은 자연스럽게 지훈의 허리띠로 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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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8화 줄행랑(12)

그러나 소혜는 곧 사람을 먹는 지훈은 가지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녀는 가마 안의 떡처럼 앞, 뒤로 바꿔가며 뒤집어졌다.침대에 금방 올라갔을 때는 분명 싱싱한 복숭아였는데, 침대에서 내려올 때는 사하라 사막에 버려진 말린 복숭아처럼 수분이 한 방울도 남지 않았다.소혜는 너무 졸린데, 옆에서 지훈이 체험 후기를 묻는 짜증 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시간은 충분해?”“체험한 몇 가지 자세 중 특별히 선호하는 자세가 있어?”“만약 10점 만점이고 점수를 매긴다면, 이번 체험이 만족도가 얼마야?”소혜가 잠들려고 하는데 깨워서 여러 번 묻자, 그녀는 화가 나서 소리쳤다.“5점!”너무 낮은 점수에 지훈은 말을 잠시 멈췄다.소혜가 막 잠들려고 하는데 그 소리가 또 울렸다.“나머지 5점은 어디서 감점이 된 거야?”소혜는 짜증이 나서 아무렇게 내뱉었다.“스틱스에 가서 연수하면 알게 될 거야!”말을 마친 소혜는 생각에 잠긴 지훈을 버리고 꿈나라로 들어갔다....그날 밤, 소혜는 또 꿈을 꾸었다.꿈속에서 소혜는 처음으로 스틱스에 가서 자신의 많지 않은 돈으로 남자 모델과 술을 마셨다. 그러나 이런 것은 경험을 해보지 못한 사람과 무수히 경험해 본 사람, 이 두 가지 부류로만 나뉘었다.한 무리의 멋지고 잘생긴 남자들이 너랑 술을 마시고, 너만을 위한 게임을 놀아주며, 다른 남자랑 말한다고 질투해 주고, 애교도 부려주며, 남자답게 술도 대신 마셔준다. 소혜는 갑자기 자신이 전에 싱겁고 맛없는 나날을 보냈다고 느꼈다.처음 남자 모델을 주문했을 때, 브레이크를 밟을 수 없었다. 그때 소혜는 만취한 상태여서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 잔뜩 겁에 질렸었다.‘맙소사, 내가 설마 어떤 남자 모델을 침대에 데리고 올라온 거 아니겠지?’머릿속에서 전날 밤 장면이 스쳐 지나갔다. 소혜가 돈을 어떤 사람의 주머니에 넣고 얼굴을 핥으며 말했다.“오빠, 날 따라와! 나 엄청나게 세!”뒤의 장면이 떠오르자, 소혜는 머리를 쥐어뜯었다.‘난 돈만 있으면 마음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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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9화 줄행랑(13)

하윤은 1,500만 원 정도는 갖고 있었기에 연이어 대답했다.“알겠어요, 근데 무슨 다단계 마케팅에 휘말린 거예요? 장소 불러봐요. 오빠보고 구하러 가라고 할게요!”“올케언니, 저...!”“아이고, 아이고!”소혜가 자세를 바로잡고 하윤과 하소연하려고 하는데 하윤 쪽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났고 곧이어 전화를 받은 사람은 소혜의 선량하고 친절한 올케언니에서 인간성이 없는 오빠로 변했다.“거기서 일 잘해서 우승하도록.”“아! 올케언니, 올케언니!”도준이 마음대로 통화를 끊은 것을 보고 하윤은 화가 나서 도준을 때렸다.“1,500만 원도 소혜에게 빌려주지 않는 거 너무 한 거 아니에요?”도준은 소파에 기대어 하윤의 주먹을 잡고 만지작거리며 놀면서 하윤을 쳐다보았다.“소혜가 자기적으로 지훈이랑 거래를 했는데, 1,500만 원을 보내줘서 또 날리면 어떡해?”하윤은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런가요?”“못 믿겠으면 내기해 볼까?”“어떻게 할까요?”“이 1,500만 원이 소혜를 거기서 빼낼 수 있을지 내기 하자.”하윤은 소혜가 1,500만 원을 빚졌다고 말했기에 1,500만 원을 주면 빠져나올 수 있으니 무조건 자신이 내기에서 이긴다고 생각했다.“좋아요! 내기합시다!”하윤은 곧바로 요구를 제기했다.“만약 당신이 지면, 도윤을 데리고 놀이공원에 가고 도윤이 목말 태워줘요!”도준이 흔쾌히 대답했다. “알겠어.”하윤은 도준의 대답에 만족했다.‘앗싸, 아들에게 아름다운 어릴 적 기억을 심어줄 수 있겠어!’도준은 손으로 하윤의 얼굴을 잡고 웃었다.“지금 기뻐하기에는 좀 이르지 않나? 당신이 지면 어떡하려고?”하윤은 얼굴이 도준에게 눌려 말하기 어려웠다.“말해봐요.”“간단해.”도준은 하윤을 바라보았다. “만약 당신이 지면 목말 태워줄게.”하윤은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반응하지 못했다.“저 어른인데 어떻게 타요?”도준이 눈치를 주자 하윤의 얼굴이 빨개졌다.“변태!”...경성.[1,500만 원 입금되었습니다.]원래 아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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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0화 줄행랑(14)

소혜는 울고 싶었지만, 눈물이 나오지 않았고 그저 가격이 너무 비싸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그러나 동그라미가 가득 달린 숫자를 보고 소혜는 너무 놀랐다.그녀는 떨리는 손가락으로 숫자를 하나하나 세어보았다.소혜가 그 숫자를 다 세자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이, 이, 십...!”소혜가 말을 더듬는 것을 발견하고 지훈은 좋은 마음으로 알려주었다.“맞아, 2,000억이야.”소혜는 하마터면 쓰러질 뻔했다.“민지훈! 하룻밤에 2,000억이라고? 너 그러고도 사람이야?”지훈은 빙그레 웃었다.“미스 진, 너 정말 재밌는 사람이네.”“뭐 재밌기는! 민지훈, 하룻밤에 2,000 억이면 사기 아니야?”지훈이 놀랐다.“미스 진, 어떻게 이렇게 말할 수 있어? 어제 미리 가격이 꽤 나갈 거라고 말했고, 이 차용증도 네가 직접 서명한 건데, 사기라니?”소혜는 말문이 막혔다. 어젯밤에 먹잇감이 눈앞에 다가오니 액수를 생각하지 못하고일을 저지른 자신이 미웠다. ‘그게 다 돈인데! 돈!’더 이상 말해도 자신한테 유리한 것이 없다고 느낀 소혜는 의기소침하게 의자에 앉아 인중을 누르며 말했다.“이 차용증 내가 서명한 것이라고 해도 이 가격 너무 불합리한 거 아니야?”“예를 들면?”“네가 나에게 준 가격표에는 결혼이 2,000억이라고 했는데, 지금 하룻밤 자는 게 2,000억이라고 하니까, 그럼 내가 큰 손해를 보는 거잖아?”지훈이 소혜의 말을 이해했다.“아, 그거?”지훈은 예쁜 손으로 숟가락을 쥐고 커피를 저었다. 그 장면은 마치 무슨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그러나 지훈이 입을 벌리자 또 듣기 싫은 소리가 들려왔다.“표를 사는 것과 무임승차 하는 가격은 분명히 다르지. 만약 네가 이 가격이 합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지훈은 숟가락을 내려놓았다.“내가 너를 도와 이 서비스를 교환할 수 있어.”소혜는 머리가 돌아가지 않아 무의식적으로 말했다.“어떻게 교환해?”“네가 이 돈을 다 갚으면 나랑 결혼할 수 있어.”소혜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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