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의 모든 챕터: 챕터 561 - 챕터 570

2266 챕터

제561화 짝퉁 드레스를 입은 촌뜨기

같은 시각 성혜인은 3층에 있었다. 그녀는 3층으로 올라가자마자 느끼하게 생긴 중년 남자의 표적이 되어 한참 시달렸다. 남자의 손은 끝도 없이 그녀의 가슴으로 향했고 한 두 번 피하는 것으로 쉽게 포기하지도 않았다.겨우 남자에게서 벗어나 소파로 가서 앉은 성혜인은 또 윤단미 등과 마주쳤다. 윤단미는 그냥 재수 없다고 여기고 지나치려고 했다. 하지만 일행들의 시선이 전부 그녀에게 향한 탓에 도무지 못 본 척할 수가 없었다.윤단미의 일행 중에는 얼마 전 금방 신인상을 받은 여배우 차유하도 있었다. 그녀는 아무래도 윤단미 덕분에 초대장을 받은 것 같았다. 이것도 물론 윤단미가 반승제의 ‘여자친구’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차유하는 성혜인이 입은 드레스를 보고 눈을 반짝이면서 말했다.“저 드레스 얼마 전 패션쇼에 나왔던 그거 아니야? 전 세계에 하나 뿐인 드레스인 데다가 아직 팔기 시작하지도 않았다고 했는데?”차유하의 목소리에 여자들은 금세 시선을 돌렸다. 파티에서 드레스보다 중요한 화젯거리는 없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녀들은 패션쇼에 자주 다니기 때문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했다.여자들은 성혜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하지만 모르는 얼굴인 것을 보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이런 자리에 자주 참석하는 연예인은 재벌을 꽤 알고 지냈기에 전 세계에 하나 뿐인 드레스를 입을 정도의 사람을 모를 리가 없었다. 그래서 한 사람이 질문을 던졌다.“저 드레스 짝퉁 아니야?”이런 자리에서 짝퉁 드레스를 입는다면 모두의 비웃음거리로 전락할 것이다. 그래서 차유하는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윤단미에게 물었다.“단미야, 너 저 여자 알아?”윤단미는 속으로 피식 웃으면서 답했다.“아니.”최근 한 달 동안 윤단미는 반승제가 성혜인의 정체를 발견한 건 아닌지 불안에 떨고 있었다. 데이트 신청을 하는 대로 거절당해서 마음을 놓을 새가 없었다. 다행히 반승제는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듯했다.며칠 사이에 5kg이나 빠진 윤단미는 성혜인을 보자마자 울분이 치밀어 올랐다. 요즘 또 세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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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2화 이승주의 여자친구

차유하의 태도는 아주 당당했다. 성혜인이 유명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발견하고 나서는 손가락이 그녀의 얼굴에 닿을 정도로 삿대질하고 있었다.주변 사람들은 흥미진진해서 구경하고 있었다. 대부분 차유하와 이승주의 사이를 알고 있기에 가만히 있었다.성혜인은 지금의 상황이 웃기기만 했다. 그녀가 진짜 짝퉁 드레스를 입었다고 해도 차유하와는 상관없는 일이기 때문이다.성혜인의 웃음에 화가 치밀어 오른 차유하는 와인 잔의 와인을 그녀에게 던졌다. 미처 피하지 못한 그녀는 와인을 정통으로 맞았고 와인이 가슴팍에서 흘러내리는 꼴은 퍽 처참했다.차유하는 당당하게 눈썹을 튕기면서 말했다.“이런 짝퉁은 빨리 없애 버려야지!”성혜인은 어이가 없었다. 시선을 위로 올리자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반승제가 보였다. 그는 금방 2층에서 올라온 모양이었는데 성혜인을 도와줄 생각은 추호도 없어 보였다.성혜인은 심호흡하더니 차유하의 뺨을 때렸다. 그녀가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던 차유하는 손에 힘이 풀려 와인 잔을 놓쳐 버렸고 바닥에 떨어진 와인 잔은 쨍그랑 소리와 함께 산산이 조각났다.차유하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뺨을 부여잡았다. 만약 통증이 없었다면 분명 꿈인 줄 알았을 것이다.‘이 촌뜨기가 감히 나를 때려?!’“야! 너 내가 누군지 몰라?”“응, 몰라. 그리고 내 드레스는 짝퉁이 아니야. 진짜와 가짜를 가릴 안목도 없는 주제에 목소리만 높으면 이기는 줄 아나 봐? 너 지금 판권을 침해한 드레스를 입고 있다는 건 알아? 네 드레스에 새겨진 그림 내가 대학 때 미술대회에서 그린 그림이야. 단 한 번도 상업적으로 사용해도 된다고 허락한 적 없어. 근데 그림을 주인 몰래 드레스에 새겨서 팔고 있네. 넌 이게 어떤 그림인지도 모르고 몸에 걸쳤지?”성혜인은 덤덤한 말투로 말하면서 손가락을 만지작댔다.“참, 나는 화가 주영훈의 제자야. 내 기억으로는 이 그림이 대상을 받았던 것 같은데 아직도 기록이 있을걸? 만약 네가 이 브랜드 엠버서더라면 진짜 브랜드 값 떨어지는 짓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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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3화 누구한테 전화하려고

성혜인은 반승제의 도움을 받을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래서 핸드폰을 꺼내 신이한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는데, 반승제가 갑자기 그녀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사람들은 의아한 표정으로 양쪽으로 비켜서서 길을 내줬다. 반승제가 왜 갑자기 다가오는지 이해가 안 가는 얼굴이었다. 그는 제원에서도 행사에 참석하지 않기로 유명했기 때문에 여자들끼리의 신경전에 끼어들 일도 없었다.이때 사람들의 시선이 하나둘씩 윤단미를 향했다. 반승제가 당연히 그녀를 찾으러 왔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주먹을 꽉 잡은 채로 숨죽이고 있었다. 전처럼 괜히 나서서 창피를 당하지 않도록 말이다.반승제는 성혜인의 곁으로 가서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봤다. 성혜인은 순간 옷을 입지 않은 듯한 수치심이 들어서 미간을 찌푸렸다.“누구한테 전화하려고?”성혜인이 전화를 걸려는 사람이 자신이 아니라는 것쯤은 반승제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성혜인의 묵묵부답에도 화를 내지 않고 이승주에게 시선을 돌렸다.이승주는 반승제와 눈이 마주친 순간 몸이 완전히 굳어버렸다. 혹시 두 사람이 아직도 연락하면서 지내는 건 아닌지 걱정되기도 했다.그는 당연히 반승제를 건드릴 수 없었다. 시간이 1분만 더 있었더라면 성혜인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해도 반승제를 앞두고는 손을 놓아야 했다. 그래서 그는 불안에 떠는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대표님...”반승제는 이승주를 힐끗 보더니 또 차유하에게 시선을 돌렸다.차유하는 반승제의 기에 눌려 말을 한마디도 못 했다. 주변의 분위기도 말하면 안 되는 분위기였다. 그녀는 반승제가 누군지 몰랐다. 하지만 반승제가 나타난 순간 주변이 정적에 휩싸인 걸 보면 유명한 사람인 것이 뻔했다.“페니는 제 파트너이니, 바다에 던지려거든 저도 함께 던져야 하는 거 아닌가요?”이승주는 안색이 창백해져서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아니에요, 반 대표님... 죄송합니다...”곁에서 숨죽이고 있던 차유하는 ‘반 대표님’이라는 말에 정신을 번쩍 차렸다. 윤단미가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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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4화 10번이 끝나기 전과 후

반승제는 자신이 한 말이 얼마나 큰 풍파를 일으킬지도 모른 채 이승주를 바라보면서 말했다.“이승주 씨, 만약 페니를 바다에 던질 생각이 아니라면 제가 이만 데려가도 될까요?”이승주는 누군가에게 뺨이라도 맞은 것 같았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의 뒤에 서 있던 친구들도 어느새 멀찍이 물러나 있었다.이승주와 친구들은 반승제와 나이가 비슷했다. 하지만 일찍이 집안에서 그를 건드리면 안 된다고 교육받았는지라 어른을 대하듯이 했다.반씨 가문의 첫 후계자 반승우는 부드러운 성격의 소유자였다. 하지만 반승제는 다르다. 그는 천성이 냉정했고 만약 진짜 화를 낸다면 누가 말려도 소용없을 것이다.이승주의 눈은 실핏줄이 터져 빨갛게 되었다. 그래도 그는 억지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그럼요. 저는 페니 씨랑 장난을 쳤을 뿐이에요.”‘장난’이라는 말에 성혜인은 피식 웃었다. 이승주가 이 정도로 비굴할 줄은 또 몰랐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녀는 바로 떠나지 않고 차유하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림 일을 해결하기 위해서 말이다.성혜인의 시선에 차유하는 몸을 흠칫 떨었다. 얼굴에는 숨김없는 분노와 불만이 드러나 있었다. 하지만 이승주도 찍소리 못하는 상황에서 그녀가 언성을 높일 수는 없었다.“차유하 씨, 그 드레스 어느 브랜드인지 아직 알려주지 않았는데요.”“AN이에요.”익숙한 브랜드의 이름에 성혜인은 눈썹을 튕겼다. 이는 최근 국내에서 아주 유명한 브랜드였다. 레트로 열풍의 선두 주자로 수많은 드레스가 톱스타의 사랑을 받았다. 그렇게 유명한 브랜드가 남의 그림을 도용할 줄은 몰랐지만 말이다.“알겠어요.”말을 마친 성혜인은 반승제를 바라봤다. 반승제도 마침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시선이 마주친 다음에는 그녀의 손을 꽉 잡더니 성큼성큼 어딘가로 끌고 갔다.수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손을 뿌리칠 수는 없었기 때문에 성혜인은 보는 눈이 없는 곳에 갈 때까지 참고 있다가 확 뿌리쳤다. 코너에서 손이 뿌리쳐지는 “짝” 소리와 함께 반승제는 우뚝 멈춰 섰다.“도와줘서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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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5화 마음이 약해지다

성혜인은 머리를 돌렸다. 네일아트를 하지 않은 깔끔한 손톱은 소파를 꽉 잡고 있었다. 서 있을 때는 발목까지 오던 드레스가 소파에 눕자 바닥에 끌리게 되었다.반승제가 치렁치렁한 드레스를 그냥 위에서부터 벗겨버리려고 할 때 휴게실 문이 열렸다. 성혜인은 후다닥 몸을 일으키더니 그를 밀치고 치맛자락 속에 숨겨버렸다. 너무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그는 미처 반응도 하지 못했다.휴게실에 들어온 사람은 두 명의 톱스타였다. 그녀들은 웃고 떠들면서 오늘 밤 있었던 일을 얘기하고 있었다. 휴게실 안에 다른 사람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별로 개의치 않고 머리를 끄덕이며 인사했다.잔뜩 긴장한 성혜인은 등이 식은땀으로 흥건했다. 그리고 경계적인 눈빛으로 거울 앞으로 가면서 얘기를 나누는 두 사람을 바라봤다.“그럼 사람들 말대로 윤단미 씨가 혼자 연기했던 걸까요?”“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반 대표님이 직접 사귀는 사이가 아니라고 얘기했다잖아요. 그 일이 일어난 다음에는 디자이너를 데리고 사라져 버렸대요.”“반 대표님 결혼하지 않았어요?”“네, 정략결혼이요.”두 사람은 메이크업을 수정하면서 수다를 떨었다. 자신들이 얘기하는 ‘반 대표님’이 소파에 앉아 있는 여자의 치마 속에 있다는 것도 모른 채 말이다.성혜인은 반승제가 일어나지 못하도록 꽉 누르고 있었다. 넓은 치맛자락은 그를 가리기에 충분했다. 자세히 보지 않는다면 사람이 있다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다. 다행히 수다에 진심인 두 사람은 전혀 이상함을 눈치채지 못했다.성혜인의 손바닥은 땀으로 흥건했다. 이때 갑자기 반승제의 입술이 느껴지더니 몸에 전기가 통한 것처럼 파르르 떨렸다. 그녀는 몸을 떨면서 소리를 참았다. 얘기를 나누고 있는 두 사람이 소파와 불과 10m 떨어진 곳에 있었기에 소리를 내면 들킬 것이 뻔했다.성혜인은 소리를 참다못해 눈가가 다 빨개졌다. 하지만 반승제의 힘은 점점 더 강해질 뿐이었다. 그렇게 한 평생 느껴본 것 중에서 가장 긴 7분이 지나고 그녀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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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6화 너랑 무슨 상관인데

가장 위층에 있는 방에 도착한 성혜인은 카드키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문이 닫힌 순간 긴장이 풀린 듯 스르르 주저앉았다. 몸 곳곳에 와인 자국이 있는 건 둘째 치고 힘까지 풀려버려서 처참하기 그지없는 모습이었다.성혜인은 짜증 난다는 듯이 마른세수했다. 그리고 이제야 얼굴부터 목까지 빨갛게 달아오른 자신을 발견했다.극치에 달한 두근거림은 아직도 가시지 않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 정도의 자극을 겪어본 그녀는 신세계로 통하는 문을 연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것도 둘만 있을 때면 몰라도 다른 사람도 있을 때 말이다.‘나쁜 자식...’금욕적인 외모로 가장 수치스러운 짓을 하는 반승제가 성혜인은 다시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됐다.그렇게 한 반 시간 정도 진정하고 나서야 성혜인은 겨우 몸을 일으켜 샤워하고 침대에 누웠다. 영화계 진출을 위해 인맥을 쌓는 것도 피곤 앞에서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말았다.성혜인은 잠시 후 다시 밖으로 나가 구경할 생각이었다. 지금은 아직 7시밖에 되지 않았으니 9시쯤이 되면 더욱 북적거릴 것이다.같은 시각, 반승제는 아래층으로 내려가 온시환을 찾았다. 온시환은 여배우가 아닌 진세운과 함께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진세운은 제원을 떠난 지 한참 되어서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두 사람 주변에도 다른 사람이 없었다. 반대로 서주혁은 일 얘기를 하느라 눈 코 뜰 새 없어 보였다.반승제가 곁에 앉는 것을 보고 온시환은 코를 킁킁대면서 물었다.“어디서 수상한 냄새가 나는데?”반승제가 떠날 때만 해도 술 냄새가 이렇게 심하지 않았기에 온시환은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진세운도 그를 바라보면서 물었다.“페니라는 여자를 만나러 갔어?”반승제는 두 사람의 질문을 묵인하고 소파에 기댔다. 얼굴에는 감출 수 없는 만족스러움이 있었다.온시환은 턱을 쓱 만지더니 입꼬리를 올리면서 말했다.“그나저나 페니 씨 오늘 진짜 연예인보다도 예쁘지 않아?”반승제는 갑자기 미간을 찌푸리더니 경계적으로 되물었다.“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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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7화 반태승의 권모술수

진세운도 궁금하기는 했기 때문에 말없이 머리를 끄덕였다.저녁 9시, 대부분 사람이 일 얘기를 멈추고 수다를 떨면서 아름다운 풍경을 구경하고 있었다. 이 시간에 밥을 먹는 사람은 없었다. 다들 건강관리 혹은 몸매관리를 엄격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성혜인은 새로운 드레스로 갈아입었다. 유경아가 드레스를 네 벌이나 준비해 줄 때까지만 해도 두 벌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크루즈에 오른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벌써 한 벌을 버렸으니, 만약 이번에 또 무슨 일이 생긴다면 첫째 날만 두 벌을 버리게 된다.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 성혜인은 코너에서 진세운과 마주쳤다. 반승제나 서주혁처럼 일할 필요가 없었던 그는 저녁 식사를 끝내자마자 방으로 향했다. 그리고 지금은 바닷바람을 맞으러 마침 나온 참이었다.“어, 안녕하세요.”성혜인이 먼저 인사를 건넸다. 새로 갈아입은 드레스가 비록 조금 전의 드레스보다는 못했지만 그래도 최고급 원단을 사용해 그녀의 몸매를 완벽하게 드러냈다.진세운은 잠깐 고민하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물었다.“성혜인 씨?”“하하, 메이크업이 너무 진해서 못 알아보나 했어요.”“손은 좀 어때요?”“이제 다 나았어요. 그때는 진짜 고마웠어요.”진세운은 엘리베이터를 눌렀고 두 사람은 함께 안으로 들어섰다.“몇 층 가요?”“5층이요. 제가 아직 저녁을 안 먹어서요. 5층에 야식이 있다고 들었어요.”진세운은 대신 5층을 눌러줬다. 그리고 자신은 6층을 눌렀다. 7층에는 방밖에 없었기 때문에 바다를 구경하려면 아래층으로 내려가야 했다.엘리베이터는 금방 6층에 도착했다. 하지만 진세운은 내리지 않고 성혜인에게 물었다.“성함이 성혜인 씨... 맞죠?”예상 밖의 질문에 성혜인은 약간 놀란 표정으로 머리를 끄덕였다.“성혜인 씨 혹시 승제 아내에요?”“저쪽에 누가 선생님을 부르는 것 같은데요?”진세운은 머리를 돌렸다. 멀지 않은 곳에는 그와 인사하면서 지내는 한 사람이 손을 흔들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전혀 신경 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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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8화 몸 팔러 왔어?

성혜인은 현관에서 허리를 숙이고 하이힐을 벗으려고 했다. 이때 거실 전등이 갑자기 꺼지더니 누군가가 다가와서 그녀를 출입문으로 밀었다.“몸 팔러 왔어?”남자의 목소리는 바로 귀가에서 들려왔다. 성혜인은 숨을 훅 들이키면서 눈을 크게 떴다.‘반승제가 어떻게 내 방에 있지?!’성혜인이 말을 하려는 순간 반승제가 그녀의 입안으로 손을 넣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게 혀를 잡았다.“웁! 웁웁!”허리를 숙인 채 신발을 벗고 있던 성혜인은 억지로 바로 서게 되었고 반승제에게 잡혀서 몸도 돌리지 못하게 되었다.반승제는 성혜인의 몸부림도 무시한 채 드레스를 천천히 위로 올렸다. 졸지에 몸 파는 여자로 오해받은 그녀는 어떻게든 말을 해보려고 했다. 오늘 같은 날 협력사끼리 말 못 할 거래를 주고받는 건 흔히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다.“저... 웁.”혀가 붙잡힌 성혜인은 결국 말을 하지 못했다. 지금으로서는 그저 속으로 욕을 할 수밖에 없었다.반승제는 성혜인을 힘껏 끌어안은 채 입꼬리를 씩 올렸다. 먼저 방을 잘못 찾아온 건 성혜인이기 때문에 자신은 아무런 책임도 없다고 생각했다.한참을 버둥거린 성혜인은 이마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그러다 엉덩이를 맞고 당황한 듯 우뚝 멈춰 섰다.“제 발로 내 방에 들어와 놓고 싫은 척하기는.”성혜인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목구멍까지 올라온 욕은 혀를 잡힌 탓에 뱉어낼 수가 없었다.성혜인의 당황한 반응에 반승제는 기분 좋은 듯 미소를 머금었다. 그녀의 엉덩이에 닿았던 손의 촉감이 아직도 사라지지 않았다. 그래도 내일 아침 괜히 기분 상하는 일을 당하지 않기 위해 그는 평소와 달리 부드럽고 조심스럽게 움직였다.반승제는 성혜인을 오래 잡아두지 않았다. 장소가 장소인지라 그녀가 저녁에 또 할 일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두 시간 후 드디어 그녀를 풀어준 반승제는 뭐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짝” 소리와 함께 뺨을 맞고 말문이 턱 막혔다.반승제는 놀란 표정으로 뺨을 부여잡고 몸을 부르르 떨고 있는 성혜인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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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9화 반승제를 포기하도록

윤단미는 당연히 반승제의 방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곧바로 찾아가서 그의 방문에 노크했다. 반대로 조금 전 나갔던 성혜인이 다시 돌아온 줄 안 반승제는 화색이 도는 얼굴로 몸을 일으켰다.문밖에서 윤단미는 또다시 노크하면서 핸드폰으로 녹음하기 시작했다. 문을 연 반승제는 그녀를 발견하자마자 대놓고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승제야, 큰일 났어! 성혜인 씨가 바다에 빠졌대! 너 가봐야 하는 아니야? 다들 난리 났어!”문을 열자마자 들려오는 시끄러운 말소리에 반승제는 미간을 찌푸렸다. 성혜인이 크루즈에 있다는 말을 듣고는 더욱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성혜인 씨, 위험할 수도 있대!”윤단미의 말에 대답하는 것은 문이 닫히면서 난 “쾅” 소리밖에 없었다.반승제는 윤단미가 개수작을 부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쩌면 이 기회에 자신을 밖으로 끌어내 ‘반씨 가문 며느리’ 행세를 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단호하게 문을 닫아버렸다.“승제야, 성혜인 씨가 위험하다니까?”“그냥 물에 빠져 죽으라고 해. 사람 귀찮게 하지 말고.”문 뒤에서 전해진 반승제의 희미한 목소리를 듣고 윤단미는 사악한 미소를 지으면서 녹음을 중지했다. 이 녹음을 듣게 된다면 성혜인도 분명히 반승제를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방 안에서 반승제는 언짢은 기분으로 인상을 썼다. 기분 전환도 할 겸 샤워하고 나와서 침대에 눕자 어쩐지 성혜인의 향기가 나는 것 같았다.‘내가 드디어 미친 건가?’만약 반승제가 옷장을 열어본다면 성혜인의 드레스를 발견하고 의심을 품었을 것이다. 그의 방에 성혜인의 드레스가 있다는 것은 이곳이 성혜인의 방이기도 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주최 측은 부부에게만 같은 방을 배정했다.하지만 성혜인 때문에 마음이 복잡했던 반승제는 옷장을 열어볼 정도의 여유가 없었다. 그는 마른침을 삼키며 시선을 내리깔더니 더 이상 이곳에 혼자 있고 싶지 않아서 헬리콥터를 불렀다. 남은 이틀 동안의 행사도 참석하고 싶지 않았다.같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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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0화 이만 포기하세요

“콜록콜록.”성혜인은 인상을 쓰면서 기침했다. 얼굴은 마음이 아플 정도로 창백해져 있었다.“제가 생각하기에는 윤단미 씨 혹은 차유하 씨일 거예요. 크루즈에서 제가 죽기를 바라는 사람은 이 둘 뿐이니까요.”신이한은 성혜인에게 마실 물도 주지 않았다. 괜히 그녀의 트라우마를 건드릴까 봐서 말이다.말을 마친 성혜인은 핸드폰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윤단미가 보낸 짧은 녹음을 발견하고 클릭했다. 소리를 낮추지 않은 탓에 곁에 앉아 있던 신이한도 반승제의 목소리를 똑똑히 들었다. 그는 성혜인보다 더 흥분하면서 노발대발 화를 냈다.“제기랄! 반승제 그 자식은 인간도 아니에요! 페니 씨, 제발 빨리 이혼하고 이 상황을 끝내요! 페니 씨는 사랑을 받아야 마땅한 좋은 사람이라고요!”성혜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목이 꽉 메는 것 같아서 애초에 말이 나오지도 않았다.신이한은 성혜인의 핸드폰을 빼앗아 들더니 음성을 꺼버렸다.“이것도 그만 들어요. 인간성을 상실한 이 둘은 나란히 지옥이나 가라고 해요.”선혜인은 머리를 숙여 주삿바늘을 꽂은 손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그리고 오랫동안 궁금했던 문제를 나지막한 목소리로 꺼냈다.“반 대표님은 도대체 왜 저를 싫어하는 걸까요?”성혜인은 반승제가 원하지 않는 아내였다. 하지만 그녀는 줄곧 눈치껏 반승제를 피해 다녔고 3개월 뒤에 이혼하기로 약속까지 했다. 시간이 두 개월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반승제가 대체 왜 자신을 죽이려고 하는지 그녀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내가 만약 어젯밤 그대로 죽어버렸다면 대표님은 오히려 좋아했겠지? 이참에 이혼 절차도 빠르게 끝내고?’“페니 씨, 남자는 원래 그래요. 잃기 전에는 죽어도 소중한 줄을 모르죠. 잘난 척 짓밟다가 지나간 다음에야 예전이 좋았다고 감탄해요. 반승제 대표도 그런 모자란 사람인가 보죠.”성혜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신이한은 여전히 분이 풀리지 않는 듯 한참 더 투덜거렸다. 그리고 성혜인의 실망한 표정을 본 다음에야 만족스러운 듯 밖으로 나갔다.성혜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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