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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8화 몸 팔러 왔어?

성혜인은 현관에서 허리를 숙이고 하이힐을 벗으려고 했다. 이때 거실 전등이 갑자기 꺼지더니 누군가가 다가와서 그녀를 출입문으로 밀었다.

“몸 팔러 왔어?”

남자의 목소리는 바로 귀가에서 들려왔다. 성혜인은 숨을 훅 들이키면서 눈을 크게 떴다.

‘반승제가 어떻게 내 방에 있지?!’

성혜인이 말을 하려는 순간 반승제가 그녀의 입안으로 손을 넣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게 혀를 잡았다.

“웁! 웁웁!”

허리를 숙인 채 신발을 벗고 있던 성혜인은 억지로 바로 서게 되었고 반승제에게 잡혀서 몸도 돌리지 못하게 되었다.

반승제는 성혜인의 몸부림도 무시한 채 드레스를 천천히 위로 올렸다. 졸지에 몸 파는 여자로 오해받은 그녀는 어떻게든 말을 해보려고 했다. 오늘 같은 날 협력사끼리 말 못 할 거래를 주고받는 건 흔히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저... 웁.”

혀가 붙잡힌 성혜인은 결국 말을 하지 못했다. 지금으로서는 그저 속으로 욕을 할 수밖에 없었다.

반승제는 성혜인을 힘껏 끌어안은 채 입꼬리를 씩 올렸다. 먼저 방을 잘못 찾아온 건 성혜인이기 때문에 자신은 아무런 책임도 없다고 생각했다.

한참을 버둥거린 성혜인은 이마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그러다 엉덩이를 맞고 당황한 듯 우뚝 멈춰 섰다.

“제 발로 내 방에 들어와 놓고 싫은 척하기는.”

성혜인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목구멍까지 올라온 욕은 혀를 잡힌 탓에 뱉어낼 수가 없었다.

성혜인의 당황한 반응에 반승제는 기분 좋은 듯 미소를 머금었다. 그녀의 엉덩이에 닿았던 손의 촉감이 아직도 사라지지 않았다. 그래도 내일 아침 괜히 기분 상하는 일을 당하지 않기 위해 그는 평소와 달리 부드럽고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반승제는 성혜인을 오래 잡아두지 않았다. 장소가 장소인지라 그녀가 저녁에 또 할 일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두 시간 후 드디어 그녀를 풀어준 반승제는 뭐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짝” 소리와 함께 뺨을 맞고 말문이 턱 막혔다.

반승제는 놀란 표정으로 뺨을 부여잡고 몸을 부르르 떨고 있는 성혜인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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