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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9화 반승제를 포기하도록

윤단미는 당연히 반승제의 방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곧바로 찾아가서 그의 방문에 노크했다. 반대로 조금 전 나갔던 성혜인이 다시 돌아온 줄 안 반승제는 화색이 도는 얼굴로 몸을 일으켰다.

문밖에서 윤단미는 또다시 노크하면서 핸드폰으로 녹음하기 시작했다. 문을 연 반승제는 그녀를 발견하자마자 대놓고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승제야, 큰일 났어! 성혜인 씨가 바다에 빠졌대! 너 가봐야 하는 아니야? 다들 난리 났어!”

문을 열자마자 들려오는 시끄러운 말소리에 반승제는 미간을 찌푸렸다. 성혜인이 크루즈에 있다는 말을 듣고는 더욱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성혜인 씨, 위험할 수도 있대!”

윤단미의 말에 대답하는 것은 문이 닫히면서 난 “쾅” 소리밖에 없었다.

반승제는 윤단미가 개수작을 부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쩌면 이 기회에 자신을 밖으로 끌어내 ‘반씨 가문 며느리’ 행세를 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단호하게 문을 닫아버렸다.

“승제야, 성혜인 씨가 위험하다니까?”

“그냥 물에 빠져 죽으라고 해. 사람 귀찮게 하지 말고.”

문 뒤에서 전해진 반승제의 희미한 목소리를 듣고 윤단미는 사악한 미소를 지으면서 녹음을 중지했다. 이 녹음을 듣게 된다면 성혜인도 분명히 반승제를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방 안에서 반승제는 언짢은 기분으로 인상을 썼다. 기분 전환도 할 겸 샤워하고 나와서 침대에 눕자 어쩐지 성혜인의 향기가 나는 것 같았다.

‘내가 드디어 미친 건가?’

만약 반승제가 옷장을 열어본다면 성혜인의 드레스를 발견하고 의심을 품었을 것이다. 그의 방에 성혜인의 드레스가 있다는 것은 이곳이 성혜인의 방이기도 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주최 측은 부부에게만 같은 방을 배정했다.

하지만 성혜인 때문에 마음이 복잡했던 반승제는 옷장을 열어볼 정도의 여유가 없었다. 그는 마른침을 삼키며 시선을 내리깔더니 더 이상 이곳에 혼자 있고 싶지 않아서 헬리콥터를 불렀다. 남은 이틀 동안의 행사도 참석하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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