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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2화 흔들린 적 없어요

성혜인은 이곳에서 두 시간 동안이나 머물며, S.M에 오겠다는 온수빈의 부탁을 구두로 승낙했다.

그녀는 계속해서 주변의 엑스트라들을 관찰했다. 그러나 아직 눈을 번쩍이게 하는 사람은 찾지 못했다. 그러던 그녀는 온시환을 발견했다.

그 시각 온시환은 진지한 태도로 감독과 어떤 일을 상의하고 있었다. 그는 상의를 끝마치고, 성혜인의 곁으로 갔다.

“페니 씨, 가려고요?”

성혜인은 고개를 끄덕였고 두 사람은 함께 촬영장 밖으로 향했다. 온시환의 차 앞에 다다랐을 때 그가 물었다.

“최근 승제가 페니 씨를 찾아오지 않고 있잖아요? 두 사람 이렇게 오래 알고 지냈는데, 페니 씨는 정말 마음이 하나도 흔들리지 않아요?”

‘마음이 흔들려?’

성혜인도 애초에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한 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정신을 차린 뒤였다.

설령 마음이 흔들린 적이 있었다 해도, 그건 단지 반승제가 준 자극 때문이었을 것이다.

“흔들린 적 없어요. 저는 반 대표님과의 관계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온시환은 차 안을 힐끗 보더니 피식 웃었다.

“한 번도 좋아해 본 적 없어요?”

“온시환 씨, 저는 자학하는 버릇이 없어요.”

그녀는 이렇게 담담하게 대답하더니 핸드폰을 꺼내 들어 시간을 확인했다.

“조금 이따 일이 있어서요, 먼저 이만 가보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온시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자리를 뜬 뒤, 앞에 있던 차 창문이 천천히 내려졌다. 안에는 반승제가 타고 있었다.

조금 전 창문이 아주 미세하게 열려 있어, 성혜인의 말을 반승제는 한 자도 빠짐없이 전부 들었다.

매 한 글자 한 글자가 마치 칼과도 같았다.

그 순간만큼, 반승제는 어떤 날카로운 물건이 자신의 심장 가장 깊숙한 곳에 찔리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오만한 그의 성격 같았으면 바로 차 문을 열어 그녀에게 몇 마디 물었을 것이다.

흔들린 적도 없으면서 왜 매번 자신과 할 때 그렇게 소리 지르고, 다리도 나른 해져서, 흐리멍덩한 눈빛으로 자신을 봤냐고 말이다.

그러나 그는 아무런 표현도 하지 않았다. 마치 그녀에 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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