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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0화 이만 포기하세요

“콜록콜록.”

성혜인은 인상을 쓰면서 기침했다. 얼굴은 마음이 아플 정도로 창백해져 있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윤단미 씨 혹은 차유하 씨일 거예요. 크루즈에서 제가 죽기를 바라는 사람은 이 둘 뿐이니까요.”

신이한은 성혜인에게 마실 물도 주지 않았다. 괜히 그녀의 트라우마를 건드릴까 봐서 말이다.

말을 마친 성혜인은 핸드폰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윤단미가 보낸 짧은 녹음을 발견하고 클릭했다. 소리를 낮추지 않은 탓에 곁에 앉아 있던 신이한도 반승제의 목소리를 똑똑히 들었다. 그는 성혜인보다 더 흥분하면서 노발대발 화를 냈다.

“제기랄! 반승제 그 자식은 인간도 아니에요! 페니 씨, 제발 빨리 이혼하고 이 상황을 끝내요! 페니 씨는 사랑을 받아야 마땅한 좋은 사람이라고요!”

성혜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목이 꽉 메는 것 같아서 애초에 말이 나오지도 않았다.

신이한은 성혜인의 핸드폰을 빼앗아 들더니 음성을 꺼버렸다.

“이것도 그만 들어요. 인간성을 상실한 이 둘은 나란히 지옥이나 가라고 해요.”

선혜인은 머리를 숙여 주삿바늘을 꽂은 손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그리고 오랫동안 궁금했던 문제를 나지막한 목소리로 꺼냈다.

“반 대표님은 도대체 왜 저를 싫어하는 걸까요?”

성혜인은 반승제가 원하지 않는 아내였다. 하지만 그녀는 줄곧 눈치껏 반승제를 피해 다녔고 3개월 뒤에 이혼하기로 약속까지 했다. 시간이 두 개월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반승제가 대체 왜 자신을 죽이려고 하는지 그녀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내가 만약 어젯밤 그대로 죽어버렸다면 대표님은 오히려 좋아했겠지? 이참에 이혼 절차도 빠르게 끝내고?’

“페니 씨, 남자는 원래 그래요. 잃기 전에는 죽어도 소중한 줄을 모르죠. 잘난 척 짓밟다가 지나간 다음에야 예전이 좋았다고 감탄해요. 반승제 대표도 그런 모자란 사람인가 보죠.”

성혜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신이한은 여전히 분이 풀리지 않는 듯 한참 더 투덜거렸다. 그리고 성혜인의 실망한 표정을 본 다음에야 만족스러운 듯 밖으로 나갔다.

성혜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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