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의 모든 챕터: 챕터 581 - 챕터 590

2270 챕터

제581화 절대 봐주지 않을 거야!

차는 곧 묘지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매장하는 시간은 해가 내리기 전, 가장 좋기로는 점심에 모든 걸 끝마쳐야 했다.일꾼들은 이미 성혜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온통 검은 착장을 하고는 품에 유골함을 안고 미리 정해둔 묘지 앞에 왔다.매장을 도와주는 사람이 그녀를 보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했다. 그는 성혜인에게 노란 종이를 태우라 알렸다. 그러고는 이내 불꽃이 붙어 연기가 치솟아 올랐다.다 태운 후, 그녀는 유골함을 가장 중간자리에 놓았다.매장을 도와주는 사람은 또 유골함 위에 은색 천을 덮을 것을 알렸다. 그건 죽은 자를 공경한다는 뜻이며 또한 사후세계에서 부귀영화를 누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성혜인은 시종일관 조용하게 그의 말에 따라 움직였다. 눈물은 일찍이 더이상 흐르지 않았다.그러나 부장품을 하나둘씩 올려놓을 때, 그녀의 눈가에서 참지 못하고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10분 후, 매장을 돕는 사람이 그녀에게 이제 닫아도 되냐고 물었다.성혜인은 숨을 크게 들이쉬더니 우는 것보다 더욱 보기 안타까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닫으세요.”그렇게 매장을 끝냈다.성혜인은 묘비 앞에 자신이 준비한 꽃을 놓아두고 30분 동안이나 무릎을 꿇고 앉은 후에야 매장을 하기 위해 모셔온 업체 사람들을 떠나게 했다.마지막에 이곳에는 그녀 혼자만이 남게 되었다. 아마 앞으로도 영원히 그녀는 혼자일 것이다.그녀는 사실 성휘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저 그의 마지막 소원만을 기억하고 있을 뿐.만약 그와 임지연의 진짜 아이를 찾게 되면 묘비 앞에 와 알려달라는 성휘의 소원을 말이다.성혜인은 너무 오래 꿇어앉은 나머지 무릎이 아파 났다. 몸을 일으키자 두 다리가 모두 저릿저릿해 났다. 물도 마시지 않아 그녀의 입술은 말라 갈라져 있었다.그녀는 혀를 내밀어 입술을 젖힌 다음 계단을 따라 아래로 내려갔다. 길가에 들어서자 그녀는 차 앞에 서 있는 강민지를 발견했다.평소에 화려하게 꾸미며 예쁜 모습을 하던 강민지도 오늘만큼은 온통 검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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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2화 원한의 씨앗

반승제가 전화를 끊은 후, 윤단미는 심호흡을 하고 현장에 있는 윤씨 집안 사람들에게 말했다.“승제가 받아들였어요. 세한그룹에 6000억을 주겠다고 말입니다. 지금 여러분들은 계속 사람을 보내 세한그룹 건물 밖에 있는 사람들과 협상을 맺어야 합니다. 되도록 빨리 사람들을 내쫓아야 해요. 보름 후 BH그룹과 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세한그룹은 회생할 수 있습니다.”현장에서는 갑자기 사람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소리가 들렸고, 모든 사람들은 몸을 일으켜 서둘러 협상을 진행하러 갔다.윤단미는 차갑게 웃으며 성혜인에게 한 통의 메시지를 보냈다.「승제가 세한에 6000억을 투자하기로 약속했습니다. 따라서 세한그룹은 파산하지 않을 거예요. 우리 불쌍한 성혜인 씨는 헛수고만 한 꼴이 됐네요. 차라리 남편한테 손가락 몇 개 좀 움직여 달라 하지 그랬어요.」성혜인이 이 소식을 받았을 때는 이미 포레스트에 도착한 뒤였다.그와 동시에 그녀는 소유주들의 대변인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그 교수라는 사람한테서 말이다.“페니 씨, 세한에서 우리에게 한 사람당 30억씩 배상하고 싶다고 하는데, 우리가 계속 소란을 피워야 하나요?”사실 세한의 평판은 이미 나빠질 대로 나빠져서 이 배상은 소유주들에게 가장 좋은 해결책이었다.그렇지 않으면, 여론이 식은 뒤에는 배상도 없어질 것이었다.성혜인은 교수가 전화를 걸어온 것이 마음이 움직여서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10년 전, 그들은 거의 모든 재산을 털어 집을 샀다. 그것도 좋은 지역의 집을 말이다. 지난 10년 동안 소송을 걸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들은 정말로 세한그룹과 타협하는 날이 오리라 생각지도 못했었다.성혜인의 사심이라면 그들이 계속해주기를 바랐다. 그러나 뇌리에 적어도 선량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임지연의 말이 떠올랐다.그 사람들은 이미 마땅히 받아야 할 보상을 다 받았고 돌아갈 때가 되었다.세한의 일도 일정한 기간 동안 인터넷에서 난리가 났었으니, 그들의 목적은 적어도 달성한 셈이었다.“계속 소란을 피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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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3화 형이 살아있을 수 있다고

윤단미 쪽에서는 그녀가 예상한 대로 주저 없이 윤희선의 아들을 내세웠다.윤희선은 제원대에서 그 일을 저지른 후, 진작부터 윤씨 가문의 오점으로 전락하였다. 심지어 백연서는 전에 반승제를 꾸짖을 때 윤희선의 일을 꺼내 말하기도 했다.윤희선이 해임된 것은 윤씨 가문 사람들에게 그녀의 존재는 더 이상 쓸모 없어졌다는 것을 의미했다.그래서 이번에도 책임질 사람을 망설임 없이 그녀의 아들로 선택한 것이었다.윤희선에게는 아들이 한 명밖에 없었다.그녀는 원래 성혜인에게 복수를 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성혜인 때문에 자신이 제원대에서 어렵게 일궈낸 모든 것들이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러나 그녀가 재기하기도 전에 집사람들은 망설임 없이 그녀의 아들을 불구덩이에 밀어 넣으려 하고 있다.“단미야, 단미야 내가 이렇게 빌게. 제발 내 아들을 보내지 마. 이건 감옥에 가야 하는 일이잖아.”윤단미는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눈빛에는 전혀 온기라고는 보이지 않았다.“고모, 이 일은 저를 탓할 게 아닙니다. 승제가 우리더러 알아서 처리하라고 했어요. 앞으로 윤씨 집안의 회사는 절대 파산당하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이건 모두가 투표로 결정했는데 아드님의 득표수가 가장 많았어요. 고모, 잘 생각해보세요. 윤씨 집안의 회사가 계속 굳건할 겁니다. 아드님이 몇 년 동안 감옥에 있다가 나오면 저희가 의식주 걱정은 하지 않도록 만들겠다고 보장할 수 있습니다. 고모도 밖에서 잘 사실 수 있고요.”다른 사람들도 윤선희가 뭘 잘 모른다며 설득했다.윤선희는 바닥에 주저앉아버렸다. 그녀는 이 사람들의 자신의 집안 가족들이라는 게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예전에 그녀가 제원대의 학과장이었을 때, 사람들은 모두 듣기 좋은 말들만 그녀에게 했다.이제 아무것도 아니게 되니, 윤선희는 가족들이 감추고 싶어 하는 오점으로 변했다.그녀의 눈에는 온통 한이 맺혀 윤단미를 노려보았다.“단미야, 그 아이는 겨우 스물 몇 살이야! 어떻게 연해 지역에 있는 집 건축과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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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4화 그날 성혜인에게 물린 후

“승제야, 지문은 위조할 수 없어. 이 세상에 완전히 같은 지문은 존재하지도 않고, 기계가 내린 답이 바로 이런 답이야. 승우 형은 이곳에 살아있다는 거. 단지 무슨 이유 때문인지 너를 만나지 못하는 거지.”반승제의 호흡은 더욱더 빨라졌다. 그는 서주혁이 흥분을 억누르며 하는 말소리를 들었다.“지금 너 찾으러 갈게, 구체적인 건 우리 만나서 얘기하자.”반승제는 사무실에 가만히 앉아 서주혁을 기다렸다.서주혁은 감식 보고서를 들고 일찍 도착했다.“이제 우리는 이 노트의 3일 동안의 경로를 잘 조사하기만 하면 돼.”반승제는 손을 들어 미간을 눌렀다. 순간 마음이 조금 복잡해지는 것 같기도 했다.“주혁아, 이 일은 당분간 다른 사람들이 알아서는 안 돼.”그는 괜히 허탕 친 줄도 모르고 다른 사람들도 기뻐할까 봐 걱정했다.반승우가 살아있다 해도 6년이나 그들을 만나지 못한 건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가 만나려 하지 않은 거였거나,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거였거나.어쨌든 이 안의 상황은 매우 복잡했다.서주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반승제 더러 윤단미에게 전화를 걸어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어보라 전했다.윤단미는 밤새 잠을 못 자서 정신이 없었다.반승제의 전화를 받은 그녀는 마치 형장에 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뿐이었다.약속한 장소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뜻밖에도 서주혁을 발견했다.그녀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하얗게 질린 얼굴로 자리에 앉았다.반승제는 얼굴에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고 그저 담담하게 물을 뿐이었다.“이 노트가 계속 너한테 있었다고?”윤단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테이블 아래에 놓인 손은 자신의 살을 떼어낼 것처럼 꽉 쥔 채로 말이다.“윤씨 저택에?”“응, 어제 내가 보디가드 시켜서 특별히 갖고 오라고 한거야.”“어느 보디가드인데?”그러자 윤단미는 자신의 보디가드를 불러 데려왔다.반승제는 보디가드를 보며 물었다.“이 노트 갖고 올 때, 길에서 누구랑 마주친 적 있나요?”보디가드는 고개를 저었다.반승제는 손을 들어 눈썹을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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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5화 반승제의 등장

그는 조금도 지체할 수 없이 반승제에게 이곳의 주소를 보냈다.그 시각, 성혜인은 이미 룸 앞에 도착해 문을 두드렸다. 문을 열자 안에는 중년 남자들이 줄지어 앉아 있었고 모든 남자의 곁에는 술 시중을 드는 여자들이 있었다.남자는 중년이 되어 일단 주색에 빠지기만 하면 매우 느끼해져서 보기 좋지 않아진다.성혜인은 얼굴을 찡그렸다. 그러고는 맨 가운데에 앉아 있는 한도하를 발견했다.그 사람이 바로 오늘 밤 그녀가 찾으려는 사람이었다.한도하의 지난 드라마는 인터넷에서 유명세를 탔다. 그래서 현재 그에게 투자하려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원래 그는 성혜인을 거절하려 했으나 예쁜 그녀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눈빛을 반짝였다. 지금 품에 안겨있는 여자는 그녀와 비할 바 없이 추해 보였다.“한 감독님.”성혜인이 부르자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당신이 페니 씨군요. 어서 앉으세요, 통화에서 페니 씨 목소리를 들었을 때 틀림없이 미녀일 거라고 생각했어요!”그러자 다른 사람들의 시선도 모두 그녀에게 쏠리기 시작했다.모든 업계에는 작은 무리가 있었다. 현재 이곳 룸 안에 있는 사람들은 한도하의 친구이자 감독들이었다.공기 중의 값싼 술 냄새와 향수 냄새를 맡은 성혜인은 속이 조금 불편했다.그러나 순간 어렸을 적 일이 떠오르며, 이 장면이 예전 성휘를 따라다니며 만났던 모습과 똑같다는 걸 발견했다.그래서 그녀의 적응력은 매우 뛰어났다. 약한 모습을 보이면 상대방이 체면을 봐주리란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한도하는 곁에 있던 여자들을 밀치고 기다리다 못해 성혜인에게 손을 흔들었다.성혜인은 한 무리 남자들의 발끝을 넘어 자리에 앉았다.그녀는 평온한 얼굴로 빙긋 웃으며 한도하를 바라보았다.“한 감독님, 제 취지는 이미 알고 계시죠? 저는 감독님의 다음 영화에 투자하고 싶습니다.”“페니 씨, 일단 술부터 마시고 천천히 본론으로 들어갑시다.”다른 감독들도 옆에서 맞장구를 쳤다.“맞아요, 술도 안 마시면 얘기를 이어나갈 수 없어요.”성혜인은 이미 오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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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6화 혼자만의 짝사랑

성혜인은 넋이 나간 표정으로 제자리에 멈춰 섰다. 다행히 임경헌이 나타나 중간에서 꽃병을 가로막아 준 덕분에 최악의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다.“형, 이러다가 사람이 죽겠어요! 페니 씨도 보고만 있지 말고 와서 말려 봐요!”임경헌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로 꽃병을 내려놓았다. 그러자 성혜인은 이제야 정신이 들었는지 황급히 한도하의 앞으로 가서 호흡이 있는지 확인했다.한도하는 가까스로 호흡하고 있었다. 앞으로 촬영은커녕 사람 구실하기도 어려워 보였다. 성혜인의 노력 또한 헛되어 버리고 말이다.성혜인은 짧게 심호흡하고 119에 전화를 걸었다. 반승제는 곁에서 어두운 눈빛으로 그녀의 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 전화를 끊고 반승제와 눈이 마주친 그녀가 무엇이라 말하려고 입을 연 순간 반승제는 그녀의 손목을 확 잡아채며 밖으로 끌어당겼다.혼자 남아 뒷정리를 하게 생긴 임경헌은 연신 한숨만 내쉬었다. 그리고 아는 사람들에게 전화를 돌려 5분 안에 현장을 정리하도록 했다.반승제를 따라 밖으로 나간 성혜인은 단호하게 그의 손을 뿌리쳤다. 그는 잔뜩 화난 얼굴로 성혜인을 길가의 나무로 내밀면서 말했다.“넌 진짜 남자면 다 되는 거야? 어떻게 된 여자가 수치심도 없어!”성혜인은 그래도 반승제의 고마운 마음을 품고 있었다. 그가 계획을 망친 건 사실이지만 도움을 준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말을 들은 순간 얄팍한 고마움은 흔적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대표님께서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저도 할 말이 없네요.”반승제는 순간 호흡을 멈추더니 안색이 더욱 어두워졌다. 그리고 성혜인을 끌고 차 안에 들어갔다.“저런 남자를 찾아갈 바에는 나를 찾아오지 그랬어. 내가 돈이 없어, 권력이 없어?”반승제는 성혜인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성혜인은 가슴이 쿵 내려앉는 것 같았다. 자존감은 반승제에 의해 짓밟히고 또 짓밟혔다. 성혜인으로서든, 페니로서든 반승제의 앞에서는 한치의 자존감도 남길 수 없었다.“질려서요. 대표님한테는 이제 관심 없어요.”성혜인은 시선을 떨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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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7화 너만 한 여자 없어

성혜인은 머리를 숙여 핸드폰을 확인했다. 시간이 늦은 것을 보고 그녀는 덤덤하게 대답 아닌 대답을 했다.“대표님, 저는 이만 쉬러 돌아갈게요.”반승제는 닫힌 방문 밖으로 사라진 성혜인의 뒷모습을 묵묵히 바라보기만 했다.호텔 로비로 내려간 성혜인은 서러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녀는 어떻게든 눈물을 참아 보려고 머리를 들었다. 별로 소용이 없기는 했지만 말이다.이때 장하리가 건 전화가 핸드폰을 울렸다. 그녀는 하루에 적어도 세 번씩 성혜인에게 전화를 걸어 회사 상황을 알렸다. 그리고 이번은 법무팀의 일로 전화를 건 것이었다.“사장님, 윤씨 가문의 희생양이 누군지 알아냈어요. 희생양은 윤희선의 아들인데 이미 구속되었다고 해요. 이번 사건은 화제성이 높은 데다가 윗분들의 시선을 끌었거든요. 더구나 증거가 명확해서 바로 구속될 수 있었대요. 윤희선은 지금도 아들을 살려보겠다고 동네방네 사람을 찾아다니고 있어요. 근데 지금 같아서는 최소 10년 형을 선고받을 거예요.”너무나도 잘 아는 사람의 이름에 성혜인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 그리고 정신을 차리기 위해 얼굴을 탁탁 치면서 아무런 낌새도 눈치채지 못한 장하리와 통화를 계속했다.반승제는 걱정되는 마음에 성혜인을 쫓아 나왔다. 늦은 시간에 그녀 혼자 보내는 것이 내키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은 자태로 호텔 대문에서 누군가와 화기애애하게 통화하고 있었다.한순간에 치밀어 오른 분노는 반승제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었다. 하지만 성혜인은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장하리에게 말했다.“법무팀한테 계속 노력해 달라고 전해. 진짜 10년 형을 받을 수 있다면 윤희선은 아주 윤단미라면 치를 떨게 될 거야. 때가 되면 아주 흥미진진한 일들이 일어나게 되겠지.”성혜인이 이 말을 하고 있을 때 반승제는 마침 그녀의 말이 똑똑히 들리는 가까운 거리에 서 있었다.성혜인과 윤희선 사이의 원한이라면 반승제는 제원대학교에 있을 때부터 알고 있었다. 이제는 윤단미까지 더해졌으니 그녀가 윤씨 가문을 증오하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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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8화 부드러운 키스에 넘어갈 것 같다

성혜인은 몸을 흠칫 떨었다. 더 이상 어떻게 말을 이어야 할지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그녀는 시선을 내린 채 이혼까지 남은 시간을 계산해 보더니 억지로 입을 열었다.“며칠 생각할 시간을 주세요.”반승제는 성혜인의 태도가 훨씬 부드러워진 것을 보고 그나마 분이 풀리는 것 같았다. 덕분에 성혜인도 부드러운 방법을 쓰는 것이 훨씬 현명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피라미드의 꼭대기에서 태어난 그는 남에게 굴복하기에는 너무 잘났기 때문이다.“좋아, 그럼 날 차단한 것부터 풀어줘.”성혜인은 반승제가 보는 앞에서 차단을 풀었다. 그러자 반승제는 또 그녀를 벽에 밀치고 기나긴 키스를 시작했다.그녀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반승제가 왜 이토록 키스를 좋아하는지를 말이다. 이번에도 반승제는 그녀가 숨넘어갈 직전이 되어야 천천히 풀어줬다.“빨리 결정해.”성혜인은 급한 대로 선택을 뒤로 미뤘을 뿐이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는 전혀 몰랐다.반승제와 관계를 이어가는 것은 무조건 피해야 했다. 그와 계속 만나다가는 조만간 그 부드러운 키스에 넘어갈 것 같았기 때문이다.반승제에게 한 번 넘어가면 피하기 어렵다는 것을 성혜인은 똑똑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일을 해결하면서는 그의 기분을 무조건 생각해야 했다. 적어도 윤씨 가문의 일에 개입하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또 이틀이 지나고 성혜인이 반승제와 이혼하기까지는 다섯 날이 남았다.윤희선의 아들이 감옥에 가는 것은 이미 정해진 사실이었다. 세간에 악명이 자자해진 세한그룹은 반승제의 6000억 원 투자금만 기다리고 있었지만 계약일은 열흘 후라고 했다.인터넷에는 한도하가 술 먹고 싸움질하다가 불구가 되었다는 기사가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다만 싸움질의 상대가 반승제가 아닌 동네 조폭으로 나왔다.아침 식사가 끝난 다음 임경헌은 성혜인에게 전화를 걸었다.“페니 씨, 한도하 씨의 일은 제가 깔끔하게 해결했어요. 다른 사람한테는 말하지 마요.”임경헌은 이토록 진지한 일도 장난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성혜인이 짧게 대답한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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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9화 함정인 줄 알면서도

룸 앞에 도착한 반승제는 의아한 기분이 들었다. 성혜인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건 또 처음이기 때문이다.문이 열리고 테이블에 놓인 수많은 술병이 반승제의 시선에 들어왔다. 그것도 전부 한 방에 훅 가는 도수 높은 술들이었다.눈치 백단인 반승제는 금방 성혜인의 꼼수를 알아차렸다. 하지만 별말 없이 룸 안으로 들어가 그녀가 술을 따르는 모습을 바라보기만 했다.“마셔요, 대표님.”반승제는 술잔을 매만지면서 성혜인을 바라봤다. 그녀의 표정은 아주 평온했다. 하지만 눈빛이 예사롭지 않은 것이 분명 꿍꿍이가 있는 것 같았다.반승제는 알아차렸다. 이것은 함정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래도 그는 기꺼이 속아 넘어가기로 했다.성혜인은 술잔을 잡은 채 움직이지 않는 반승제의 손에 자기 손을 겹쳤다.“왜요? 혹시 오늘은 술 별로예요?”이 순간 반승제는 미인계란 무엇인지 뼈저리게 느꼈다. 그는 술잔에 담긴 술을 단번에 원샷 했고 성혜인은 또다시 술을 따르기 시작했다.“역시 시원하시네요.”반승제는 지금의 상황이 웃기기만 했다. 만약 성혜인이 그를 술 취하게 하는 것으로 보복하려는 것이라면 너무나도 유치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성혜인만 즐겁다면 그는 기꺼이 취해줄 수 있었다.반승제는 시선을 떨군 채 성혜인이 술을 따르는 모습을 바라봤다. 그녀는 이번에 가장 독한 술을 한 잔 가득 채웠다.“대표님, 만나게 되어서 정말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한 잔 마실까요?”성혜인이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는 것을 보고 반승제는 눈썹을 튕기며 피식 웃었다.“그래?”“네.”반승제는 또다시 술잔을 들어 올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바로 마시지 않고 성혜인과 팔짱을 꼈다. 러브샷을 하려는 것이었다.가까이 다가온 반승제에 성혜인은 몸을 흠칫 떨었다. 반승제는 술잔을 단번에 비웠는데도 그녀는 움직이지 않았다.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너무 가까운 나머지 머리카락이 다 스치고 있었기 때문이다.사실 성혜인은 알고 있었다. 반승제가 진작 자신의 유치한 수단을 보아냈다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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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0화 승제야, 나랑 하자

문이 열리는 것을 보고 반승제는 한시름 놓았다. 하지만 그가 당장이라도 몸을 일으켜 성혜인을 안으려고 했을 때 예상 밖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승제야...”윤단미는 룸 안에 한가득 퍼진 술 냄새와 반승제의 모습을 보고 금방 무슨 상황인지 이해했다. 눈빛에는 기쁨이 번져갔고 속으로는 신이 주신 기회라고 생각했다.그녀는 빠르게 외투를 벗어 조각 같은 몸매를 드러냈다.“승제야, 너 괜찮아? 내가 부축해 줄게.”윤단미가 가까이 오자 성혜인과 완전히 다른 향수 냄새가 코를 찔렀다.반승제가 아무 말도 없자 윤단미는 당연히 묵인으로 여겼다. 그리고 바로 무릎을 꿇으며 그의 바지 벨트를 풀려고 했다.반승제는 몸을 뒤로 쓱 빼더니 덤덤한 말투로 물었다.“어떻게 왔어?”윤단미는 반승제의 질문이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 듯 다시 그를 향해 다가갔다. 하지만 그에 의해 매정하게 내쳐지고 말았다.“대답해, 어떻게 왔냐니까?!”반승제는 언성을 높이면서 술병을 던졌다. 귀를 찌르는 쨍그랑 소리와 함께 술은 바닥으로 쏟아지고 말았다.윤단미는 놀란 듯 창백한 안색으로 털썩 주저앉았다. 그녀는 반승제의 뜻을 거스를 자신이 없었다. 왜냐하면 반승제가 정신을 차린 순간 윤씨 가문이 산산이 조각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토록 좋은 기회를 그냥 날려 보내는 것도 싫었다.“승제야, 나랑 하자. 나 페니 씨보다 잘할 자신 있어. 난 진심으로 널 좋아한다고.”반승제의 표정은 아주 차가웠다. 공기 속에 서리가 낄 정도로 말이다.“계속 말 돌리는 걸 보면 6000억 원이 필요 없어졌나 봐?”반승제의 말투는 아주 가벼웠다. 마치 세한그룹의 파산이 장난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다.윤단미는 이를 꽉 악물며 제자리에 얼어붙었다.“모, 모르는 사람의 문자를 받았어. 네가 여기에 있다는 문자... 난 그냥 속는 셈으로 한 번 와본 거야. 나한테 화내지 마...”반승제는 모든 것이 이해된 듯 먼 곳을 바라봤다. 약 기운과 분노가 가슴에서 들끓어 올랐지만 정신만큼은 또렷했다.‘어쩐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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