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64화 10번이 끝나기 전과 후

반승제는 자신이 한 말이 얼마나 큰 풍파를 일으킬지도 모른 채 이승주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이승주 씨, 만약 페니를 바다에 던질 생각이 아니라면 제가 이만 데려가도 될까요?”

이승주는 누군가에게 뺨이라도 맞은 것 같았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의 뒤에 서 있던 친구들도 어느새 멀찍이 물러나 있었다.

이승주와 친구들은 반승제와 나이가 비슷했다. 하지만 일찍이 집안에서 그를 건드리면 안 된다고 교육받았는지라 어른을 대하듯이 했다.

반씨 가문의 첫 후계자 반승우는 부드러운 성격의 소유자였다. 하지만 반승제는 다르다. 그는 천성이 냉정했고 만약 진짜 화를 낸다면 누가 말려도 소용없을 것이다.

이승주의 눈은 실핏줄이 터져 빨갛게 되었다. 그래도 그는 억지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그럼요. 저는 페니 씨랑 장난을 쳤을 뿐이에요.”

‘장난’이라는 말에 성혜인은 피식 웃었다. 이승주가 이 정도로 비굴할 줄은 또 몰랐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녀는 바로 떠나지 않고 차유하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림 일을 해결하기 위해서 말이다.

성혜인의 시선에 차유하는 몸을 흠칫 떨었다. 얼굴에는 숨김없는 분노와 불만이 드러나 있었다. 하지만 이승주도 찍소리 못하는 상황에서 그녀가 언성을 높일 수는 없었다.

“차유하 씨, 그 드레스 어느 브랜드인지 아직 알려주지 않았는데요.”

“AN이에요.”

익숙한 브랜드의 이름에 성혜인은 눈썹을 튕겼다. 이는 최근 국내에서 아주 유명한 브랜드였다. 레트로 열풍의 선두 주자로 수많은 드레스가 톱스타의 사랑을 받았다. 그렇게 유명한 브랜드가 남의 그림을 도용할 줄은 몰랐지만 말이다.

“알겠어요.”

말을 마친 성혜인은 반승제를 바라봤다. 반승제도 마침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시선이 마주친 다음에는 그녀의 손을 꽉 잡더니 성큼성큼 어딘가로 끌고 갔다.

수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손을 뿌리칠 수는 없었기 때문에 성혜인은 보는 눈이 없는 곳에 갈 때까지 참고 있다가 확 뿌리쳤다. 코너에서 손이 뿌리쳐지는 “짝” 소리와 함께 반승제는 우뚝 멈춰 섰다.

“도와줘서 고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