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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3화 누구한테 전화하려고

성혜인은 반승제의 도움을 받을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래서 핸드폰을 꺼내 신이한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는데, 반승제가 갑자기 그녀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의아한 표정으로 양쪽으로 비켜서서 길을 내줬다. 반승제가 왜 갑자기 다가오는지 이해가 안 가는 얼굴이었다. 그는 제원에서도 행사에 참석하지 않기로 유명했기 때문에 여자들끼리의 신경전에 끼어들 일도 없었다.

이때 사람들의 시선이 하나둘씩 윤단미를 향했다. 반승제가 당연히 그녀를 찾으러 왔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주먹을 꽉 잡은 채로 숨죽이고 있었다. 전처럼 괜히 나서서 창피를 당하지 않도록 말이다.

반승제는 성혜인의 곁으로 가서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봤다. 성혜인은 순간 옷을 입지 않은 듯한 수치심이 들어서 미간을 찌푸렸다.

“누구한테 전화하려고?”

성혜인이 전화를 걸려는 사람이 자신이 아니라는 것쯤은 반승제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성혜인의 묵묵부답에도 화를 내지 않고 이승주에게 시선을 돌렸다.

이승주는 반승제와 눈이 마주친 순간 몸이 완전히 굳어버렸다. 혹시 두 사람이 아직도 연락하면서 지내는 건 아닌지 걱정되기도 했다.

그는 당연히 반승제를 건드릴 수 없었다. 시간이 1분만 더 있었더라면 성혜인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해도 반승제를 앞두고는 손을 놓아야 했다. 그래서 그는 불안에 떠는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대표님...”

반승제는 이승주를 힐끗 보더니 또 차유하에게 시선을 돌렸다.

차유하는 반승제의 기에 눌려 말을 한마디도 못 했다. 주변의 분위기도 말하면 안 되는 분위기였다. 그녀는 반승제가 누군지 몰랐다. 하지만 반승제가 나타난 순간 주변이 정적에 휩싸인 걸 보면 유명한 사람인 것이 뻔했다.

“페니는 제 파트너이니, 바다에 던지려거든 저도 함께 던져야 하는 거 아닌가요?”

이승주는 안색이 창백해져서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아니에요, 반 대표님... 죄송합니다...”

곁에서 숨죽이고 있던 차유하는 ‘반 대표님’이라는 말에 정신을 번쩍 차렸다. 윤단미가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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