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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6화 너랑 무슨 상관인데

가장 위층에 있는 방에 도착한 성혜인은 카드키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문이 닫힌 순간 긴장이 풀린 듯 스르르 주저앉았다. 몸 곳곳에 와인 자국이 있는 건 둘째 치고 힘까지 풀려버려서 처참하기 그지없는 모습이었다.

성혜인은 짜증 난다는 듯이 마른세수했다. 그리고 이제야 얼굴부터 목까지 빨갛게 달아오른 자신을 발견했다.

극치에 달한 두근거림은 아직도 가시지 않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 정도의 자극을 겪어본 그녀는 신세계로 통하는 문을 연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것도 둘만 있을 때면 몰라도 다른 사람도 있을 때 말이다.

‘나쁜 자식...’

금욕적인 외모로 가장 수치스러운 짓을 하는 반승제가 성혜인은 다시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됐다.

그렇게 한 반 시간 정도 진정하고 나서야 성혜인은 겨우 몸을 일으켜 샤워하고 침대에 누웠다. 영화계 진출을 위해 인맥을 쌓는 것도 피곤 앞에서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성혜인은 잠시 후 다시 밖으로 나가 구경할 생각이었다. 지금은 아직 7시밖에 되지 않았으니 9시쯤이 되면 더욱 북적거릴 것이다.

같은 시각, 반승제는 아래층으로 내려가 온시환을 찾았다. 온시환은 여배우가 아닌 진세운과 함께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진세운은 제원을 떠난 지 한참 되어서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두 사람 주변에도 다른 사람이 없었다. 반대로 서주혁은 일 얘기를 하느라 눈 코 뜰 새 없어 보였다.

반승제가 곁에 앉는 것을 보고 온시환은 코를 킁킁대면서 물었다.

“어디서 수상한 냄새가 나는데?”

반승제가 떠날 때만 해도 술 냄새가 이렇게 심하지 않았기에 온시환은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진세운도 그를 바라보면서 물었다.

“페니라는 여자를 만나러 갔어?”

반승제는 두 사람의 질문을 묵인하고 소파에 기댔다. 얼굴에는 감출 수 없는 만족스러움이 있었다.

온시환은 턱을 쓱 만지더니 입꼬리를 올리면서 말했다.

“그나저나 페니 씨 오늘 진짜 연예인보다도 예쁘지 않아?”

반승제는 갑자기 미간을 찌푸리더니 경계적으로 되물었다.

“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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