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의 모든 챕터: 챕터 551 - 챕터 560

2266 챕터

제551화 저에게 완전히 복종하셔야 합니다

반승제가 전화를 끊고 나서 얼마 안 지나 장하리가 들어왔다.“사장님, 임원들 모두 기다리고 있습니다. SY그룹이 갑자기 방향을 트는 것에 대해 다들 잠시 머뭇거리고 있는 단계인 것 같습니다.”그러나 거의 모든 지분이 성혜인의 손에 있어서, 그녀가 말하는 대로 하는 수밖에 없었다.회사에는 손에 지분을 가진 사람이 또 한 명 있었는데 그건 인사 총괄책임자, 안휘준이었다. 올해 막 서른 살이 된 그는 여태껏 회사에서 존재감이 없이 지내왔는데, 총책임자가 되어서도 전혀 누군가에게 밉보이지 않겠다는 원칙을 지킬 뿐이었다.유일하게 다른 사람들에 비해 뛰어난 점이 있다면, 이 사람은 나쁜 마음을 품을 수도 없는 구닥다리와 같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게 전부다.성혜인이 회의실에 들어서자 새 얼굴들의 임원들은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나며 그녀를 맞이했다. 그녀가 자리에 앉고 나서야 임원들도 천천히 자리에 앉았다.성혜인은 냉정한 표정으로 그들에게 물었다.“방안은 다들 보셨어요?”장내에 있는 사람들은 서로 번갈아 가며 눈치를 보기 바빴다.그때, 누군가가 용기 내 말을 꺼냈다.“사장님, 저희 모두 방안을 봤습니다. 하지만 SY그룹이 갑자기 영화 사업에 뛰어든다니요, 너무 모험인 거 아닙니까? 저희는 페인트 사업만 해와서 영화 사업 쪽에 대해서는 하나도 아는 게 없는데요.”“여러분, 제가 만약 이번에 BK사, HS그룹과의 협력 건을 따내지 않았다면, 내화가 얼마나 더 버텼을 것 같습니까?”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순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당시 내화는 이미 윤단미에게 인수되었고, 그 여자는 심지어 건물에 와서 위세를 떨치기도 했다.그 후 내화는 일련의 혼란을 겪었고, 최근 이틀이 되어서야 임원진의 명단이 완전히 구체화 되었다.성혜인은 그들을 대신해 대답했다.“한 달도 못 버텼을 겁니다. 현재 지분은 전부 제 손안에 있으니 저는 이 회사에 대해 100%의 발언권을 갖고 있어요. 아래, 저는 장하리 씨를 통해 일련의 임무를 하달할 예정입니다. 매 사람은 심사를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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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2화 정말 빌어먹을 년이구나

성혜인이 사무실로 돌아올 때 밖에서는 의자를 나르는 소리와 사람들이 얘기를 나누는 소리가 들려왔다.이전 성휘가 내화에 있을 때는 줄곧 맹목적으로 생산라인을 확장시켰는데, 이렇게 되면 한 생산라인에 낭비되는 자원이 아주 많았다.회사를 발전시키려면 생산라인만 확장해서 되는 게 아니다.성휘와 다른 임원진들을 모두 틀에 박힌 사고를 하고 있어 누구도 감히 다른 사업에 투자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지금 성혜인이 바로 그 틀을 깬 장본인이다.성공할지 실패할지는 그녀도 정말 감히 보장할 수 없었다.내내 성혜인의 곁에 서 있는 장하리의 눈빛에는 약간의 흥분이 섞여 있었다.“사장님, 저도 항상 사장님을 따르겠습니다.”성혜인은 특이한 기질을 갖고 있었다. 특히 전부 남자인 임원진들 앞에서 말을 꺼낼 때는 종래로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성가신 말투로 얘기하도 않았다.차가운 편에 속했던 그녀의 목소리를 일단 입을 열기만 하면 사람을 조용하게 만들 수 있었다.성혜인은 피식 웃으며 손을 들어 눈썹을 어루만졌다.“저도 제가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냥 지금 이대로는 안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 뿐이죠. 지금 단편영화가 유행을 타고 있고 앞으로 몇 년 동안 계속 상승할 기세예요. 그러니 이 유행 바람을 잡는다면, 저희는 더 큰 걸 이룰 수 있을지도 몰라요.”“아이디어가 아주 좋은 것 같습니다. 얼핏 보면 미친 짓이나 다름없겠지만, 최근 몇 년 동안 SY그룹은 줄곧 반죽음 상태에 처해있었어요. 간신히 먹고 살 수 있는 정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전 사장님께서 생산라인에 대한 통제를 엄격히 하셨기 때문에, 어쨌든 어느 정도 평판이 쌓이기도 했죠. 그러나 지금은 새로운 회사들이 빠르게 시장을 점령하고 있고 저희는 이미 2년이나 뒤처졌습니다. 다시 따라잡으려면 시간과 노력만 소비할 뿐이에요. 그러니 다른 출구를 찾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성혜인은 손에 있는 자료를 뚫어져라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때, 그녀는 들어온 청소부 아주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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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3화 페니 씨를 위해서, 이렇게까지 못되게 굴어?

성훈은 이미 사람을 시켜 직원이 야근 때문에 과로사했다는 뉴스를 퍼뜨렸다. 지금 어느 정도 여론이 생겨났지만, 아직 성혜인의 얼굴을 내비치게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그러나 성훈이 계속 난리를 피워 여론을 크게 만든다면, 언제가 그녀의 얼굴이 인터넷에 떠돌게 될 것이다.경찰과 성훈 쪽 사람들이 모두 떠난 후, 성혜인은 그날 밤부터 장하리와 같이 성훈을 미행했다.성훈은 퇴근한 후 곧바로 집에 돌아가지 않고 다른 한 임대 주택으로 향했다.집 문이 열리자, 그는 부랴부랴 누군가를 안으러 들어갔다.“자기, 보고 싶어 죽는 줄 알았어.”주택은 바로 1층에 있었는데 창문도 닫지 않았다. 심지어 이곳에는 작은 정원도 달려 있었는데, 한설아가 성훈의 집에서 받는 대우에 비하면, 이 여자는 그야말로 성훈에게 떠받들어지는 삶을 살고 있었다.성훈의 나이는 적지 않았다. 올해 마흔 몇 세인 그는 지금 한 여자를 안고 창가 옆에서 관계를 맺고 있다.더는 눈 뜨고 볼 수 없었던 성혜인은 장하리에게 사진을 찍어달라 부탁했다.장하리도 역겹긴 마찬가지였다. 특히 지난 몇 년 동안 성훈이 한설아에게 일전 한 푼 주지 않은 일이 떠오르면, 마음속 깊은 곳에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이런 남자는 지옥에나 떨어져야 해요!”그녀가 욕을 하는 것을 보자 성혜인은 피식하며 코웃음을 쳤다.“이런 남자는 아주 많아요. 여자는 아이를 낳으면, 아이 때문에라도 쉽게 이혼할 생각을 하지 못해요. 가정폭력을 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아이에게는 완전한 가정을 꾸려주고 싶어 하니까요.”“사장님, 저는 정말 그 사람들이 이해가 되지 않아요. 만약 제가 그 사람들 아이였다면, 절대 바람에, 가정폭력이 허다한 집에서 태어나는 걸 원치 않았을 겁니다.”성혜인은 집안을 바라보았다. 그 집은 도로와도 무척 가깝게 있고, 땅도 좋아 아마도 꽤 많은 돈을 썼을 것으로 추정됐다.아직 결혼도 하지 않은 어린 장하리는 줄곧 분통을 터뜨리고 있었다.“저라면 제 엄마도 원망하겠어요. 왜 반항하지 못하고 도망치지 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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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4화 페니가 네 약점이 될 수도 있다고

반승제는 옆에 있는 따뜻한 물을 갖고 와 한 모금 마셨다.“큰아버지는 그 아들만큼이나 생각이 없어서 화를 주체하지 못해. 그러니 반재인도 그렇게 멍청하게밖에 자라지 못했겠지. 그나저나 우리 둘째 큰아버지 집에서는 여전히 수수방관인 태도를 일관하고 있는데, 도대체 어떤 나쁜 일을 꾸미려고 참는지 몰라.”서주혁은 그를 힐끗 째려보며 차마 참지 못하고 잔소리를 해댔다.“예전과 같은 조건이었다면 너는 아무런 손해를 볼 일이 없었겠지. 근데 이번에 이렇게 심하게 다친 건, 다름 아닌 네가 그 사람을 너무 신경 썼기 때문이야. 페니가 네 약점이 될 수 있다고. 어쩌면 얼마 지나지 않아 페니가 네 약점이라는 걸 네 적들도 알게 될 거야. 승제야, 어렸을 적 부대에 있을 때, 교관이 우리한테 했던 말 기억나? 절대 자기 약점을 드러내서는 안된다는 거 말이야. 너 좀... 그 여자를 너무 의식하는 것 같아.”그날 성혜인을 유심히 관찰한 서주혁은 모종의 예감이 들었다. 바로 그녀를 이곳에 남아있게 해서는 안 된다는 예감 말이다.그들과 같은 집안의 사람들은 사랑을 중요시하게 여기지 않았다.하지만 만약 그녀를 죽인다면, 반승제가 현재 페니에게 한창 눈이 팔린 상태였었기 때문에 두 사람 사이의 형제애도 깨질 게 분명했다.서주혁은 이 무리에서도 가장 못되기로 이름난 사람이다. 이전 반승제도 그와 같이 못됐었는데, 두 사람은 늑대와도 같았다. 반승제는 마구 뛰어드는 늑대라면, 서주혁은 나서기를 좋아하지 않는 생각이 치밀한 늑대였다.서주혁은 계속해서 말을 보탰다.“내가 이미 페니 씨를 떠봤어. 이혼할 생각이 없어 보이더라. 아이를 가지려고 임신 준비까지 한다더라고.”사실 서주혁은 그녀를 떠본 적이 전혀 없었다. 그는 단지 그녀에 대해 반승제가 단념할 수 있도록 일부러 말한 것이었다.솔직히 말해, 서주혁은 그녀가 이 무리에 들어와 어울릴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과연, 반승제는 그의 말을 듣더니 미간을 확 찌푸렸다.“임신 준비를 한다고?”“그래, 재벌 가문에서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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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5화 10번 모두 끝났어요

성혜인은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어느새 새벽 1시가 되어가고 있었다.“대표님, 많이 늦었으니 먼저 쉬세요.”성혜인의 핸드폰을 본 반승제는 개인번호조차 주기 꺼리던 그녀의 모습이 떠올랐다.그리고 시선은 이내 그녀의 배로 향했다. 임신을 준비하고 있다던 서주혁의 말이 떠올라 한순간에 질투심이 심장을 가득 채웠다.“너 혹시 유산 당해본 건 아니지?”그의 한마디에 병실 안의 공기는 갑자기 차가워졌다.성혜인은 화가 나서 얼떨떨해졌고, 어떻게 대답해야 좋을지도 떠오르지 않았다.반승제는 그녀가 반박하지 않자, 성혜인이 정말 자기 남편의 아이를 밴 적이 있다고 여겼다.이불 아래에서 버티고 있던 그의 손끝이 파르르 떨렸다. 그러더니 그는 더이상 가리지 않고 막말을 내뱉었다.“정말 임신했었나 보네. 하긴, 그런 생김새는 너나 좋아하겠지.”몸이 굳어버린 성혜인은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차가운 기운이 퍼지는 것 같았다.그녀는 몸을 돌려 반 마디 인사도 건네지 않은 채 자리를 뜨려고 했다.그러자 반승제가 성큼성큼 다가오면서 단번에 그녀의 손목을 낚아챘다.“말 몇 마디 했다고 이렇게 안 좋아할 일이야? 그렇게 신경 쓰이면 애초에 임신하지 말았어야지.”“신경 끄시죠.”그녀의 입에서 나온 다섯 글자에, 반승제는 눈을 가늘게 뜨며 되물었다.“뭐라고?”성혜인은 크게 심호흡을 한 뒤 고개를 들어 굳은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신경 끄시라고요. 제가 유산을 했든 말든, 그건 당신이랑 상관없는 일이라고요.”반승제는 화가 치밀어 올라 온몸이 뜨거워졌다. 이윽고 그는 성혜인을 확 끌어당겨 품에 꽉 묶어두며 말했다.“나랑 상관이 없다고? 그동안 내가 너랑 지낸 횟수가 네 남편보다 많아. 넌 나를 뭐로 생각하는 거야?”성혜인은 그의 손을 홱 뿌리쳤다.“남편 외의 상대, 불륜남이요. 신분 똑바로 지키세요. 마지막 한 번은 대표님이 하고 싶으면 마음대로 하세요.”말을 끝마치자, 성혜인은 문을 열어 그대로 밖으로 걸어 나갔다.‘젠장!’반승제는 한 번도 누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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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6화 꺼져

성혜인은 다리에 힘이 풀려 제대로 걷지 못했다. 그래도 문을 열기 전 꿋꿋하게 다시 말했다.“앞으로 이런 일에 다시는 부르지 말아 주세요.”“꺼져, 알았으니까...”반승제는 성혜인을 등지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녀는 드디어 고생이 끝났다고 생각하면서 시름을 놓았다.병실 문을 열자 성혜인은 마침 안으로 들어오려던 간호사와 마주쳤다. 간호사가 눈을 크게 뜬 걸 보니 자신의 모양새가 여간 처참한 것이 아닌 것 같았다. 하긴 반승제가 오늘따라 더 열정적이라 몸에 수도 없는 흔적이 남았으니 그럴 만도 했다.간호사는 성혜인 앞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속으로 욕하고 지나갈 뿐이었다. 반승제가 입원했는데도 끈질기게 찾아오는 여자가 참 뻔뻔해 보였으니 말이다.“대표님, 상처 소독할 시간이에요.”반승제는 여전히 몸을 돌리고 있는 채로 눈을 꾹 감았다. 가슴 속에서는 분노가 들끓고 있었다.간호사는 조심스러운 손길로 붕대를 풀고 험악한 상처를 드러냈다. 그리고 다시 약을 바르고 새로운 붕대로 갈았다.이 과정에서 반승제는 옷을 입고 있지 않았다. 붕대를 갈고 난 간호사는 그의 어깨에 난 손톱자국을 보고 얼굴이 발그레하게 달아올랐다. 그리고 저도 모르게 손톱자국을 매만지다가 뒤에서 그를 끌어안으려고 했다.신경이 예민한 반승제는 간호사의 손길이 닿기도 전에 먼저 알아차리고 그녀를 확 밀쳤다. 그리고 핸드폰을 꺼내 진세운에게 전화를 걸었다.“간호사 바꿔줘.”간호사는 하얗게 질린 안색으로 반승제의 다리를 잡으면서 말했다.“대표님, 조금 전의 여자는 되면서 왜 저는 안 되는 거예요? 저는 처녀예요. 조금 전의 여자보다 훨씬 깨끗하다고요.”반승제는 화가 나다 못해 머리가 툭툭 뛰는 것만 같았다.진세운이 왔을 때 병실 안은 싸늘하다 못해 몸이 흠칫 떨릴 정도였다. 그는 간호사를 내보내고 직접 반승제의 상처를 살펴봤다.“잘 아물고 있으니까 며칠 지나서 퇴원하면 되겠다. 열도 내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조심해. 뇌진탕에 어떤 후유증이 따라올지 모르니까.”반승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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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7화 결혼은 신중해야 한다

성혜인은 예리한 눈빛으로 성훈을 바라보면서 말했다.“얼마든지 소문을 퍼뜨려 봐요. 이번 일이 과연 누구한테 악영향을 끼칠지는 모르는 거니까요.”말을 마친 성혜인은 경찰서 밖으로 나가버렸다. 뒤에서는 여전히 성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보셨죠? 쟤가 저렇게 재수 없다니까요. 법률은 아주 안중에도 없어요.”비록 성혜인이 성훈의 불륜 증거를 제출하기는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도덕적인 문제만 될 뿐 법률적인 문제는 되지 못했다. 그래서 경찰이 조사하고 싶다고 해도 손을 쓸 곳이 없었다.성혜인은 밖에 세워져 있던 차의 조수석에 올라탔다. 운전석에는 장하리가 앉아 있었다. 장하리는 경찰서 밖의 차 안에서도 성훈의 목소리를 똑똑히 들었다.“사장님, 이제 어떡하죠? 성훈 씨는 진짜 사건을 인터넷에 알릴 생각인 것 같은데요?”성혜인은 등받이에 기대어 앉았다. 안 그래도 피곤했는데 이번 일까지 해결하려고 하니 머리가 다 지끈거렸다.“어쩔 수 없죠. 가정폭력이 사실이라고 해도 숙모가 직접 신고한 것이 아니라면 조사할 생각이 없어 보이던데요.”장하리는 성씨 집안사람이 아닌 데도 기가 막혔다. 그래서 한참 진정한 후에야 다시 말할 수 있었다.“그래서 한설아 씨를 살해했을 수도 있는 용의자 성훈 씨가 조사를 받기는커녕 저희 측의 배상금을 받게 생긴 거예요?”성혜인은 작게 머리를 끄덕였다. 그러자 장하리는 작은 목소리로 욕설을 내뱉었다.“역시 결혼은 신중해야 해요. 스스로 선택한 사람과 가족이 되는 거니까요. 앞으로는 그 사람이 분만실 밖에서 어른을 살릴지, 아이를 살릴지 결정할 거고 평범한 갈등으로 여겨질 폭력을 행사할 권력을 가지게 돼요. 저는 이미 수도 없이 숙모한테 경고했어요. 하지만 그런 ‘가족’한테 길들고 맞으며 사는 데 익숙해진 숙모는 이혼을 생각해 본 적도 없어요. 그저 돈을 벌어 가족을 먹여 살릴 생각뿐이었죠.”“성훈 씨는 쓰레기만도 못한 사람이에요. 사장님한테서 돈을 받는다고 해도 불륜녀한테 쓸 생각밖에 없을걸요? 근데 이번에는 얼마를 달라고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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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8화 반승제와 같은 남자

성혜인은 듣기만 해도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짐승보다 못한 인간들...!’막내는 아직도 몸을 웅크린 채 눈물을 짜내고 있었다.“제가 아는 건 다 말했어요. 흑흑흑... 때리지 마세요. 아파요. 아프다고요.”경호원은 또 물었다.“그다음 바로 시체를 화장해 버린 거야?”“네, 네. 형은 베개로 얼굴을 막고, 사지는 저희가 함께 잡고, 목은 아빠가 졸랐어요. 어차피 목을 가리면 흔적이 보이지 않길래 그대로 화장해 버렸어요. 할아버지랑 할머니는 지금 아빠한테 돈 많은 여자랑 결혼하라고 부추기고 있어요. 그러면 여자의 집 두 채를 저랑 형이 하나씩 나눠 가질 수 있다고요.”만약 직접 들은 것이 아니라면 성혜인은 믿을 수가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아직은 증거가 모자랐기에 법적 책임을 따질 수는 없었다. 성훈 일가가 증거까지 싹 지워버렸니, 그들이 아무리 극악무도한 짓을 했다고 해도 처벌을 줄 수가 없었다.성혜인은 계속 이곳에 남아 있고 싶지 않았다. 이곳의 공기마저 더러운 것 같았기 때문이다. 차에 다시 올라탄 그녀는 속이 메슥거려서 토하고 싶었다. 그녀의 곁에 함께 있던 장하리도 안색이 창백했다.이런 사건에는 오직 여자만 느낄 수 있는 잔인함과 절망감이 있었다. 장하리는 차에 올라타지 못하고 길가에서 구역질했다. 이토록 기상천외한 사건을 마주한 건 또 처음이기 때문이다.성혜인은 경호원에게 두 사람을 치워버리라는 눈짓을 했다. 그리고 차는 포레스트로 향해 대문 앞에 멈춰 섰고 그녀는 어두운 안색으로 깊게 한숨을 쉬었다.“대표님, 이번 일은 어떻게 할까요? 진짜 배상금을 줘야 하는 건가요?”이번 일은 몇천만 원만 받아도 성훈의 승리였다.“일단 2억 원 정도를 주죠. 다른 건 내가 천천히 생각해 볼게요.”...이튿날 아침, 성훈은 일찍이 SY그룹 앞으로 가서 돈을 요구했다. 그것도 뻔뻔한 태도를 일관하면서 말이다.“성혜인! 지금처럼 우리를 무시하고 돈을 내놓지 않는다면 회사에 전단지를 뿌릴 거야! 네 실체를 모든 사람이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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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9화 상관없는 여자

반승제는 BH그룹의 사무실에서 심인우가 보고하는 이번 주의 일정을 듣고 있었다.“온 작가님의 대본은 촬영을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3분의 1의 진도가 나갔습니다. 다른 대본의 투자 요청도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으니 확인하십시오.”심인우는 두터운 한 더미의 서류를 반승제의 앞에 내려놓았다. 반승제는 대충 펼쳐보다가 돌연 그에게 물었다.“지난번의 신발은 보내 줬어요?”‘받았으면 고맙다고 말이나 해야 할 거 아니야.’“네. 배달원한테 꼭 집까지 보내달라고 했지만 페니 씨가 집을 비운 관계로 경비실에 맡겨놨다고 합니다.”경비실에 맡겨놨다면 경비가 책임지고 전해줄 것이기에 택배를 못 받았을 리가 난무했다. 그래서 반승제는 분노가 가시지 않았다. 하지만 티를 내지 않고 차가운 눈빛으로 생각했다.‘됐어, 어차피 열 번은 이미 끝났고 페니는 나랑 상관없는 여자야. 나도 아쉬울 건 없지.’...초저녁, 성혜인은 반씨 고택에서 보낸 물건을 받았다. 그 물건은 값비싼 크루즈 파티 초대장이었다.초대장을 전달하러 온 집사는 반태승의 뜻을 말로 전했다.“이 초대장은 회장님께서 혜인 씨가 좀 쉬길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한 거예요. 이건 제원에서도 가장 화려한 크루즈인데 오늘 저녁 출발해서 제원 근처의 바다를 사흘 동안 떠다닐 거예요. 크루즈에 타는 사람 중 대부분이 유명한 사업가와 연예인이라 혜인 씨한테 도움이 많이 될 거라고 회장님께서 말씀하셨어요.”성혜인은 어젯밤 반태승과 통화를 하다가 영화 투자에 관한 일을 언급했다. 영화 투자에 인맥보다 중요한 것은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인맥이 모자라도 한참 모자랐다.회사 임원들은 요즘 인터넷 드라마에 투자를 시도하고 있었다. 짧은 한 달 동안 번 사람도 있고 손해 본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인맥은 하루 이틀 만에 쌓이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아직도 한참 모자랐다.지금과 같은 시점에서 성혜인은 선두 주자가 되어서 회사를 이끌어야만 했다. 그래서 반태승도 휴식을 핑계로 이번 기회를 마련했을 것이다.“할아버지한테 고맙다고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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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0화 수많은 짝사랑남

온시환은 쉴 새 없이 재잘댔다. 반대로 반승제는 포커페이스를 단 한 번도 푼 적이 없었다.반승제가 자기 말에 대꾸도 없는 것을 보고 온시환은 머리를 돌렸다. 그리고 마침 크루즈 안으로 들어가려는 한 사람을 발견하고 반승제를 툭툭 쳤다.“저 사람 뒷모습 진짜 죽여주지 않아? 네가 좋아하던 디자이너 나부랭이보다 훨씬 나아.”성혜인의 뒷모습은 확실히 죽여줬다. 정확히 말하자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안 예쁜 곳이 없었다. 있어야 할 곳은 있고, 없어야 할 곳은 없는 것이 완벽한 몸매를 만들어 냈다. 더구나 가슴골에서 언뜻대는 다이아몬드 목걸이 덕분에 더욱 시선을 끌었다.온시환은 성혜인을 알아보지 못했다. 하지만 반승제는 다르다. 그녀를 뒤에서 수도 없이 끌어안은 사람도, 목덜미에 다정하게 입 맞추던 사람도 반승제였기 때문에 절대 못 알아볼 리가 없었다.온시환이 가까이 다가가 대시라도 하려는 순간 성혜인이 몸을 돌렸다. 그러자 그는 깜짝 놀란 듯 눈을 크게 뜨면서 물었다.“페니 씨?”성혜인은 작게 머리를 끄덕이면서 인사했다.“안녕하세요.”반승제와 헤어지던 날, 성혜인은 몸 곳곳에 키스 마크를 달고 있었다. 가장 은밀한 곳도 놓치지 않고 말이다. 한 달이 지난 지금 예전의 키스 마크는 진작 사라지고 없었다.반승제는 성혜인을 바라보면서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온시환도 그녀를 빤히 바라보다가 궁금한 듯 물었다.“페니 씨, 오늘은 누가 이렇게 꾸며줬어요?”‘오늘 파티에 참석한 남자들은 아주 그냥 다 페니 씨만 보고 있겠는데? 저 목걸이는 또 뭐야?! 진짜 한 평생 침대 위에 묶어두고 싶네!’성혜인은 당당하게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스타일리스트를 불러서 꾸민 거예요. 그럼 저는 먼저 들어가 볼게요.”초대장에는 방 번호가 함께 적혀 있었다. 크루즈는 총 7층으로 이루어졌는데 층마다 다양한 음식과 주류가 갖춰져 있었다. 넓은 로비에서는 오케스트라를 들을 수도 있었다.성혜인은 성큼성큼 멀어져 갔다. 반승제는 넋을 잃은 표정으로 그녀가 사라진 방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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