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s les chapitres de : Chapitre 341 - Chapitre 350

2312

제341화 반승제는 자비 없는 사람

승제의 발걸음이 갑자기 멈췄고, 왠지 모르게 화가 난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자신이 디자인을 맡고 싶어 온갖 수단을 쓰며 노력할 땐 언제고, 이젠 하기 싫으니 바로 기회를 차버리네...’승제가 제자리에 선 것을 눈치채지 못한 혜인이 미처 멈추지 못하고 승제의 등에 코를 박았다. 코가 시큰시큰 하며 아파 났다.“원인은?”그의 말투에는 이렇다 할만한 기복은 없었지만 어쩐지 평소보다도 차가워 보였다.혜인은 사실대로 말했다.매번 선미가 와서 자신을 위협하는데도 불구하고 쉽게 풀려나면, 자신은 도대체 목숨이 몇 개나 있어야 선미를 상대할 수 있냐고 말이다.승제는 엘리베이터에 올라타자, 혜인도 뒤따라 같이 탔다.“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데?”“대표님이 직접 풀어주시고는 저랑 일이 생겨서 잡혀갔다는 것도 모르셨어요? 며칠전에 산장에서 저를 공격하려 했을 때, 성공하지 못했으니 더는 말 하지 그냥 참았어요. 그리고 나서는 윤단미 씨가 남자 둘을 시켜서 저를 위협했고요, 다행히 제 친구 덕분에 살았어요, 저. 목에 난 상처도 그때 생긴거고 오늘에야 붕대를 풀었어요. 그래서 병원에서 마주쳤을때 참지 못하고 손을 댄 거예요. 오늘 오후에는 어땠는지 아세요? 윤선미가 와서 단검으로 저를 찌르려 했다고요! 제가 피했으니 망정이니 하마터면 정말 죽을 뻔했어요. 그런 윤선미를 대표님이 반 시간 만에 풀어주신 겁니다. 저희 집안이 윤씨 집안, 또 대표님네 집안하고도 비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거 잘 압니다. 그러니 제가 눈치 있게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어야겠죠.”혜인이 말하는 사이 엘리베이터는 어느새 지하 주차장에 도달했다.반승제는 혜인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들려고 하지 않았다.그는 혜인의 턱을 탁 잡고는 강제로 고개를 들게 했다.좁은 엘리베이터 안은 무거운 공기로 가득 찼다.“울어?”혜인은 울지 않았다. 다만 말하다 보니 억울함을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게다가 아빠도 여전히 깨어나시지 못했고 SY그룹이 곧 파산당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요 며칠
Read More

제342화 너와 내 사이는 결백하지 않으니까

가는 길 내내 그들 사이에는 말없이 정적만이 흘렀다. 이윽고 차가 로즈가든에 도착했다.혜인은 차문을 열고 내리려다 말고 갑자기 무슨 생각이 났는지 다시 돌아와 앉았다.“후에 윤단미 씨가 또 저를 찾아온다면, 제가 대표님께 일러바쳐도 되나요?”일러바친다는 단어를 그녀는 더욱 힘주어 당당하게 얘기했다.모두가 알다시피 혜인이네 집안은 윤씨네보다, 반씨네 집안보다 힘이 없었다.윤단미는 승제의 여자친구라는 이유로 그를 등에 엎고 무슨 짓이든 할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 윤단미를 혜인은 결코 당해낼 수 없다.반승제는 혜인을 바라보며 몇 초간 침묵하더니 물었다.“왜 내가 네 편에 설거라 생각하지?”“제 편에 선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정의가 있는 쪽에 설거라 생각하는거죠. 앞으로 적어도 제가 먼저 나서서 단미 씨를 건드리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쪽에서 늘 저를 가상의 적으로 두는거죠. 하지만 대표님과 제 사이는 정말 결백하잖아요.”결백이라는 단어를 들은 남자의 시선이 어딘가 위험해 보였다.혜인은 침을 꼴깍 삼켰다. 그는 몸을 살짝 기울고 그녀의 두 다리를 바라보며 비웃는듯한 말투로 말했다.“어떻게 네 입에서 결백이라는 소리가 나와?”혜인의 볼이 빨개지며 그 기세가 한 풀 꺾였다.승제는 운전대를 잡은채 묵묵히 앞을 바라보았다.“내가 너를 도운건, 우리 사이가 더는 결백하지 않아서야.”혜인의 심장이 밖으로 튀어 나올것 같았다. 그녀는 이것이 승제가 한 말이라고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밤이 너무 깜깜했던 탓인지 그녀는 왠지 숨이 막히는것 같았다.“페니야, 우리 둘 사이가 여전히 그렇게 결백했다면, 아마 너는 내 얼굴도 보지 못했을거야.”사실이었다.그게 아니면 그는 절대 이 늦은 시간에 여자를 직접 바래다주지 않았을거고 이렇게 많은 대화를 나누지도 않았을 것이다.모든것은, 더이상 결백한 사이가 아니였기 때문이었다.“가봐.”혜인의 머릿속은 마치 폭죽이 터진듯이 복잡해져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다.얼떨떨해 차에서 내린 혜인이 뒤돌아보기도 전
Read More

제343화 오직 반승제를 원했다

혜원은 숨을 크게 들이 쉬었다. 그때, 밖에서 성한이 물건을 깨는듯한 소리가 들려왔다.요 며칠 성한은 쭉 이래왔다. 아주 작은 사소한 일에도 성한은 불같이 화를 냈다.게다가 성혜인과 윤단미가 완전히 싸운것도 아니고 윤선미까지 외국으로 보내졌으니 그는 도저히 가만히 앉아있을 수 없었다.성혜원은 자신의 집안이 어떻게 되든, 자신이 얼마만한 재산을 분할받게 되든 전혀 상관하지 않았다. 그녀는 오직 반승제를 원했다.오직 반승제를 손에 넣기만 한다면, 비로소 원만한 인생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혜원은 문을 열고 나갔다.“오빠, 화 내지마 먼저. 윤선미가 외국으로 보내진걸 보면 반승제가 성혜인 편에 선게 분명해. 하지만 우리에겐 아직 기회가 있어.”“무슨 기회가 더 있긴 있어! 혜원아, 넌 아마 모를거야, 아버지께서 어머니가 허 비서님과 바람을 피우는 걸 보신 모양이다. 그래서 충격받고 입원하신거야. 아버지가 깨어나시면 우리 셋은 끝났어. 어머니한테 있던 주식 지분도 모두 도로 뺏길거고, 그러면 SY그룹은 성혜인 혼자의 몫이 되는거지!”성혜원은 놀라 움츠러 들었다. 그녀는 아버지가 그런 이유로 쓰러지신 건지 전혀 몰랐기 때문이다.혜원의 낯빛이 순식간에 안 좋아졌다.성한은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우리에겐 시간이 얼마 없어. 윤단미를 보호하기 위해 반승제가 성혜인과 이혼하게 되면 내가 성혜인을 죽이 되도록 만들어도 반씨 집안에서 뭐라 할 수 없을거야. 또 어머니는 갖은 수단으로 아버지가 못 깨어나시게 하면 되고... 결국 SY그룹은 우리께 되는거지!”“하지만 오빠도 봤잖아. 성혜인이 데려온 보디가드 두명이 아버지 병실을 지키고 있서서 엄마도 손을 쓸 수 없다는걸. 게다가 허 비서님도 같은 병원에 입원해 있지... 엄마랑 허 비서님 일을 다른 사람들이 알았을가봐 무서워 죽겠어!”성혜원의 낯빛이 창백해졌다.그녀는 다시 예전 가난했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다시 숨을 들이마시더니 무슨 좋은 생각이 났는지, 갑자기 피식 웃었다.“할아버지 할머니
Read More

제344화 딸들은 아무 소용 없어

그래서 그는 어디서 들은지 모를 그 말을 믿지 않았고 늙은 부모님이 혹여나 사기를 당할까봐 가지 마시라고 충고했다.하지만 충고를 무시하고 무작정 성휘를 찾아갔던 부모님은 뜻밖에도 6억이나 되는 돈을 갖고 돌아왔다.그 돈으로 은행에 가 대출금을 물기 전까지만 하여도 성훈은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싶었다.30년의 집대출을 이렇게 한꺼번에 물었는데도 몇천만원이 남았으니까.“어머니, 대출 조기상환신청은 통과했습니다. 은행에서 돈을 뗐어요. 이제 매달마다 대출을 갚지 않아도 됩니다.”라정옥의 눈빛이 흥분으로 가득차더니, 곧이어 탐욕으로 변했다.“성휘네가 아주 돈을 잘 버는것 같더라. 6억을 눈 깜빡하지 않고 내놓는걸 보면 말이야. 별장도 어찌나 아름답고 으리으리한지, 몇백평은 족히 되어보이는것 같더라. 우리가 들어가서 살아도 문제 없을만큼 말이야! 이사가서 살게 되면 이 집은 임대로 내놓자꾸나.”성훈 역시 그 말에 눈이 반짝거렸다. 하지만 몇년동안 큰형의 안부는 물론이고 생활비 한번 보태주지 않았던 부모님이 갑자기 들어가 같이 살겠다고 하면 과연 성휘가 동의할지 성훈은 의문이였다.“어머니, 근데 형님이 아직 병원에서 깨지 못했다고 하지 않으셨어요?”“그래, 네 형 아직 의식불명 상태다. 재혼한 여자가 아들을 데려왔던데 혹시나 네 형이 잘못되기라도 하면, 회사며 재산이며 모든건 그 친자식도 아닌 놈한테 떨어지는것 같더라. 친딸이 두명 있는데, 하나는 성혜인이라고 하고 하나는 성혜원. 성혜인이라는 애는 네가 본적이 있어. 성혜원이라는 애는... 많이 비실거리더라. 힘 없는 딸 둘이서 뭘 할수 있겠니. 그러니 만약 일이 생기면 그 아들놈을 네 호적에 올리게 해야지, 그럼 네 형도 분명 엄청 고마워할거다.”성무일도 곁에서 고개를 끄덕였다.“네 어미 말이 맞다. 딸들은 아무 소용 없어. 아들, 얼른 SY그룹에 가보도록 해라. 네 형이 제원에서 회사를 세웠는데 그깟 회사에서 잘리는게 뭐가 무서워! 우리 모두 SY그룹에 가서 일할수 있다고!”성훈 역시 가만히 앉
Read More

제345화 어린게 벌써부터 참 못됐구나

혜인은 모처럼 어젯밤 푹 잘 잤는데, 결국 아침에 또 일이 터지고 말았다.그는 미간을 푹 찌푸린 채 차를 몰아 곧장 병원으로 달려갔다.리정옥과 성무일 이 땅에 누워 소란을 피우고 있었다. “사람 죽이네, 사람 죽여.”라고 연신 말을 뱉으면서 말이다.눈앞이 캄캄해진 혜인은 가까이 다가가 물었다.“소란 그만 피우시죠?”혜인이 온 것을 발견한 라정옥이 순간 소리를 멈추더니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너 할머니한테 말하는 꼬라지가 뭐냐? 나는 네 할미야. 어째, 윗어른을 공경하는 표현이 하나도 없는것 같구나. 양심은 개나 줘 버렸니?”숨을 한번 크게 들이쉰 혜인의 눈에 보디가드 얼굴에 나있는 손바닥 자국이 들어왔다. 이 노부부가 손을 댄 것임을 단번에 알아챘다.“아가씨.”두 보디가드는 민지가 데려온 사람들이었다. 때문에 그들 역시 혜인을 알고 있었고 그녀에게 무척 예의가 발랐다.혜인은 골치가 아파났다.“계속 이렇게 소란 피우시면 그냥 여기서 던져버리세요. 배상금은 제가 나중에 다 댈테니 걱정하지 마시고요.”혜인의 말을 들은 라정옥이 황급히 땅을 짚고 일어섰다.“뭐라고?! 사람 죽이려고 그래? 여러분 다들 와서 한번 봐보세요, 이게 제 친소녀입니다, 글쎄. 저랑 자기 할아버지를 여기서 던져버리라네요. 어떻게 이런 못된 계집애가 다 있습니까! 제 어미를 똑닮았네요!”혜인은 그들이 억지 부리는 것을 들어줄 생각이 전혀 없었지만, 염치도 없이 자신의 엄마를 언급하는 소리에 순식간이 안색이 어두워졌다.“지금 당장 저 사람들 던져버리세요. 한번에 죽이지 못하면, 두번이라도 더 던지세요. 이 정도의 배상금은 저희 집에 차고 넘쳐요.”두 보디가드는 서로 마주보더니 바로 라정옥을 들어올려 창문으로 향했다.혜인이 그저 큰소리를 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라정옥은 진짜로 이렇게 손을 쓸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창문곁이 들려있던 라정옥의 눈에는 건물 아래 풍경이 힐끗힐끗 들어왔다.땅에 누워 여전히 행패를 부리던 성무일이 그 장면을 목격하자 놀라 창백해졌다
Read More

제346화 양아치 소개팅남

성훈이 부랴부랴 물을 떠 오자 라정옥은 꿀꺽꿀꺽 단번에 마셔버렸다. 그러고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미친년이 낳은 자식은 역시 남겨두면 안 돼...”성무일은 조금 전 일어난 일을 주절주절 말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성훈은 머리가 다 저릿저릿해지는 것 같았다.“그건 살인미수잖아요! 아무래도 큰형이 자식 교육을 제대로 못 한 모양이네요. 저희가 별장에 들어가 한 수 가르쳐 줘야겠어요. 안 그러면 그런 성질머리로 결혼이나 할 수 있겠어요?”성무일은 크게 머리를 끄덕이며 입을 보탰다.“그래, 지연이가 그렇게 가고 맏이가 곧바로 재혼했으니, 애가 버르장머리 없을 만도 하지. 그런데 지금은 권력을 잡고 보디가드까지 몰고 다니는 모양이다. 그러니 함부로 대하기는 어려울 거다.”성훈은 자리에 앉아 가만히 생각하더니 눈을 퍼뜩 뜨며 말했다.“그건 어려운 문제가 아닐 것 같아요, 아버지. 어릴 적부터 사랑을 받지 못한 아이니 분명히 사랑이 고플 거예요. 그러니 아무 남자나 보내서 꽃 같은 걸 주면 금방 걸려들 거예요. 그렇게 임신하고 나면 도망가고 싶어도 못가죠. 아무리 드센 여자라고 해도 애를 배고 나면 고분고분해지기 마련이니까요. 때가 되면 저희 말도 잘 들을 거예요. 마침 제 친구 아들이 아직 장가를 못 갔는데 소개해 줘야겠어요. 얼마 전 금방 감옥에서 나와 시간도 많거든요.”세 사람은 일제히 동의하고 곧바로 성훈의 친구 아들이라는 사람에게 연락했다.이들의 꿍꿍이에 대해 추호도 몰랐던 성혜인은 태연하게 병원에 앉아 있었다. 그렇게 두 시간 정도 지나고 그녀는 이만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하고 몸을 일으켰다.병원 밖으로 나갔을 때는 아니나 다를까, 머리부터 발끝까지 양아치 차림인 남자가 성혜인의 앞길을 막았다. 그러고는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네가 성혜인이지? 나는 네 작은아버지 소개를 받고 온 사람이야. 우리 걸으면서 얘기 할까?”민머리에 검은색 가죽 재킷을 입은 남자는 고작 장미꽃 두 송이를 내밀며 큰 선물이라도 하는 듯이 말했
Read More

제347화 파산의 전조

성혜인은 오늘 포레스트로 돌아갔다. 겨울이를 못 본 지도 한참 되었고 그의 상처가 잘 아물었는지도 걱정되었다.성혜인이 돌아온 것을 본 유경아는 기쁜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사모님, 오셨어요? 겨울이는 금방 산책하고 돌아왔어요.”반승제가 언제 포레스트로 돌아올지 모르기 때문에 유경아는 겨울이를 밖에 풀어둘 수 없었다. 그래서 겨울이는 계속 끝방에 가둬진 채 지내고 있다.성혜인이 가까이 다가가자, 겨울이는 그녀의 발걸음 소리를 알아듣고 흥분하며 하울링 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성혜인은 얼마나 가슴이 미어졌는지 모른다. 그래서 바로 자세를 낮춰 겨울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성혜인은 원래 겨울이를 로즈가든으로 데려가고 싶었다. 하지만 아무리 이웃 사이의 모순을 해결했다고 해도 최효원이 앞집에 살고 있는 이상 겨울이가 무슨 일을 하든 트집 잡고 신고할 게 분명했다. 그래서 그녀도 선뜻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만약 성혜인의 예상대로 된다면 로즈가든에는 또 바람 잘 날이 없을 것이다. 그렇게 성혜인은 결국 겨울이를 포레스트에 남겨두기로 했다.성혜인은 겨울이를 거의 반 시간 가까이 쓰다듬다가 마당으로 나가서 놀아주기 시작했다....병원.소윤과 성혜원은 함께 병원으로 갔다. 성훈과 라정옥이 한바탕 난동을 부리고 떠났으니, 보디가드들도 자리를 비웠을 것으로 여기고 말이다. 하지만 입원 병동으로 가보니 보디가드는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소윤은 화가 치밀어 올라 목덜미를 잡았다. 성혜원도 표독한 눈빛으로 보디가드들을 노려봤다. 두 사람 다 차분하게 기다릴 인내심을 잃은 지 오래였다.“혜원아, 나는 일단 허진 아저씨를 만나러 갈게. 아무래도 많이 다친 모양이더구나.”성혜원은 미간을 구겼다. 이런 상황에서도 내연남 걱정을 하는 소윤이 아니꼽기도 했다. 그래서 그녀는 콧방귀만 뀔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소윤은 머쓱한 듯 성혜원의 눈치를 살폈다. 하지만 결국 자신과 몇 년 동안이나 함께 보낸 허진을 내려놓지 못하고 그의 병실로 향했다.이때 허진의 병
Read More

제348화 러브 포션

간호사는 성혜원의 행동이 이해가 안 가는 듯 머리를 갸웃하고는 약을 들고 성휘의 병실로 갔다. 병실 앞을 지키는 두 명의 보디가드는 익숙한 얼굴을 보고 막아서지 않았다.간호사가 주사기 안에 든 약을 성휘에게 놓으려고 한 순간 그는 눈을 번쩍 뜨고 과호흡하기 시작했다. 깜짝 놀란 간호사는 그만 주사기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그러고는 황급히 밖으로 달려 나가며 소리를 질렀다.“교수님! 교수님!”한 무리의 의사들이 병실 안으로 들어가더니 성휘를 응급실로 데려갔다. 간호사는 텅 빈 병실 안에서 바닥에 떨어진 주사기를 집어 쓰레기통에 던졌다. 그리고 이참에 쓰레기통까지 비웠다.복도 끝에 서 있던 성혜원은 의사들이 부랴부랴 움직이는 것을 보고 자신의 계획이 성공했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체내에 들어간 순간 죽을 수밖에 없는 무시무시한 독약이었으니 말이다.이때 성혜원의 시선에 쓰레기를 들고나오는 간호사가 보였다. 쓰레기의 가장 위에 있는 것은 다름 아닌 그녀가 준비한 약이었다.“약은 그냥 버리는 거예요?”“네, 환자 상태가 갑자기 이상해져서요. 좋아진 건지 나빠진 건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응급실로 갔어요.”성혜원은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만약 성휘가 정신을 차린다면 집에서 쫓겨날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어떡해... 어떡하지...’성혜원은 성한에게 전화를 걸어 병원에서 일어난 일들을 얘기해줬다. 그러자 성한은 곧바로 옷을 갈아입고 집에서 출발한다고 했다. 성혜원은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일이 이렇게까지 된 이상 성한은 무조건 성혜인을 상대하러 갈 것이기 때문이다.성혜원의 생각이 맞았다. 성한은 로즈가든 근처에 매복해서 성혜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성혜인이 눈에 띄는 순간 처리해 버릴 작정으로 말이다.성한을 부추기고 난 성혜원은 앞으로 성휘가 깨어나는 것을 막던지, 반승제와 결혼하던지 둘 중 하나는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지난번 일부러 가장 섹시한 옷을 입고 반승제를 찾아갔지만 쓰레기 취급을 당한 일이 생각나며 그녀는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Read More

제349화 취중 진담

온시환은 반승제의 말이 이해가 안 가는 듯 의아한 표정으로 되물었다.“그 여자?”“페니 말이야.”“미친, 나 지금 윤단미 얘기하고 있거든?”“그래?”반승제는 약간 멈칫하며 머리를 숙였다. 그 모습이 웃겼던 온시환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그러니까 네 말은 너랑 페니 씨가 어떻게 될지는 페니 씨의 생각에 달렸다는 거지?”‘설마 이러다 페니가 결혼하겠다고 억지를 부려도 동의하는 거 아니야?’온시환의 질문에 반승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온시환은 당황한 표정으로 언성을 높였다.“너 설마 진짜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내가 윤단미 얘기를 하는 동안 한마디도 듣지 않고 유부녀 생각만 하고?”“아니거든.”온시환은 반승제를 힐끗 노려봤다. 그러고는 반승제의 취중 진담을 듣기 위해 일부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여자를 가리키며 물었다.“저 여자 어때? 페니 씨랑 비교해 봤을 때.”반승제는 머리를 들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여자를 힐끗 보고는 금세 시선을 거뒀다.“별로야.”온시환은 감탄하는 표정으로 반승제의 앞에 놓인 빈 술병을 봤다. 반승제가 오늘처럼 경계를 풀고 술을 많이 마시는 것은 아주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그래서 그는 곧장 핸드폰을 꺼내 들고 녹음하기 시작했다.“승제야, 왼쪽에 있는 여자는? 몸매가 죽여주는데, 페니 씨보다 낫지?”온시환은 내일 반승제에게 녹음을 들려주며 아주 재미나는 반응을 구경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반승제는 차가운 눈빛으로 가만히 그를 노려볼 뿐이었다.취하고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반승제의 경계심에 온시환은 제 풀에 꺾여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그래도 덕분에 반승제가 성혜인에 대한 마음이 얼마나 진지한지는 알게 되었다. 별다른 취미가 없는 온시환에게 이는 최근 가장 큰 재밋거리였다.두 사람은 프라이빗 룸이 아닌 로비에 앉아 있었다. 온시환의 말로는 ‘가면을 벗어던진 채 욕망에 찌든 반인반수’들을 구경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런 사람들은 아주 훌륭한 영감이 되어주고는 했다.온시환은 반승제를 부축
Read More

제350화 가출견 겨울이

“왈왈!”이때 겨울이의 소리가 끝방 쪽에서 들려왔다.성혜인은 유경아가 문을 잠그는 것을 깜빡했겠거니 하고 몸을 일으켰다. 그러자 겨울이는 한달음에 거실로 달려가 그녀의 앞에서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다. 마치 방 안에 들어가기 싫다고 애원이라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겨울이의 소리에 유경아가 깰까 봐 걱정되었던 성혜인은 부랴부랴 그를 데리고 끝방으로 향했다. 하지만 오늘따라 유난히 흥분한 겨울이는 죽어도 방에 들어가지 않으려고 했다.성혜인은 겨울이가 너무 오래간만에 자신과 만나서 흥분했을 것으로 여기고 억지로라도 방 안으로 밀어 넣으려고 했다. 하지만 이때 그녀는 예고 없이 들려온 출입문 여는 소리에 그대로 얼어붙어 버리고 말았다.이 시간에 도우미가 왔을 리는 난무했다. 입주 도우미인 유경아일 리도 절대 없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진작에 잠들었기 때문이다.‘도둑인가? 아니야, 포레스트의 경비를 뚫을 수 있는 도둑은 없어.’겨울이는 성혜인이 생각에 잠긴 틈을 타서 미친 듯이 거실로 달려가기 시작했다.“왈왈!”갑작스레 찾아온 손님을 반기는 듯 신이 나게 짖으면서 말이다.성혜인은 어쩔 수 없이 겨울이를 따라 내려가려고 했다. 하지만 곧바로 익숙한 목소리를 듣고 멈춰 섰다.“우리 어디서 본 적 있지 않아?”반승제는 겨울이의 이마에 남은 선명한 흉터를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렸다.성혜인은 몰래 뒷문으로 나가서 포레스트를 떠났다. 하지만 겨울이는 어쩔 수 없이 남겨지게 되었다.로즈가든에 도착하고 놀란 가슴이 조금 진정된 후에야 성혜인은 유경아에게 전화해야 한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하지만 오늘따라 깊게 잠든 유경아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래서 일단 포레스트에서 개를 키우고 있다는 것을 절대 인정하면 안 된다는 문자만 보내뒀다.반승제는 느긋하게 셔츠 단추를 풀었다. 겨울이는 반짝이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주변을 뱅뱅 맴돌았다.“겨울이?”혹시나 하는 마음에 머릿속으로만 생각하고 있던 이름을 불러보니 겨울이는 훌쩍 뛰어오르며 꼬리를 흔들었다.“역시 너 맞
Read More
Dernier
1
...
3334353637
...
232
Scanner le code pour lire sur l'application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