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Chapter 331 - Chapter 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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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1화 다른 남자를 찾으면 돼요

그녀의 목에는 붕대가 감겨 있었다.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려는 순간, 반승제가 그녀에게 물었다.“목은 어쩌다 다쳤어?”“조심하지 않아서요.”그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그녀의 말투는 차갑게 변해있었다.엘리베이터가 1층에서 멈추자, 그녀는 스스로 퇴원 수속을 밟으러 갔다.반승제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늘 혼자인 것 같았다.그가 차에 올라타려는데 혜인이 밖으로 나와 길가에서 택시를 잡고 있었다.승제는 차에 앉아 두 손으로 운전대를 잡고는, 손끝으로 가볍게 톡톡 치며 생각에 잠겼다.‘모른 척하는건지 아니면 정말 기억이 안 나는 건지... 그날 밤의 일을 어떻게 전혀 언급하지 않을수 있지?’그는 손을 들어 눈썹을 긁적거렸다.승제는 차를 몰아 그녀의 앞에 천천히 세웠다. 창문이 열리고 그의 옆모습이 보였다.“어디 가?”혜인은 그가 아직 가지 않은 것을 보고 의외라고 생각했다.때마침, 이곳은 택시가 잘 잡히지 않아 혜인은 그에게 물었다. “로즈가든이요. 저 태워주실 수 있으세요, 대표님?”“타.”혜인은 차 문을 열어 조수석에 올라탔다.100메터쯤 운전해 차는 신호등 앞에 멈춰 섰다. 마침 점심 시간이라 도로에는 차가 붐벼 교통 체증이 심했다.“왜 단미에게 손을 댄 거지?”그녀의 성격을 잘 파악하고 있는 건 아니였지만 결코 쉽게 화를 내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그도 잘 알고 있었다. 갈비뼈 하나가 부러진 건 사소한 일이라 할 수 없다. 감시카메라에 담긴 그녀의 행동은 확실히 인정사정없어 보였다.물론, 먼저 손을 든 건 윤단미였다. 하지만 그녀는 실질적으로 혜인의 뺨을 때리지 못했다.혜인의 과잉방위였다.당시 혜인은 두 남자의 사건과 더불어 자신이 다친 것 때문에 단미에게 손을 댄 것이었지만, 이 사실을 차마 승제에게 알릴 수는 없었다. “단미 씨가 제가 못마땅하신지 늘 저를 괴롭히시는데... 선미 씨가 저희 둘 사이를 이간질 하는 말을 몇마디 전했더라고요. 단미 씨는 그걸 믿었고요. 그래서 저를 손 봐주려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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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2화 내연남

혜인은 자신이 그 말을 뱉은 후, 차 안에 더욱 어색한 공기가 흘러 답답해졌다는 것을 눈치챘다.그녀에게는 그저 가벼운 농담이었을 뿐인데 말이다.분위기를 풀고자 해명하려는 순간, 승제가 물었다.“만약 찾는다면, 어떤 사람을 찾을 건데?”그의 목소리에는 한 치의 떨림이 없이 맑고 부드러웠다.혜인은 잠시 멍해졌다. 왠지 뒤이어 승제가 할 말이 예상이 되는듯했다. ‘혹시... 나는 어때?’그녀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하고 있었다. 반승제 같은 사람이 내연남이 될 거로 생각하다니.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혜인은 머리를 숙이고 피식 웃고 말았다.“대표님, 아까는 그냥 농담한 거예요.”승제의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더는 말을 꺼내지 않았다.이윽고 차가 로즈가든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린 혜인은 허리 숙여 승제에게 고맙다는 소리를 전하려 했으나, 그는 인사 한번 없이 다시 차를 몰아 매몰차게 떠났다.혜인은 몸을 일으키고는 한숨을 내쉬었다.‘성질 한번 고약하네, 도대체 알수가 없어 알수가.’로즈가든에 도착해 혜인은 쉴 틈도 없이 재깍 옷을 갈아입고는 곧장 회사로 향했다.그녀가 로비에 들어선지 얼마 안 돼, 안내 데스크의 여직원이 곧바로 허진에게 이 소식을 전했다. 성휘의 자리에 앉아 이 소식을 전해 들은 허진의 눈에서는 알 수 없는 어두운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최근 성한은 어떻게 하면 혜인에게 복수할 수 있을지만 늘 생각하느라 회사 일은 제쳐둔 지 오래 전이었다.이때다 싶었던 허진은 소윤의 지분과 더불어 여태껏 자신이 쌓아온 신뢰도를 기반으로 회사의 일을 처리하기 시작했다.PW사와의 계약은 이미 오전 9시에 끝마쳤다. 혜인이 소식을 듣고 되돌려 보려 애써도 이미 늦은 것이었다.허진은 흥얼거리며 옷걸이에 걸려 있는 외투를 걸쳐 입으며 마치 자신이 대표인양 굴었다.혜인이 이곳에 들어왔을때, 허진은 사라지고 없었다.불안해진 그녀는 얼른 마케팅부로 달려갔다.“최근 우리 회사와 비교적 큰 프로젝트 계약을 맺은 회사가 어딘지 알 수 있을까요?”마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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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3화 몰래 바람을 피우다니

허진이 품에 안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안내 데스크의 여직원이었다. 몇 번이나 그곳에 가 마주친 적이 있었기에 혜인은 똑똑히 얼굴을 기억하고 있었다.사진 속에는 허진이 차 안에서 여직원을 덮쳐 그녀의 한쪽 발목이 보였는데 거기에는 하이힐이 걸려 있었다.보다시피, 둘이 차 안에서 사랑을 나눈 모양이다.안내 데스크 직원은 외모가 보통보다 더욱 뛰어난 사람을 뽑는다. 게다가 이 여직원은 올해 갓 대학을 졸업해 나이도 상당히 어렸다.이곳 SY그룹에서 일 한지 꽤 오래 된 허진은 이제 40대가 되었지만, 여전히 결혼은 하지 않은 것 같았다.혜인은 미간을 찡그리며 생각했다.‘그래 맞아, 허 비서님이 왜 여태 결혼을 안 했겠어. 만약 안내 데스크의 여직원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거라면, 당당하게 밝히면 되지. 굳이 몰래 만날 이유가 없잖아?’“혜인아, 이 사람 여자관계가 엄청 복잡한 것 같더라. 씀씀이도 엄청나게 크고 말이야. 매달 이 여직원이라는 사람 통장에 400만 원씩 넣어주던데? 웃긴 건 이 사람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많다는 거야. 한 서너 명 정도?”혜인이 눈빛이 갑자기 또렷해졌다.이 회사에 오랫동안 근무하며 허진은 적지 않은 월급을 받았다. 매년 연말 보너스로 톡톡히 챙겨가며, 어림잡아도 연봉이 2억은 될 것으로 보였다.그러니 많은 애인들에게 돈을 챙겨주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거다.“내가 또 허진이라는 사람 통장 거래 내역을 살펴봤거든? 한 계좌가 이 사람한테 몇십억을 송금했더라고. 근데 은행 쪽에서 VIP 고객 계좌들은 개인 정보 보호를 설정해둬서 알아내진 못했어. 풀려고 하면 그쪽에서 알아챌 거고 그럼 은행에서 곧바로 신고할거라...”대체 누가 그런 큰 금액을 입금해 줄 수 있었을까.“최근에 보낸 거였어?”혜인은 혹시 계약을 맺은 상대 회사가 아닐지 생각했다.“아니, 몇 년 전부터 쭉 보내왔던 거였어. 똑같은 계좌로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은행 쪽에서 설정해 두는 바람에... 나도 더는 정보가 없어. 미안해.”민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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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4화 서로 바람을 피우네

혜인은 그녀의 말에 반박하고 싶었다. 왜냐하면 그날이 승제에게 역시 첫 경험이었다고 분명 스스로 혜인에게 말해줬기 때문이다. 민지의 야한 이야기를 너무나 많이 들은 탓이었는지, 그날 밤 혜인은 오래도록 잠에 들지 못하고 뒤척였다. 돌이켜보니 반승제의 첫 경험 상대가 자신이라는 것이 꽤 대단하다고 생각 되었다.한 편, 민지는 곁에서 여전히 감탄하고 있었다.“너네 부부 근데 진짜 웃긴다. 서로 바람을 피우네.”혜인은 대화의 주제를 바꾸고 싶었지만, 민지가 놓아주질 않았다.“너 아직 안 알려줬어. 그래서 도대체 누굴 만나건데?”“넌 모르는 사람이야.”“잘하는 사람이었어? 있잖아, 내가 예전에 야동을 볼때...”“그만! 그래, 잘하더라, 됐지? 인제 그만 얘기해.”민지는 피식하고 웃었다.“첫 경험도 다 했는데 아직도 이런 얘기 하는 게 어색해? 전에는 네가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애랑 같았으니 이런 얘기 꺼내기 조차 어려웠는데... 이제 다 알잖아! 앞으로도 두 번, 세 번, 더 많은 남자들을 만날 텐데, 아! 만나는 남자마다 건강증명서 떼오라고 해. 괜히 병 옮기지 않게 조심하란 소리야.”“다음은 더 이상 없어.”그날의 일은 소연의 계략에 말려들어 완전히 정신을 잃어 발생한 일이었다.깨어나 반승제를 보았을 때 혜인은 적잖이 충격을 받았었다.민지는 팔꿈치로 혜인을 툭 밀치며 말했다.“이렇게 확고한걸 보니, 그 남자가 성에 차지 않았던 모양이구나?”당황한 혜인이 얼른 말을 바꿨다.“허 비서님 일 말이야, 내 생각에는 분명히 또 다른 숨겨둔 자금이 있을 것 같아. 근데 내가 회사 지분이 없다 보니까 조사하기가 어려워, 게다가 안내 데스크 여직원하고도 그렇고 그런 사이니, 내가 회사에 들어서면 곧바로 허 비서님이 아시게 되겠지.”그 말을 들은 민지가 굉장히 어이없어하는 표정을 지었다.“혜인아, 가끔 내가 직설적으로 얘기해서 미안하긴 한데... 여지껏 아버님께서 너에게 회사 지분을 주지 않는다는 게 말이 돼? 회사에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누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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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5화 도망

한편.성휘가 눈을 떴다는 소식을 접한 소연은 놀라 어찌할 바를 몰랐다.‘왜 이렇게 빨리 깨어났지? 의사가 아직 일주일은 더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그녀는 곧장 병원으로 달려갔다. 병원에 도착해 다시 정신을 잃고 잠에 든 성휘의 모습을 보자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문 입구에서 보디가드가 감시하고 있는 탓에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자, 소연은 허진에게 재빨리 전화를 걸었다.“오늘 성휘 씨가 잠깐 깨어났었대! 진아, 우리 이제 어떡해? 한이한테도 일이 생기고, 나 진짜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어!”허진 역시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몸이 그 지경이 되었는데 이리도 빨리 눈을 뜰 거라 전혀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허진은 상관없었다. 이미 그물을 던져졌고 이틀 뒤에 돈이 들어오기만 하면, 해외로 나가서 멋지게 살면 되니까.“윤아, 너무 조급해하지 마. 잠시 눈을 뜬 것뿐이잖아. 말하기까지는 아직 좀 더 시간이 걸릴 거야.”그럼에도 소연은 여전히 불안했다.“일단 성휘 씨가 말을 할 수 있게 되면, 그땐 우리 다 끝장나는 거야. 아니면 저 사람 아직 혼수상태인 틈을 타서 내가 회사 주식 지분 다 팔고, 그 돈으로 우리 해외로 나가는 건 어때?”국내에 남아 모든 걸 잃는 것보다 훨씬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했다.허진은 눈을 가늘게 뜨며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소연이 회사 이사회에 잘 얘기해준 덕에 PW사와의 프로젝트는 원만히 성사될 수 있었다. 그는 그쪽 임원과 이미 협의를 맺었는데, 계약을 마치면 즉시 200억 현금을 직접 허진의 계좌에 보내준다는 것이었다.‘자그마치 200억이야, 놀고먹고 마시고 실컷 누릴 수 있는 데다 더욱 젊은 여자들도 마음껏 만날 수 있는 돈인데, 하필 같은 늙어빠진 아줌마에게 한평생 매달려 붙어 살아야 하나?’소연이 아무리 관리를 잘한다고 해도, 나이가 들 만큼 들었다는 건 엄연한 사실이었다.지난 몇 년간 소연이 그에게 준 돈은 모두 합쳐 몇십억이 되었지만, 그는 그 돈으로 그녀 말고도 더 많은 여자들과 아주 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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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화 어떤 자세든지 다 가능했다

“그만해 주세요, 제발. 때리는걸 멈추기만 해준다면 1억 드릴게요!”하지만 곤봉을 휘두르는 상대의 속도가 전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거세질 뿐.“내 여동생의 감정을 기만한 네 놈을 오늘 반드시 죽여주겠어!”최근 불타는 사랑을 나눈 안내 데스크 여직원을 비롯해 허진과 하룻밤을 보낸 여자는 수도 없이 많았다.그 젊은 여직원을 허진은 몹시 마음에 들어 했다. 요구도 높지 않아 한 달에 400만을 넣어주기만 하면 됐고 또 어떤 자세든지 다 가능했기 때문이다.여자에게 돈을 지불하고 원하는 것을 얻었을 뿐인데, 어찌 이걸 기만이라고 할 수 있는지 허진은 전혀 납득이 가지 않았다.사실 허진을 때렸던 몇몇 남성들은 대충 변명을 둘러댔을 뿐이었다. 허진이 더는 움직임이 없을 때까지 때려서야 그들은 조용히 자리를 떴다.이곳에 있던 감시 카메라는 이들이 일을 꾸미기 전에 이미 망가진 상태였다. 이로써 허진은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없었다. 새벽 3시쯤, 그제야 허진은 누군가에 의해 병원에 실려 갈 수 있었고 바로 응급실로 옮겨졌다.애초에 혜인은 허진의 한 쪽 다리만 부러뜨려 달라고 부탁한 것이었지, 이렇게 사람을 묵사발로 만들어 버릴 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민지도 어이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다행인 것은 허진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는 것, 그러나 입원은 피할 수 없었다, 성휘와 같은 병원에서 말이다. 이튿날, 소연은 병원에 오자마자 허진의 병실로 들어갔다.“진아, 내가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도대체 누가 이런 거야?!”그녀는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반드시 배후의 사람을 잡아내 모질게 복수하고 싶어 했다.허진의 얼굴을 파랗게 멍이 들고 부어있어 본래의 모습을 알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소연을 달가워하지 않는 눈빛은 분명히 알아챌 수 있었다.‘해외로 나갈 기회가 코앞에 있었는데, 왜 이런 일이 생긴 거야!’허진의 이빨은 하도 세게 깨문 탓에 거의 부서질 지경이었다. 소연은 안쓰럽게 그를 쳐다보며 침대에 앉아 팔을 붙잡으려 했다.그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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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7화 SY그룹이 곧 파산할 것 같습니다

혜인은 더욱더 미간을 찌푸렸다. 분명 SY그룹과 1조에 달하는 합작을 진행한다고 했는데 그 내용이 전혀 적혀있지 않았다.그녀는 갑자기 마음이 조급해졌다.‘대체 어떤 합작이길래, 1조에 달하는 현금이 오가는 거야.’BH그룹조차 SY그룹의 지난 융자에서 1조를 투자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프로젝트는 뜻밖에도 융자한 돈보다 금액이 더 많았다. 혜인의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더는 앉아있을 수도 없었다.그녀는 바로 신이한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이한은 이제 막 조희준의 회사를 인수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강민지보다 PW사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었다.신이한의 혜인의 전화를 받았을 당시, 회의 중이던 그는 손끝으로 만년필을 돌리며 앉아있었다.“페니 씨, 좀 너무한 거 아니예요? 일 있을 때만 연락하고 그게 아니면 소식 한 통 없고.”“이한 씨, 부탁할 게 있어서 그러는데, 혹시 PW사가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지 알수 있을까요?”신이한은 등을 뒤로 기댄 채 가볍게 웃었다.“왜요? PW사랑 계약이라도 맺었어요?”“네, 아직까진 그런 것 같네요. 아빠는 아직 입원해 계시고 프로젝트 건은 비서님이 체결하신 거예요. 그 사람이 아빠 도장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이한은 눈을 가늘게 뜨더니 입을 떼고 말했다.“PW사가 전에 BH그룹을 찾아갔었는데 거절당하고 바로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고 들었어요. 솔직히 말하면 그냥 사기꾼들이에요. 그 회사 내에는 인재도 많고 인맥도 넓어서 인터넷에 가짜 소식도 엄청 많아요. 한때 포브스 차트에도 올랐었어요. 근데 알다시피 이런 차트는 거의 다 돈만 보고 조작하는 거라, 회사 청구서만 보고 마구 순위를 매기는 거거든요. 반 대표는 본인이 실리콘 밸리에 몸담고 있었으니 PW사의 운영 방식을 진작에 꿰뚫고 있었을 거예요. 듣기로는 계약 규칙의 허점을 이용해서 중소기업을 파산으로 몰아넣는다나...”혜인의 심장이 더욱 요동쳤다.“어떻게 파산시킨다고요?”신이한은 그녀가 조급해 하는걸 알면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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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8화 여자를 연구하는 일

자기 아내의 친정에 일이 터진 것인데도 불구하고 그의 태도는 무척이나 냉정했다.심인우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제 보니 대표인 반승제는 부인을 썩 좋아하지 않는것 같았다. 그는 다시는 승제 앞에서 SY그룹에 대한 얘기를 꺼내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대표님, 회장님께서도 두 번이나 전화를 걸어오셨습니다. 단미 아가씨와 만났냐고 물으셨어요.”반태승은 줄곧 윤단미와의 만남을 극구 반대해왔었다.인우가 건네는 계약서를 받아들며 승제는 할아버지 반태승이 막아야 할 사람은 따로 있다고 생각됐다.그 사람이 누구인지는 승제 본인이 잘 알고 있었다.승제에게는 매일 참가해야 할 회의 스케줄이 많았는데, 하루 종일 그는 회의를 하고 있지 않으면 회의하러 가는 길에서 시간을 보냈다.회의할 때 승제는 종래로 핸드폰을 들고 다니지 않았기에 반태승과 윤단미가 걸어온 전화 역시 받지 못했던 것이었다.“단미 아가씨도 대표님께서 보러 오길 원하십니다.”“단미는 많이 회복됐어요?”“부상 정도가 심해서, 아직 한동안은 더 입원해야 할 것 같습니다.”승제는 앞에 놓인 계약서를 그저 뚫어져라 바라보며 한 글자도 적지 않았다.한참 후, 그는 인우에게 물었다.“결혼 후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 걸 분명 아는데 왜 여자는 이혼하려 하지 않을까요?”누가 승제에게 데이터를 계산하고 손실을 연구하라 하면 그는 누구보다 잘 해낼 것이다. 하지만 여자를 연구하는 일에 있어서 승제는 전혀 재주가 없었다.그가 가진 두 번의 경험 역시 모두 혜인이 그에게 준 것이었다.이런 상황에서도 이혼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남편을 감싸고 도는 혜인을 승제는 당최 이해할 수가 없었다.인우는 대화의 주제가 이렇게 급작스레 바뀔 줄 생각하지 못해 잠깐 당황해했다.몇초가 흐른 후.“대표님, 제 생각에 많은 여자들은 결혼 후에 화를 참고 사는 것 같습니다. 전업주부는 더더욱 그렇고요. 페니 씨는 비록 유능하지만, 결혼에 대한 여자들의 전통적인 속박에서 벗어나지 못하신 것 같아요. 이혼은 결혼의 실패를 의미하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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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9화 그 사람 눈에 너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

가까스로 선미의 습격을 피한 혜인은 곧바로 그녀의 손목을 잡아채 손안에 들려있던 단검을 빼앗았다.병원에서 보초를 서고 있던 두 경비원이 이 험악한 광경을 목격하고 달려와 순식간에 윤선미를 제압했다.선미의 눈동자는 여전히 무섭도록 혜인을 응시하고 있었다.“망할 것, 너 딱 기다려!”혜인이 눈살을 찌푸렸다. 단지 해고되었을 뿐인데 왜 이리도 길길이 날뛰는 건지 알 수 없었다.선미의 눈에서 눈물이 또르르 흘러내렸다.“너를 도와주다니, 너를 도와주다니! 너희 둘 사이에 분명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니가 꼬리 친 거지? 망할 년! 죽일 거야!”혜인은 우습게 느껴졌다. 그제야 윤선미가 반승제에게 한 통 크게 당했다는 걸 알아챘다. 그녀는 퇴사 통보를 받자마자 반승제를 찾아갔을테고, 거기서 그에게 당한 것이 틀림없었다. 선미의 막말을 더는 견딜 수 없어 경호원이 그녀를 제압한 사이, 혜인은 곧바로 다가가 뺨을 두번 내려쳤다.뺨을 맞고 당황한 선미가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혜인을 바라보았다.“네가 감히 나를 쳐?”혜인은 피식 웃었다. 그녀는 혜인이 오늘 경찰서에 잡혀가 단미에게 도움을 청해 빠져나올 것을 예상했다. 윤씨 집안이 일단 손을 쓰기만 한다면, 윤선미는 쉽게 나올수 있었다.하지만 혜인은 차마 이 말을 참을 수 없었다.“그래, 때렸다, 어쩔래? 승제 씨가 아무리 여자를 만난다고 해도 그 여자가 절대 네가 될 수는 없어. 하물며 그날 승제 씨한테 네 그런 모습을 보여줬는데도, 너는 그 사람 앞에서 어슬렁거리고 싶니? 아마 승제 씨는 네 얼굴을 보자마자 네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통곡하던 장면이 떠올랐을 거야. 굉장히 기분이 더러웠겠지.”혜인의 말에 자극받은 선미의 눈동자가 잔뜩 움츠러들었고 금방이라도 달려들 기세였다.그러나 경호원이 그녀를 막아섰다.“망할! 망할! 너 딱 기다려!”혜인은 아랑곳하지 않고 곧장 자신의 차에 올라탔다.반 시간 뒤, 윤단미는 윤선미에게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언니, 흑흑... 꼭 와서 나 풀어줘야 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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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0화 손깍지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혜인은 신문을 한 편에 내려놓았다. 승제를 기다리는 동안 화가 많이 누그러들었지만, 그렇다고 그녀가 당장 해야 할 일을 잊은 건 아니었다.“반 대표님.”혜인이 정중하게 불렀다.반승제는 검은색 대리석 테이블 뒤로 가 가죽 의자에 앉았다.“일이 있는 거면 두 시간 뒤에 다시 얘기해, 지금은 회의가 있어.”어차피 오늘 밤 안에 해결하면 되는 일이였기에 혜인은 두 시간 더 기다려도 상관없었다.“알겠습니다. 볼일 먼저 보세요.”고개를 든 승제의 시선이 그녀의 몸으로 향했다.그때, 승제에게 줄 커피를 들고 인우가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커피를 건네고 문을 나서려던 인우의 귀에 승제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저녁은 먹었어?”선미의 일로 내내 화가 나 있던 혜인은 저녁을 먹을 기분이 아니었다.“아뇨.”“심 비서, 페니가 먹을 저녁 식사 준비 부탁해요.”인우는 잠시 발걸음을 멈췄다. 승제는 인정하지 않았지만 자신이 볼 때 그는 무척 세심하게 혜인을 챙기는 것 같았다.“저 안 배고파요, 대표님.”혜인은 승제의 호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승제는 눈을 몇 번 깜빡이더니 옆에 놓인 컴퓨터를 천천히 열었다.“언제 회의가 끝날지 몰라. 적어도 두 시간은 걸릴 거야. 그러니 뭐 좀 먹어둬.”혜인은 더 거절하지 않았다.인우는 직원들이 이용하는 구내식당의 음식을 대접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고 하는 수 없이 급히 특급 호텔에 연락해 식사 준비를 부탁했다. 반 시간도 채 안돼 서 작은 배식카가 꼭대기 사무실 층에 있는 혜인의 앞에 도착했다.혜인이 다소 놀란 눈치였다. 그녀는 문득 윤단미의 병실 입구에 있었던 배식카가 생각났다.작은 테이블이 그녀의 앞에 놓였고, 그 위에는 애피타이저부터 식후 디저트까지 없는게 거의 없었다.본래 혜인은 배가 고프지 않았지만, 이 광경을 보니 자기도 모르게 군침이 돌았다. 참지 못한 혜인은 포크를 들어 천천히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승제는 가죽의자에 앉아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지만, 곁눈질로 계속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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