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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0화 손깍지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혜인은 신문을 한 편에 내려놓았다. 승제를 기다리는 동안 화가 많이 누그러들었지만, 그렇다고 그녀가 당장 해야 할 일을 잊은 건 아니었다.

“반 대표님.”

혜인이 정중하게 불렀다.

반승제는 검은색 대리석 테이블 뒤로 가 가죽 의자에 앉았다.

“일이 있는 거면 두 시간 뒤에 다시 얘기해, 지금은 회의가 있어.”

어차피 오늘 밤 안에 해결하면 되는 일이였기에 혜인은 두 시간 더 기다려도 상관없었다.

“알겠습니다. 볼일 먼저 보세요.”

고개를 든 승제의 시선이 그녀의 몸으로 향했다.

그때, 승제에게 줄 커피를 들고 인우가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커피를 건네고 문을 나서려던 인우의 귀에 승제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녁은 먹었어?”

선미의 일로 내내 화가 나 있던 혜인은 저녁을 먹을 기분이 아니었다.

“아뇨.”

“심 비서, 페니가 먹을 저녁 식사 준비 부탁해요.”

인우는 잠시 발걸음을 멈췄다. 승제는 인정하지 않았지만 자신이 볼 때 그는 무척 세심하게 혜인을 챙기는 것 같았다.

“저 안 배고파요, 대표님.”

혜인은 승제의 호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승제는 눈을 몇 번 깜빡이더니 옆에 놓인 컴퓨터를 천천히 열었다.

“언제 회의가 끝날지 몰라. 적어도 두 시간은 걸릴 거야. 그러니 뭐 좀 먹어둬.”

혜인은 더 거절하지 않았다.

인우는 직원들이 이용하는 구내식당의 음식을 대접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고 하는 수 없이 급히 특급 호텔에 연락해 식사 준비를 부탁했다. 반 시간도 채 안돼 서 작은 배식카가 꼭대기 사무실 층에 있는 혜인의 앞에 도착했다.

혜인이 다소 놀란 눈치였다. 그녀는 문득 윤단미의 병실 입구에 있었던 배식카가 생각났다.

작은 테이블이 그녀의 앞에 놓였고, 그 위에는 애피타이저부터 식후 디저트까지 없는게 거의 없었다.

본래 혜인은 배가 고프지 않았지만, 이 광경을 보니 자기도 모르게 군침이 돌았다.

참지 못한 혜인은 포크를 들어 천천히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승제는 가죽의자에 앉아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지만, 곁눈질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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