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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1화 반승제는 자비 없는 사람

승제의 발걸음이 갑자기 멈췄고, 왠지 모르게 화가 난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자신이 디자인을 맡고 싶어 온갖 수단을 쓰며 노력할 땐 언제고, 이젠 하기 싫으니 바로 기회를 차버리네...’

승제가 제자리에 선 것을 눈치채지 못한 혜인이 미처 멈추지 못하고 승제의 등에 코를 박았다. 코가 시큰시큰 하며 아파 났다.

“원인은?”

그의 말투에는 이렇다 할만한 기복은 없었지만 어쩐지 평소보다도 차가워 보였다.

혜인은 사실대로 말했다.

매번 선미가 와서 자신을 위협하는데도 불구하고 쉽게 풀려나면, 자신은 도대체 목숨이 몇 개나 있어야 선미를 상대할 수 있냐고 말이다.

승제는 엘리베이터에 올라타자, 혜인도 뒤따라 같이 탔다.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데?”

“대표님이 직접 풀어주시고는 저랑 일이 생겨서 잡혀갔다는 것도 모르셨어요? 며칠전에 산장에서 저를 공격하려 했을 때, 성공하지 못했으니 더는 말 하지 그냥 참았어요. 그리고 나서는 윤단미 씨가 남자 둘을 시켜서 저를 위협했고요, 다행히 제 친구 덕분에 살았어요, 저. 목에 난 상처도 그때 생긴거고 오늘에야 붕대를 풀었어요. 그래서 병원에서 마주쳤을때 참지 못하고 손을 댄 거예요. 오늘 오후에는 어땠는지 아세요? 윤선미가 와서 단검으로 저를 찌르려 했다고요! 제가 피했으니 망정이니 하마터면 정말 죽을 뻔했어요. 그런 윤선미를 대표님이 반 시간 만에 풀어주신 겁니다. 저희 집안이 윤씨 집안, 또 대표님네 집안하고도 비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거 잘 압니다. 그러니 제가 눈치 있게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어야겠죠.”

혜인이 말하는 사이 엘리베이터는 어느새 지하 주차장에 도달했다.

반승제는 혜인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들려고 하지 않았다.

그는 혜인의 턱을 탁 잡고는 강제로 고개를 들게 했다.

좁은 엘리베이터 안은 무거운 공기로 가득 찼다.

“울어?”

혜인은 울지 않았다. 다만 말하다 보니 억울함을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게다가 아빠도 여전히 깨어나시지 못했고 SY그룹이 곧 파산당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요 며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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