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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1화 다른 남자를 찾으면 돼요

작가: 민아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그녀의 목에는 붕대가 감겨 있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려는 순간, 반승제가 그녀에게 물었다.

“목은 어쩌다 다쳤어?”

“조심하지 않아서요.”

그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그녀의 말투는 차갑게 변해있었다.

엘리베이터가 1층에서 멈추자, 그녀는 스스로 퇴원 수속을 밟으러 갔다.

반승제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늘 혼자인 것 같았다.

그가 차에 올라타려는데 혜인이 밖으로 나와 길가에서 택시를 잡고 있었다.

승제는 차에 앉아 두 손으로 운전대를 잡고는, 손끝으로 가볍게 톡톡 치며 생각에 잠겼다.

‘모른 척하는건지 아니면 정말 기억이 안 나는 건지... 그날 밤의 일을 어떻게 전혀 언급하지 않을수 있지?’

그는 손을 들어 눈썹을 긁적거렸다.

승제는 차를 몰아 그녀의 앞에 천천히 세웠다. 창문이 열리고 그의 옆모습이 보였다.

“어디 가?”

혜인은 그가 아직 가지 않은 것을 보고 의외라고 생각했다.

때마침, 이곳은 택시가 잘 잡히지 않아 혜인은 그에게 물었다.

“로즈가든이요. 저 태워주실 수 있으세요, 대표님?”

“타.”

혜인은 차 문을 열어 조수석에 올라탔다.

100메터쯤 운전해 차는 신호등 앞에 멈춰 섰다. 마침 점심 시간이라 도로에는 차가 붐벼 교통 체증이 심했다.

“왜 단미에게 손을 댄 거지?”

그녀의 성격을 잘 파악하고 있는 건 아니였지만 결코 쉽게 화를 내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그도 잘 알고 있었다.

갈비뼈 하나가 부러진 건 사소한 일이라 할 수 없다. 감시카메라에 담긴 그녀의 행동은 확실히 인정사정없어 보였다.

물론, 먼저 손을 든 건 윤단미였다. 하지만 그녀는 실질적으로 혜인의 뺨을 때리지 못했다.

혜인의 과잉방위였다.

당시 혜인은 두 남자의 사건과 더불어 자신이 다친 것 때문에 단미에게 손을 댄 것이었지만, 이 사실을 차마 승제에게 알릴 수는 없었다.

“단미 씨가 제가 못마땅하신지 늘 저를 괴롭히시는데... 선미 씨가 저희 둘 사이를 이간질 하는 말을 몇마디 전했더라고요. 단미 씨는 그걸 믿었고요. 그래서 저를 손 봐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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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만해 주세요, 제발. 때리는걸 멈추기만 해준다면 1억 드릴게요!”하지만 곤봉을 휘두르는 상대의 속도가 전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거세질 뿐.“내 여동생의 감정을 기만한 네 놈을 오늘 반드시 죽여주겠어!”최근 불타는 사랑을 나눈 안내 데스크 여직원을 비롯해 허진과 하룻밤을 보낸 여자는 수도 없이 많았다.그 젊은 여직원을 허진은 몹시 마음에 들어 했다. 요구도 높지 않아 한 달에 400만을 넣어주기만 하면 됐고 또 어떤 자세든지 다 가능했기 때문이다.여자에게 돈을 지불하고 원하는 것을 얻었을 뿐인데, 어찌 이걸 기만이라고 할 수 있는지 허진은 전혀 납득이 가지 않았다.사실 허진을 때렸던 몇몇 남성들은 대충 변명을 둘러댔을 뿐이었다. 허진이 더는 움직임이 없을 때까지 때려서야 그들은 조용히 자리를 떴다.이곳에 있던 감시 카메라는 이들이 일을 꾸미기 전에 이미 망가진 상태였다. 이로써 허진은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없었다. 새벽 3시쯤, 그제야 허진은 누군가에 의해 병원에 실려 갈 수 있었고 바로 응급실로 옮겨졌다.애초에 혜인은 허진의 한 쪽 다리만 부러뜨려 달라고 부탁한 것이었지, 이렇게 사람을 묵사발로 만들어 버릴 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민지도 어이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다행인 것은 허진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는 것, 그러나 입원은 피할 수 없었다, 성휘와 같은 병원에서 말이다. 이튿날, 소연은 병원에 오자마자 허진의 병실로 들어갔다.“진아, 내가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도대체 누가 이런 거야?!”그녀는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반드시 배후의 사람을 잡아내 모질게 복수하고 싶어 했다.허진의 얼굴을 파랗게 멍이 들고 부어있어 본래의 모습을 알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소연을 달가워하지 않는 눈빛은 분명히 알아챌 수 있었다.‘해외로 나갈 기회가 코앞에 있었는데, 왜 이런 일이 생긴 거야!’허진의 이빨은 하도 세게 깨문 탓에 거의 부서질 지경이었다. 소연은 안쓰럽게 그를 쳐다보며 침대에 앉아 팔을 붙잡으려 했다.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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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337화 SY그룹이 곧 파산할 것 같습니다

    혜인은 더욱더 미간을 찌푸렸다. 분명 SY그룹과 1조에 달하는 합작을 진행한다고 했는데 그 내용이 전혀 적혀있지 않았다.그녀는 갑자기 마음이 조급해졌다.‘대체 어떤 합작이길래, 1조에 달하는 현금이 오가는 거야.’BH그룹조차 SY그룹의 지난 융자에서 1조를 투자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프로젝트는 뜻밖에도 융자한 돈보다 금액이 더 많았다. 혜인의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더는 앉아있을 수도 없었다.그녀는 바로 신이한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이한은 이제 막 조희준의 회사를 인수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강민지보다 PW사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었다.신이한의 혜인의 전화를 받았을 당시, 회의 중이던 그는 손끝으로 만년필을 돌리며 앉아있었다.“페니 씨, 좀 너무한 거 아니예요? 일 있을 때만 연락하고 그게 아니면 소식 한 통 없고.”“이한 씨, 부탁할 게 있어서 그러는데, 혹시 PW사가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지 알수 있을까요?”신이한은 등을 뒤로 기댄 채 가볍게 웃었다.“왜요? PW사랑 계약이라도 맺었어요?”“네, 아직까진 그런 것 같네요. 아빠는 아직 입원해 계시고 프로젝트 건은 비서님이 체결하신 거예요. 그 사람이 아빠 도장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이한은 눈을 가늘게 뜨더니 입을 떼고 말했다.“PW사가 전에 BH그룹을 찾아갔었는데 거절당하고 바로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고 들었어요. 솔직히 말하면 그냥 사기꾼들이에요. 그 회사 내에는 인재도 많고 인맥도 넓어서 인터넷에 가짜 소식도 엄청 많아요. 한때 포브스 차트에도 올랐었어요. 근데 알다시피 이런 차트는 거의 다 돈만 보고 조작하는 거라, 회사 청구서만 보고 마구 순위를 매기는 거거든요. 반 대표는 본인이 실리콘 밸리에 몸담고 있었으니 PW사의 운영 방식을 진작에 꿰뚫고 있었을 거예요. 듣기로는 계약 규칙의 허점을 이용해서 중소기업을 파산으로 몰아넣는다나...”혜인의 심장이 더욱 요동쳤다.“어떻게 파산시킨다고요?”신이한은 그녀가 조급해 하는걸 알면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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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까스로 선미의 습격을 피한 혜인은 곧바로 그녀의 손목을 잡아채 손안에 들려있던 단검을 빼앗았다.병원에서 보초를 서고 있던 두 경비원이 이 험악한 광경을 목격하고 달려와 순식간에 윤선미를 제압했다.선미의 눈동자는 여전히 무섭도록 혜인을 응시하고 있었다.“망할 것, 너 딱 기다려!”혜인이 눈살을 찌푸렸다. 단지 해고되었을 뿐인데 왜 이리도 길길이 날뛰는 건지 알 수 없었다.선미의 눈에서 눈물이 또르르 흘러내렸다.“너를 도와주다니, 너를 도와주다니! 너희 둘 사이에 분명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니가 꼬리 친 거지? 망할 년! 죽일 거야!”혜인은 우습게 느껴졌다. 그제야 윤선미가 반승제에게 한 통 크게 당했다는 걸 알아챘다. 그녀는 퇴사 통보를 받자마자 반승제를 찾아갔을테고, 거기서 그에게 당한 것이 틀림없었다. 선미의 막말을 더는 견딜 수 없어 경호원이 그녀를 제압한 사이, 혜인은 곧바로 다가가 뺨을 두번 내려쳤다.뺨을 맞고 당황한 선미가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혜인을 바라보았다.“네가 감히 나를 쳐?”혜인은 피식 웃었다. 그녀는 혜인이 오늘 경찰서에 잡혀가 단미에게 도움을 청해 빠져나올 것을 예상했다. 윤씨 집안이 일단 손을 쓰기만 한다면, 윤선미는 쉽게 나올수 있었다.하지만 혜인은 차마 이 말을 참을 수 없었다.“그래, 때렸다, 어쩔래? 승제 씨가 아무리 여자를 만난다고 해도 그 여자가 절대 네가 될 수는 없어. 하물며 그날 승제 씨한테 네 그런 모습을 보여줬는데도, 너는 그 사람 앞에서 어슬렁거리고 싶니? 아마 승제 씨는 네 얼굴을 보자마자 네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통곡하던 장면이 떠올랐을 거야. 굉장히 기분이 더러웠겠지.”혜인의 말에 자극받은 선미의 눈동자가 잔뜩 움츠러들었고 금방이라도 달려들 기세였다.그러나 경호원이 그녀를 막아섰다.“망할! 망할! 너 딱 기다려!”혜인은 아랑곳하지 않고 곧장 자신의 차에 올라탔다.반 시간 뒤, 윤단미는 윤선미에게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언니, 흑흑... 꼭 와서 나 풀어줘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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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우현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설연주는 나한테 없어. 원래 사람을 시켜서 멀리 보내려고 했는데 중간에 스스로 사라졌어.”이상하게도 설연주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마음이 불편하고 짜증이 밀려왔다. 그는 설연주와 얽힌 일을 더 이상 기억하고 싶지 않았다.설우현에게 있어 설연주는 그저 허튼수작을 부리는 여자일 뿐이었다.두팔은 격하게 기침하더니 피를 한 움큼 토해냈다.“설연주를 찾아, 이 땅을 전부 뒤져서라도 찾아내!”두팔은 자신의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렸고 설우현은 이 광경을 잠시 바라보다가 이내 자리를 떠났다.그가 집에 돌아왔을 때 설기웅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설기웅은 이미 그 여자가 누구인지 알았다고 말했다.설우현은 불쾌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누구예요?”“최용호의 사촌 여동생이야. 한동안 널 좋아하며 따라다녔잖아. 넌 항상 무시했지만. 이번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는지 약까지 구해왔더군.”설우현의 가슴에는 분노가 불타올랐다. 그 여자는 얼굴이 낯익었다. 오랜 시간 자신에게 집착했던 사람이었다. 외모는 나쁘지 않았지만 너무 집착하는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게다가 그가 선호하는 스타일도 아니었다.“형, 그 여자 지금 어디 있어요?”“아버지를 찾아갔어. 아버지는 너와 그 여자의 결혼을 고려하고 계셔.”설우현의 눈동자가 흔들렸다.‘하, 나더러 그런 여자와 결혼하라고?’하지만 이내 설기웅의 무거운 목소리가 이어졌다.“너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있어? 없다면 누구와 결혼하든 상관없잖아.”설우현이 가문을 위해 혼인할 필요는 없었지만 그가 특별히 마음에 둔 여자가 없다면 최용호의 사촌 동생과 결혼해도 문제가 없었다.최용호는 설기웅의 친구였고 최씨 가문도 플로리아에서 손꼽히는 재벌가였다. 이 결혼은 양 가문에도 손색없는 혼사였다.설우현은 머릿속이 복잡해져 손으로 관자놀이를 문질렀다.“형, 이 일은 조금 더 생각해 볼게요.”그는 특정 여자와 결혼하겠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너무 혼란스러웠다.자신이 여자의 계략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101화 당장 설연주를 나한테 보내

    설우현은 잠시 발걸음을 주춤했다.‘이 여자는 어쩜 이렇게 뻔뻔해? 그래, 무릎 꿇고 싶으면 꿇으라지.’설연주는 두팔에게서 이미 잔혹한 고통을 겪은 뒤라 간신히 버티고 있는 상태였다. 설우현의 뒷모습이 사라지자마자 그녀는 그 자리에서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설우현의 부하가 그에게 다가와 물었다.“어떻게 할까요?”그는 부하에게 설연주를 병원으로 옮기라고 지시했다.설연주는 이번에도 심하게 앓기 시작했고 지난번처럼 고열이 계속되었다. 의사는 여러 방법을 동원했지만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다.설우현은 그녀를 보내는 일을 미루고 오늘 밤 예정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병원을 나섰다. 그도 병원에 머물며 그녀를 돌볼 여유가 없었다.설연주는 그가 떠나자마자 오번에게 전화를 걸었다.“두팔한테서 나왔어요?”오번은 원래 두팔을 따라다니며 설연주의 상황을 지켜보려고 했는데 그녀가 떠난 뒤로 자신도 조용히 그곳을 빠져나왔다.“약 좀 구해줄 수 있어요? 당장 필요해요.”오번은 무슨 약인지 듣고 잠시 충격에 빠졌다.“연주 씨, 설마...”설연주는 고개를 끄덕였으나 통화 중임을 깨닫고 바로 대답했다.“네, 바로 그걸 원해요. 곧 많은 사람들이 나를 잡으려고 할 거예요. 설우현이 나를 보기 싫어하니까 그 전에 딱 한 번이라도 그 남자와 함께 있고 싶어요, 안 돼요?”오번은 잠시 침묵하더니 한참 후에야 이마를 문지르며 말했다.“미쳤어요? 이 일이 들키면 우리 둘 다 끝장이야.”“그러니까 들키지 않게 도와줘요. 당신이라면 이런 약 구할 수 있잖아요?”오번은 망설이다가 결국 결단을 내리고 자신의 비밀 약을 그녀에게 가져다주었다.밤이 되어 설우현은 행사에 참석했다. 그는 흰색 정장을 입고 설기웅의 뒤를 따라 몇몇 협력업체 관계자들을 만난 뒤 한적한 구석에 자리를 잡고 연회가 끝나기를 기다렸다.그는 중간에 2층에 올라가 친구들을 찾으려 했지만 그들은 찾지 못하고 대신 술 한 잔을 마신 뒤 길게 이어진 복도의 끝 방으로 끌려 들어갔다.방의 분위기는 아늑하고 고급스러웠다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100화 정말 무릎을 꿇었다

    평소 설연주는 다른 남자들에게 무척 차갑고 계산적인 태도를 보였다.누구에게도 마음을 주지 않았지만 유독 설우현에게만큼은 어딘가 진심이 담긴 듯한 모습이었다.그 마음이 특별하다는 것은 그녀와 가까이 지낸 사람이라면 누구나 눈치챌 수 있었다.그러나 문제는 설우현이 그녀의 그런 마음을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설연주가 더욱 처량해 보일 수밖에 없었다.설연주는 두팔의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할지 갈피가 잡히지 않아 조용히 침대에 앉아 있었다.반면 두팔은 그녀의 이런 상태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오래전부터 설연주를 탐하고 싶었고 지난번 사람을 시켜 길들였지만 그녀는 끝내 도망쳤다.이번에는 누구도 그녀를 구해줄 수 없을 것이다.두팔은 설연주를 침대에 내리눌렀다.설연주의 얼굴에 잠시 공포가 스쳤지만 이내 그녀의 표정은 평온하게 변했다.두팔은 그녀의 겉옷을 벗겨내고 더 안쪽 옷까지 벗기려 했지만 설연주는 아무런 저항도 없이 그저 천장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설우현이 그녀를 두팔에게 넘겼다는 사실 때문인지 설연주는 반항할 마음조차 사라진 것 같았다.심지어 마음속 깊이 설우현이 이 일을 알게 된다면 조금이라도 후회할지 궁금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가 후회하거나 괴로워하길 바라지 않았다.이런 상황에서도 설연주의 머릿속엔 온통 설우현 생각뿐이었다.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져 고개를 돌려 두팔의 표정을 보지 않으려 했다.두팔도 그녀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그녀가 침대에서 무너지는 모습이 보고 싶을 뿐이었다.마침내 그가 그녀의 마지막 옷을 벗기려던 순간 문이 거칠게 열리며 누군가 들어왔다. 두팔의 부하가 문 앞에 서서 당황한 표정으로 외쳤다.“형님, 저희도 막을 수 없었습니다.”깜짝 놀란 설연주는 일어나 문 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 설우현이 서 있었다. 그는 헝클어진 옷차림으로 눈을 가늘게 뜨고 이 상황을 무표정하게 지켜보고 있었다.두팔은 그를 알아보고 즉시 옷을 바로잡았다.“우현 씨가 여긴 또 무슨 일로 찾아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099화 설우현에게 특별한 감정이라도 있나 봐?

    오번은 설우현의 선택을 어느 정도 예상했다. 그는 설연주를 정말로 혐오하는 듯했다. 결국 오번은 자기 힘으로 계속 설연주를 찾아야 했다.그러던 이틀 후 그에게 또 다른 의뢰가 들어왔다. 마침 그 의뢰는 두팔과 관련된 것이었다. 두팔이 그를 영입하려 하고 있었다.오번은 원래 거절할 생각이었지만 대화 속에서 설연주의 이름이 언급되자 마음이 흔들렸다.“형님, 설연주를 계속 무릎 꿇리고 있을까요?”두팔은 손에 든 휴대폰을 보며 설우현의 사람들이 직접 설연주를 넘겼다는 사실에 웃음이 나왔다. 전에 설연주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는 무척 당당하더니 이제는 그 기세가 완전히 꺾여버린 모습이었다.“사흘 동안 계속 무릎 꿇리고 있어. 음식은 주지 말고 죽지 않을 정도로만 내버려둬.”오번은 통화 속 두팔의 말을 듣고 경악했다. 설연주가 두팔에게 넘어갔다니 믿기지 않았다. 두팔은 다시 한번 조건을 제시하며 웃음을 띠고 물었다.“듣자 하니 해킹 실력이 대단하다던데, 우리 쪽으로 와볼 생각 없나? 충분한 보상은 보장하지.”오번은 고민 끝에 결국 두팔에게 가기로 결심했다.그날 밤, 그는 설연주를 만났다.설연주는 이미 이틀 밤낮을 무릎 꿇은 채로 있었다. 그녀의 등은 채찍 자국으로 가득했고 목에는 쇠사슬이 걸려 있었으며 그 끝은 두팔의 손에 쥐어져 있었다.설연주는 고개를 떨군 채 누구의 시선도 마주하지 않았다.두팔은 갑자기 사슬을 세게 잡아당겼고 그녀는 바닥에 엎어졌다.이윽고 두팔은 사슬을 조금씩 당기며 설연주의 온몸이 떨리는 것을 보고 비웃음을 터뜨렸다.“연주야, 성씨를 바꿔가며 꼼수를 부렸지만 결국 설우현이 직접 널 내게 넘겨줬잖아. 기분이 좀 상했겠다?”설연주는 바닥에 엎드린 채 몸을 일으키려 했으나 두팔의 구두가 그녀의 손등을 짓밟았다.설연주는 손가락을 오그리며 소리 한 번 내지 않고 꾹 참았다.두팔은 흥미로운 눈빛으로 그녀의 하얗고 가느다란 손을 내려다보았다.“저번에 겨우 길들였더니 네가 도망갔잖아. 이번에는 도망갈 기회를 줄 생각 없으니까 각오해.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098화 인생이 충분히 망가질 수 있다

    설우현이 전화를 끊었을 때 설연주는 이미 다른 곳으로 보내졌다.그는 한 치의 연민도 없었다. 게다가 그녀 같은 여자에게 자비를 베풀 이유는 더더욱 없었다.하지만 입가에 남은 상처는 여전히 아팠다. 말만 해도 상처가 당겨져 입술이 따끔거렸다.그는 휴대폰을 넣고 차에 오르려는데 그때 설기웅에게서 전화가 왔다.“오늘 밤엔 집에 와서 저녁 먹자.”“네, 형.”설우현은 손으로 이마를 누르며 짜증이 피어올랐다.마침 설연주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설기웅과 설의종은 아직 설연주가 설씨 가문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모르는 상태였다.설씨 가문 저택에 도착하자 그는 우연히 설다연이 담벼락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설다연은 담벼락에 걸터앉아 옆에 있던 꽃을 하나씩 따서 바닥에 던지고 있었다.이전에는 계절의 변화도 꽃이 피고 지는 것도 몰랐던 그녀는 설씨 가문에 들어온 후로 모든 것을 처음부터 배워야 했다.처음 몇 달 동안 설우현이 집에 들를 때마다 그녀가 설기웅에게 묻는 소리가 들렸다.“오빠, 이거 뭐야?”“이건?”“그럼 이건 뭐지?”솔직히 설우현이라면 그런 질문에 답할 인내심이 없었을 것이다.설다연은 사람을 죽이는 법 외엔 세상에 대해 아는 게 없었다.왜 꽃이 다양한 색을 가지고 있는지, 왜 가을이 되면 나뭇잎이 붉게 물드는지, 심지어 물속에 왜 물고기가 있는지조차도 몰랐다.예전에 그녀의 세상은 실험복을 입은 연구원들과 시험관들뿐이었고 그 안엔 약품 냄새 말고는 다른 냄새라고는 느낄 수 없었다.더군다나 그녀는 살인 병기로 길러졌고 잔인한 본능을 깨우기 위해 어릴 적부터 생고기를 먹도록 훈련받았던 것이다. 그래서 음식을 익혀 먹어야 한다는 것조차도 몰랐다.결국 설기웅이 하나하나 가르치며 그녀의 세계를 재구성해주었다. 설우현 역시 처음으로 형이 그토록 인내심이 많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는 벽 아래 서서 설다연이 여전히 꽃을 따는 모습을 바라보았다.“그 꽃들은 왜 따는 거야?”설다연은 담벼락에서 뛰어내려 설우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097화 그를 깊이 새기려는 듯이

    한편, 설연주는 눈이 가려진 채로 설우현 앞에 끌려왔다.오늘 단지 슈퍼에 가서 음식이나 좀 사려고 했을 뿐인데 갑작스럽게 납치를 당했다. 도대체 누가 잡아 온 것인지조차 알 수 없었다.그녀는 바닥에 강제로 무릎이 꿇려졌다. 그때 귀 옆에서 라이터 소리가 들려왔다.설우현은 의자에 앉아 위에서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설연주의 얼굴이 굳어지며 본능적으로 ‘우현 오빠’라고 부르려다 멈칫했다.하지만 설우현이 입을 떼자 그녀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고 말았다.“네가 사는 그 집 사실 해커가 소유한 거더군. 그런데 그 해커가 혜인이 납치 사건과 연관되어 있었어. 내가 그놈을 잡았을 때 끝까지 배후를 자백하지 않더니. 알고 보니 네가 바로 그 배후였구나, 설연주.”설연주의 눈에 담긴 웃음기가 서서히 사라졌다. 설우현이 명확한 증거를 찾았기에 이렇게 말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이제 자신이 도망칠 곳이 없다는 걸 알게 된 설연주는 고개를 푹 떨구고 더는 입을 열지 않았다.그러자 설우현은 그녀의 머리채를 단단히 움켜잡고 싸늘한 눈길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머리카락이 잡힌 설연주는 두피에 전해지는 고통에 살짝 눈썹을 찡그렸다가 이내 그를 향해 억지 미소를 지어 보였다.“오빠, 이제 다 알아낸 거예요?”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설우현은 그녀를 내동댕이쳤다. 설연주는 바닥에 나뒹굴며 등에서 식은땀이 흐를 정도로 통증이 밀려왔다.“설연주, 가족을 건드리는 건 선을 넘었어. 내가 널 용서할 수 있을 것 같아?”설연주는 바닥에 엎드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설우현은 짜증이 치밀어 담배를 꺼냈다. 그는 평소 여자는 절대 때리지 않았지만 설연주가 저지른 일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다.“듣자 하니 너 두팔과 어울려 다녔다더라. 마침 그놈도 지금 널 찾고 있더군.”설연주는 몸이 떨리며 순간 얼어붙었다. 혹시 설우현이 그녀를 두팔에게 보내려는 걸까? 만약 그렇다면 살아서 나오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널 두팔에게 넘길 거야. 거기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없을지는 네가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096화 여자의 질투심

    두팔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설강민을 내려놓으라 지시하고 홀로 걸어갔다.설우현은 이미 홀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설강민이 들어오자 설우현의 미간이 찌푸려졌다.두팔은 설우현을 알고 있었기에 그를 함부로 건드릴 수 없었다. 그래서 설우현이 혼자 이곳에 들어올 수 있었던 것이다.그는 설강민 같은 쓰레기 때문에 설우현이 직접 나설 줄은 몰랐다. 두팔의 부하가 설강민을 거칠게 밀어버렸다. 이미 탈진 상태가 된 설강민은 그대로 바닥에 개처럼 엎드렸고 얼굴은 온통 피로 얼룩져 있었다.“형, 형... 나 구해줘요...”미약한 그의 목소리는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설우현은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 가져온 돈 박스들을 세어보라고 지시했다.두팔은 홀 한가운데 앉아 자신의 공간에 가득 쌓인 박스들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사람들이 끊임없이 박스 앞에서 돈을 세며 확인하고 있었다.“설우현, 듣자 하니 설씨 가문에 새로 들어온 여자가 있더군. 설연주라고 했던가?”설우현은 미간을 찌푸렸다. 이런 자와는 깊게 얽히고 싶지 않았다. 두팔은 무언가를 떠올린 듯 음흉한 웃음을 지었다.“그 여자의 원래 이름은 진연주였어. 내 밑에 있을 때 아주 말 잘 듣던 아이였지. 네 발로 기어다니는 모습도 제법이었는데, 내가 맛보기도 전에 설연주가 되어 설씨 가문으로 가버렸지. 너희 설씨 가문에서 그런 여자를 진심으로 받아들일 줄은 몰랐다만.”두팔은 조롱 섞인 미소를 띠며 다리를 옆 의자에 올려놓았다.“연주는 한때 내 충실한 개였어. 그래서 연주를 위해 특별히 여러 개의 목줄을 맞춰놨지.”두팔이 손뼉을 치자 부하들이 맞춤 제작된 목줄을 가져왔다. 목줄은 검은색, 은색, 금색으로 각각 다른 디자인이었으며, 보기만 해도 끔찍했다.설우현은 이를 보며 곧장 주변 몇몇 사람들의 취향이 생각났다. 그들은 이런 조련에서 수치심을 느끼지 않고 오히려 묘한 쾌감을 얻는 사람들이었다. 설연주가 이런 취향을 가지고 있다니 의외였다.이윽고 설우현의 미간이 잔뜩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095화 거래는 어디서 하지?

    설우현은 살면서 이토록 파렴치한 여자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하여 설연주를 상대하기 싫었던 설우현은 그대로 문을 쾅 닫아버렸다.다음 날, 설연주는 그대로 별장에서 쫓겨났고 도우미가 다가와 정중하게 설우현의 말을 전달해주었다. 앞으로 다시는 이곳에 오지 말라는 명령이었다.그렇게 일주일 동안 설연주는 설우현을 보지 못했다.오히려 설강민의 소식은 계속하여 들려왔는데 현재 돈을 다 써버려 또 두팔의 사람들에게 쫓기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겁도 없이 독촉하러 온 사람들까지 때렸다는 것이다.두팔 쪽에서는 당연히 설강민의 행패를 가만히 놔두려 하지 않았고 현재 설강민은 이미 두팔에게 잡혀 끌려갔다고 한다. 이제 그가 어떤 일을 겪을지는 아무도 모른다.설연주는 설준석의 별장에서 지내며 계속하여 그쪽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저녁이 되고 설준석이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별장으로 돌아왔다.음식이 나오자마자 설준석은 두팔의 전화를 받게 되었고 아들이 100억이나 달하는 빚을 졌으니 당장 돈을 들고 오라는 협박 전화였다.물론 설준석도 두팔이라는 칭호를 알고 있었다. 고리대금업자지만 꽤 많은 사업을 하고 있다는 정도로 알고 있다.플로리아 상층부의 목적지는 주로 지하 도박장으로 하룻밤에 벼락부자가 될 수도 있고 즉석에서 돈을 전부 잃어 취직하게 될 수도 있다.물론 지하 도박장에서도 돈을 빌릴 수 있지만 그곳에는 정해진 조건이 있었다.하지만 두팔이 운영하는 고리대금에는 조건이 없었고 대신 갚지 않으면 손과 발을 모두 잃고 모든 가족에게 해를 끼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어쨌든 두팔이 운영하는 무리는 전부 극악무도한 양아치들이었다. 한 사람의 목숨이 이천 만 정도로 만약 일가를 독촉하는 데 성공한다면 단번에 몇십억은 벌 수 있다.전화를 받고 화가 치밀어 오른 설준석이 휴대폰을 꽉 움켜쥐며 물었다.“설강민은?”그러자 휴대폰 건너편에서 설강민의 울부짖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아빠, 제발 살려주세요. 제발요. 저 사람들이 내 팔과 다리를 부러뜨릴 거란 말이에요. 빨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094화 억울하면 오빠도 나한테 뽀뽀해요

    “네가 왜 울어?”“오빠, 제가 앞으로 어떻게든 보답할게요.”설우현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앞으로?지금 당장 사과를 받아내도 모자랄 판에 또 아무것도 모르는 척한단 말인가? 그런데 그런 둘 사이에 과연 앞으로가 있을까?설연주의 침묵은 또다시 시작되었다. 그녀의 등에 손을 얹고 있던 설우현은 잠깐 생각에 잠기더니 이내 꽉 주먹을 쥐며 천천히 말을 꺼냈다.“설연주, 너 내일 나랑 병원에 가서 건강검진 좀 받자.”순간, 설연주는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설우현이 무언가를 알아챘다고 생각한 그녀는 즉시 설우현의 품속에서 벗어나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안 가요.”“너 지금 살이 너무 많이 빠졌어. 모르겠어?”이제 만난 지 두 달밖에 안 됐는데 벌써 불쌍할 지경으로 살이 많이 빠져있었다.분명 처음에 만났던 설연주는 화려한 여우였는데 어떻게 갑자기 이렇게 변했단 말인가? 정말 건강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닐까?“오빠, 저 정말 괜찮아요. 난 그냥... 사랑에 사로잡혀서 그래.”그 말을 들은 설우현은 하마터면 어이가 없어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그렇게 많은 세컨드를 이용하고 어떻게 사랑에 사로잡혔다는 말을 이리도 뻔뻔하게 할 수가 있지? 이건 사랑을 더럽히는 행동 아닌가?“뭐? 요즘 좋아하는 사람 생겼어?”무심코 물으며 설우현은 심지어 담배 한 대를 꺼내 천천히 불을 붙였다. 게다가 얼굴 전체에 이렇게 쓰여 있었다.‘어디 한번 지어내 봐.’그리고 설연주는 비로소 알게 되었다.설우현은 그녀에게 한 치의 감정도 없다.하긴 바람기가 많아 보여도 설씨 가문에서 가장 규칙에 예민한 사람이고 단순한 사람이니 그에게 있어 설연주는 그저 여동생일 뿐이었다. 엄연히 설씨 가문과 혈연관계가 있는 여자를 잠자리 상대로 생각할 리가 없었다.정말 도끼로 제 발등을 찍은 셈이었다.순간, 엄청난 상실감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특히 조롱하는 듯한 그의 표정을 알아차리니 마음은 더욱 괴로웠다.설우현의 마음속에서 설연주 같은 여자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전혀 알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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