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의 모든 챕터: 챕터 291 - 챕터 300

2210 챕터

제291화 내 마음에 든 며느리는 너야

유현숙이 성혜인을 좀 못살게구나 기대했었는데 하루 만에 잡힐 줄은 생각지 못했다.최효원은 성혜인이 단톡방에 올린 글을 본 순간 가슴이 움찔했다. 노래방을 신고한 사람이 그녀라는 글을 올린 것이었다.‘이 여자가 어떻게 노래방의 일을 알지? 노래방에 불법 거래가 있었다고 해도 거기에 간 사람만 알 텐데.’최효원이 실눈을 뜨고 계속 생각했다.‘성혜인이 남자를 엄청 잘 꼬시던데. 설마 노래방 아가씨 출신은 아니겠지?’그녀의 입가에 차가운 미소가 지어졌다.마침 오늘 윤단미도 BH 그룹에 왔다. 반승제와 관계를 회복하겠다고 했으니 성의는 보여줘야 했다.윤단미를 본 최효원의 두 눈이 반짝였다.BH 그룹에 반승제를 찾아오는 여자들이 매일 수도 없이 많았다. 다들 연예인 아니면 인플루언서였는데 딱 봐도 반승제를 꾀기 위한 목적이었다. 프런트 직원이 여러 번이고 그녀들을 거절했다. 이젠 윤단미가 돌아왔으니 당연히 누가 반승제를 넘보는지 알아야 했다.그녀가 가까이 갔을 때 최효원은 한창 동료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반 대표님의 디자이너가 한 노래방이랑 관계가 있는데 글쎄 그 노래방에서 불법 거래가 있었다지 뭐예요. 그 노래방 사장이 감옥에 갔대요.”“정말이에요? 페니 씨 평소에는 참 무관심해 보이던데.”최효원은 윤단미를 못 본 척하며 슬쩍 한마디 내던졌다.“사실 반 대표님이 페니 씨 방에서...”최효원은 하던 말을 멈추고 그제야 윤단미를 발견한 것처럼 화들짝 놀라며 다급하게 인사했다.“아가씨.”윤단미는 최효원에 대한 인상이 별로 없었다. 어쨌거나 BH 그룹의 프런트 직원이 여러 명이고 게다가 귀국한 지 얼마 되지도 않으니 말이다.‘방금 이 프런트 직원이 채 하지 못한 얘기가 뭘까?’윤단미가 그녀를 보며 다정하게 웃었다.“저랑 꼭대기 층에 가요. 마침 직접 볶은 커피콩을 가져왔거든요. 꼭대기 층에 휴게실이 있는데 커피콩 갈 줄 알죠?”최효원이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드디어 아가씨의 주의를 끌었어.”“네, 저 따라오세요, 아가씨.”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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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화 초상화

“알겠어요, 아주머니. 승제 회의 끝나면 함께 갈게요.”전화를 끊은 윤단미가 득의양양하게 웃었다.그때 줄곧 밖에 서 있던 심인우는 그녀가 휴대 전화를 만지는 걸 보고도 말리지 않았다. 이변이 없는 한 미래의 사모님이 윤단미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대표님도 개의치 않아 하시는데 비서인 그가 굳이 나서서 미움을 받을 필요가 있겠는가.윤단미는 사무실에서 나온 후 곧장 휴게실로 향했다.최효원은 최선을 다해 커피콩을 갈고 있었다. 윤단미가 들어오자 기대에 찬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녀 앞에 선 윤단미는 휴게실에 그녀와 단둘이 있는 걸 확인하고는 말을 꺼냈다.“아까 밑에서 하던 얘기 마저 해요. 승제랑 페니 씨가 뭐 어쨌다고요?”최효원은 손을 부들부들 떨며 당황한 척 연기를 펼쳤다. 윤단미의 날카로운 시선이 그녀에게 닿았다.“BH 그룹의 미래 사모님이 나라는 걸 알고 있겠죠? 내가 승제한테 한마디만 해도 그쪽은 일자리를 잃을 수 있어요.”최효원이 커피콩을 가는 기계를 재빨리 내려놓더니 불안한 얼굴로 자신의 옷을 꽉 잡았다.“아가씨, 제가 얘기할게요. 전부 다 얘기할 테니까 제발 자르지만 말아 주세요.”윤단미가 싸늘하게 웃었다.‘진작 이랬어야지.’“말해봐요. 승제랑 페니 씨가 뭘 어쨌다고요?”“어떻게 된 거냐면 저랑 페니 씨 방이 1층에 있는데 어느 하루는 반 대표님이 그 방에서 나오시더라고요. 게다가 늦은 시각에 나오시는 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윤단미의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반승제는 함부로 여자 집에 드나드는 사람이 아니었다. 심지어 반승제는 그녀의 집도 간 적이 없었다. 매번 그녀를 바래다줄 때도 집 앞까지만 바래다주었다.반승제는 지금까지 줄곧 여자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다.“나한테 거짓말하면 그 대가가 뭔지 알아요?”최효원이 눈물을 왈칵 쏟을 것처럼 말했다.“아가씨, 절대 거짓말이 아니에요. 반 대표님이 페니 씨 방에서 나오는 걸 제 두 눈으로 똑똑히 봤어요. 제가 지금 반 대표님의 사촌 동생이랑 연애 중이라 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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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3화 승제 씨랑 아주 좋아 죽더구먼

그녀는 문자를 보고도 못 본 척 답장하지 않았다.병원에 오자마자 또 어제 그 고양이와 마주쳤다. 오늘 아무래도 재검사를 받으러 온 모양이다.하지만 이번에는 윤단미는 오지 않았고 어젯밤의 그 도우미가 함께 왔다.도우미의 얼굴에 아직도 시뻘건 손가락 자국이 선명했다. 어젯밤 윤단미가 얼마나 힘을 주어 때렸는지 가히 짐작이 갔다.도우미는 케이지에 있던 고양이를 꺼내 의사에게 맡겼다.의사가 고양이를 안고 성혜인의 앞을 지나갔다. 지금까지 본 랙돌 고양이 중에서 가장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눈은 바다처럼 파랬고 털도 보들보들한 게 자꾸만 만져보고 싶었다. 하지만 윤단미의 고양이라는 생각에 이내 마음을 접고 겨울이 상태를 살폈다.오늘 그나마 정신을 차린 겨울이는 그녀를 보자마자 케이지 안에서 꼬리를 흔들며 반가워했다. 아직 상처가 덜 아물었고 또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걸 방지하기 위해 의사는 겨울이를 케이지에 넣었다.하지만 지금까지 성혜인은 겨울이를 자유롭게 풀어놓고 키웠다. 포레스트 뒤에 있는 방도 꽤 커서 마음껏 뛰어다녔었다. 자유롭던 겨울이가 케이지에 갇혀있는 모습을 보니 그녀도 마음이 아팠다.“선생님, 겨울이를 모레 데려가도 돼요?”“네, 매일 약 발라주는 거 잊지 마시고요.”성혜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겨울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겨울이와 잠깐 놀아준 후 동물 병원을 떠나 집에 가려고 했다.이 동물 병원은 번화한 길거리에 있는 게 아니라 별장 주민 구역 주변에 있어 무척이나 조용했다. 하여 별장에 사는 주민들이 애완동물을 데리고 자주 찾았다.성혜인이 차 타러 가던 길에 조급하게 울고 있는 한 도우미와 마주쳤다. 그리고 도우미 옆에 빈 케이지가 놓여있었다. 도우미 옆을 지나야 했던 성혜인이 모른 척하려다가 말을 걸었다.“고양이가 도망갔어요?”앳된 얼굴의 도우미는 고양이를 잃어버리고 너무 놀라 넋이 나간 얼굴이었다.“네. 어떡해요? 단미 아가씨가 아시면 절 죽이려 할 거예요. 그 랙돌 고양이를 4천만 원 주고 샀대요. 엉엉... 이제 무슨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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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화 신혼집

윤단미가 싸늘하게 웃었다.“난 지금 승제네 집에 밥 먹으러 가던 길이야.”그녀가 도우미에게 손가락질하며 차갑게 말했다.“너 두 시간 후에 바로 나한테 전화해. 페니 씨가 고양이를 찾지 못한다면 내가 직접 처리하겠어!”그러고는 다시 차에 올라탔다.그녀가 자리를 비운 후 성혜인이 도우미를 쳐다보았다. 도우미도 이리 쉽게 상황을 모면할 줄은 생각지 못했다. 제 발 저리긴 했지만 잊지 않고 성혜인에게 당부했다.“얼른 고양이나 찾아요.”성혜인은 그저 가소롭기만 했다.‘내가 그렇게 만만한 사람으로 보여?’그녀는 도우미를 거들떠보지 않고 곧장 자기 차에 올라탔다.조금 전 윤단미가 가던 방향은 포레스트 쪽이었다. 반승제와 함께 식사한다고 했었고 백연서도 갑자기 문자를 보낸 걸 보면 윤단미를 앞세워서 위세를 떨쳐 보이려는 게 분명했다.그녀는 두 손으로 핸들을 꽉 쥐었다. 원래는 반씨 집안의 일에 끼어들고 싶지 않았지만 윤단미가 스스로 일을 복잡하게 만들었다.고양이는 그저 도화선일 뿐이었다.그녀는 휴대 전화를 꺼내 반태승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녀의 전화에 반태승의 입꼬리가 귀에 걸렸다.“혜인아, 무슨 일이야? 승제가 또 널 괴롭혔어?”반승제 얘기에 반태승의 말투가 싸늘해졌다. 반승제의 외도만 생각하면 채찍을 들어서라도 아주 혼쭐을 내고 싶은 심정이었다.반태승의 목소리에 성혜인은 마음이 따뜻해졌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 편에 서준 사람은 오직 반태승뿐이었고 심지어 그녀의 아버지보다도 그녀를 더 믿어줬다.원래는 그저 고자질만 할 생각이었으나 갑자기 억울함이 밀려와 눈시울이 붉어졌다.그녀가 한동안 아무 말이 없자 반태승의 낯빛이 진지해졌다.“그 자식 또 무슨 잘못을 한 거 맞지? 혜인아, 진정해. 윤단미가 돌아왔다고 들었어. 3년 전에 우리 집안에 들어오지 못했으니 3년 후인 지금도 못 들어와.”성혜인이 코를 훌쩍였다. 반태승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생각에 이내 당부했다.“할아버지, 꼭 건강 챙기세요.”“난 괜찮아. 이 할아버지가 걱정하는 건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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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5화 도련님이 여자를 데려왔어요

윤단미의 시선이 유경아에게 향한 순간 눈살을 찌푸렸다.“벌써 한참이나 지났는데 마실 것도 안 내오고 뭐해요? 포레스트에 오늘 마실 것도 준비 안 됐나요?”유경아가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유경아는 무의식적으로 반승제를 쳐다보았다. 윤단미는 반승제의 팔짱을 꽉 끼고 있었다. 계속 열이 내렸다 올랐다 반복한 바람에 안색이 조금 창백했지만 그만의 아우라에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그가 자리에 앉자 윤단미도 그의 옆에 찰싹 붙어 앉았다.유경아는 분통이 터졌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그녀는 주방으로 들어가 차를 내리면서 성혜인에게 몰래 문자를 보냈다.「사모님, 아무래도 포레스트에 오셔야겠어요. 도련님이 어떤 여자를 데리고 왔는데 두 사람 아주 다정해 보여요.」그 시각 로즈 가든으로 돌아온 성혜인은 포레스트의 일을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다.유경아는 차를 가져와 티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윤단미가 위층을 힐끗 보더니 씩 웃었다.“승제야, 네 와이프는 집에 없어?”아내의 행방을 몰랐던 반승제는 유경아를 쳐다보았다. 그러자 유경아가 재빨리 설명했다.“사모님 아직 들어오지 않았어요.”윤단미가 놀란 척하며 입을 움켜쥐었다.“아까 아주머니랑 통화할 때 네 와이프가 밖에서 뭘 하고 다니는지 자꾸 외박한다고 하더라고. 결혼했으면 일찍 집에 들어와야지, 안 그래? 승제 너 지금 몸도 안 좋은데 옆에서 챙겨주지도 않고 대체 어딜 갔대?”반승제의 낯빛이 더욱 어두워졌다.“챙겨줄 필요 없어.”그녀가 없으면 오히려 더 자유롭고 편했다.그 말에 윤단미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애써 참았다.더는 그 꼴을 볼 수 없었던 유경아는 대충 핑계를 대고 자리를 피했다. 거실에 반승제와 윤단미 두 사람만 남게 되었다.반승제가 한창 오전 회의 때의 데이터를 생각하고 있는데 윤단미가 옆에서 재잘거렸다.“아까 오는 길에 페니 씨를 만났는데 페니 씨가 내 고양이를 잃어버렸어. 승제야, 나 우리 집 고양이를 좋아하는 거 너도 알잖아. 고양이한테 무슨 일이 있을까 봐 너무 걱정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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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화 당장 혜인이한테 연락하고 집으로 데려와

반태승이 소파 앞에 가서 앉자, 유경아는 빙그레 웃으며 황급히 차 한 잔을 내왔다. 반태승은 그것을 받아 천천히 잔을 들어 위에 둥둥 뜬 찻잎을 옆에 있는 잔에 덜어냈다. 그러고는 기세등등한 말투로 윤단미를 꾸짖었다.“윤단미 씨, 우리 승제가 이미 결혼까지 한 유부남인 것을 모를 리 없을 테죠? 포레스트 별장은 내가 혜인이에게 선물한 신혼집입니다.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이렇게 무례하게 남의 신혼집에 들어온 겁니까? 윤씨 집안에서는 윤단미 씨에게 이런 기본적인 인간 됨됨이도 가르치지 않았단 말입니까? 윤단미 씨는 예의도 염치도 모르는 사람이에요?”“할아버지, 그런 것이 아니라, 저는...”“입 다물어요, 누가 당신 할아버지입니까?”반태승은 손에 든 찻잔을 내려놓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녀를 째려보았다.“지금 당장 윤단미 씨 부모님께 전화하세요. 난 윤단미 씨 부모가 직접 포레스트 별장에 와서 딸을 데려가는 꼴을 꼭 봐야겠으니까요! 기왕 가정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어린 나이에 남의 가정이나 파탄 내는 상간녀 노릇을 자청했으니, 그렇다면 어른으로서 내가 오늘 제대로 가르쳐 줘야겠네요.”윤단미는 순식간에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이내 눈물을 흘렸다.옆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반승제는 미간을 찌푸렸다.“할아버지, 단미는 그저 지나가다가 잠깐 들린 손님일 뿐이에요.”“너도 입 닥쳐!”반태승은 책상을 다시 두드리며 눈을 가늘게 떴다.“승제야, 만약 네가 한마디만 더 한다면, 나는 병원에서 진행하는 그 어떤 치료에도 협조하지 않을 것이다.”반승제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고 더 이상 말을 이을 수 없었다.반태승은 다시 윤단미를 바라보며 콧방귀를 뀌더니 차갑게 말했다.“어서 전화 걸지 않고 뭐 해요, 자기 부모님 연락처도 모르는 겁니까?”윤단미는 울면서 주춤거리더니 휴대전화를 꺼냈다. 이 순간 그녀는 착잡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만약 부모님이 친히 포레스트 별장까지 와서 자기를 데려간다면, 내일 이 일은 제원 전체에 퍼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그녀는 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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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화 승제야, 너는 내 수단을 잘 알고 있을 테지?

반태승은 말을 마치자마자 가슴을 움켜쥐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윤단미를 배웅하려던 반승제의 발걸음이 순간 굳어졌다. 그는 다급히 할아버지를 부축하러 달려왔다.“할아버지, 제발 화내지 마세요. 제가 연락할게요, 혜인이한테 연락하면 되잖아요.”그가 반태승을 부축하여 소파에 앉히자, 반태승은 그를 매섭게 노려보았다.“애당초 네가 왜 윤단미와 함께하려 했는지 내가 모를 거로 생각하지 마, 단지 네 형의 일 때문이잖아.”반승제는 반태승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고 그저 묵묵히 그의 등을 다독였다.“할아버지, 좀 괜찮아지셨어요?”반태승은 깊은숨을 들이마시며 대답했다.“진심으로 내 건강이 걱정된다면, 나를 화내게 만들지 말거라. 혜인이는 내가 너를 위해 고르고 고른 짝이다. 그러니 네가 그 아이를 자세히 들여다본다면 틀림없이 사랑받을 만한 구석이 있는 아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반승제는 여전히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는 성혜인이 사랑받을 만한 사람인지 아닌지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다.이때 안정을 되찾은 반태승이 몸을 돌려 반승제의 손을 밀어냈다.“당장 혜인이한테 전화해. 다음에 또 네가 한 이런 황당한 일을 알게 되면, 내가 어떻게 너를 혼내줄지 두고 봐!”반승제도 어쩔 수 없었다. 만약 반태승이 다른 것으로 그를 위협했다면, 예를 들어 반씨 집안의 후계자 자리나 BH그룹의 대표 자리를 내세워 그를 위협했다면 그는 신경조차 쓰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반태승은 하필이면 자신의 건강을 내세워 협박했다.그는 휴대전화를 꺼내어 그녀의 번호로 곧장 전화를 걸었다. 이 번호는 성혜인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였다.이때, 성혜인은 이미 로즈가든에서 잠들어 있었다. 그녀는 며칠 동안 피곤이 많이 쌓였었다. 유현숙에 관한 일이 잘 마무리되자, 그녀는 마침내 푹 잘 수 있게 되었다.전화벨 소리를 듣고 그녀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윤단미가 시비를 걸려고 전화를 걸어온 줄 알았다. 어쨌든 그녀가 먼저 윤단미를 찾아가지 않았으니 말이다.성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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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8화 그는 여자 때문에 쉽게 감정 기복을 느끼는 편이 아니었다

그날 밤, 성혜인은 한잠 푹 자고 났더니 유달리 기분이 좋았다. 그녀는 잠에서 깨어난 후, 가장 먼저 휴대전화를 켰다. 반승제에게서 걸려 온 부재중 전화가 여러 개 표시되어 있었는데, 게다가 전부 자신의 개인 번호로 걸려 온 부재중 전화였다. 성혜인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또 할아버지한테 혼난 건 아니겠지?’그녀는 씻으면서 메시지를 보냈다.「무슨 일 있어요?」어젯밤 폭풍우가 불고 간 포레스트 별장에 비해, 하룻밤이 지나고 나서야 그녀가 비로소 담담하게 적어 보낸 답장은 분명 울화가 치밀어 오를 노릇이었다. 그러나 반승제는 여자 때문에 쉽게 감정 기복을 느끼는 편이 아니었다.그는 문자를 읽고 나서 바로 삭제했다. 할아버지도 더 이상 따지지 않으셨으니 굳이 이 여자와 연락할 필요도 없었다. 성혜인도 반승제가 답장할 거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그가 개인 번호로 전화한 것으로 미루어 보아, 그가 할아버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전화를 건 것이 분명했다.간단하게 씻은 후, 그녀는 급히 반태승에게 전화를 걸어 그의 건강을 물었다. 뜻밖에도 반태승은 그녀를 남편이 바람나서 버려진 불쌍한 처지로 알고 있었다.“혜인아, 걱정하지 말거라. 할아버지는 항상 네 편이야. 다음에 또 이런 일을 당하게 되면 할아버지한테 직접 말하거라. 내가 승제 그 자식을 끌고 와서라도 네 앞에 무릎 꿇고 사과하게 할 테니.”반승제는 어려서부터 독립적인 아이였다. 그는 할아버지의 손에서 자랐기 때문에 할아버지의 말을 잘 들었다. 그래서 그 당시 할아버지가 강력하게 결혼을 밀어붙이실 때에도 그는 할아버지의 건강이 염려되어 반항조차 하지 못했었다.“윤단미 그 여자에 대해서도 크게 신경 쓰지 말거라. 그 여자도 별수 없을 거야. 내가 절대로 그 여자를 반씨 집안에 들이지 않을 테니까! 혜인이가 우리 집 며느리로 들어오지 않았더라도 그 여자는 반씨 집안에 들어오지 못했을 거야.”‘윤단미는 애초에 할아버지가 허락할 만한 여자가 아니었네.’성혜인은 반태승의 말에 눈시울이 붉어졌다.“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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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9화 정말 반승제와 스파크 튄 적 없었어?

윤선미는 이런 일에 이골이 난 사람이었다.“언니, 걱정하지 마. 그 여자가 다시는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게 만들어 줄게.”윤단미가 냉랭하게 웃었다.‘원래 못생긴 얼굴, 이젠 들고 다닐 수 없게 만들어 주겠어.’윤선미는 윤단미의 말을 듣고 곧바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녀는 여러 카페와 단톡방에 이런 소문을 내기 시작했다.“그러니까 반승제랑 결혼한 그 여자가 글쎄 매일 밤 밖에서 유흥을 즐긴다고 하더라고요. 듣자 하니 반승제 대표님은 이 여자를 아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하더라니까요.”“정말인가요? 그런데도 반태승 회장님께서 지켜보시기만 한다는 말이에요? 회장님이 직접 고른 사람이라고 들었는데요?”“지금까지는 회장님께서도 그저 생명의 은인이라 눈 감아주셨나 본데요, 하지만 자기 손자가 이런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것을 두고 볼 할아버지가 어디 있겠어요. 이미 그 여자에게 어떻게 돈을 주고 떼어낼지 의논하고 하루빨리 반씨 집안에서 쫓아내려고 할 겁니다.”“하긴, 이런 여자를 어찌 감히 윤단미 씨와 비교할 수 있겠어요. 어쩐지 윤단미 씨가 돌아오자마자 반승제 대표님이 윤단미 씨와 붙어 다니더라니.”이 소문들은 각 커뮤니티에 퍼졌고, 결국 모두가 반승제와 윤단미의 결혼을 기대하게 되었다. 어떤 사람은 두 사람이 한 달 내에 결혼할 것이라고 했고, 어떤 사람은 심지어 다음 주 중으로 윤단미가 반씨 집안으로 들어갈 것이라고 내기를 했다.그때, 성혜인은 강민지와 함께 병원에 있었다.강민지는 워낙 부잣집 아가씨인데다 강씨 집안은 진정한 재벌가였기 때문에 그녀도 상류사회의 사람들만의 카페나 단톡방 한두 곳에 가입되어 있었다.그녀는 평소에는 이런 카페나 단톡방에서 발언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사람들이 요란법석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것을 보고 있자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혜인아, 잠자다 이 사람들이 무슨 헛소리를 하는지 봐봐. 네가 못생겼다고? 그 와중에 바람둥이라고? 지금 당장 사진을 찍어서 이 사람들한테 보여주자. 네가 못생긴 거면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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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0화 성혜인을 얻고야 말겠어!

이어서 강민지도 자리를 떴다.성혜인은 두 변호사의 뒤를 따라 걸으며 아버지 성휘에 대한 생각뿐이었다.아직도 의식이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미루어 보아 언제 깨어날지 모르는 일이었다.변호사 두 명과 근처 공원에서 조용한 자리를 찾아가 의논하려던 그때, 자리에 앉자마자 그녀는 멀지 않은 곳에서 스케치가 한창이던 반승혜를 보았다.반승혜도 그녀를 알아보고 가까이 다가와 말했다.“페니 씨! 오랜만입니다!”성혜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를 향해 웃었다.“스케치하고 있었어요?”반승혜가 한숨을 쉬었다.“그럼요. 오빠를 찾아가려고 했었는데, 요즘 통시간이 안 나는 모양이더라고요. 풀 스케줄이라고 들었어요.”반승혜는 옆에 있는 양복 차림의 두 사람을 한 번 보고는 미간을 찡그렸는데, 어디서 인가 본 적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페니 씨, 바쁜 것으로 보이는데, 일 보세요. 전 스케치 좀 더 할게요. 이따가 시간 나면 저 좀 도와주세요. 제가 음식 대접할게요. 어때요?”성혜인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반승혜는 100미터 떨어진 곳에서 스케치를 이어갔고 서로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두 변호사는 서로를 한 번 쳐다보더니 미간을 찡그렸다. 두 사람은 반씨 집안사람이 이곳에 있을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성혜인은 의자에 앉아 두 사람을 보고 물었다.“아버지께서 변호사님들께 어떤 것을 문의하셨나요?”“성혜인 씨, 카페나 조용한 곳으로 자리를 옮기는 건 어떨까요?”성혜인은 조금 의아했다. 이곳은 병원과도 가까워서 얘기를 마치고 병원으로 돌아가기도 편리했는데, 굳이 왜 카페에 가려고 하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마음속에 언뜻 위기감이 스치자, 그녀는 즉시 일어섰고 손에 식은땀을 쥐었다. 설마 두 사람은 변호사가 아니란 말인가?한편, 반승혜도 붓을 놓으려다가 흠칫 놀랐다. 그녀는 어디선가 본 적 있었던 것 같았던 두 사람의 정체가 생각났다. 그들은 바로 윤선미의 곁을 지키던 윤씨 집안의 경호원들이었던 것 같았다.그녀는 황급히 고개를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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