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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3화 승제 씨랑 아주 좋아 죽더구먼

그녀는 문자를 보고도 못 본 척 답장하지 않았다.

병원에 오자마자 또 어제 그 고양이와 마주쳤다. 오늘 아무래도 재검사를 받으러 온 모양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윤단미는 오지 않았고 어젯밤의 그 도우미가 함께 왔다.

도우미의 얼굴에 아직도 시뻘건 손가락 자국이 선명했다. 어젯밤 윤단미가 얼마나 힘을 주어 때렸는지 가히 짐작이 갔다.

도우미는 케이지에 있던 고양이를 꺼내 의사에게 맡겼다.

의사가 고양이를 안고 성혜인의 앞을 지나갔다. 지금까지 본 랙돌 고양이 중에서 가장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은 바다처럼 파랬고 털도 보들보들한 게 자꾸만 만져보고 싶었다. 하지만 윤단미의 고양이라는 생각에 이내 마음을 접고 겨울이 상태를 살폈다.

오늘 그나마 정신을 차린 겨울이는 그녀를 보자마자 케이지 안에서 꼬리를 흔들며 반가워했다. 아직 상처가 덜 아물었고 또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걸 방지하기 위해 의사는 겨울이를 케이지에 넣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성혜인은 겨울이를 자유롭게 풀어놓고 키웠다. 포레스트 뒤에 있는 방도 꽤 커서 마음껏 뛰어다녔었다. 자유롭던 겨울이가 케이지에 갇혀있는 모습을 보니 그녀도 마음이 아팠다.

“선생님, 겨울이를 모레 데려가도 돼요?”

“네, 매일 약 발라주는 거 잊지 마시고요.”

성혜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겨울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겨울이와 잠깐 놀아준 후 동물 병원을 떠나 집에 가려고 했다.

이 동물 병원은 번화한 길거리에 있는 게 아니라 별장 주민 구역 주변에 있어 무척이나 조용했다. 하여 별장에 사는 주민들이 애완동물을 데리고 자주 찾았다.

성혜인이 차 타러 가던 길에 조급하게 울고 있는 한 도우미와 마주쳤다. 그리고 도우미 옆에 빈 케이지가 놓여있었다. 도우미 옆을 지나야 했던 성혜인이 모른 척하려다가 말을 걸었다.

“고양이가 도망갔어요?”

앳된 얼굴의 도우미는 고양이를 잃어버리고 너무 놀라 넋이 나간 얼굴이었다.

“네. 어떡해요? 단미 아가씨가 아시면 절 죽이려 할 거예요. 그 랙돌 고양이를 4천만 원 주고 샀대요. 엉엉... 이제 무슨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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