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의 모든 챕터: 챕터 1841 - 챕터 1850

2214 챕터

제1841화 그가 뛰어내렸다

강제로 헬리콥터에 들어간 순간, 강민지는 손을 들어 올려 신예준의 뺨을 거세게 내리쳤다.볼이 빨갛게 부어오르고 신예준이 손을 뻗었다.강민지는 신예준이 자신을 때리려는 줄 알고 얼른 눈을 감았다.그러나 예상했던 통증이 아닌 그녀의 안전벨트가 찰칵하는 소리와 함께 채워졌다.‘이 사람... 정말 미쳐버린 건가? 뺨을 때려도 화를 내지 않는다니 대체 무슨 꿍꿍인 거지?’좀처럼 화를 내지 않는 신예준에 강민지는 오히려 더 어리둥절해졌다.지난번에는 강씨 가문을 아예 산산조각내버리더니 이번에는 또 무슨 짓을 꾸미려고...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강민지는 갑자기 엄청난 절망감이 느껴졌다.“신예준 씨, 이제 솔직하게 털어놓지? 대체 뭘 원하는 거야?”안전벨트를 매어주기 위해 고개를 숙였던 신예준이 그 말을 듣고 다시 고개를 들어 그녀의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사냥감을 노리는듯한 신예준의 눈빛에 강민지는 순간 소름이 끼쳤다.“정말 듣고 싶어?”“그래. 그냥 통쾌하게 다 털어놓지? 난 당신과 알게 된 후 단 한 번도 당신에게 미안할 짓을 한 적이 없을 텐데. 설령 덕으로 원한을 갚는다고 해도 이제 충분하지 않나? 내 뱃속의 이 아이를 봐서라도 말이야.”“그건 나도 알아...”말을 마친 후 그는 또 옆에 있는 담요를 가지고 와 그녀에게 덮어 주었다.강민지야말로 이 세상에서 그에게 가장 잘해주었던 사람이라는 건 신예준도 잘 알고 있다.“민지야, 네가 영원히 내 곁에 있었으면 좋겠어.”신예준은 긴장한 마음에 속눈썹마저 파르르 떨렸다. 그러나 강민지는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를 바라보며 헛웃음을 터뜨렸다.“아직도 복수가 끝나지 않은 거야? 신예준, 역겨운 것도 정도가 있어야지.”이것 봐. 아직 사랑 고백은 하지도 않았는데 강민지는 벌써 신예준을 역겨워하고 있다.신예준 역시 자신을 잘 알고 있기에 굳이 모든 일을 강민지더러 이해해달라고 강요할 필요는 없다.신예준도 함께 헬리콥터에 올라타는 것을 보니 그녀를 데리고 함께 돌아가려는 모양이다.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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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2화 작은 반격을 했을 뿐인데

헬리콥터가 착륙하고 강민지는 온몸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바닥에 닿는 것조차 두려워진 강민지는 온몸을 웅크린 채 그 자리에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아직도 모든 것이 꿈만 같았다.빨리 깨어나자. 빨리 깨어나라고.하지만 현실은 가혹했다. 조종사는 이미 다른 사람에게 연락을 돌리며 조금 전의 상황을 알리고 대표님을 찾으라며 지시를 내렸다.“아가씨, 어떡하실래요? 저와 같이 가실래요? 아가씨께서 움직이지 않으시면 저도 여기에서 아가씨를 지킬 수밖에 없습니다.”그러나 강민지는 헬리콥터에서 내릴 힘조차 없었다.신예준이 뛰어내리는 순간, 강민지의 영혼도 함께 산산조각이 나는 기분이었다. 그러니 지금 살아 움직이는 것은 그녀의 육체일 뿐이다.머릿속이 찌릿해지며 강민지는 자신을 꼭 껴안은 채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아프다. 심장이 아파 죽을 것 같았다.정말 죽었어?강민지의 그 말 하나 때문에 신예준이 죽었다고?실없는 희망은 그저 시간을 되돌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고 강민지는 더 깊이 사고할 용기조차 없었다.신이시여, 어서 시간을 돌려주세요.다시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절대 그 말을 내뱉지 않을 것이다.신예준이 아무리 악랄한 개자식이고, 악마이고, 소인배여도 그녀는 그가 살아있기를 바랬다.강민지는 단 한 번도 진심으로 신예준이 죽기를 바란 적은 없었다. 그 말은 단지 욱한 마음에 저도 모르게 내뱉은 말이었다.언제부터 그렇게 말을 잘 들었다고? 신예준은 미친 것이 분명하다. 죽으라는 말에 정말 뛰어내리다니.예전에는 그렇게 사랑을 애원해도 말 한번 안 들었으면서 죽으라는 한마디는 왜 그렇게 잘 듣는 거지?입술을 짓이기며 애써 현실을 부정했지만 눈가에서는 투명한 눈물이 후드득 흘러내렸고 강민지는 심지어 눈앞의 세상을 똑바로 정시할 수조차 없었다. 뿌옇게 희미해진 세상은 마치 지진이라도 난 듯 미친 듯이 흔들리기 시작했다.이럴 줄 알았으면... 애초에 신예준과 만나지 않는 건데.그를 사랑하지 않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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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3화 진심으로 애원해서 강민지를 곁에 둘 수만 있다면

강민지는 이제 누구를 미워해야 할지조차 몰랐다. 신예준의 죽음을 조금 더 강하게 받아들였다면, 진심으로 그의 죽음을 원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랬다면 그가 뛰어내리는 순간 그토록 넋을 잃고 비천하게 애원하며 낭패를 부리지도 않았을 것이다.세상에 어떻게 이런 남자가 있을 수 있는 거지. 치가 떨릴 정도로 악랄하고 이기적이다.그녀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이제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다.헬리콥터가 제원 호텔을 향해 날아가는 길에 강민지는 정상적인 사고조차 아예 불가능한 상태가 되어버렸다.하지만 그녀는 결코 미치지도, 그렇다고 정신을 잃지도 않고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었다.착지 후 스타일리스트는 강민지를 위해 다시 스타일링을 해주었고 신예준도 새 양복으로 갈아입었다.레드카펫으로 끌려갈 때도 머릿속은 여전히 복잡했다.다른 사람이라면 지금 어떻게 반항할지 모르겠지만 강민지는 확실히 더 이상 반항할 힘이 없었다.너무 피곤했다. 이대로 잠이 들어버려도 전혀 이상할 것 같지 않았다.하지만 마지막 남은 한줄기의 힘이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는지라 그녀는 쓰러질 수도 없었다.그에게 손을 잡혔을 때, 강민지는 심지어 그의 손을 뿌리칠 힘조차 없었다.두 사람이 호텔 입구까지 걸어가자 애타게 기다리던 하객들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그러나 그들의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한 강민지는 무감각하게 그의 손을 잡은 채, 만인의 주목을 받으며 천천히 단상으로 올라갔다.사회자가 뭐라고 말하고 있었지만 강민지의 귀에는 전혀 들리지 않았고 그녀는 그저 텅 비어버린 동공으로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그러자 옆에 서 있던 신예준이 그녀를 대신하여 답변을 해주었다.“민지도 원하니까 더 이상 묻지 마세요.”그 순간, 주위는 쥐죽은 듯 조용해지더니 곧이어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울려 퍼졌다.강민지는 진행자와 교감하고 사람 좋은 미소를 짓고 있는 신예준을 보자 갑자기 그의 뺨을 때리고 싶어졌다.그러나 마음과 달리 그녀의 손끝은 조금씩 움찔거릴 뿐 여전히 힘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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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4화 정말 사람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걸까?

너무 화가 치밀어 오른 성혜인은 순간 머리가 하얘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그때, 등 뒤에서 누군가의 따뜻한 품이 안겨 왔다.“겨우 조금 한눈을 팔았을 뿐인데 그 새로 여긴 왜 온 거야?”“승제 씨, 나 좀 도와줘요. 이 새끼 차로 치어 죽여줘요.”정말 너무 화가 나고 기가 막혀 이런 유치한 말을 내뱉을 수 있는 것이다.성혜인의 가슴이 심한 기복을 이루었고 그녀는 당장이라도 신예준의 뺨을 한 대 더 때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하지만 이미 배가 나온 뒤라 뺨을 때리려 괜스레 아이가 다칠까 뛸 수도 없었다.뻔뻔한 놈 같으니라고. 이 세상에 어떻게 이토록 파렴치한 남자가 있을 수 있는 거지?화가 나 씩씩거리는 성혜인과는 반대로 신예준은 그저 입술을 살짝 깨물더니 가벼운 어조로 입을 열었다.“내가 죽어서 괴로운 사람도 결국 강민지예요. 그러니까 헛수고하지 말고 앞으로 남의 집안일에 참견하지 마시죠.”말을 마친 신예준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바로 차에 올라탔다.젠장!젠장! 젠장! 젠장!성혜인은 너무 화가 나 눈앞이 흐려지고 당장이라도 속을 게워내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최근 임신으로 인해 줄곧 잘 쉬지 못한 탓에 원래도 감정 기복이 불안정한 상태인데 신예준의 말까지 듣고 나니 정말 당장이라도 불에 태워 죽여버리고 싶었다.그러자 반승제는 급히 그녀의 등을 쓸어주며 멀어져 가는 차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의미심장한 말을 내던졌다.“화내지 마. 저 사람 일부러 우리 화나게 하려고 저렇게 말하는 거야. 그러니까 혜인아, 진정하고 우리 심호흡 해보자.”“당신은 심호흡 말고는 할 말도 없는 거죠?”갑자기 날아온 화살에 반승제는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손을 들어 양미간을 주물렀다.“아냐. 신예준은 분명 민지 씨를 좋아하고 있어. 그리고 민지 씨가 신예준이 죽는 것을 원하지 않는 이상 이건 이길 수 없는 싸움이야. 그러니 이 일은 우리가 참견해도 소용이 없어.”“전 눈을 씻고 찾아봐도 신예준이 강민지를 좋아한다는 걸 모르겠는데요.”“싫으면 굳이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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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5화 당연히 남편이지, 법적으로 인정받는 그런 남편.

신예준은 그렇게 화장이 깨끗이 지워질 때까지 전화 건너편의 목소리를 따랐다.그리고 비몽 사몽하게 잠에서 깬 강민지는 자연스럽게 전화 건너편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목소리를 듣게 되었고 그 무력감은 또다시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번져나갔다.분명 더 이상 아프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지금, 이 순간에도 그녀의 마음은 칼로 도려내듯 아파왔다.신예준 같은 남자는 1초 전까지만 해도 강민지를 지옥으로 보내놓고 1초 후에는 또 그녀를 천국으로 데려가곤 했다.강민지는 몇 번이나 입술을 달싹였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강민지가 반항하지 않는 것은 신예준의 계획을 받아들인 것이 아닌 단지 정말 피곤했을 뿐이다.그리고 그 피곤함은 일종의 타협에 가까웠다.이윽고 강민지는 아주 빨리 잠이 들었다.한편, 강민지의 화장을 지워주고 뒤처리를 마친 후 샤워까지 끝낸 신예준은 묵묵히 그녀의 옆에 자리를 잡고 누웠다.그렇게 앞으로 3일 동안 강민지는 계속하여 멍한 상태로 돌아다녔다.결혼식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려고 많은 사람이 전화를 걸었지만 그녀의 휴대폰은 이미 신예준이 가져간 뒤였다.그리고 신예준이 어떻게 그 사람들에게 답장을 보냈는지는 모르겠지만 신기하게도 그 후로는 아무도 그날의 일을 묻지 않았다.오히려 서민규가 회사에서 강등되어 지사로 보내진 것 같았다.그날부터 신예준은 그에게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물론 서민규는 잘 알고 있다. 서예나가 아직 어려서 그렇지, 아니었다면 신예준은 절대 이대로 그만두지 않을 것이다.전근 날, 바깥에서는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었다. 서민규는 캐리어를 끌어안고 계단을 내려가며 마침 많은 사람의 아첨을 받는 신예준과 마주하게 되었다.순간, 서민규는 두 손을 꾹 움켜쥐고 입술을 굳게 오므렸다.신예준은 다른 고위층에게 먼저 올라가라고 지시한 뒤 서민규에게 천천히 다가갔다.서민규는 신예준이 곧바로 그를 향해 폭력을 쓰리라 예상했다. 신예준이 뼛속까지 악랄하고 음흉한 사람인 건 사실이다.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신예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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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6화 이 세상에서 가장 가치가 없는 것이 바로 눈물이다

짜증이 난 강민지는 쌩하고 침실로 들어가 낮잠을 청했다.그렇게 오후까지 자다가 의사가 찾아와 그녀에게 건강검진을 해준 뒤, 태아를 안정시키는 약을 처방해주었다. 그러자 그때, 강민지는 잠깐 멈칫하더니 이내 가벼운 목소리로 물었다.“만약 제가 이 아이를 원하지 않으면 지금 지우는 게 가장 좋죠?”강민지의 폭탄 발언에 겁에 질린 의사는 손가락을 바들바들 떨며 무의식적으로 신예준을 바라보았다.아니나 다를까 신예준의 안색은 매우 어두웠고 그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강민지를 쳐다보았다.“넌 이 아이를 원하지 않는 거야, 아니면 내가 싫은 거야?”순간, 강민지는 심장이 멎는 느낌과 함께 신예준이 헬리콥터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이 반복해서 머릿속을 스쳤다.이런 무기력함은 너무 짜증 났지만 신예준의 함정에 타협하는 것도 달갑지 않았다.그녀는 마치 유리병에 갇힌 나비처럼 아무리 부딪혀도 그 장벽을 뚫을 수 없었다.의사는 감히 이 시점에서 뭐라 할 수 없어 조용히 물건을 챙겨 자리를 떴다.강민지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의식적으로 배에 손을 올렸다.임신 초기였기에 배는 아직 평평한 상태였다.홀 안은 다시 조용해졌고 강민지는 눈을 내리깐 채, 신예준을 힐끗 바라보았다. 그는 그녀의 곁에 앉더니 강민지의 어깨를 감싸며 목덜미에 머리를 파묻었다.강민지는 그를 밀어내려 손을 뻗었지만 그에게 손이 닿자마자 되살아나는 촉촉한 느낌에 흠칫 몸을 떨었다.신예준의 어깨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그러자 강민지는 갑자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재빨리 자신의 손을 거두었다.전에 그녀는 신예준이 울지도 모른다고 의심했었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신예준은 분명 울고 있었다.하지만 우는 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강민지도 많이 울었었다. 눈물이 마르도록 하염없이 슬픔을 토해냈었다.그러나 이 세상에서 가장 가치가 없는 것이 바로 눈물이다.강민지는 뭐라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입을 달싹였다.그런데 신예준은 예상 밖으로 바로 그녀를 풀어주고는 양복 외투를 한쪽에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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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7화 꿇고 싶으면 계속 꿇고 있든지

성혜인은 계속하여 몇 마디 쏘아붙였지만 신예준이 아무런 반박도 하지 않자 순간 재미가 없어졌다.그녀가 잠자코 입을 다물자 신예준은 그제야 입을 열었다.“민지 좀 설득해주세요. 아이만큼은 제발 지켜달라고...”신예준의 부탁을 들은 성혜인은 너무 기가 차 헛웃음을 터뜨렸다.“대체 무슨 근거로 제가 당신을 도울 거라고 생각하는 겁니까?”손에 들고 있던 신문을 내려놓고 차분한 말투로 말을 이었다.“신 대표님, 무릎 꿇고 조금 간절하게 부탁하면 사랑꾼이라도 된 줄 아나 본데 전 절대 당신 용서 못 해요. 당시 강상원 대표님께서 당신과 민지가 함께 하는 걸 동의하지 않았을 때도 민지가 무릎을 꿇었어요. 그러니 보세요. 무릎을 꿇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어요. 때로는 체면도, 존엄도 허무할 때가 있는 법이죠.”신예준은 입술을 오므린 채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다.한편, 성혜인은 신예준과 반승제를 번갈아 보며 생각에 잠겼다. 강민지가 왜 그렇게까지 신예준을 좋아했나 했더니...또다시 밀려오는 짜증에 그녀는 손을 들어 양미간을 주물렀다.“저한테 찾아와 무릎을 꿇을 시간이 있으면 민지에게 무릎을 꿇어보는 건 어때요? 제가 민지를 설득하면 민지도 제 말을 듣고 아이를 낳겠지만 아이를 낳은 후는요? 민지가 과연 그 아이를 사랑할까요? 저는 정말 모르겠네요. 민지는 당신을 죽도록 사랑했었어요. 그리고 그만큼 당신을 사랑하지 않을 때도 누구보다 결단력 있게 그 감정을 끊어버렸죠.”“이 감정에서 가장 무고한 사람은 민지예요. 강상원에게 복수하고 싶다면 강상원을 찾아갔어야죠. 아무 죄 없는 민지는 아무것도 모른 채 당신을 사랑하고 결국 당신과 조희서에게 모욕을 당했잖아요. 민지가 예전에 얼마나 패기가 넘치는 사람이었는데... 당신이 JM그룹을 점령한 동안, 이 바닥에서 누가 그녀를 비웃지 않았어요? 민지는 맨날 아버지 회사를 팔아버린 여자라고 손가락질당했다고요.”“어휴, 됐어요. 더 이상 다른 말은 하고 싶지 않네요. 신예준 씨가 정말 음흉하다는 건 인정할게요. 당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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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8화 밖에서 무릎을 꿇고 있어요

강민지가 혼자 식사를 하고 있는데 도우미가 다가와 그녀에게 전했다.“대표님 식사도 좀 남겨놓을까요?”“아니요, 신예준은 바깥 공기나 실컷 먹으라고 해요.”도우미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조용히 탁자를 닦고 있었다.잠시 후, 식사를 마치고 강민지는 침실로 돌아와 샤워했다.침대에 누우려고 할 때, 강상원이 그녀에게 문자를 보냈다.확실히 이 점은 신예준도 그녀를 속이지 않았다. 외부와 연락할 수 있는 것을 보니 강상원은 확실히 그곳에 갇힌 것이 아니라 요양하러 간 것이다. 게다가 지금은 전문 의료진들이 그의 몸을 보살피고 있으니 강민지는 그제야 비로소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민지야, 뭐해?][이제 쉬려고요. 아빠, 몸은 좀 좋아지셨어요?][그럭저럭. 이번에 감옥에서 죽지 않은 것만으로도 강씨 집안 조상들에게 절을 해야 한다니까.]그러나 이 과정에 강민지가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 있다. 강상원이 그녀에게 이런 말을 하는 건 신예준과 그들의 원한을 더욱 확대하기 위함이었다.아니나 다를까, 강상원의 문자를 보자 강민지의 마음속 분노가 다시금 들끓어 올랐다.[아빠, 죄송해요. 이건 모두 제 잘못이에요...]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강상원은 곧바로 신예준의 상황을 묻기 시작했다.[그 녀석은?][밖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데 오늘 갑자기 왜 이러는 건지 모르겠어요. 제대로 미쳤나 봐요.]순간 마음이 편해진 강상원은 손을 들어 바둑판 위에 바둑알을 놓으며 무심코 맞은편 친구에게 입을 열었다.“당신이 졌네.”그러자 상대는 욕설을 퍼부으며 손에 든 바둑알을 내려놓고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여우 같으니라고. 이번 판은 내가 이길 수 있었다고.”옆에 앉아 바둑을 구경하던 다른 두 사람은 모두 참지 못하고 강상원에게 물었다.“자네 지금 누구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거야?”“민지.”“아, 그러고 보니 강상원 이 늙은 여우가 사윗감 하나는 기가 막히게 훌륭한 놈으로 찾았더라고. 너는 자식이 강민지 하나뿐인데 이 바닥에서 자네 재산을 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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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9화 허허, 타고난 거지

부럽기는 개뿔.“우리 집 사정은 감옥에 가는 것보다 더 힘들어. 와이프가 아들을 낳았는데 재산을 좀 더 받기 위해 보름 전에 내 차에 약을 탔다니까. 나 하마터면 죽을 뻔했어. 집사가 일찍 발견하지 않았더라면 너희들은 내 유골과 바둑을 둘 뻔했을 거야.”“누군 아니야? 내 막내딸은 최근에 남자 모델이 마음에 든다고 그 사람한테 600억을 꽂았다니까. 지금은 나한테 그 남자 모델한테 회사를 차려달라고 아우성치고 있어. 잘 생기기라도 했으면 말을 안 해. 어휴, 말을 말자. 신씨 그 꼬락서니는 적어도 잘 생겼잖아.”“넌 가치관이 왜 그래? 멀쩡하게 생기면 다야? 멀쩡하게 생기면 장인어른을 감옥에 보내도 돼? 미리 말해두는데. 난 그 자식이 강씨네 별장에서 여기까지 무릎을 꿇고 와서 손이 발이 되도록 빌고 모두가 화가 풀린 후에야 이 일을 끝낼 거야.”“걔가 왜 무릎을 꿇어? 신예준도 사고로 부모를 잃은 불쌍한 아이잖아.”말이 끝나자마자 강상원은 계좌번호를 부르며 성을 냈다.“1인당 2천만 원이니 그만들 하고 돈이나 보내.”세 사람은 잠시 말이 없더니 이내 울며 겨자 먹기로 돈을 보냈다.그리고 여전히 의문을 품는 사람도 있었다.“강상원, 너 정말 신예준 그 자식의 속내를 몰랐어? 너 사람 보는 눈은 항상 정확했잖아.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널 늙은 여우라고 말하겠어?”강상원은 돈을 받고 또 새로운 바둑을 두기 시작했다.모두가 궁금해할 때, 그는 비로소 입을 열었다.“알고 있었어. 하지만 내가 보기에 신예준은 민지에게 마음이 조금도 없는 건 아니야. 그리고 그 녀석은 침착한 구석이 있어. 기층에서 그토록 모욕당해도 계속 버텨냈는데 난 한눈에 그가 큰일을 해낼 인물이라는 걸 보아냈지.”“그래서?”모두의 시선이 강상원에게로 향했다.“배경을 조사해보니 그 당시 일과 관련이 있었고 내 비서가 그에게 몇 통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을 발견했지. 그리고 신씨 그 녀석이 손을 썼어.”“비서? 너희 집 비서 윤지헌 아냐?”“그 사람 맞아. 나에게 오랫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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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0화 기왕이면 벼락에 맞고 죽어버렸으면

강상원의 일기예보는 매우 정확했다. 그날 밤부터 큰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강민지는 천둥소리에 놀라 잠에서 깨어났다. 자리에서 일어나 밖을 내다보니 굵은 빗줄기가 창문을 내려치며 탁탁 소리를 냈다.이윽고 아래층을 향해 시선을 돌리자 신예준은 여전히 그곳에서 무릎을 꿇고 앉아있었다.도우미는 그가 걱정되는 것인지 1층의 불을 켜두었다.곧이어 강민지는 매서운 눈빛으로 어슴푸레한 불빛 아래, 멀지 않은 곳에 버려진 꽃다발을 발견했는데 빗물을 가득 머금은 꽃잎은 온 바닥에 흩뿌려졌다.커튼을 움켜쥔 손이 파르르 떨리고 강민지는 갑자기 열심히 기도하기 시작했다.기왕이면 하늘이 천둥을 몇 개 더 쳐서 신예준을 죽여버렸으면 좋겠다고.그런데 막상 천둥이 치기 시작하니 강민지는 다시 잠을 이룰 수 없었다.만약에 진짜 죽으면 어떡하지?그녀는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결국 흐리멍덩하게 잠이 들었다.깨어난 시간은 다음날 오전 10시였다.강민지는 곧 창가로 다가갔고 여전히 무릎을 꿇고 있는 신예준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그녀는 심호흡하고 아침을 먹으러 아래층으로 내려갔다.도우미가 옆에서 머뭇거리며 입술을 달싹였지만 강민지는 일부러 못 본 척하며 식사를 이어갔다.아침 식사를 마치고 강민지는 놀러 가기 위해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하지만 그녀는 지금 어떤 사람과도 만날 수 없었다. 어쨌든 반승제는 지금 성혜인을 매우 애지중지하고 있어 성혜인이 몇 걸음만 걸어도 아이를 조심하라고 주의를 시키곤 했다.하여 강민지는 결국 강연지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러나 한참을 울려도 강연지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이상한 마음에 강민지가 눈살을 찌푸렸다. 마지막으로 강연지와 연락을 한 지도 벌써 두 달이 다 되어갔다.그녀는 또 자신의 삼촌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삼촌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직접 찾아가야 하나 망설이고 있던 찰나, 강연지로부터 전화가 걸려왔고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조용히 입을 열었다.“언니.”“연지야, 요즘 뭐해?”“학교에서 수업 보지.”강연지같이 소탈하고 자유로운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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