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의 모든 챕터: 챕터 2211 - 챕터 2214

2214 챕터

제2211화 이참에 세상 구경 좀 하게

오하윤은 자리에서 일어나 옆에 있던 가방을 집어 들었다.“지민아,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여기까지야. 은우가 좋은 사람이라는 건 나도 알아. 사실 난 한 번도 잊어본 적 없어. 오늘 밤 원아정을 만나고 은우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내가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알아? 그런데 넌 이런 세월을 어떻게 견뎌왔을까? 너라는 애는 참으로 밉지만 그래도 넌 진심으로 은우를 좋아했잖아. 은우는 한때 네 사람이었고, 넌 나보다 천 배는 더 괴로웠겠지... 미안해.”그 말을 끝으로 오하윤은 자리를 떠났다. 가슴은 여전히 저릿저릿했다.만약 자신이었다면 그녀는 아마 절망 속에 빠졌을 것이다. 우울증에 시달리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지도 모른다.오하윤은 먼 곳을 바라보며 인생이 얼마나 무의미한지 느꼈다. 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평범한 사람을 내버려두지 않는 걸까...한편, 공지민은 자리에 앉아 말없이 주스가 담긴 컵만 바라보았다. 그녀는 처음부터 끝까지 미동도 하지 않았다.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른 채,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온몸이 싸늘하게 식어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공지민은 입술을 감쳐물고 휴대폰을 확인했다. 온시환에게서 메시지가 와 있었다.지금은 꽤 늦은 시간이었다. 그가 어디에 있느냐고 물었다.온시환과 연승혁이 친구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떠올리자, 공지민은 그가 왜 진실을 알려주지 않는지 알 것 같았다. 그녀가 그의 친구에게 복수할까 봐 두려운 게 아니겠는가.‘남자는 결국 믿을 게 못 돼.’가슴 속에서 이루 말할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고 다시는 온시환을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공지민은 끝내 메시지에 답하지 않았다.온시환은 한참 기다리다가 다시 한번 메시지를 보냈다.[나 화나게 하지 마. 구은우의 일은 아직 조사 중이니까, 너도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마.]그 메시지를 읽은 공지민은 어이가 없었다. 온시환은 분명 누가 구은우를 해쳤는지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시치미를 떼고 있었다. 그녀를 계속 속이려는 것이 뻔했다.공지민은 속눈썹을 지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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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12화 화난 거 아니지?

온시환은 단지 그녀가 식견을 넓히려 한다고만 생각할 뿐,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밤이 되어 두 사람이 잠자리에 들 때, 온시환은 그녀를 품에 안고 천천히 그녀의 옷 끈을 풀기 시작했다. 하지만 공지민은 몸을 돌리며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오늘은 싫어요. 당분간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요.”온시환의 순간 눈빛이 어두워졌지만 서두를 수 없다는 걸 알기에 짧게 대답했다.“알았어.”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를 끌어안은 채 잠에 들었다.원아정의 생일 파티는 초대받은 손님들로 가득했다. 공지민은 몇몇 스타일리스트에게 둘러싸여 오늘 밤을 위한 스타일링을 받고 있었다. 그녀는 오늘 밤 원아정을 만나면 상대가 얼마나 화를 낼지 예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생일 파티인 만큼 원아정이 직접적으로 화를 내지는 못할 거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 위에 원진이라는 존재가 있었기 때문이다.공지민은 이 며칠 동안 온시환에게 원진에 대해 물어보며 정보를 얻어냈다. 원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원진을 두려워했고 원아정도 예외는 아니었다.원진이 있는 한 원아정이 함부로 굴 수는 없을 터였다. 게다가 오늘 밤은 워낙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는 자리라 원진이 반드시 나타날 것이라고 확신했다.먼저 스타일링을 마친 온시환은 공지민이 몸에 꼭 맞는 머메이드 드레스를 입고 나타나자 순간 눈빛이 반짝이며 숨소리마저 떨렸다. 매끈한 허리선을 드러낸 그녀의 모습은 그야말로 완벽 그 자체였다.“지민아, 오늘 정말 아름다워.”온시환은 그녀의 뺨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공지민은 말없이 그와 함께 차에 올랐다.원씨 가문의 저택은 제원에 위치해 있었는데 몇 년 전에 구매한 곳이라고 했다. 오늘 밤의 파티는 바로 그 저택에서 열리고 있었다.공지민은 온시환의 손에 이끌려 차에서 내렸다. 저택 입구에 주차된 화려한 차들을 보니 이 파티의 주최자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입꼬리를 살짝 비틀어 올린 공지민은 온시환을 따라 저택 안으로 들어섰다.화려한 홀 안에는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대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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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13화 꽤 능숙한가 봐요

원아정은 한 걸음 앞으로 다가오더니 마치 친한 친구인 양 공지민의 팔짱을 끼었다.“그럼 다행이네. 이렇게 오랜만에 만났는데, 그것도 내 생일 파티에서라니 정말 놀랍다. 앞으로 자주 보자. 나도 제원에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데, 그래도 우리는 서로 잘 아는 사이잖아.”“좋아.” 공지민은 미소를 띤 채 대답했다. 온시환은 공지민의 허리를 감쌌다. 그녀가 더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바랐다. 그래야 그녀가 구은우의 일은 조금이라도 덜 떠올릴 테니 말이다.구은우의 사건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밝혀진 건 연승혁이 배후라는 것뿐이었다. 연승혁은 현재 굉장히 높은 지위에 있었고 그를 건드린다면 필연적으로 원씨 가문까지 적으로 돌리게 될 터였다. 두 가문이 힘을 합친다면 온시환조차 감당하기 어려웠다. 그런 상황에서 공지민이 잠시라도 구은우를 내려놓고 평온히 지내기를 바랄 뿐이었다.원아정은 고개를 숙여 공지민의 귀에 속삭였다.“몇 년 못 봤는데, 그새 너 남자 꼬시는 재주가 이렇게 늘었을 줄은 몰랐네. 죽어서 바다에 가라앉은 은우가 이 꼴을 보면 편히 눈을 감을 수나 있을까?”가볍게 상처를 후벼 파는 말이었다. 하지만 공지민은 이미 각오하고 있었다.“너도 이제 곧 결혼하잖아. 과거의 남자에게 얽매이는 건 별로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닌 것 같은데?”원아정의 얼굴에 미소가 굳고 입술이 살짝 일그러졌다.공지민은 손에 든 잔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승혁 씨 같은 사람이라면 자신의 약혼녀가 다른 남자를 자꾸 떠올리는 걸 달가워하지 않을 거야. 넌 원씨 가문에서도 딱히 기댈 곳이 없어 보이던데. 원진 씨가 너에게 그리 큰 관심을 두지 않는 것 같더라고.”이 일은 모두가 알고 있는 비밀이었다. 원진은 철저하고 냉혹한 사람으로, 상대에게 틈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유명했다. 그래서 원진에게 반감을 품은 이들도 많았다.원아정은 비웃음을 흘리며 말했다.“그건 네가 신경 쓸 일이 아니지. 대신 네가 시환 씨랑 이혼하고 나서 어떻게 살지나 잘 고민해.”그녀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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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14화 내면의 평정을 잃지 않은 사람

강민지와 대화를 마친 후, 공지민은 눈에 띄지 않는 한쪽 구석에 앉아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온시환은 이미 누군가에게 끌려가 술을 마시고 있었고 떠나기 전 공지민에게 몇 번이나 주의를 주며 자리를 벗어나지 말라고 당부했다.소파에 앉아 있던 공지민의 시야에 원아정과 몇몇 여성이 들어왔다. 원아정은 마치 공지민을 못 본 척 지나치려는 듯했지만 그녀 옆의 몇몇 여자는 공지민이 낯설지 않은 얼굴들이었다. 그중 한 명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원아정의 곁을 맴돌던 오예슬이었다. 세월이 흘렀지만 두 사람은 여전히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듯 보였다.오예슬은 공지민이 온시환과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고 공지민을 보자마자 얼굴에 놀라움이 가득했다.“어머나, 아정아, 저기 좀 봐. 저 사람 우리 고등학교 때 제일 인기 많았던 공지민 아니야?”오예슬은 거의 뛰다시피 공지민 앞으로 다가가선 위압적인 태도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공지민, 너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설마 여기 직원으로 지원하려고 온 건 아니겠지?”공지민의 옷차림을 보면 그런 말이 어불성설이었지만 오예슬은 그녀를 비하하고 싶어 일부러 그런 말을 내뱉었다.공지민은 그녀의 말을 무시하고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오예슬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공지민을 괴롭히며 쾌감을 느껴왔고 지금의 무시당하는 태도는 그녀에게 모욕적으로 다가왔다. 그녀는 과거 공지민이 무릎을 꿇고 자신에게 용서를 구하던 장면을 떠올리며 비열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더니 손에 들고 있던 술을 공지민에게 그대로 부어버렸다.공지민은 피할 새도 없이 머리에 술을 뒤집어썼다.“어머, 미안해. 내가 잔을 제대로 못 들었나 봐.”오예슬은 원아정을 기쁘게 하려는 마음에 이런 행동을 했고 이는 과거에도 그녀가 원아정에게 인정받기 위해 자주 하던 짓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도 공지민을 굴욕 주고 나니 기분이 좋아졌다. 그녀는 원아정에게 자신의 행동을 자랑하려 돌아섰다.하지만 공지민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녀는 망설임 없이 오예슬의 머리채를 잡아끌며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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