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아버지를 끌어들여 반승제의 기세를 눌러 앞으로 설씨 집안에서 스스로 한 발 뒤로 물러나게 만들고 싶었다.하지만 앉자마자 설의종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우현아, 네 앞으로 곧 소개팅을 준비할 거야. 모레 나랑 같이 플로리아로 돌아가자. 네 형은 지금 회사 전체를 관리하느라 바쁘니 시간이 없지만 넌 빈둥거리며 놀기만 하잖아. 네 결혼은 3개월 안에 마무리 짓는 게 좋겠어. 한번 제대로 된 사람 만나봐.”설우현은 순간 머릿속이 윙윙 울리며 멍해졌다.“아니, 아버지. 형도 아직 결혼 안 했는데 내가 왜 이렇게 서둘러야 해요?”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설의종이 탁자를 탁, 치며 말했다.“네가 네 형을 언급할 자격이 있어? 네 형이 그동안 회사에서 죽도록 일할 때 넌 밖에서 여자 때문에 돈을 펑펑 쓰고 다녔잖아. 3개월이면 이미 너한테 충분한 시간을 줬어. 얌전히 내 말대로 결혼 준비해.”설우현은 도움을 청하는 눈빛으로 설기웅을 바라봤지만 설기웅은 그의 구조 요청을 못 본 척했다. 설우현이 소개팅에 나가지 않으면 자신이 나가야 할 상황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설우현은 화가 나서 이를 악물고 성혜인에게 음식을 덜어주는 반승제를 노려보았다. 바보라도 이 상황이 반승제의 계략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미 설의종이 말을 꺼낸 이상 설우현은 따라야만 했다.소개팅을 생각하니 머리가 지끈거렸다.그날 저녁, 설우현을 제외한 모두가 만족한 상태에서 식사가 끝났다.설의종과 박사는 제원을 구경하겠다며 함께 떠났고 성혜인은 임신 중이라 피곤해져 식사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잠 들었다.하지만 설우현은 불안감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눈을 뜨면 소개팅, 눈을 감아도 소개팅만 떠올랐다. 그는 설기웅에게 여러 번 전화를 걸어 아버지를 설득해 달라고 부탁하려 했지만 설기웅은 그 대신 설우현이 소개팅에 나가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해 전화를 받지 않았다.설우현은 성혜인에게도 전화를 걸었지만 반승제가 대신 받았고 성혜인 앞에서 일부러 다른 이야기를 하며 소개팅 이야
Last Updated : 2024-10-0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