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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8화 깨지 않게 하세요

그 후 이틀 동안 서주혁은 인큐베이터 옆을 한순간도 떠나지 않았다. 누가 뭐라 해도 듣지 않았고 꼼짝도 하지 않았다. 등에는 심각한 화상이 있었지만 서주혁은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온몸이 먼지와 재로 뒤덮여 있었다. 인큐베이터 안의 아기가 미세하게나마 움직일 때만 서주혁의 눈동자가 따라 반응하며 살아 있는 사람처럼 보였고 그 외의 시간에는 생기를 잃은 사람 같았다.

반승제는 며칠째 병원을 자주 오가며 성혜인에게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계속 일이 많아서 야근한다고 둘러댔다. 그러던 중 여전히 지저분한 모습으로 서 있는 서주혁을 보고 반승제는 망설임 없이 그의 목덜미를 손바닥으로 내리쳐 기절시켰다.

“이 사람 좀 데리고 가서 등의 상처를 치료해 주세요. 이러다 파상풍이라도 걸리면 어쩌려고 이러는지.”

의사들은 이미 여러 차례 서주혁에게 치료를 권했지만 서주혁은 무감각한 상태로 누구의 말도 들으려 하지 않았다. 결국 반승제가 나서자 서주혁은 마침내 치료를 받게 되었다. 몇몇 사람들이 서주혁을 부축해 화상 치료실로 데려갔다.

반승제는 인큐베이터 앞에서 아기를 지켜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미숙아인 이 아이는 보통 아이들보다 훨씬 작았고 움직임도 거의 없었다. 의사는 이 아이가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기적이라고 말했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 아이의 심장은 거의 멈출 뻔했다고 한다.

반승제는 만약 아이가 잘못되면 서주혁이 어떻게 될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는 미간을 문지르며 의사에게 아이가 살아남을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 물었다. 의사는 확신할 수 없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대답했다.

반승제는 순간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는 다시 서주혁이 있는 병실로 향했다. 서주혁의 등은 옷과 살이 엉겨 붙어 있었고, 천을 떼어낼 때마다 살점이 함께 벗겨져 나갔다. 그 고통이 얼마나 심할지 보는 것만으로도 아플 정도였다. 서주혁은 잠결에도 고통에 얼굴을 찡그리며 신음했다.

반승제는 서둘러 지시를 내렸다.

“좀 더 자게 두세요. 최대한 깨지 않게 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또 인큐베이터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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