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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4화 그 누구에게도 고개를 숙일 필요 없다.

같은 시각, 이를 알 리 없는 장하리는 차에 오른 후 자신이 살고 있는 곳으로 운전했다.

작은 도시의 단독주택은 억 소리 날 정도로 비싸지는 않지만 이 도시에서는 그래도 부자들이 살고 있는 동네였다.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쉰 장하리는 곧바로 환히 웃으며 집에 들어섰다.

“어머니, 저 왔어요. 아버지는요? 또 낚시하러 가셨어요?”

별장 정원 바깥에는 한 여자가 꽃에 물을 주고 있었는데 그것들은 전부 4년 전에 장하리가 직접 심은 꽃들로서 그 후 여자는 더욱 조심스럽게 그 꽃들을 가꿔주곤 했다.

“원래 잠깐 들렀었는데 최근 강성에 큰 투자자가 왔잖니. 제원에서 오신 분이라 네 똑같이 제원에서 일했던 네 아버지가 불려갔지. 그래도 네 아버지가 다른 분들보다 그곳의 상황을 잘 알고 있으니까... 아마 오늘 저녁은 바깥에서 식사하실 것 같아. 아, 맞다, 이럴 때가 아니지. 하리야, 넌 잠시 앉아있어. 꽃에 물 다 주면 바로 식사 준비해줄게.”

“아니에요, 어머니. 제가 끓일게요.”

“네가 뭘 끓여. 내가 말했잖니. 넌 4년 전에 교통사고를 당해서 집안일을 할 수 없다고. 사실 난 네가 선생님이 되는 것도 마음에 안 들어. 맨날 무슨 교육을 받는다고 바쁘게 지내잖아. 하리야, 너 정도면 엄마 아빠가 충분히 책임지고 챙겨줄 수 있어. 혼수도 이미 다 준비해두었다니까.”

자신을 향한 여자의 사랑을 듬뿍 느끼며 장하리는 깊은 감동에 눈시울을 붉혔다. 4년 전 병원에서 깨어났을 때, 장하리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해 엄청난 당혹감과 두려움에 시달려야 했다.

과거 하나 없이 단지 눈앞에 있는 낯선 얼굴들을 본다는 건 생각보다도 더 괴로웠다.

장민철과 추미현은 바로 그때 나타났는데 두 사람은 부부로서 매우 선량해 보였다.

장민철은 장하리에게 전에 업무상의 이유로 국가 정부 측에서 그녀를 시골로 보내 보호하는 것이라고 설명해주었다. 그리고 장민철이 이번에 정식으로 퇴직하며 사람을 보내 그녀를 데리러 가라고 지시를 내렸는데 도중에 교통사고를 당하는 바람에 기억을 잃었다고 했다.

추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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