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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1화 뼛속에 새겨진 그녀의 모습.

두 손으로 서주혁의 목을 꼭 껴안은 서보겸의 눈빛은 새까맣고 하염없이 맑았다.

서주혁은 그가 배가 고픈 줄로만 알고 계속하여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관광 엘리베이터가 작동하면서 무심코 아래층을 훑어본 그의 시선은 곧 한 여자의 뒷모습에 머무르게 되었다.

지난 4년 동안, 뼛속에 새겨질 정도로 그리워하던 장하리의 얼굴, 뒷모습, 그리고 목소리까지.

이렇게 먼 거리를 두고도 그는 여전히 심장의 떨림을 느낄 수 있었다.

순간 그 자리에 얼어붙고 서보겸을 안고 있던 손에도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

몇 초 후, 그는 엘리베이터 하강 버튼을 미친 듯이 누르기 시작했다.

이때 버튼을 누르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었다. 서주혁을 안내해주던 호텔 지배인은 옆에서 그를 지켜보며 엘리베이터는 목표 층에 도달해야만 다시 내려갈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었으나 감히 입을 열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하지만 서주혁이라고 과연 이걸 모를까?

단지 너무 당황하여 미처 생각지도 못하고 급한 마음에 연달아 누른 것이다.

엘리베이터가 마침내 1층에 도달하고 그는 서보겸은 품에 안은 채 성큼성큼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방금 장하리가 서 있던 곳까지 달려나갔지만 이미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멍하니 먼 곳을 바라보는데 그때, 온시환의 전화가 걸려왔다.

“어, 왜 그래?”

“어제부터 네 어머니께서 나와 승제에게 너와 결혼할 사람을 물색해 달라고 계속 전화하셔. 너 정말 결혼할 생각이야?”

지난번 서주혁의 태도가 워낙 애매해 승낙했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하지만 서보겸과 이 일에 대해 말해본 결과, 그의 대답은 명확한 거절이었다.

“안 할 거야. 애초에 보겸이도 새엄마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이 끝나자마자 서보겸이 그의 등을 가볍게 두드렸다.

“엄마.”

이는 오랜 시간이 흘러 서보겸이 처음으로 이 단어를 입에 올린 것이었다.

그러나 서주혁의 마음은 그 단어 하나에 큰 구멍이 뚫린 것처럼 피가 줄줄 흘러내리는 기분이었다.

그는 애써 심호흡을 하며 온시환에게 입을 열었다.

“아니야. 보겸이와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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