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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7화 장하리 선생님

다음 날 아침 6시, 교장 선생님이 장하리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장 선생님, 오늘은 꼭 단정하게 입고 오세요. 윗분들도 이 일을 굉장히 중시하고 있으니, 우리 유치원이 투자자를 만족시킬 수 있다면 내년엔 정부로부터 많은 예산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치마는 입지 말고 여성 직장인답게 바지 정장과 셔츠를 입으세요.”

장하리는 이마를 짚으며 대답했다.

“네, 알겠습니다.”

“장 선생님, 이번 일은 꼭 신경 써주세요. 저도 여러 방면에서 압박을 받는 상황이에요.”

“네, 알고 있어요.”

장하리는 이 일을 소홀히 할 수 없었다. 옷장 속에서 여성용 정장을 꺼내 입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간단히 아침을 먹었다. 이 일로 장민철과 추미현에게 괜한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

유치원에 도착했을 때는 아직 이른 시간이었다. 어젯밤부터 준비에 들어간 유치원은 청소가 깔끔하게 되어 있었고 바닥에는 먼지 하나 보이지 않았다.

장하리가 자신의 반으로 들어가자 반에는 이미 색색의 풍선들이 걸려 있었다.

그녀는 근처에 있던 직원에게 물었다.

“이런 건 굳이 안 걸어도 되지 않나요? 너무 과한 것 같아요.”

“교장 선생님과 윗분들 뜻이에요.”

장하리는 더 이상 말할 수 없었다. 그녀는 그저 교사일 뿐이니까.

마침 전아영과 몇 명의 동료들이 장하리 옆을 지나갔는데 그들의 표정은 썩 좋지 않았다.

모두가 그 아이가 장하리의 반으로 배정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장하리는 교사들 단체 채팅방에서 자신은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분명히 말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뒤에서 몰래 신청을 한 것이다. 전형적인 착한 척하는 여자였다.

평소부터 장하리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던 전아영은 더더욱 비꼬듯 말했다.

“어떤 사람은 자기는 신청 안 했다고 하더니, 뒤에서는 교장 선생님께 전화를 얼마나 많이 했을까요?”

주변 사람들도 속으로 불편해했다. 누구나 이번 기회가 승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것을 알았기에 장하리의 이런 행동은 기만적이었다.

“그러니까요. 뭘 숨기려고 했는지 모르겠네요. 우리한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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