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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5화 장하리만 남다

“하리야, 이건 내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기회야. 놓치고 싶지 않아.”

이 말을 듣고 장하리는 모든 상황을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

소준호는 이미 결정을 내렸고 그저 그녀에게 통보하는 것에 불과했다.

둘 다 어른이었다. 서로가 각자의 일과 커리어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었다. 더군다나 두 사람의 감정은 아직 깊지 않았다.

소준호가 이 기회를 그녀 때문에 포기할 리가 없었다.

장하리는 조금 씁쓸해졌고 그의 말을 계속해서 들었다.

“너 나랑 같이 해외로 나갈래?”

“미안해요. 나는 부모님 곁을 떠나고 싶지 않아요. 준호 씨, 솔직히 말해주세요. 우리 헤어지자는 뜻인가요?”

소준호는 잠시 침묵하더니 쓴웃음을 지었다.

“하리야, 난 너와 헤어지고 싶지 않아. 네가 믿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나 정말로 널 좋아해. 하지만 내가 너 때문에 이 기회를 포기하게 된다면 나중에 후회할 수도 있을 것 같아. 그리고 그게 우리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거야. 우리는 서로의 연인이 되기 전에 먼저 각자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

그는 천천히 손을 뻗어 장하리의 손을 잡았다.

“아카데미에서 내일모레까지 대답을 달라고 해. 네가 같이 가기 싫다면 우리 먼저 약혼이라도 하자.”

그는 관계를 확실히 하자고 제안했다. 그래야 서로가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장하리는 잠시 망설이며 소준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부정할 수 없었다. 소준호 같은 사람은 분명 훌륭한 배우자가 될 수 있었다. 따뜻하면서도 결단력이 있는 사람.

하지만 이렇게 빨리 결혼을 확정 짓는 건 그녀에게 아직 이른 결정처럼 느껴졌다.

부모님이 떠오르자 마음속의 불안함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준호 씨, 오늘 밤에 한 번 더 생각해 볼게요. 내일 대답해 줄게요.”

소준호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미소를 지었다.

“그래. 내일 답해줘. 하리야, 기다릴게.”

장하리가 집에 돌아왔을 때도 마음은 여전히 복잡했다.

장민철이 그녀의 얼굴을 보고는 무언가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우리 딸 무슨 일이야? 감정 문제야, 아니면 학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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