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903화 그녀의 변화

하지만 그들은 몰랐다. 서주혁의 안색이 무서울 정도로 점점 더 어두워지고 있다는 것을.

서주혁은 여전히 그 자리에 꼼짝도 하지 않고 서 있었는데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어둠의 기운은 마치 당장이라도 모든 것을 집어삼킬 것만 같았다.

소준호의 폭탄 발언을 들은 장하리는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감동을 한 건 부정할 수 없었지만 불안함이 더 컸다.

아마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여전히 그들 사이의 감정에 자신이 없었던 모양이다.

“준호 씨...”

말이 끝나기도 전에 경호원을 부르는 서주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거기 서서 뭐합니까? 다 죽었어요?”

곧이어 경호원들이 우르르 달려오더니 소준호를 끌고 나가버렸다.

조금 전의 상황을 떠올리며 장하리는 더욱 초조해졌다.

“서주혁 씨, 무슨 꿍꿍이를 품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미리 경고할게요. 지금은 엄연히 법치 사회이고 당신도 법을 벗어날 수 없어요. 그러니까 함부로 행동하지 마시죠.”

그러나 서주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장하리를 강제로 끌고 들어와서는 거실문을 닫아버렸다.

장하리는 그제야 비로소 무서울 정도로 서주혁의 흰 셔츠를 새빨갛게 물들인 그의 상처를 알아챘다.

서주혁은 입술이 하얗게 질린 채 한쪽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러자 장하리가 즉시 그에게 물었다.

“당신 부하들... 소준호 씨에게 무슨 짓을 하려는 심산이에요?”

서주혁의 부상은 여전히 그녀의 관심 밖인듯했다.

손발이 점점 차가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서주혁은 자리에 앉아 멍하니 넋을 잃었다.

과거 장하리가 죽기 살기로 서주혁을 사랑해줄 때 그는 단 한 번도 그녀가 언젠가 이렇게 모질게 변하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모질다 못해 서주혁이 다친 걸 똑똑히 봤음에도 불구하고 머릿속으로는 여전히 다른 남자 걱정을 하고 있고, 모질다 못해 서주혁의 생사는 아예 관심조차 없다.

갑자기 숨이 막혀왔다. 다쳐본 적이 없는 건 아니지만 지금만큼은 상처가 가슴 속을 파고드는 것마냥 쓰라리고 아팠다.

입술을 꾹 깨문 서주혁은 이내 침착하게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