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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0화 정말 저를 좋아한다면

서주혁의 손끝에 힘이 들어가고 여전히 장하리의 두 발을 움켜쥐고 있지만 시선은 다른 곳을 향하고 있었다.

도무지 말이 통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장하리는 입술을 깨물며 눈시울을 붉혔다.

“정말 백번 양보한다고 쳐요. 정말 저를 좋아한다면 먼저 제 의사부터 물어봐야 하는 거 아닌가요? 전 사과를 원하는데 당신은 저에게 강제로 배를 쥐여주면서 속으로는 제가 주제를 모른다고 욕하고 있잖아요. 그런 법이 어디 있어요?”

서주혁은 고개를 숙이고 묵묵히 장하리의 발을 부드럽게 마사지해주었다.

“제원으로 돌아가는 일은 상의할 필요 없어.”

장하리는 다시금 입을 다물었다. 이 남자는 꽉 막혀있어 소통할 수 없다.

어쨌든 오늘 제원으로 돌아가는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으니 아직 기회가 있다. 수액 한 병을 다 맞고 나서 장하리는 자신의 배를 감싸며 말을 꺼냈다.

“나 죽 먹고 싶은데 밑에 가서 사다 주세요.”

그러자 서주혁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죽을 사러 내려갔다.

그가 떠나자마자 장하리는 또 문을 열고 입구에 있는 경호원에게 화장실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경호원은 남자이기에 화장실 내부까지 따라갈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밖에서 기다려야 한다.

성공적으로 화장실에 진입한 장하리는 화장실 안의 큰 창문을 보고는 바로 옆에 있는 테이블을 끌고 가 그 위를 밟고 기어나갔다.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고 그녀는 일부러 엘리베이터를 피해 곧장 계단으로 내려갔다.

맨 아래층에 도착했을 때, 장하리는 우연히 동료 전아영을 만나게 되었다.

심지어 정면으로 부딪쳤고 전아영의 눈에는 순간 혐오감이 스쳐 지나갔다.

이번에 장하리에게 자리를 빼앗긴 후, 전아영은 며칠 동안 홀로 화를 삭여야만 했다. 서주혁이 매일 유치원에서 아들 서보겸의 곁에 있어 주는 것을 보면 그가 아들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만약 그녀가 서보겸의 유치원 선생님이 되었다면, 겸사겸사 그대로 서주혁의 침대로 올라갔다면 앞으로의 인생은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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