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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5화 주혁 씨는 아내를 정말 사랑하시나 봐요

작가: 민아
왜 그런 꿈을 꾸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게다가 꿈속에 나타났던 사람은 분명 서주혁이었다.

이마에서 식은땀이 흐르고 입술이 저도 모르게 바들바들 떨려 났다.

그때, 마침 서주혁이 문을 열고 들어오더니 장하리의 침대 옆에 앉아 무의식적으로 그녀의 이마에 손을 뻗었다.

꿈 때문인지 장하리는 거의 무의식적으로 순간 뒤로 물러나며 그의 손길을 피했다.

서주혁을 향한 장하리의 눈에는 경계심이 가득했고 그녀는 손에 이불을 꽉 쥐고 있었다.

그러자 서주혁은 허공에서 갈 길을 잃은 손끝을 살짝 움츠렸다가 다시 손을 거두어들였다.

“악몽 꿨어요?”

장하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에게 있어 그 꿈은 확실히 악몽이었다.

심지어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서주혁의 얼굴을 보는 것조차 낯설게 느껴질 정도로 여운이 깊은 악몽이었다.

장하리는 며칠 전의 서주혁은 이미 충분히 선을 넘었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그녀의 생각은 안중에도 없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이 꼭 냉혹하고 무자비한 군주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꿈속의 서주혁은 차마 말로 이룰 수 없을 정도로 훨씬 악랄했다. 마치 일부러 그녀를 괴롭히고 모욕하려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경찰서에서의 대화는 장하리의 존엄을 바닥에 짓밟고 뭉개버리는 것과 다름없었다.

장하리의 기억 속에서 그녀와 서주혁은 그렇게 인연이 깊은 사이가 아니었다. 그런데 왜 갑자기 남자의 꿈을, 심지어 이토록 무서운 꿈을 꾸게 된 건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마음이 편치 않은 것도 사실이었다. 장하리는 진심으로 꿈속에 다시 들어가 괴롭힘을 당하는 자신의 뺨을 한 대 내리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왜 그렇게 자신을 낮추면서까지 한 남자에게 매달린단 말인가? 대체 남자가 뭐라고 그렇게까지 자신의 인생을 망칠 필요가 있단 말인가?

하지만 아무리 화가 나고 분해도 그건 결국 꿈일 뿐 현실이 아니다. 만약 꿈속의 감정을 현실까지 끌고 온다면 그건 장하리가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유치원엔 내일 말해둘게. 내일부터 계속 출근해요.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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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하리는 침대에 앉아 아리를 바라보았다. 그 모습이 어딘가 익숙했지만 어디서 본 건지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나섰다.아래층에 내려가 거실 문을 열어보니 그곳을 지키고 있던 경호원은 역시나 보이지 않았다.장하리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왔다. 부모님은 여행 중이어서 집에는 그녀뿐이었다.어느덧 밤이 되었고 장하리는 방의 불을 켰다. 옷을 갈아입자마자 초인종이 울렸다.인터폰 화면을 보니 서보겸이 서 있었다.“선생님, 먹어요.”서보겸의 손에는 작은 쟁반이 들려 있었는데 그 위에는 2인분의 음식이 담긴 크고 작은 식판이 놓여 있었다.장하리는 얼른 문을 열고 쟁반을 받아서 들었다.‘서주혁도 참, 어떻게 어린애한테 이렇게 무거운 걸 들게 한담.’“보겸아, 손 아프지 않아?”서보겸은 집 안을 둘러보며 눈망울을 반짝였다. 드디어 엄마가 사는 집에 들어왔다.그의 행동이 지나치게 조심스러워 보이자 장하리는 괜스레 미안해졌다. 그녀는 한 손으로 쟁반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 서보겸의 손을 잡아 식탁으로 데려갔다.서보겸은 얼떨떨한 표정을 지으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꼭 작은 토끼 같았다.장하리는 그를 의자에 앉히고 식판을 열었다. 안에는 밥과 함께 먹음직스러운 요리 몇 가지가 들어 있었다.“아빠가 만든 거예요.”‘서주혁이?’장하리는 약간 놀란 표정을 지었다.“네가 먹는 음식을 전부 아빠가 만들어 주시는 거야?”서보겸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아빠, 최고.”장하리는 서주혁의 독단적인 성격 탓에 서보겸이 말수가 적은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그가 아들에게 이렇게 잘해줄 줄은 미처 몰랐다. 그에 대한 이미지가 조금 더 좋아졌다.“보겸아, 먹자.”서보겸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아이의 좋아하는 마음이 숨겨지지 않았다. 그녀에 대한 애정이 금방이라도 넘쳐흐를 것만 같았다.장하리는 가슴 한쪽이 뭉클해지며 뚜껑을 열고 숟가락을 그의 손에 쥐여 주었다.“다음엔 굳이 가져오지 않아도 돼. 내가 너희 집에 가서 같이 먹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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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날 장하리가 유치원에 도착했을 때 어딘가 분위기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동료들의 눈빛에는 묘한 멸시가 서려 있었다.그녀가 막 자리에 앉았을 때 옆에 있던 동료가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하리 씨, 가서 해명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아영 씨가 당신이 밖에서 몸을 팔아서 이제는 부자를 만나 일도 그만둘 거라고 소문을 퍼뜨리고 있어요.”장하리는 어안이 벙벙했다. 그러다 문득 병원에서 우연히 마주쳤던 전아영이 떠올랐다.그때 전아영이 그녀의 뒤에서 무슨 말을 했던 것 같은데 너무 경황이 없어서 제대로 듣지 못했다.전아영의 아버지는 강성에서 관직을 맡고 있어 약간의 권력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때문에 전아영은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는 성격으로 자랐다.게다가 그녀는 남자에 대해 상당히 까다로웠고 사무실에서 부잣집으로 시집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늘어놓곤 했다.하지만 강성은 작은 도시일 뿐이었기에 이곳에서 말하는 부잣집은 제원에 가면 아무것도 아닌 수준이었다.눈이 높았던 전아영은 이번에 아예 서주혁을 노렸다. 반드시 서주혁을 차지하겠다는 심산으로 말이다.그러다 병원에서 장하리를 만났을 때 서주혁까지 목격하게 되자 그녀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장하리가 서주혁을 따라 병원까지 쫓아온 거라고 생각한 것이다.‘이 년이 평소에는 고상한 척하더니 돈 많은 남자만 보면 누구보다 앞장서잖아!’게다가 무슨 수를 써서인지 서보겸이 장하리의 반으로 배정된 일까지 생각하니 더욱 화가 치밀었다.어제 장하리가 학교에 나오지 않자 전아영은 장하리가 부자에게 붙어먹어 산부인과를 간 것이라는 헛소문을 퍼뜨리기 시작했다.유치원에는 여자 선생님이 대부분이어서 워낙 수다를 떨기 좋아하던 터라 소문은 금방 퍼져나갔다.장하리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아침에 학교에 올 때부터 찝찝했던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았다.곧바로 전아영을 찾아갔더니, 그녀는 다른 선생님들과 한창 수군거리고 있었다.“내가 직접 본 거니까 가짜일 리가 없어요. 사생활이 엉망이면서 우리 앞에서는 온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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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 무렵, 원장이 장하리를 원장실로 불렀다. 원장실 문을 열자마자 사무용 의자에 앉아 있는 한 중년 남자가 장하리의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옆에는 원장이 무척이나 공손한 태도로 서 있었다.전아영은 소파에 앉아 있었는데 앞에는 차 한 잔이 놓여 있었다. 장하리가 들어오자 그녀는 냉소적으로 코웃음을 쳤다.잔뜩 긴장한 원장은 이마에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 그도 이전부터 장하리 집안에 어느 정도 배경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서주혁이 서보겸을 장하리의 반에 배정해달라고 직접 지목하지 않았더라면 원장은 전아영의 반으로 보냈을 것이다.전아영은 그날 밤에 그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는 그 부탁을 들어줄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장하리와 전아영 사이에 갈등이 생겼고 그것이 전아영의 아버지에게까지 전해져 직접 찾아오게 만든 상황이었다.전필준은 강성에서 높은 관직은 아니었지만 그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 사람을 끌어당기는 재주가 있어서 전화를 돌리기만 해도 오늘 원장에게 큰 곤란을 줄 수 있을 터였다.그래서 장하리를 보자마자 원장은 단호한 목소리로 꾸짖었다.“장 선생님, 아이들의 모범이 되어야 할 선생님이 어떻게 싸움을 할 수 있어요? 전아영 선생님에게 사과하세요. 그러면 이 일은 없던 걸로 하겠습니다.”장하리는 무표정한 얼굴로 한쪽에 서 있었다. 그녀의 말투는 차분하고 단호했다.“아영 씨가 먼저 제에 대해 헛소문을 퍼뜨렸잖아요. 그럼 먼저 사과해야 할 사람은 아영 씨 아닌가요? 아영 씨도 선생님인 건 마찬가지잖아요. 그리고 원장 선생님,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죠? 자기 자식을 때렸다고 지금 부모가 나서는 건가요?”이 말에 원장실 분위기가 순식간에 살벌해졌다.전아영은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 장하리를 손가락질하며 욕설을 퍼부었다.“이런 싸가지 없는 년, 어디서 잘난 척이야!”그녀는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라 장하리의 머리채를 잡으려고 했다.원장은 옆에서 그 모습을 보며 머리가 지끈거렸다. 자리에 앉아 있던 전필준이 전아영을 제지하며 장하리에게 시선을 돌렸다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1919화 이렇게까지 악랄할 줄이야

    카페에 들어와 장하리가 자리에 앉자 전아영은 가서 커피 두 잔을 주문했다. 이 카페는 유치원에서 약 1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는데 선생님들의 휴식을 위해 특별히 마련된 장소였다.지금은 점심시간도 아닌 데다 다른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돌보느라 바빴기에 카페 안에는 장하리와 전아영 두 사람뿐이었다.전아영은 몰래 커피잔에 약 가루를 넣고 저은 뒤 장하리에게 건넸다.“하리 씨, 마셔요. 어떻게 사과해야 할지 말해 주시면 바로 다른 선생님들 앞에서 사실대로 말할게요. 이게 다 제 잘못만은 아니라니까요? 그날 하리 씨가 무척 당황한 것처럼 보였거든요. 제가 불렀는데 대답하지 않았잖아요. 그러니 제가 뭔가 수상한 일을 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죠.”장하리는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얼굴에는 여전히 냉담한 기색이 감돌았다.그녀는 전아영과 원래 사이가 좋지 않았다. 전아영은 비록 집안에 관직에 있는 아버지가 있다는 사실을 동료들에게 자주 언급하지 않았지만 평소에 유치원에서 꽤 오만한 태도를 보였고 게다가 원장도 그녀에게 어느 정도 예의를 차렸기에 그녀는 누구든 험담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강성 유치원은 이 도시에서 가장 좋은 유치원으로, 학생들의 부모 대부분이 부유층이었다. 전아영이 이곳에서 일하는 것도 부자들과 어울리기 위해서였다.전필준이 작은 관직을 맡고 있긴 하지만 요즘은 나라에서 감시가 워낙 엄격해 뇌물을 챙긴다고 해도 고작 수억 원 정도의 수입을 올리는 게 전부였다. 진정한 부자들과는 비교할 수 없었다. 그들은 명품 가방 하나 사는 데만 수억 원을 단번에 쓰기도 하니, 전아영은 그런 삶을 동경하며 자신에게 맞는 대상을 찾고 있었다. 그렇게 어렵게 고른 사람이 바로 서주혁이었는데 그 기회를 장하리에게 빼앗겼다고 생각한 것이다.장하리는 커피를 한 모금 더 마셨다. 그러자 전아영이 말을 이었다.“하리 씨도 이제 나이가 있고 결혼할 때도 됐잖아요. 우리 아빠는 어떻게 생각해요?”순간 장하리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전아영의 아버지?아까 본 그 뱃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1920화 넌 짐일 뿐이야

    전아영은 이내 장하리의 사무실에서 서보겸을 찾아냈다. 아이는 속상한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엄마를 찾기 마련이다. 하지만 장하리가 없으니 홀로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멍하니 있었다.전아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곧바로 온화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보겸아, 혼자 여기서 뭐 하고 있어?”그녀는 서보겸에게 다가가 그의 뺨이 부어오른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전필준이 때린 손길이 얼마나 거셌는지 그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전아영은 또 한 번 가슴이 철렁했지만 이내 서보겸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쌌다.서보겸의 눈에 혐오감이 스치며 그는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전아영은 사실 서보겸을 진심으로 예뻐하는 게 아니었다. 다만 서보겸의 뒤에 있는 서주혁에게 잘 보이기 위해 그런 척하는 것뿐이었다. 솔직히 그녀는 서보겸이 몹시 싫었다.어차피 전아영은 앞으로 서주혁과 결혼할 계획이었다. 서보겸은 기껏해야 그녀가 거둬들일 양자에 불과했다. 지금 그가 맞은 것도 결국 말을 듣지 않았기 때문이었다.만약 이 아이가 계속 이렇게 말을 듣지 않는다면 나중에 서주혁과 결혼한 후에도 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까?이런 생각이 들자 그녀의 얼굴은 한층 더 차가워졌다.“보겸아, 말 잘 들을 수 있지? 네가 맞은 일은 절대 아빠에게 말하면 안 돼. 네 아빠는 지금 회사 일로도 바쁘시잖아. 이렇게 사소한 일로 귀찮게 하면 아빠는 분명 널 싫어하게 될 거야. 그리고 너도 이제 알아둬. 네 아빠는 곧 나랑 결혼할 건데, 그때부터는 내가 널 관리할 거야. 네가 하루에 용돈을 얼마나 쓸 수 있는지, 전부 내 허락을 받아야 할 거야. 그러니까 지금부터라도 말 잘 들어야겠지?”전아영은 서보겸을 힘껏 붙잡고 그의 턱을 거칠게 쥔 채 뺨을 살폈다.얼굴이 너무 심하게 부어올라 당분간은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오후에 서주혁이 이 아이를 데리러 올 텐데 당장 뭔가 대책을 세워야만 했다.그녀는 한참 눈을 굴리며 생각하더니 슬며시 입꼬리를 올렸다.“아니면 이렇게 할까? 아빠가 널 데리러 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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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화를 끊은 후 서보겸은 고개를 숙이고 눈을 비비며 엄마가 무사하기를 마음속으로 간절히 빌었다.한편, 장하리는 이미 전필준의 집에 끌려와 있었다. 그 집은 한 층에 한 가구가 살고 있는 2층짜리 단독주택으로 집 전체가 전필준의 소유였다.장하리는 그 늙은 남자에게 부축되어 거실로 들어가자마자 소파에 쓰러졌다. 그녀의 머리가 나무로 된 소파 모서리에 부딪히면서 순간적으로 혹이 생겼다. 그 통증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전필준이 다급하게 바지를 벗는 모습이었다.“하리 씨, 오늘 원장실에서 처음 본 순간부터 좋아했어요. 저도 아직 결혼 안 했고 하리 씨도 미혼이라고 들었는데 우리 서로 인연인 것 같네요. 자, 이제 먼저 할 일부터 하고 나중에 아이를 가지게 되면 그때 성대한 결혼식을 올려줄게요. 걱정하지 말아요. 바깥에 있는 여자들과도 곧 정리할 테니까.”장하리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그 남자가 다가오자 그녀는 서둘러 옆으로 몸을 피했다. 하지만 약기운 때문에 온몸에 힘이 빠져 도망치기가 쉽지 않았다.전필준은 번번이 허공을 덮치고 화가 났지만 이내 다시 흥분된 표정으로 말했다. 이게 바로 자기가 좋아하는 ‘취향’이라며.“자기야, 자꾸 어디로 도망가는 거야? 오늘 당신을 구해줄 사람이 있을 거라 생각해? 꿈도 꾸지 마. 내 손에 들어온 여자는 결국 내 침대에 오르게 되어 있어!”장하리는 앞으로 몇 걸음 걷다가 비틀거리며 쓰러졌다.전필준이 그녀의 발목을 잡아채 단번에 그녀를 끌어당겼다.그의 기름진 얼굴을 보는 순간 장하리는 너무 역겨워서 토할 것만 같았다.“놔! 이거 놔!”분명히 분노에 찬 목소리였지만 지금 그녀의 입에서 나온 소리는 이상하게도 그를 더 자극하는 듯했다.전필준이 다급하게 그녀의 치마를 들추려고 할 때 장하리가 말했다.“생리 중인데 더럽지 않아요?”뜻밖에도 그 말을 듣고 전필준의 표정은 더욱 흥분으로 일그러졌다.“잘 됐군. 아직 생리 중인 여자랑은 해본 적이 없어서 말이야.”장하리의 얼굴이 더욱 창백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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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시환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공지민은 갑자기 연승혁의 총을 움켜쥐었고 경찰에게는 지금이 좋은 기회였다.저격수의 총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고 공지민은 어깨에 총알이 박힌 것을 느꼈지만 연승혁의 총을 꼭 붙잡고 놓지 않았다.총성이 다시 울리자 연승혁은 그녀를 안은 채 몇 바퀴를 굴렀다.온시환은 바로 옆에 있던 사람을 붙잡으며 미친 듯이 소리쳤다.“인질이 아직 잡혀 있는데 총을 쏘면 어떡해요? 당장 멈춰요!”현장은 매우 혼란스러웠고 이때 그들이 공격을 멈춘다면 연승혁이 어떻게 반격할지 예측이 안 갔다. 방금 그가 살짝 손을 움직였을 뿐인데 한 사람을 죽였다.총성은 잠시 멈췄고 공지민의 어깨에서 피가 흘렀으며 연승혁은 방금 그녀를 보호하다가 다리와 허리에 총을 맞았다.두 사람 모두 온전한 데 없었지만 공지민은 그가 웃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지금 이 상황에서도 농담할 기분이 있어 보였다.“지민아, 우리가 어쩌다 이런 거지꼴이 됐냐?”공지민은 그가 화를 낼 줄 알았다. 그녀가 방금 미친 듯이 그의 손에 들린 총을 붙잡지 않았다면 경찰도 총을 쏘지 않았고 그도 두 번이나 총에 맞지 않았다.게다가 총알이 날아왔을 때 그는 무의식적으로 그녀를 보호했는데 그가 왜 그랬는지 그녀는 이해가 안 갔다.그녀는 바닥에 숨었고 연승혁은 그녀 앞에 쪼그리고 앉았다.경찰 측은 반승제와 온시환, 그리고 서주혁이 막고 있어서 더 이상 총을 쏘지 못했다.연승혁이 맞은 두 발의 총알로 그를 죽이기엔 역부족이었고 그는 손을 들어 공지민의 머리에 총을 겨누었다.공지민의 속눈썹이 떨렸지만 여전히 입을 꾹 다물었다.그가 가벼운 어조로 말했다.“방금 네가 한 짓은 내가 널 백번 죽여도 모자라.”모든 사람이 연승혁이 공지민의 관자놀이에 총을 겨누는 것을 보았고 그가 총을 쏠 거라고 생각했다.온시환은 그들을 향해 달려가려고 했지만 누군가에 의해 끌려갔고 연승혁은 다른 곳에 신경 쓰지 않은 채 공지민의 눈만 바라보았다.그녀는 두려워하지 않았다.연승혁은 갑자기 그녀의 얼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311화 날 걱정해 주는 거야?

    연승혁은 절벽 끝까지 밀려나면서 주변을 둘러보았다.주변에는 저격수들이 잠복했고 그는 미소를 지으며 공지민을 붙잡아 자신의 앞을 막았다.“나 곧 죽는다고 생각하니까 행복하지?”공지민은 아무런 표정도 없이 그한테 붙잡힌 채 서 있었다. 절벽은 매우 높았고 아래는 안개가 자욱했다.주위에 헬리콥터 소리가 들렸지만 연승혁이 너무 교활해서 공지민을 인질로 삼을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에 저격수는 지금까지 총을 쏘지 못했다. 절벽 끝에는 연승혁과 공지민이 서 있었고 반대편에는 수십 명의 경찰들이 있었다.숲의 다른 곳도 수많은 경찰들이 지켰고 연승혁은 오늘 절대 빠져나가지 못했다.누군가가 연승혁을 설득하기 시작했다.“연승혁, 지금 당장 자수하고 무고한 사람을 끌어들이지 마.”연승혁은 미소를 지으며 공지민의 관자놀이에 총을 겨누었다.“무고한 사람? 이 사람은 무고하지 않아.”공지민은 전혀 두렵지 않았고 그녀의 시선이 앞을 향하자 급히 나타난 온시환을 보았다.온시환의 다리는 부상을 입은 듯 절뚝거리고 있었고 멀리 떨어져 있어서 그의 표정을 자세히 볼 수 없었지만 그가 매우 괴로워하고 있는 것을 느꼈다.연승혁은 온시환을 보자 눈썹을 치켜올렸다.“다 왔네. 지민아, 남편한테 인사 안 해?”공지민은 그가 무슨 의도인지 몰라 눈살을 찌푸렸다.연승혁은 일부러 그녀의 뺨에 키스하고 온시환 쪽을 바라보았다.“네 아내 덕분에 도망치는 동안 전혀 지루하지 않았어.”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이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아챘다.온시환은 순간 안색이 변했지만 다시 평온해졌다.연승혁은 마치 미친개처럼 아무나 물어뜯기 시작했다. 그가 온시환한테 적대감을 품은 건 온시환과 공지민의 부부 관계를 질투하기 때문이었다.온시환은 기침하며 공지민에게 물었다.“괜찮아?”공지민은 고개를 저으려고 했지만 연승혁이 계속해서 안 좋은 소리를 할까봐 그저 못 들은 척했다.하지만 연승혁은 그녀를 가만히 놔줄 생각이 없었다.“네 남편이 묻잖아. 나랑 같이 있는 동안 얼마나 즐거웠는지 말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310화 온시환도 똑같이 우스웠다

    공지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이마는 고통으로 인해 땀으로 뒤덮여 있었다.연승혁은 막대기를 던지고 담담하게 말했다.“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 내가 널 죽일거라고 생각했지?”“그러려고 한 게 아니야?”지금 그녀를 죽이는 건 그가 그동안 쌓여왔던 원한을 풀고 해외로 도망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연승혁은 그녀의 얼굴을 두드리며 말했다.“난 말이야. 경찰들이 정의로운 척 가식 떠는 게 그렇게 꼴 보기 싫어. 그래서 말인데 내가 너를 인질로 잡는 게 더 안전하지 않겠어?”그제야 공지민은 그가 자신을 죽이지 않은 이유가 그녀를 인질로 삼기 위해서란 걸 알았다.하지만 그는 1급 수배범이고 심지어 건드려서는 안 되는 조직까지 건드려서 인질을 잡고 있다고 해도 그를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공지민은 그의 손에 이끌려 일어난 후 길을 계속 가는 수밖에 없었다.“꼼수 부리지 마.”그녀의 머릿속에는 그가 자신을 전에 본 적이 있냐고 물어본 질문이 떠올랐다.사실 방금 연승혁이 그녀를 찔렀던 사악한 행동이 그녀가 꿈에서 본 어린 소년의 행동과 똑같았다는 것 외에는 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사방에서 연승혁한테 자수하라는 경찰 측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연승혁은 하늘로 중지를 치켜들고 환하게 웃으며 그녀를 더욱 꼭 껴안았다.주위의 총소리가 다시 울렸지만 그는 운이 좋게도 매번 피했다.아마도 경찰 측에서는 공지민을 염려하여 함부로 총을 쏘지 못했고 연승혁이 스스로 멈추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온시환은 경찰의 뒤를 따르면서 공지민이 바로 앞에 있다는 것을 알고는 다리의 상처도 개의치 않고 더 빨리 걸어가려고 했다.반승제는 그가 심하게 다친 것을 보고 화가 났다.“미친 거야? 다리에 통증도 안 느껴져? 여기에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연승혁이 도망갈 수 있을 것 같아? 공지민이 살아있는 것도 직접 확인했잖아.”온시환의 눈앞이 캄캄해지기 시작했고 반승제를 밀치며 그가 말했다.“빨리 가야 해. 지금 살아 있다고 해서 안전한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309화 우리 전에 본 적 있어?

    공지민은 자신이 왜 이런 꿈을 꾸는지 몰랐고 이 꿈이 실제로 일어난 것인지도 몰랐지만 꿈속의 나쁜 소년은 연승혁과 매우 흡사했다.그녀가 깨어났을 때 주변에서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들렸고 모두가 지쳐서 한적한 곳에서 쉬고 있었다.연승혁은 그녀가 깨어난 것을 보고 비꼬기 시작했다.“돼지야? 이런 상황에서도 잠이 와?”공지민은 두 손으로 팔을 감싸면서 담담하게 말했다. “도망쳐야 할 사람들은 당신들이잖아. 나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어.”연승혁은 너무 화가 난 나머지 헛웃음이 새어 나왔지만 지금은 상황이 긴박해서 더 이상 말을 꺼내고 싶지 않았다.공지민이 눈을 감고 잠시 쉬려고 했는데 주변에서 총소리가 들렸다.연승혁의 부하들은 신속하게 총을 꺼내 경계하기 시작했고 연승혁은 그녀를 끌고 계속 길을 떠났다.“더 이상 여기에 머물러 있으면 안 되고 서둘러 길을 떠나야 해. 국경을 넘으면 우리 쪽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안전할 거야.”연승혁의 부하들은 이미 지쳐서 녹초가 되었음에도 자리에서 일어섰다.공지민은 지금 이 구역이 이미 포위된 상태이고 이들 중에 배신자가 존재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그녀의 시선은 버마어를 하는 남자에게로 향했고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조용히 뒤따라오고 있었다.몇 분을 걷다가 연승혁은 갑자기 단검을 집어 들고 그 남자를 향해 찔렀다.그 남자는 미리 대비하고 있어서 가슴의 상처는 깊지 않았고 그는 수 미터 높이의 제방에서 뛰어내려 도망쳤다.연승혁은 그 남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입꼬리를 오므렸다.부하들이 서둘러 물었다.“형님, 무슨 일이에요?”“저 남자 몸에 추적기가 달려 있어.”그 남자가 처음부터 배신을 작심하고 접근한 게 아니라 중간에 배신하기로 한 후임시로 설치한 추적기로 보였다. 그래서 경찰이 그렇게 빨리 찾아 올 수 있었던 거고 또한 총소리가 간헐적으로 들리는 거 봐서 아마 주변은 이미 빈틈없이 포위된 듯했다.부하들은 초조해하기 시작했다.“그럼 이제 어떡해요? 아니면 저희가 여기서 막고 있을 테니까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308화 죽으면 안 되지

    공지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버마어를 하는 남자가 욕설하면서 그녀를 정말 죽이려고 했지만 연승혁이 막아섰다.연승혁은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목에 걸려 있는 호루라기를 흘깃 쳐다본 후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계속 걸음을 재촉했다.공지민은 눈을 감았고 다시 눈을 떴을 때 이 사람들이 잡혔으면 좋겠다고 마음속으로바랐다.그녀는 자신이 지금의 상황에 대해 매우 걱정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피곤한 나머지 잠시 기대어 있다가 잠결에 살해당해도 모를 정도로 깊이 잠들었다. 공지민은 자신의 어린 시절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그녀는 어렸을 때 외딴 산골 마을에서 할머니와 함께 살았다. 그녀가 장작을 모으러 산에 올라갔을 때 멀지 않은 곳에 한 소년이 나타났고 그 소년의 옆에는 키 큰 남자들이 몇 명 있었는데 그들은 심각한 얘기를 하는 것 같았다.그녀는 등에 돼지풀이 가득한 바구니를 짊어지고 손에는 자신이 주운 막대기를 쥔 채 언덕에서 굴러떨어졌는데 마침 그 소년 앞에 절하는 자세로 엎드려 넘어졌다.그녀보다 몇 살은 많아 보이는 소년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흥미로운 듯 고개를 숙였다.옆에 있던 누군가가 말했다.“도련님, 간첩일지도 모르니 반드시 죽여야 합니다.”공지민은 그 당시에 그런 말을 처음 들어봤고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시나리오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도련님이라고 불리는 소년이 그녀의 손에 들려 있던 막대기를 가져가서 그녀의 얼굴과 어깨를 번갈아 찌르기 시작했다.공지민은 너무 아파서 바로 울음을 터뜨렸다.소년은 옆에 있던 남자에게 물었다.“이게 간첩이라고? 갓 태어난 새끼 돼지처럼 뽀얗네.”“도련님, 혹시 모르니 매사에 조심하셔야 합니다.”소년은 웃으며 손에 든 막대기로 공지민을 계속 찔렀다.공지민은 감히 한마디도 내뱉지 못한 채 숨을 헐떡이며 울기만 했다.“이 아이의 눈이 너무 예뻐서 파내서 소장하고 싶어.”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갑자기 하늘에서 헬리콥터 소리가 울려 퍼졌다.공지민은 우는 것도 잊은 채 TV에서도 본 적이 없는 헬리콥터가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307화 너 데리고 같이 죽을 거야

    그들이 분석을 마친 후 그녀는 다시 앞으로 나아가야 했다.비밀 터널을 빠져나왔을 때 먼 곳의 헬리콥터 소리가 들렸지만 연승혁 쪽인지 H국 정부 쪽인지 그녀는 알 수 없었다.연승혁의 부하들이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고 안색이 변한 걸 보니 H국 정부 쪽인 것 같았다.공지민은 빠르게 깊은 숲으로 끌려들어 갔는데 이곳의 숲은 비교적 원시적이었고 H국 국경에 자리 잡고 있어서 앞으로 1km 더 나아가 국경에서 벗어나게 되면 H국 정부도 그들을 어찌할 수 없었다.버마어를 하는 남자가 한국어로 욕하는 소리가 공지민의 귀에 또렷하게 들렸다.“제기랄! 젠장!”그 남자는 몇 마디 욕설을 퍼부은 뒤 키 큰 나무가 우거진 울창한 숲속으로 재빨리 몸을 숨겼다.여기서는 헬리콥터가 그들이 보이지 않지만 방금 전에 그들이 터널에서 빠져나왔을때 이미 발견됐을 것이고 헬리콥터에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들한테 알리기만 하면 추적자들이 곧 올 거였다.버마어를 하는 남자가 앞에서 길을 안내했고 가끔 멈춰 서서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생각했다.공지민은 연승혁에 이끌려 모두와 함께 빠르게 이동하다가 중간에 버마어를 하는 남자가 알 수 없는 말을 한 뒤 자리에 멈춰 섰다.그는 몸을 돌려 연승혁에게 무언가를 말하기 시작했다.연승혁의 표정은 처음에는 괜찮다가 갑자기 싹 바뀌면서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고 공지민을 바라보았다.공지민은 버마어를 하는 남자가 또다시 자신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연승혁은 당분간 그의 도움을 받아 길을 나서야 했기에 이때 저 여자를 달라고 하면 연승혁은 분명히 동의할 거였다.하지만 연승혁은 단검을 꺼내 들어 빠른 속도로 남자의 팔을 향해 찔렀다.그 남자는 고통으로 얼굴이 창백해졌고 거의 쓰러질 뻔했다.연승혁은 그에게 버마어로 무언가를 말했고 상대방은 즉시 공손한 태도를 보이며 공지민을 더 이상 쳐다볼 엄두를 내지 못했고 전전긍긍하며 계속해서 길을 안내하기 시작했다.공지민은 연승혁이 정말 미친놈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의 그한테 제일 필요한 사람을저렇게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306화 도망자면 뭐 어때

    공지민은 연승혁이 역겨움을 느끼고 멈출 줄 알았는데 갑자기 그가 힘을 더 세게 주기 시작했다.“계속해 봐. 네가 그 남자랑 있었던 일을 말할수록 난 더 흥분될 거야.”“이거 놔!”‘미친놈!'연승혁은 그냥 이대로 그녀를 죽이고 싶었다.공지민은 자신을 뒤에서 안고 있는 연승혁의 눈에 비친 상처를 보지 못한 채 그를 인간적인 감정이라고는 털끝만큼도 없는 짐승만도 못한 인간이라고 생각했다.설사 그녀가 그의 눈을 봤다고 해도 그저 비웃기만 할지도 모른다.그렇게 밤이 지나가고 이튿날 공지민은 누군가 부은 찬물에 의해 잠이 깼다.그녀는 눈을 뜨고 연승혁이 담배를 손에 쥔 채 얼굴에 반쯤 미소를 띠고 있는 것을 보았다.“깼어?”공지민은 갑자기 어젯밤에 그가 미친 듯이 그녀를 탐해서 온몸이 떨릴 정도의 고통스러움에 자신이 기절해 버렸던 게 떠올랐으며 지금도 찢어지는 듯한 아픔을 느꼈다.그는 호루라기를 손에 쥐고 놀면서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깼으면 얼른 일어나. 서둘러 떠나야 해.”공지민은 심리적 혐오감뿐만 아니라 육체적 피로와 고통으로 인해 온몸이 떨렸다.“나 지금 걸을 수가 없어.”한 발짝만 내딛어도 그녀는 무릎을 꿇을 것 같았고 더군다나 며칠간 제대로 쉬지도 못했다.연승혁이 다가와서 공지민의 턱을 잡고 호루라기로 그녀의 얼굴을 두드리며 말했다.“지금 나한테 애교 부리는 거야? 안타깝지만 난 구은우가 아니라서 안 넘어가.”공지민은 지금 이 상황에 왜 구은우를 언급하는지 이해가 안 가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유독 구은우를 언급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았다.그녀는 여전히 침대에 앉아 일어날 생각이 없었고 심지어 이대로 죽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가 아무리 괴롭히고 재촉해도 다시 걸음을 떼지 않기로 했다.하지만 다음 순간 그가 갑자기 그녀의 목에 호루라기를 걸어주었다.그녀가 의혹스러워하던 찰나 그가 입을 열었다.“이거 네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만들어 준 거잖아. 이제 걸을 힘이 생겼지?”심리적 작용인지는 모르겠지만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305화 구은우의 비교 상대조차 안 돼!

    ‘나 몰래 그런 짓까지 한 거야?’“온시환도 이 사실을 알아?”“알 필요 없어.”공지민의 단호한 대답에 연승혁은 낮게 비웃음을 터뜨렸다.그는 여전히 그녀의 위에 몸을 얹고 있었고 고개를 숙여 그녀의 목덜미를 물며 속삭이듯 말했다.“좋아. 나도 애를 좋아하진 않아. 이제 걱정 없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 널 가지고 놀 수 있겠군.”하지만 그가 내뱉은 그 말에는 약간의 떨림이 섞여 있었다. 스스로도 의식하지 못한 그 떨림이 불안처럼 스며들었다.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를 밀어내며 허리띠를 채웠다. 그리고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공지민은 온몸이 풀린 채 바닥에 주저앉아 자기 몸을 닦았다. 배 안은 긴장감으로 가득했다.누구도 이 상황에 대해 입을 열지 않았고, 연승혁 역시 침묵을 유지했다....3시간 뒤, 배는 강을 빠져나와 육지에 도착했다.그들은 국경을 넘어야 했다. 그리고 H국 국경은 삼엄한 방어로 악명이 높았기에 탈출이 쉽지 않았다.그날 밤, 그들은 산 아래에 있는 한 집에서 머물기로 했다.공지민은 나무로 된 욕조 안에 거칠게 던져졌다. 연승혁은 그녀를 대충 씻긴 뒤 욕조 가장자리로 그녀를 끌어올렸다. 그러고 나서는 힘으로 그녀를 억누르며 자신이 원하는 대로 행동했다.그녀의 몸은 이미 한계에 다다라 있었지만, 연승혁은 그런 그녀의 상태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의 손길과 이빨 자국은 그녀의 피부 곳곳에 깊은 흔적을 남겼고, 멍과 상처로 얼룩지게 했다.그러나 공지민의 눈빛은 여전히 얼음처럼 차가웠다. 그녀의 냉정하고 무감한 눈빛은 그를 자극했고 더 불편하게 만들었다.그의 잔인함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눈에는 두려움이나 고통 대신 오직 차가운 거부감만이 가득했다.모든 것이 끝난 뒤, 연승혁은 그녀를 바닥으로 밀쳐냈다.강한 충격에 그녀는 바닥에 힘없이 쓰러졌다.연승혁은 욕조 옆에 앉아 무언가를 손에 들고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공지민의 시선이 그 물건으로 향했다. 그것은 그녀가 너무도 잘 아는 물건이었다. 바로 구은우가 어린 시절 그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304화 자궁을 제거했어

    그 뜨거운 온기가 다가오자, 공지민은 참을 수 없는 불쾌감이 온몸을 휘감는 것을 느꼈다. 속이 뒤틀리듯 메스꺼워졌고 본능적으로 고개를 들었다.그 순간 연승혁의 눈과 마주쳤다. 그의 눈빛은 깊은 어둠 그 자체였다. 그를 둘러싼 기운이 아까와는 전혀 달라져 있었다.공지민의 가슴을 더듬고 있던 외국인 남자는 여전히 손을 멈추지 않았고 그녀는 연승혁의 의도를 단번에 알아차렸다.그는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가 자신에게 구해달라고 애원하기를...연승혁은 무릎 위에서 손가락으로 천천히 박자를 맞추며 여유롭게 웃고 있었다. 그의 표정은 마치 게임을 즐기는 사냥꾼처럼 여유로웠다.처음 그가 공지민을 TV에서 봤을 때부터 그는 그녀를 망가뜨리고 싶었다. 그 맑고 깨끗한 눈동자가 너무나 순수했기에, 거기에 자신만의 색을 덧칠하고 싶다는 충동이 있었다.연승혁은 눈을 내리깔더니 갑자기 공지민을 자신의 품으로 잡아당겼다. 그녀의 몸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이 그의 손끝에 느껴졌다.외국인 남자는 잠시 멈칫하더니 입술을 훔치며 사과하는 듯 외국어로 중얼거렸다.하지만 공지민은 여전히 혐오감에 휩싸여 있었다. 심지어 연승혁의 품에서조차 조금 전 외국인 남자에게 느꼈던 것과 똑같은 불쾌감이 가시지 않았다.그녀의 눈빛이 이를 드러내자, 연승혁은 비웃으며 갑자기 허리띠를 풀며 그녀의 바지를 거칠게 잡아 내리며 낮게 말했다.“왜? 나랑 잤던 것도 그렇게 더럽게 느껴졌었어? 그땐 그렇게 좋아하더니 지금은 왜 이러는 건데?”그의 목소리는 서늘하게 낮아졌고 분노는 점점 더 격렬해졌다.연승혁은 그녀를 거칠게 다루며 무자비하게 밀어붙였다.공지민은 저항하려 했지만, 그는 이미 그녀를 완전히 제압한 상태였다.배 안에 있던 다른 사람들은 당혹스러운 눈빛으로 시선을 돌리거나, 차라리 아무 말도 없이 가만히 있었다. 연승혁의 분노와 집착 앞에서 누구도 감히 나설 수 없었다.통증이 그녀의 몸을 가르고 지나갔다.고통과 모멸감이 그녀의 온몸을 뒤덮었고, 그가 내뱉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그녀의 가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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