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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3화 그의 곁에 가까이 다가온 첫 번째 여자

그는 몸에서 피가 끓어오르는 것 같았다.

4년 동안 여자를 가까이한 적이 없었고 자신을 수도승처럼 생각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장하리가 나타나기 전에는 다른 여자에게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 누군가가 일부러 그와 접촉을 시도한다면 그 사람 손목을 잘라버리고 싶을 정도였으니까.

장하리는 그의 곁에 가까이 다가온 첫 번째 여자였다.

서주혁은 차가운 물로 샤워했지만 끓어오르는 감정을 가라앉히기엔 역부족이었다. 침대에 누웠을 때 그제야 고통스러울 만큼 단단하게 굳어버린 아랫도리를 느낄 수 있었다.

침대에서 일어나 옷을 챙겨 입은 서주혁은 차라리 아래층으로 내려가 달리기를 시작했다. 몇 바퀴를 뛰는 동안 아리는 그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꼬리를 흔들었다.

서주혁은 운동을 마치고 다시 한번 차가운 물로 샤워를 한 후 물을 한 잔 마시려 주방으로 내려갔다. 그때 장하리가 얇은 잠옷 차림으로 물을 따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거실 등은 꺼져 있었고 주방 등만 켜져 있었다. 얇은 잠옷 너머로 그녀의 몸매가 어렴풋이 보였다. 겨우 진정시켰던 마음이 다시 요동쳤다. 서주혁의 몸은 순식간에 반응했다.

하지만 장하리는 이런 상황을 전혀 알지 못한 채 천천히 물을 마시고 있었다. 지금은 새벽 1시였다. 장하리는 목이 말라 잠에서 깨어 물을 마시러 나온 것이었다.

며칠 동안 전필준에 관한 악몽에 시달렸다가 오늘 밤에야 겨우 숙면을 할 수 있었다.

그녀는 컵을 들고 천천히 뒤돌았다가 가까이에 서 있는 서주혁을 보고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를 뻔했다. 그의 얼굴을 알아본 후에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서 대표님, 물 마시러 오셨어요?”

서주혁의 목울대가 움직였다. 그의 시선은 장하리의 쇄골에 머물렀다. 그녀의 피부는 하얬고 방금 일어나서인지 흐트러진 잠옷이 흘러내려 목덜미가 다 드러나 있었다.

서주혁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성큼성큼 다가가 그녀의 잠옷을 정리해 주었다.

장하리는 그가 잠옷의 깃을 바로잡아 줄 때까지 무슨 상황인지 몰랐다.

그녀보다 키가 큰 서주혁은 고개를 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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