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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6화 이미 내 아내가 되어 있겠지

서주혁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그는 전화를 걸어 무언가를 지시했다. 전화를 끊자마자 그의 맞은편에 앉아 있던 서보겸이 물었다.

“엄마는요?”

“이미 식사했다니까 우리끼리 먹자.”

“엄마 화났어요. 아빠, 안 좋아요.”

서주혁은 순간 가슴이 답답해졌다. 어젯밤에 서보겸이 나타나 일을 방해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아내라고 부를 수도 있었을 텐데. 그는 손을 뻗어 서보겸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꾹 누르며 말했다.

“화난 게 아니야. 어젯밤에 오해가 좀 있었을 뿐이야. 보겸아, 아빠랑 약속해. 다음에 무슨 소리가 들리더라도 네 방에만 있어야 해, 알겠지?”

“왜... 요?”

“그때 네가 방해만 하지 않는다면 엄마가 더 빨리 우리랑 함께 살게 될 거야.”

서보겸의 눈이 순간 반짝였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빠.”

서주혁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전필준 사건 이후로 서보겸을 더는 그 유치원에 보내지 않았다. 장하리도 이미 유치원을 그만두어 현재는 무직 상태였다.

한편, 장하리는 점심 무렵이 되어서야 일어났다. 일어나자마자 아래층에서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서둘러 내려가 문을 열어보니 그곳에는 서주혁이 서 있었다. 그녀는 순간적으로 문을 닫으려 했지만 서주혁이 재빠르게 한 손을 뻗어 문틀을 잡았다.

“하리 씨, 할 얘기가 있어요. 잠깐만 시간 좀 내줄 수 있을까요?”

장하리는 불편함을 느꼈지만 결국 그를 집에 들여보냈다. 소파에 앉아 있는 동안 그녀는 그의 표정을 보지 않으려 애써 시선을 피했다.

“무슨 이야기인데요?”

서주혁은 손에 작은 선물 상자를 들고 있었다. 서보겸을 위해 직접 만든 간식이었는데 특별히 두 개를 준비했다. 하나는 서보겸에게 그리고 또 하나는 장하리에게 주기 위해서였다.

“내가 만든 거예요. 드셔 보실래요?”

장하리는 더욱 불편해졌다. 서주혁이 너무 부드럽게 대해주는 것 같아서였다. 게다가 그의 뺨에는 아직도 손자국이 남아 있었다.

어젯밤 일을 생각하면 둘 다 책임이 있었다. 그가 억지로 강요한 것도 아니었고 그녀 자신도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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