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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4화 서로에 대한 감정이 무르익지 않은 상태

서보겸의 눈빛은 잠시 빛나더니 장하리의 말을 듣고 다시 어두워졌다.

장하리는 더 이상 머물지 않고 바로 작은 교실로 향했다.

교장실에서는 서주혁이 서보겸을 꽉 안고 아이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많이 아팠어?”

“아니요. 아빠... 안 아파요.”

“바보야, 그 애가 일부러 널 밀친 거잖아.”

그건 질문이 아닌 단정이었다.

서보겸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천천히 떨궜다.

서주혁은 감시 카메라를 통해 그 장면을 보았기 때문에 그 아이가 서보겸의 귀에 대고 했던 말을 알아차렸다.

“못생긴 괴물.”

명백히 고의로 밀친 것이었다.

서보겸은 첫날부터 반 친구들에게 너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서주혁은 입술의 움직임만 봐도 그 아이가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아이들 사이의 호감은 순수하지만 질투 또한 순수했다. 그 아이는 서보겸이 피를 흘리게 될 줄은 몰랐을 것이다.

서보겸은 장하리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억울함을 꾹 삼킨 것이다.

하지만 서주혁은 자신의 아들이 억울함을 참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서보겸을 네 살부터 키우면서 한 번도 이런 억울함을 겪게 한 적이 없었다.

하물며 그 억울함이 장하리와 관련된 일이라니 더 말이 안 됐다.

서주혁은 교장을 쳐다보았다. 교장은 식은땀을 흘리며 잔뜩 긴장한 상태였다.

만약 그 아이가 일부러 밀친 거라면 사안은 심각해질 수밖에 없었다.

“서 대표님, 저희가 확실히 책임을 지고 이 일을 처리하겠습니다.”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서보겸이 서주혁의 손목을 붙잡았다.

“아빠... 그냥 놔두세요.”

보겸은 엄마에게 미움을 받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엄마와 약속했으니까, 친구들과 잘 지내기로 말이다.

서주혁은 바로 그 뜻을 알아차렸다.

“장하리 선생님과 약속한 거야?”

서보겸이 고개를 끄덕이자 서주혁은 마음이 쓰라렸다.

그는 지금 당장이라도 장하리를 데려와 보겸과 잘 지내게 하고 싶었다. 보겸에게서 결핍된 어머니의 사랑을 채워주길 바랐다.

그러나 이 모든 게 누구의 탓이겠는가. 그의 잘못이었다.

그는 그때 자신이 장하리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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