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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9화 사랑받은 적이 없었으니까

서주혁이 보겸이를 조수석에 내려놓자 장하리가 그의 팔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제가 안고 뒷좌석에 앉을게요.”

서주혁은 그녀를 한 번 쳐다보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차는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서보겸은 그녀의 품 안에 작게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응급실에 들어가기 직전 장하리는 차마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서 대표님, 보겸이 상태가 좀 이상한 것 같은데요. 이런 상황이면 유치원보다는 집에서 돌보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무슨 뜻이죠?”

장하리는 잠시 망설였지만 차분히 말했다.

“제가 느끼기에 보겸이는 사람들과 소통을 잘하지 못하고 아픈데도 말하지 않아요. 그래서 사고가 날 수밖에 없죠. 서 대표님께서 보겸이를 유치원에 보내기보다는 집에서 돌보는 게 더 나을 거 같아요.”

“장하리, 그 아이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아서 그랬던 거잖아.”

“저도 알고 있어요. 그래서 더 마음이 아파요. 하지만 선생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만약 보겸이에게 큰일이라도 생기면 서 대표님이 저를 어떻게 하실지, 유치원에 무슨 일이 생길지 생각해 보셨나요? 보겸이가 아프거나 다쳤을 때 제가 그 책임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어요? 그래서 이렇게 말씀드리는 거예요. 보겸이에게 특별한 문제가 있으면 적어도 저한테 먼저 알려주셔야죠. 그래야 저도 미리 대비할 수 있고요. 아니면 매번 이렇게 되면 결국 힘든 건 보겸이잖아요.”

서주혁은 그녀의 말에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그녀의 냉철한 태도와 대조적으로 자신은 감정에 휘둘리고 있었다.

장하리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보겸이는 좀 더 특별한 관리가 필요해요. 보겸이는 서 대표님이 항상 곁에서 돌봐야 할 아이예요. 유치원이 보겸이에게 맞지 않는 것 같아요.”

서주혁은 담배를 꺼내 물었다. 병원임에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 담배 연기를 깊이 들이마시자 마음이 조금 진정되는 것 같았다. 속눈썹을 내리깔며 그의 눈가에 차가운 비웃음이 서렸다.

“어제 보겸이한테 뭐라고 약속했는지 기억 못 해요?”

장하리는 잠시 당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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