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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8화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아서

서주혁은 장하리의 이상함을 눈치채고 조용히 물었다.

“어디 불편한 데가 있나요?”

장하리는 대답하지 않고 본능적으로 앞에 놓인 물을 들이켜려고 했다.

하지만 물은 이미 오래되어 차가워져 있었다.

그녀가 무언가 말하려는 순간 서주혁이 이를 알아차린 듯했다. 그는 종업원을 불러 따뜻한 물 한 잔을 부탁했다.

장하리의 입술은 창백하게 변해 있었고 서주혁을 미워할 기력조차 없었다.

서주혁은 일어나 밖으로 나갔고 장하리는 팔을 베개 삼아 테이블 위에 엎드렸다.

잠시 후 서주혁은 부루펜 진통제 한 팩을 들고 돌아왔다.

그는 약 포장을 열고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들어 올린 후 약을 하나 입에 넣어 주고 따뜻한 물을 건네주었다.

장하리는 긴 속눈썹을 떨며 손을 흔들어 그를 밀어내려 했지만 그는 이미 종업원을 불러 의자를 정리하게 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재킷을 벗어 장하리의 허리에 둘렀다.

장하리는 온몸에 식은땀이 흐르며 서주혁의 품에 안겨 있었다.

눈앞이 희미하게 흐릿해진 그녀는 겨우 그의 턱선만을 볼 수 있었다.

장하리는 무언가 말하고 싶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서주혁은 그녀를 차에 태우고 집으로 향했다.

아직 이사를 준비 중이라 서주혁의 집은 장하리의 맞은편 집이 아닌 다른 곳이었다.

소파에 눕혀진 장하리는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

정신이 조금 돌아온 그녀는 자신이 서주혁의 집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화를 내고 싶었지만 지금 갈 곳도 마땅치 않았다.

집에 돌아가면 부모님이 걱정할 게 뻔했고 그렇다면 부모님이 출국하는 데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었다.

또한 그녀의 옷은 이미 더러워져 학교로 돌아갈 수도 없었다.

장하리는 소파에 기대어 앉았다. 부루펜의 약효가 서서히 올라오면서 통증이 조금 가라앉았다.

“고마워요.”

서주혁은 다시 따뜻한 물 한 잔을 들고 와 그녀에게 건넸다.

“좀 더 마셔요.”

장하리는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요.”

서주혁은 나지막이 말했다.

“잠깐 여기서 쉬고 있어요. 필요한 물건들은 사다 놨으니까 곧 도착할 거예요.”

장하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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