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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0화 내가 손이라도 댈까 봐?

장하리의 가슴은 크게 요동쳤고 손바닥은 저릿했다. 자신이 방금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달은 그녀는 한발 물러섰다.

서주혁은 속눈썹을 내리깔고 손가락 끝으로 입가의 피를 닦아냈다.

“뭐가 무서워? 내가 손이라도 댈까 봐?”

“서 대표님 말이 맞아요. 그런데 혹시 제 무의식 깊은 곳에서는 서 대표님이 저한테 손을 댈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장하리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녀의 몸은 서씨 본가에서 그가 내리친 그 뺨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서주혁의 피를 닦던 손이 멈췄고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장하리 역시 그와 더는 대화를 이어가고 싶지 않아 근처에 앉을 자리를 찾아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서주혁은 마치 제자리에 굳어버린 사람처럼, 그녀의 말에 깊이 찔려 속수무책이었다.

이제 장하리는 예전보다 훨씬 똑똑해졌다. 서주혁이 의도적으로 과거의 일을 떠올리게 하려고 도발하면 장하리는 더 큰 힘으로 맞받아친다.

그러나 그녀는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니 그가 무슨 의도로 말하는지도 모른다. 반면 서주혁은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기에 그녀의 말이 자신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는지 더욱 잘 알고 있었다.

장하리는 서주혁을 더 이상 보지 않았다. 조용히 앉아 있다가 곧 의자가 살짝 가라앉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가 그녀 옆에 앉았다.

“하리야.”

서주혁이 조용히 불렀다.

“우리 친하지 않잖아요. 그렇게 부르지 마세요.”

“미안해.”

“서 대표님이 제게 미안할 건 없어요. 오늘 보겸이 일은 제 책임입니다.”

“아니, 미안할 일이 있어. 정말 미안해.”

장하리는 갑자기 화가 치밀었다. 그때 마침 휴대전화가 울렸다. 소준호의 전화였다.

장하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한쪽으로 가서 전화를 받았다. 서주혁이 무선 이어폰을 끼고 있다는 사실을 미처 알지 못했다.

“여보세요, 준호 씨?”

“하리야, 나 일 끝났어. 지금 너희 집으로 가도 될까? 가는 중이야. 우리 부모님도 같이 왔어. 아버님, 어머님 아직 출발하지 않으셨지? 잠깐만이라도 인사드리려고.”

소준호의 목소리에는 다급함이 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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