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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7화 아쉬움

장하리는 교실에서 한 시간을 보낸 후 뭔가 중요한 일을 깜빡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바로 떠오르지 않았다. 어젯밤 부모님의 당첨 소식에 정신이 없었고 소준호가 해외로 나가는 문제까지 고민하느라 머리도 복잡하고 마음도 어수선했다.

점심때는 두 집안이 만나기로 했기에 잠시 시간을 내어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준비를 부탁한 후 다시 사무실로 돌아왔다. 그녀는 반을 책임지고 있지만 강성 유치원은 워낙 유명한 곳이라 교사들이 돌아가며 일정을 맡기에 점심시간에 잠시 여유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사무실에 들어서자 자신의 자리에는 서주혁이 앉아 있었다. 어제부터 오늘까지 서주혁은 아들을 유치원에 데려다준 후 거의 떠나지 않고 있는 것 같았다. 보통 이런 재벌은 늘 바쁠 텐데 어쩐 일로 이렇게 여유로운지 의아했다.

어제 그와 불편한 대화를 나눈 장하리는 오늘도 그를 반가워할 리 없었다.

“서 대표님, 여긴 제 사무실이에요.”

그녀는 무심하게 말했다. 시선은 책상 위에 놓인 투명한 하트 모양의 박스에 머물렀다. 너무나 사랑스러운 포장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제 그런 나이를 지났다고 생각했다.

서주혁은 처음으로 이런 걸 사 본 듯 어딘가 어색해 보였다.

“선물이에요.”

장하리는 그에게 억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사양할게요. 선생님으로서 보겸이를 돌보는 건 제 일입니다. 전 점심에 약속이 있어서, 더는 이야기 나눌 시간이 없어요.”

서주혁은 무선 이어폰을 한쪽 귀에 꽂고 그녀를 찬찬히 바라보았다.

“남자 친구랑 약속했어요?”

장하리는 눈살을 찌푸렸다. 이 남자는 어떻게 다 알고 있는 걸까?

“맞아요.”

그녀는 짧게 대답하고, 가방을 챙겨 들고 사무실 문을 나섰다. 하지만 그녀가 걸음을 내딛는 순간 뒤에서 따라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애써 무시하며 복도를 걸었지만 발소리는 여전히 그녀 뒤를 따랐다.

유치원 밖으로 나왔을 때도 여전히 발소리가 들리자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서 대표님, 대체 뭐 하시는 거죠?”

그녀가 물었다.

“나도 점심 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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