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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0화 가장 미안한 사람

서보겸은 엄마가 이제는 다른 사람을 좋아하게 되어 자신과 아빠는 더 이상 필요 없어졌다고 생각했다.

서율 누나가 말하길, 새엄마에게 학대받는 아이들은 불쌍하다고 했다.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따뜻하게 입지도 못하며 자라서는 산골짜기에 팔려 갈 수도 있다고 했다.

서보겸은 그 말을 곱씹을수록 더 깊은 상실감을 느꼈다.

수업이 끝난 후 장하리가 교실 밖으로 나가자 멀리 서주혁이 보였다.

장하리는 이 남자에게 별다른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강성의 최대 투자자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예의를 갖춰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 대표님.”

그렇게 인사하며 장하리는 자신의 사무실로 가려고 했다.

“장 선생님은 이제 쉬시는 건가요?”

장하리는 마지못해 대답했다.

“네, 한 시간 후면 아이들이 점심을 먹을 시간이라 그 전에 동화책을 준비해야 해요.”

“제가 같이 가죠.”

“괜찮습니다. 서 대표님도 바쁘시잖아요.”

“바쁘지 않습니다.”

장하리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정말 괜찮아요. 이런 일은 보통 남자 친구와 함께하는 게 익숙해서요.”

서주혁은 그 자리에 서서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그는 방금 꺼냈던 라이터를 손에 들고 가볍게 돌리고 있었다.

장하리는 그가 더 이상 따라오지 않자 발걸음을 옮겨 사무실로 향했다.

그녀가 사라지자 서주혁은 휴대전화를 꺼내 전화를 걸었다.

무슨 말을 들었는지 그는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이렇게 좋은 기회를 그가 놓칠 리 없지. 공문을 보내도록 해.”

“알겠습니다, 서 대표님.”

전화를 끊고 서주혁은 교실 문 앞으로 걸어갔다. 그곳에는 서보겸이 자신이 만든 수공예 작품들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 장면을 보는 순간 서주혁의 가슴이 아려왔다. 이 아이는 어른스럽게 일찍 철이 들었다. 엄마가 자신을 떠나간 걸 깨닫고는 엄마라 부르지도 못한 채 망설이고 있었다.

서보겸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장하리가 자신을 거부할까 봐 두려워하고 있었다.

서보겸은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장하리는 이제 새로운 가정을 꾸리려고 하고 자신은 그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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