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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6화 전보다도 더 차가웠다.

장민철은 전에 줄곧 비밀 임무를 수행하러 다니며 이런 자리에는 거의 참석해본 적이 없었다.

국회의원은 장민철도 제원 출신인 것을 보고 제원시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으리라 생각하여 특별히 부른 것이다. 그런데 막상 장민철이 아무 말도 하고 있지 않으니 기분이 나빴던 것이다.

어쨌든 서주혁의 이번 투자 건은 강성의 전체 판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큰 거래였기에 혹여나 서주혁이 누군가를 못마땅하게 여겨 투자를 철회한다면 누구라도 그 손실을 감당할 엄두를 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같은 시각, 서주혁은 맨 가운데에 앉아서 그 누구에게도 시선을 주지 않았다.

4년이 지났지만 서주혁은 전보다도 더 차갑고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를 뿜어냈다.

현장의 분위기는 원래 화기애애했지만 한마디도 하지 않고 싸늘하게 앉아있는 서주혁에 분위기는 다시 꽁꽁 얼어붙어 버렸고 모두가 쥐죽은 듯 조용히 서로의 눈치만 살폈다.

그러자 마음이 급해진 국회의원 한 명이 재빨리 핑계를 대며 화제를 돌리려 안간힘을 썼다.

“서 대표님, 아이가 유치원에 입학할 예정이라고 들었는데 혹시 몇 년 동안 강성에 머무를 계획입니까?”

혹여나 서주혁의 기분을 상하게 할까 봐 두려웠던 그는 매우 조심스러운 말투로 물었다.

그러나 서주혁의 시선은 여전히 누구에게도 향하지 않았고 대충 응하고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윽고 옆에 있던 비서가 급히 다른 사람에게 설명을 덧붙였다.

“죄송합니다만 대표님께서는 오늘 밤 다른 일이 있으셔서 이만 일어나시겠습니다.”

그 말에 더욱 황송해진 국회의원 역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고 곧이어 한 무리의 사람들이 너도나도 그를 배웅하기 위해 서둘러 방을 나섰다.

그러던 중 장민철은 장하리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게 되었는데 깜빡하고 무음으로 설정해놓지 않은 탓에 모든 사람들의 이목이 장민철에게 집중되었다.

덩달아 깜짝 놀란 장민철은 급히 다른 한쪽으로 달려가 수신 버튼을 눌렀다.

“하리야, 무슨 일 있어?”

하리라는 두 글자를 들은 서주혁은 문득 걸음을 멈추고 장민철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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