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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6화 장하리 어디 있어

작가: 민아
서주혁은 늘 냉정을 유지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온시환마저 그렇게 말할 정도면 상황이 심각한 게 분명했다.

반승제는 미간을 찌푸리며 여전히 몸을 회복 중인 성혜인을 힐끗 보았다.

이 일은 성혜인에게 절대 알릴 수 없었다. 알게 되면 또 오랫동안 눈물을 흘릴 게 뻔했다. 그녀는 아직 회복 중이었기 때문이다.

반승제는 설서율을 조심스럽게 내려놓고 성혜인의 얼굴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회사에 문제가 좀 생겼어. 잠깐 나갔다 올게. 몸이 불편하면 바로 나한테 전화해.”

“무슨 일인데요?”

“회의가 있어서. 별일 아니야. 금방 다녀올게.”

성혜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곁에서 자고 있는 남자아이의 이름은 반진율, 여자아이는 설서율이었다.

결국 한 아이는 반승제의 성을, 또 다른 한 아이는 설씨 가문의 성을 따르게 됐다.

성혜인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 출산으로 몸이 많이 상했지만 일주일 동안 잘 쉬었기 때문에 이젠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다.

그동안 반승제는 매일 아이들의 기저귀를 갈고 분유를 타 주느라 바빴다.

한밤중에 아이들이 울 때마다 성혜인이 일어나려 하면 반승제가 그녀를 눌러 앉히며 말했다.

“넌 푹 쉬어. 내가 애들 데리고 옆방에 가서 달래줄게.”

성혜인은 잠이 덜 깬 채로 다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일주일이 지나면서 반승제의 눈에는 다크서클이 짙게 드리웠지만 그의 얼굴에는 만족스러운 기색이 가득했다.

성혜인은 옆에 누워 있는 두 아이를 바라보며 행복한 미소를 지은 채 다시 잠들었다.

반승제는 차에 올라타자마자 액셀을 힘껏 밟으며 온시환이 보낸 주소로 향했다.

서주혁의 아이는 여전히 위급한 상태였고 아이가 살아날 수 있을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다.

화재가 발생한 현장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다. 산 절반이 불타오르고 있었다. 소방관들이 여전히 불을 끄고 있었고 사람과 차량의 접근이 금지된 상태였다.

장하리가 머물며 태교하고 있던 곳은 산속에 위치한 작은 집이었다. 그곳에는 오혜수가 보낸 사람들이 그녀를 돌보고 있었다.

오혜수는 상부에서 벌을 받아 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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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소리가 너무 쉰 탓에 서주혁이 맞는지 한동안 확신할 수 없었다.하지만 서주혁 말고 누가 이 불바다 속으로 뛰어들어 죽으려고 할까.반승제는 그쪽으로 급히 달려가 서주혁의 등 뒤에 불이 붙은 것을 보고 외쳤다.“서주혁!”반승제는 서주혁을 재빨리 땅에 눕히고 그의 등에 붙은 불을 껐다.서주혁의 등 뒤에 있던 양복은 거의 다 타버렸고 살 타는 냄새가 진동했다. 하지만 서주혁은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이 불길 속에서 장하리의 그림자조차 찾을 수 없었다. 정말 무슨 일이 생긴 걸까?그녀는 대체 어디로 간 걸까?아이는 어떻게 태어났고 그녀는 어디에 있는 걸까?서주혁의 머릿속은 너무 혼란스러워서 어느 순간 주위의 큰 불길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더 깊이, 더 깊이 걸어가면 장하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뿐이었다.반승제는 그의 허리를 꽉 붙잡았다. 그의 등이 심하게 화상을 입은 것을 보고 깊은숨을 내쉬었다.“아무리 죽고 싶어도 지금 인큐베이터에서 간신히 살아 있는 그 아이는 생각해야지.”서주혁의 눈에는 금세 눈물이 고였다. 마치 혼란 속에서 누군가 그를 끌어낸 것처럼 정신이 돌아온 것이다.반승제는 그를 일으키며 더 이상 그의 등 상처를 보지 않으려 했다.“아이를 누가 데리고 나왔는지, 장하리는 어떤 상황에서 아이를 낳았는지부터 알아봐야 하지 않겠어.”서주혁은 목이 잠겨 말할 수 없었고 얼굴은 그을린 연기로 까맣게 변해 있었다.화재 현장에서 연기 속에 타버린 재가 떠다니며 서주혁의 얼굴을 덮었다. 지금은 눈만 간신히 보일 뿐이었다.반승제가 밖을 내다보니 소방관들이 이미 도착해 있었다.“먼저 병원부터 가자. 감염되면 어쩌려고 그래? 지금 병원에서 아이가 살아남으려고 발버둥 치고 있는데, 네가 무너지면 어떻게 해.”서주혁은 이미 이성을 잃고 제어할 능력을 잃은 상태였다.그는 무의식적으로 얼굴을 닦았다. 다행히 얼굴은 다치지 않았다. 다만 등은 심각한 화상을 입었다.그는 너무 혼란스러워 아이가 자신에게 넘겨졌을 때의 놀람과 공포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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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후 이틀 동안 서주혁은 인큐베이터 옆을 한순간도 떠나지 않았다. 누가 뭐라 해도 듣지 않았고 꼼짝도 하지 않았다. 등에는 심각한 화상이 있었지만 서주혁은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온몸이 먼지와 재로 뒤덮여 있었다. 인큐베이터 안의 아기가 미세하게나마 움직일 때만 서주혁의 눈동자가 따라 반응하며 살아 있는 사람처럼 보였고 그 외의 시간에는 생기를 잃은 사람 같았다.반승제는 며칠째 병원을 자주 오가며 성혜인에게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계속 일이 많아서 야근한다고 둘러댔다. 그러던 중 여전히 지저분한 모습으로 서 있는 서주혁을 보고 반승제는 망설임 없이 그의 목덜미를 손바닥으로 내리쳐 기절시켰다.“이 사람 좀 데리고 가서 등의 상처를 치료해 주세요. 이러다 파상풍이라도 걸리면 어쩌려고 이러는지.”의사들은 이미 여러 차례 서주혁에게 치료를 권했지만 서주혁은 무감각한 상태로 누구의 말도 들으려 하지 않았다. 결국 반승제가 나서자 서주혁은 마침내 치료를 받게 되었다. 몇몇 사람들이 서주혁을 부축해 화상 치료실로 데려갔다.반승제는 인큐베이터 앞에서 아기를 지켜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미숙아인 이 아이는 보통 아이들보다 훨씬 작았고 움직임도 거의 없었다. 의사는 이 아이가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기적이라고 말했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 아이의 심장은 거의 멈출 뻔했다고 한다.반승제는 만약 아이가 잘못되면 서주혁이 어떻게 될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는 미간을 문지르며 의사에게 아이가 살아남을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 물었다. 의사는 확신할 수 없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대답했다.반승제는 순간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는 다시 서주혁이 있는 병실로 향했다. 서주혁의 등은 옷과 살이 엉겨 붙어 있었고, 천을 떼어낼 때마다 살점이 함께 벗겨져 나갔다. 그 고통이 얼마나 심할지 보는 것만으로도 아플 정도였다. 서주혁은 잠결에도 고통에 얼굴을 찡그리며 신음했다.반승제는 서둘러 지시를 내렸다.“좀 더 자게 두세요. 최대한 깨지 않게 하세요.”그렇지 않으면 또 인큐베이터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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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1870화 뺨을 힘껏 내리쳤다

    두 달 후 의사는 아이가 이제 괜찮아졌다고 했지만 타고나길 몸이 약하니 앞으로 모든 면에서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서주혁은 검은 정장을 입은 채 건장한 몸으로 작은 아이를 안고 있었다. 그럴수록 아이의 존재가 너무나도 연약하고 작게만 느껴졌다.그는 아예 움직이기를 두려워하며 아이와 눈을 맞췄다.아이는 남자아이로, 눈이 크고 속눈썹이 길어 서주혁의 어린 시절과 똑 닮아 있었다.의사는 서주혁을 보며 다시 한번 당부했다.“서 대표님, 등 쪽에 생긴 흉터에 대해 당장은 특별한 치료제가 없지만 필요하시다면 연구해 보겠습니다.”“괜찮습니다.”서주혁은 담담하게 말하며 아이를 소중히 안았다. 그의 눈빛에는 따뜻함이 가득했다.의사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그가 병원을 떠나는 모습을 지켜봤다.병원 문을 나섰을 때 서주혁은 성혜인이 그곳에 있는 것을 보았다.두 달 동안 반승제가 병원을 자주 드나들었고 성혜인은 결국 장하리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알게 되었다.서주혁이 아이를 안고 나오자 성혜인은 이미 한참 기다리고 있었다.그녀는 손을 들어 서주혁의 뺨을 힘껏 내리쳤다.서주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반격도 하지 않은 채 그저 고개를 돌려 아이를 바라보았다.아이는 서주혁이 맞는 것을 보더니 꺄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아마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고 그저 서주혁이 자신과 놀아주는 줄 알았던 것 같았다.성혜인은 화가 나서 말조차 나오지 않았다. 눈이 부어오른 채 장하리가 죽었다는 사실을 아직도 믿기 어려워하고 있었다.어떻게 그럴 수 있단 말인가.그러나 이내 무력감이 밀려왔다.이제 와서 서주혁에게 책임을 물어봐야 무슨 소용이 있을까. 장하리의 아이는 살아남았고 이제 서주혁이 돌봐야 할 상황이었다.곁에 있던 반승제가 성혜인을 말리며 부드럽게 말했다.“혜인아, 그만해. 아이를 안고 있잖아. 아이가 놀라.”성혜인은 입을 꾹 다물고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서주혁이 아이를 안고 차에 오르는 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자동차는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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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주혁의 침실은 이미 한번 개조되었는지라 방안에는 유아용품이 가득 쌓여있었다.도우미도 전부 바뀌었고 그중에는 아이를 전담하는 산후 도우미도 몇 명 있었다.게다가 서주혁 역시 산후 도우미에게 직접 아이를 어떻게 안아야 하는지 전부 배워두기도 했다.아이는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 작고 말랑말랑했는데 잘 울지도 않았고 말도 잘 하지 않았다.서주혁은 그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되어 몇 번이고 병원을 찾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똑같았다. 의사들은 전부 아이가 아직 어려서 그런 것이라고 답해주었고 아마도 원래 말을 하길 좋아하지 않는 아이일 거라고 말해주었다.또 한 달이 지나 산후 도우미가 아이를 안고 서주혁에게 말을 건넸다.“대표님, 도련님께서 너무 말이 없으세요. 배가 고파도 울지도 않고요. 아이 어머니와 닮은 건 아닐까요?”하지만 그 누구도 아이의 엄마가 누구인지 모른다. 게다가 산후 도우미는 어쨌든 이 바닥 사람이 아니니 다만 아이의 성격이 너무 신기해 참지 못하고 몇 마디 더 했을 뿐이다.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지만 그 순간 눈매가 움찔거리더니 서주혁은 장하리의 성격을 곰곰이 떠올렸다.장하리는 확실히 일반 여자들보다도 더 조용했고 때때로는 모든 감정을 마음속에 감추고 있곤 했다. 관계를 맺을 때조차 눈물이 나올 정도로 아팠지만 그녀는 끝까지 말하지 않았다. 말해봤자 소용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그리고 장하리는 현황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아무리 몸부림쳐도, 무엇을 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깨닫고 나니 아예 입을 꾹 닫아버린 것이었다.산후 도우미는 아이를 안고 달래주며 싱긋 웃어 보였다.“작은 도련님은 정말 대표님을 똑 닮았어요. 그리고 아이 얼굴을 보니 어머니도 정말 미인이셨나 봐요.”그래서 이렇게 예쁜 아이를 낳았겠죠.계속하여 말을 하다 돌아오는 대답이 없자 산후 도우미가 고개를 들어 서주혁을 바라보았다.한편, 서주혁은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는데 깊은 두 눈에는 약간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어 아무도 그가 무슨 생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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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시각, 오혜수는 손에 든 총을 닦으며 조금 망설였다.“확실해요? 전에 이미 한 알 먹고 일부 기억을 잃었잖아요. 그런데 만약 지금 두 번째 약을 먹는다면 정말 모든 기억을 잃을지도 몰라요. 물론 당신의 말대로 다른 도시에서 당신에게 떳떳한 신분을 찾아주고 새로운 삶을 찾아줄 수 있어요. 하지만 정말 제원에서의 모든 기억을 버릴 수 있겠어요?”장하리의 몸은 현재 매우 허약한 상태였다. 사실 오혜수는 진즉 그녀를 이곳으로 몰래 데려왔는데 도주자가 장하리가 살고 있는 곳으로 들어온 건 정말 예상 밖의 일이었다. 당시 장하리는 이로 인해 큰 충격을 받고 급하게 아이를 낳게 되었다. 게다가 곧이어 방안에서 불이 나기 시작하며 그녀는 거의 무의식적으로 아이를 먼저 다른 사람에게 맡겨 보내버린 것이다. 사실 그녀에게는 삶의 욕구가 그다지 크지는 않았다.감옥에서 몇 달 동안, 그리고 여기서 반년 동안 아이를 키우고 장하리는 갑자기 앞으로 어떻게 계속 살아가야 할지 막막했다.나가서 서주혁에게 복수할까? 하지만 그러기에는 이 모든 건 전부 그녀의 선택이었다.그렇다면 나가서 성혜인을 찾아가야 할까? 그런데 장하리가 무슨 자격으로 성혜인을 찾아가겠는가?회사에는 아직 훌륭한 사람들이 그렇게도 많이 남아있는데 장하리 한 명이 나온다고 회사에는 큰 영향이 미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몇 년만 지나면 장하리라는 이름은 이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그때면 아무도 그녀를 구하러 오지 않을 것이다.그땐 그렇게 생각했지만 뜻밖에도 장하리는 오혜수에 의해 구조되고 말았다.장하리와 오혜수는 감옥에 간 후 서로 알게 되었는데 오혜수는 경찰서에서 매우 뛰어난 인재였다. 백겸의 일에 연루되지만 않았다면 계속하여 승승장구하며 진즉 승진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그녀는 여러 가지 부동한 곳에 파견되며 각종 위험한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백겸은 온갖 나쁜 짓이란 나쁜 짓은 전부 싹 쓸고 다녔지만 그해 오혜수의 학업에 대해 금전적인 도움을 준 건 사실이었다. 게다가 죽은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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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311화 날 걱정해 주는 거야?

    연승혁은 절벽 끝까지 밀려나면서 주변을 둘러보았다.주변에는 저격수들이 잠복했고 그는 미소를 지으며 공지민을 붙잡아 자신의 앞을 막았다.“나 곧 죽는다고 생각하니까 행복하지?”공지민은 아무런 표정도 없이 그한테 붙잡힌 채 서 있었다. 절벽은 매우 높았고 아래는 안개가 자욱했다.주위에 헬리콥터 소리가 들렸지만 연승혁이 너무 교활해서 공지민을 인질로 삼을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에 저격수는 지금까지 총을 쏘지 못했다. 절벽 끝에는 연승혁과 공지민이 서 있었고 반대편에는 수십 명의 경찰들이 있었다.숲의 다른 곳도 수많은 경찰들이 지켰고 연승혁은 오늘 절대 빠져나가지 못했다.누군가가 연승혁을 설득하기 시작했다.“연승혁, 지금 당장 자수하고 무고한 사람을 끌어들이지 마.”연승혁은 미소를 지으며 공지민의 관자놀이에 총을 겨누었다.“무고한 사람? 이 사람은 무고하지 않아.”공지민은 전혀 두렵지 않았고 그녀의 시선이 앞을 향하자 급히 나타난 온시환을 보았다.온시환의 다리는 부상을 입은 듯 절뚝거리고 있었고 멀리 떨어져 있어서 그의 표정을 자세히 볼 수 없었지만 그가 매우 괴로워하고 있는 것을 느꼈다.연승혁은 온시환을 보자 눈썹을 치켜올렸다.“다 왔네. 지민아, 남편한테 인사 안 해?”공지민은 그가 무슨 의도인지 몰라 눈살을 찌푸렸다.연승혁은 일부러 그녀의 뺨에 키스하고 온시환 쪽을 바라보았다.“네 아내 덕분에 도망치는 동안 전혀 지루하지 않았어.”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이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아챘다.온시환은 순간 안색이 변했지만 다시 평온해졌다.연승혁은 마치 미친개처럼 아무나 물어뜯기 시작했다. 그가 온시환한테 적대감을 품은 건 온시환과 공지민의 부부 관계를 질투하기 때문이었다.온시환은 기침하며 공지민에게 물었다.“괜찮아?”공지민은 고개를 저으려고 했지만 연승혁이 계속해서 안 좋은 소리를 할까봐 그저 못 들은 척했다.하지만 연승혁은 그녀를 가만히 놔줄 생각이 없었다.“네 남편이 묻잖아. 나랑 같이 있는 동안 얼마나 즐거웠는지 말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310화 온시환도 똑같이 우스웠다

    공지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이마는 고통으로 인해 땀으로 뒤덮여 있었다.연승혁은 막대기를 던지고 담담하게 말했다.“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 내가 널 죽일거라고 생각했지?”“그러려고 한 게 아니야?”지금 그녀를 죽이는 건 그가 그동안 쌓여왔던 원한을 풀고 해외로 도망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연승혁은 그녀의 얼굴을 두드리며 말했다.“난 말이야. 경찰들이 정의로운 척 가식 떠는 게 그렇게 꼴 보기 싫어. 그래서 말인데 내가 너를 인질로 잡는 게 더 안전하지 않겠어?”그제야 공지민은 그가 자신을 죽이지 않은 이유가 그녀를 인질로 삼기 위해서란 걸 알았다.하지만 그는 1급 수배범이고 심지어 건드려서는 안 되는 조직까지 건드려서 인질을 잡고 있다고 해도 그를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공지민은 그의 손에 이끌려 일어난 후 길을 계속 가는 수밖에 없었다.“꼼수 부리지 마.”그녀의 머릿속에는 그가 자신을 전에 본 적이 있냐고 물어본 질문이 떠올랐다.사실 방금 연승혁이 그녀를 찔렀던 사악한 행동이 그녀가 꿈에서 본 어린 소년의 행동과 똑같았다는 것 외에는 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사방에서 연승혁한테 자수하라는 경찰 측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연승혁은 하늘로 중지를 치켜들고 환하게 웃으며 그녀를 더욱 꼭 껴안았다.주위의 총소리가 다시 울렸지만 그는 운이 좋게도 매번 피했다.아마도 경찰 측에서는 공지민을 염려하여 함부로 총을 쏘지 못했고 연승혁이 스스로 멈추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온시환은 경찰의 뒤를 따르면서 공지민이 바로 앞에 있다는 것을 알고는 다리의 상처도 개의치 않고 더 빨리 걸어가려고 했다.반승제는 그가 심하게 다친 것을 보고 화가 났다.“미친 거야? 다리에 통증도 안 느껴져? 여기에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연승혁이 도망갈 수 있을 것 같아? 공지민이 살아있는 것도 직접 확인했잖아.”온시환의 눈앞이 캄캄해지기 시작했고 반승제를 밀치며 그가 말했다.“빨리 가야 해. 지금 살아 있다고 해서 안전한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309화 우리 전에 본 적 있어?

    공지민은 자신이 왜 이런 꿈을 꾸는지 몰랐고 이 꿈이 실제로 일어난 것인지도 몰랐지만 꿈속의 나쁜 소년은 연승혁과 매우 흡사했다.그녀가 깨어났을 때 주변에서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들렸고 모두가 지쳐서 한적한 곳에서 쉬고 있었다.연승혁은 그녀가 깨어난 것을 보고 비꼬기 시작했다.“돼지야? 이런 상황에서도 잠이 와?”공지민은 두 손으로 팔을 감싸면서 담담하게 말했다. “도망쳐야 할 사람들은 당신들이잖아. 나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어.”연승혁은 너무 화가 난 나머지 헛웃음이 새어 나왔지만 지금은 상황이 긴박해서 더 이상 말을 꺼내고 싶지 않았다.공지민이 눈을 감고 잠시 쉬려고 했는데 주변에서 총소리가 들렸다.연승혁의 부하들은 신속하게 총을 꺼내 경계하기 시작했고 연승혁은 그녀를 끌고 계속 길을 떠났다.“더 이상 여기에 머물러 있으면 안 되고 서둘러 길을 떠나야 해. 국경을 넘으면 우리 쪽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안전할 거야.”연승혁의 부하들은 이미 지쳐서 녹초가 되었음에도 자리에서 일어섰다.공지민은 지금 이 구역이 이미 포위된 상태이고 이들 중에 배신자가 존재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그녀의 시선은 버마어를 하는 남자에게로 향했고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조용히 뒤따라오고 있었다.몇 분을 걷다가 연승혁은 갑자기 단검을 집어 들고 그 남자를 향해 찔렀다.그 남자는 미리 대비하고 있어서 가슴의 상처는 깊지 않았고 그는 수 미터 높이의 제방에서 뛰어내려 도망쳤다.연승혁은 그 남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입꼬리를 오므렸다.부하들이 서둘러 물었다.“형님, 무슨 일이에요?”“저 남자 몸에 추적기가 달려 있어.”그 남자가 처음부터 배신을 작심하고 접근한 게 아니라 중간에 배신하기로 한 후임시로 설치한 추적기로 보였다. 그래서 경찰이 그렇게 빨리 찾아 올 수 있었던 거고 또한 총소리가 간헐적으로 들리는 거 봐서 아마 주변은 이미 빈틈없이 포위된 듯했다.부하들은 초조해하기 시작했다.“그럼 이제 어떡해요? 아니면 저희가 여기서 막고 있을 테니까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308화 죽으면 안 되지

    공지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버마어를 하는 남자가 욕설하면서 그녀를 정말 죽이려고 했지만 연승혁이 막아섰다.연승혁은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목에 걸려 있는 호루라기를 흘깃 쳐다본 후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계속 걸음을 재촉했다.공지민은 눈을 감았고 다시 눈을 떴을 때 이 사람들이 잡혔으면 좋겠다고 마음속으로바랐다.그녀는 자신이 지금의 상황에 대해 매우 걱정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피곤한 나머지 잠시 기대어 있다가 잠결에 살해당해도 모를 정도로 깊이 잠들었다. 공지민은 자신의 어린 시절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그녀는 어렸을 때 외딴 산골 마을에서 할머니와 함께 살았다. 그녀가 장작을 모으러 산에 올라갔을 때 멀지 않은 곳에 한 소년이 나타났고 그 소년의 옆에는 키 큰 남자들이 몇 명 있었는데 그들은 심각한 얘기를 하는 것 같았다.그녀는 등에 돼지풀이 가득한 바구니를 짊어지고 손에는 자신이 주운 막대기를 쥔 채 언덕에서 굴러떨어졌는데 마침 그 소년 앞에 절하는 자세로 엎드려 넘어졌다.그녀보다 몇 살은 많아 보이는 소년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흥미로운 듯 고개를 숙였다.옆에 있던 누군가가 말했다.“도련님, 간첩일지도 모르니 반드시 죽여야 합니다.”공지민은 그 당시에 그런 말을 처음 들어봤고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시나리오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도련님이라고 불리는 소년이 그녀의 손에 들려 있던 막대기를 가져가서 그녀의 얼굴과 어깨를 번갈아 찌르기 시작했다.공지민은 너무 아파서 바로 울음을 터뜨렸다.소년은 옆에 있던 남자에게 물었다.“이게 간첩이라고? 갓 태어난 새끼 돼지처럼 뽀얗네.”“도련님, 혹시 모르니 매사에 조심하셔야 합니다.”소년은 웃으며 손에 든 막대기로 공지민을 계속 찔렀다.공지민은 감히 한마디도 내뱉지 못한 채 숨을 헐떡이며 울기만 했다.“이 아이의 눈이 너무 예뻐서 파내서 소장하고 싶어.”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갑자기 하늘에서 헬리콥터 소리가 울려 퍼졌다.공지민은 우는 것도 잊은 채 TV에서도 본 적이 없는 헬리콥터가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307화 너 데리고 같이 죽을 거야

    그들이 분석을 마친 후 그녀는 다시 앞으로 나아가야 했다.비밀 터널을 빠져나왔을 때 먼 곳의 헬리콥터 소리가 들렸지만 연승혁 쪽인지 H국 정부 쪽인지 그녀는 알 수 없었다.연승혁의 부하들이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고 안색이 변한 걸 보니 H국 정부 쪽인 것 같았다.공지민은 빠르게 깊은 숲으로 끌려들어 갔는데 이곳의 숲은 비교적 원시적이었고 H국 국경에 자리 잡고 있어서 앞으로 1km 더 나아가 국경에서 벗어나게 되면 H국 정부도 그들을 어찌할 수 없었다.버마어를 하는 남자가 한국어로 욕하는 소리가 공지민의 귀에 또렷하게 들렸다.“제기랄! 젠장!”그 남자는 몇 마디 욕설을 퍼부은 뒤 키 큰 나무가 우거진 울창한 숲속으로 재빨리 몸을 숨겼다.여기서는 헬리콥터가 그들이 보이지 않지만 방금 전에 그들이 터널에서 빠져나왔을때 이미 발견됐을 것이고 헬리콥터에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들한테 알리기만 하면 추적자들이 곧 올 거였다.버마어를 하는 남자가 앞에서 길을 안내했고 가끔 멈춰 서서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생각했다.공지민은 연승혁에 이끌려 모두와 함께 빠르게 이동하다가 중간에 버마어를 하는 남자가 알 수 없는 말을 한 뒤 자리에 멈춰 섰다.그는 몸을 돌려 연승혁에게 무언가를 말하기 시작했다.연승혁의 표정은 처음에는 괜찮다가 갑자기 싹 바뀌면서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고 공지민을 바라보았다.공지민은 버마어를 하는 남자가 또다시 자신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연승혁은 당분간 그의 도움을 받아 길을 나서야 했기에 이때 저 여자를 달라고 하면 연승혁은 분명히 동의할 거였다.하지만 연승혁은 단검을 꺼내 들어 빠른 속도로 남자의 팔을 향해 찔렀다.그 남자는 고통으로 얼굴이 창백해졌고 거의 쓰러질 뻔했다.연승혁은 그에게 버마어로 무언가를 말했고 상대방은 즉시 공손한 태도를 보이며 공지민을 더 이상 쳐다볼 엄두를 내지 못했고 전전긍긍하며 계속해서 길을 안내하기 시작했다.공지민은 연승혁이 정말 미친놈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의 그한테 제일 필요한 사람을저렇게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306화 도망자면 뭐 어때

    공지민은 연승혁이 역겨움을 느끼고 멈출 줄 알았는데 갑자기 그가 힘을 더 세게 주기 시작했다.“계속해 봐. 네가 그 남자랑 있었던 일을 말할수록 난 더 흥분될 거야.”“이거 놔!”‘미친놈!'연승혁은 그냥 이대로 그녀를 죽이고 싶었다.공지민은 자신을 뒤에서 안고 있는 연승혁의 눈에 비친 상처를 보지 못한 채 그를 인간적인 감정이라고는 털끝만큼도 없는 짐승만도 못한 인간이라고 생각했다.설사 그녀가 그의 눈을 봤다고 해도 그저 비웃기만 할지도 모른다.그렇게 밤이 지나가고 이튿날 공지민은 누군가 부은 찬물에 의해 잠이 깼다.그녀는 눈을 뜨고 연승혁이 담배를 손에 쥔 채 얼굴에 반쯤 미소를 띠고 있는 것을 보았다.“깼어?”공지민은 갑자기 어젯밤에 그가 미친 듯이 그녀를 탐해서 온몸이 떨릴 정도의 고통스러움에 자신이 기절해 버렸던 게 떠올랐으며 지금도 찢어지는 듯한 아픔을 느꼈다.그는 호루라기를 손에 쥐고 놀면서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깼으면 얼른 일어나. 서둘러 떠나야 해.”공지민은 심리적 혐오감뿐만 아니라 육체적 피로와 고통으로 인해 온몸이 떨렸다.“나 지금 걸을 수가 없어.”한 발짝만 내딛어도 그녀는 무릎을 꿇을 것 같았고 더군다나 며칠간 제대로 쉬지도 못했다.연승혁이 다가와서 공지민의 턱을 잡고 호루라기로 그녀의 얼굴을 두드리며 말했다.“지금 나한테 애교 부리는 거야? 안타깝지만 난 구은우가 아니라서 안 넘어가.”공지민은 지금 이 상황에 왜 구은우를 언급하는지 이해가 안 가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유독 구은우를 언급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았다.그녀는 여전히 침대에 앉아 일어날 생각이 없었고 심지어 이대로 죽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가 아무리 괴롭히고 재촉해도 다시 걸음을 떼지 않기로 했다.하지만 다음 순간 그가 갑자기 그녀의 목에 호루라기를 걸어주었다.그녀가 의혹스러워하던 찰나 그가 입을 열었다.“이거 네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만들어 준 거잖아. 이제 걸을 힘이 생겼지?”심리적 작용인지는 모르겠지만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305화 구은우의 비교 상대조차 안 돼!

    ‘나 몰래 그런 짓까지 한 거야?’“온시환도 이 사실을 알아?”“알 필요 없어.”공지민의 단호한 대답에 연승혁은 낮게 비웃음을 터뜨렸다.그는 여전히 그녀의 위에 몸을 얹고 있었고 고개를 숙여 그녀의 목덜미를 물며 속삭이듯 말했다.“좋아. 나도 애를 좋아하진 않아. 이제 걱정 없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 널 가지고 놀 수 있겠군.”하지만 그가 내뱉은 그 말에는 약간의 떨림이 섞여 있었다. 스스로도 의식하지 못한 그 떨림이 불안처럼 스며들었다.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를 밀어내며 허리띠를 채웠다. 그리고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공지민은 온몸이 풀린 채 바닥에 주저앉아 자기 몸을 닦았다. 배 안은 긴장감으로 가득했다.누구도 이 상황에 대해 입을 열지 않았고, 연승혁 역시 침묵을 유지했다....3시간 뒤, 배는 강을 빠져나와 육지에 도착했다.그들은 국경을 넘어야 했다. 그리고 H국 국경은 삼엄한 방어로 악명이 높았기에 탈출이 쉽지 않았다.그날 밤, 그들은 산 아래에 있는 한 집에서 머물기로 했다.공지민은 나무로 된 욕조 안에 거칠게 던져졌다. 연승혁은 그녀를 대충 씻긴 뒤 욕조 가장자리로 그녀를 끌어올렸다. 그러고 나서는 힘으로 그녀를 억누르며 자신이 원하는 대로 행동했다.그녀의 몸은 이미 한계에 다다라 있었지만, 연승혁은 그런 그녀의 상태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의 손길과 이빨 자국은 그녀의 피부 곳곳에 깊은 흔적을 남겼고, 멍과 상처로 얼룩지게 했다.그러나 공지민의 눈빛은 여전히 얼음처럼 차가웠다. 그녀의 냉정하고 무감한 눈빛은 그를 자극했고 더 불편하게 만들었다.그의 잔인함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눈에는 두려움이나 고통 대신 오직 차가운 거부감만이 가득했다.모든 것이 끝난 뒤, 연승혁은 그녀를 바닥으로 밀쳐냈다.강한 충격에 그녀는 바닥에 힘없이 쓰러졌다.연승혁은 욕조 옆에 앉아 무언가를 손에 들고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공지민의 시선이 그 물건으로 향했다. 그것은 그녀가 너무도 잘 아는 물건이었다. 바로 구은우가 어린 시절 그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304화 자궁을 제거했어

    그 뜨거운 온기가 다가오자, 공지민은 참을 수 없는 불쾌감이 온몸을 휘감는 것을 느꼈다. 속이 뒤틀리듯 메스꺼워졌고 본능적으로 고개를 들었다.그 순간 연승혁의 눈과 마주쳤다. 그의 눈빛은 깊은 어둠 그 자체였다. 그를 둘러싼 기운이 아까와는 전혀 달라져 있었다.공지민의 가슴을 더듬고 있던 외국인 남자는 여전히 손을 멈추지 않았고 그녀는 연승혁의 의도를 단번에 알아차렸다.그는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가 자신에게 구해달라고 애원하기를...연승혁은 무릎 위에서 손가락으로 천천히 박자를 맞추며 여유롭게 웃고 있었다. 그의 표정은 마치 게임을 즐기는 사냥꾼처럼 여유로웠다.처음 그가 공지민을 TV에서 봤을 때부터 그는 그녀를 망가뜨리고 싶었다. 그 맑고 깨끗한 눈동자가 너무나 순수했기에, 거기에 자신만의 색을 덧칠하고 싶다는 충동이 있었다.연승혁은 눈을 내리깔더니 갑자기 공지민을 자신의 품으로 잡아당겼다. 그녀의 몸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이 그의 손끝에 느껴졌다.외국인 남자는 잠시 멈칫하더니 입술을 훔치며 사과하는 듯 외국어로 중얼거렸다.하지만 공지민은 여전히 혐오감에 휩싸여 있었다. 심지어 연승혁의 품에서조차 조금 전 외국인 남자에게 느꼈던 것과 똑같은 불쾌감이 가시지 않았다.그녀의 눈빛이 이를 드러내자, 연승혁은 비웃으며 갑자기 허리띠를 풀며 그녀의 바지를 거칠게 잡아 내리며 낮게 말했다.“왜? 나랑 잤던 것도 그렇게 더럽게 느껴졌었어? 그땐 그렇게 좋아하더니 지금은 왜 이러는 건데?”그의 목소리는 서늘하게 낮아졌고 분노는 점점 더 격렬해졌다.연승혁은 그녀를 거칠게 다루며 무자비하게 밀어붙였다.공지민은 저항하려 했지만, 그는 이미 그녀를 완전히 제압한 상태였다.배 안에 있던 다른 사람들은 당혹스러운 눈빛으로 시선을 돌리거나, 차라리 아무 말도 없이 가만히 있었다. 연승혁의 분노와 집착 앞에서 누구도 감히 나설 수 없었다.통증이 그녀의 몸을 가르고 지나갔다.고통과 모멸감이 그녀의 온몸을 뒤덮었고, 그가 내뱉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그녀의 가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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