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처가 대표님과 결혼했어요의 모든 챕터: 챕터 401 - 챕터 410

1009 챕터

제401화

심유진도 마찬가지였다. 여형민은 진작에 대구로 돌아간 줄 알고 있었다. “출장 왔어요. 며칠 후에 다시 돌아가요.”심유진이 웃으면서 가만히 잡힌 손을 빼냈다. 여형민의 반짝이던 눈이 풀이 죽는 것이 보였다.“그렇군요.”여형민의 시선이 별이에게로 향했다. 아직 어린아이지만 오관이 심유진과 꼭 닮아 있었다. 여형민은 번뜩 떠오르는 생각에 별이를 가리키며 놀라서 물었다.“혹시 유진 씨 아들이에요?”심유진은 침착하게 대답했다.“제 친구 아들이에요. 제가 친아들처럼 보살피고 있고요. 엄마가 한 달 동안 출장을 가서 지금은 제가 맡는 중이예요. 근데 갑자기 출장을 오게 돼서 결국 데리고 왔네요.”여형민은 그 말을 조금 의심했다. 친구 아들이라기에는 둘이 너무 닮아 있었다. 심유진은 더 이상 이 대화를 이어가고 싶지 않았다.“저는 살게 있어서 먼저 가볼게요.”심유진이 자리를 뜨는데 여형민이 다급히 쫓았다.“아직도 원래 살던 곳에 사세요?”“아니요, 회사가 새 거처를 마련해 줬어요. 옆 아파트에 살아요.”여형민은 조금 실망한 것 같았다.“저녁 식사는 하셨어요? 식재료도 산 김에 집에 가서 뭐라도 해 먹으려고 하는데 같이 가실래요?”심유진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거절했다.“이미 먹었어요.”“그럼...”여형민은 계속 얘기를 나눌 명분을 찾느라 머리를 굴렸다.“뭐 더 사시려고요? 제가 들어 드릴까요?”“아니요.”심유진이 또 한 번 거절했다.“시리얼만 사면 돼요. 하나도 안 무거워요.”심유진은 시리얼을 카트에 담고 그대로 계산대로 갔다. 사실 살 물건이 많았지만 여형민을 따돌리기 위해서는 나중에 다시 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여형민은 심유진이 자신을 피하고 있다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했는지 대신 계산을 해주고 짐을 들어줬다.“가시죠, 데려다 드릴게요. 날이 어두워져서 두 분이서 돌아가시기엔 위험해요.”심유진은 드디어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했다.“형민 씨.”“전 더 이상 전에 알던 사람들이랑 엮이고 싶지 않아요. 어떤 뜻인지 아시겠죠
더 보기

제402화

심유진은 깜짝 놀라 쇼핑백도 떨어트릴 뻔했다. “왜 쫓아와요?” 심유진은 찔리는 구석이 있으니 더 화를 냈다. “네?” 여형민은 억울하다는듯 말했다. “따라온 거 아니에요. 제 친구도 이 아파트에 사는데 밥이나 한끼 얻어먹을까 해서 왔죠.” 심유진은 여형민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걸 단번에 알아챘다. “집에서 요리할 생각이라면서요.” 여형민이 빈 장바구니를 보여주며 말했다. “아무것도 못 샀어요. 집에도 먹을 게 없고요.” 심유진이 그 말을 믿을 리가 없었다. 그녀는 별이의 손을 잡고 방향을 돌렸다. “안 산 물건이 있어서 이만 가볼게요.” “잘됐네요, 저도 이 참에 가면 되겠어요.” 심유진이 발걸음을 멈췄다. “그만해요. 마트 안 갈 거고 사실 이 아파트에 안 살아요.” 심유진이 여형민을 바라봤다. “연기 그만하고 제대로 얘기해요. 왜 따라오는 건데요?” “집까지 안전하게 모셔다 드리려고요.” 여형민은 진지해보였다. “그래요.” 심유진은 더이상 벗어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여형민은 이제 아예 대놓고 따라왔다. 집 앞에 도착해서 심유진이 말했다. “고마워요, 이제 가보세요.” “네.” 하지만 여형민은 움직이지 않았다. “먼저 들어가세요. 별이도 안녕!”여형민이 별이를 향해 손을 흔들며 말했다. 별이도 얼떨떨해서 그 인사를 받았다. “안녕히 가세요.” 심유진과 별이가 완전히 사라지고 나서야 여형민은 휴대폰을 꺼내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유진씨가 돌아왔어. 애도 한 명 데리고.”여형민 때문에 심유진은 우유와 시리얼밖에 못 샀다. 별이에게 거하게 한상 차려주려던 계획도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심유진은 우유를 시리얼에 붇고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가져왔다. “오늘은 이것밖에 없네.” 심유진이 미안해하며 말했다. “내일 엄마가 맛있는 거 사줄게.” 별이가 한 숟가락 크게 퍼먹으며 말했다. “이것도 맛있어!”그 사랑스러운 모습에 심유진은 별이의
더 보기

제403화

열정적인 인사에 심유진은 조금 놀랐다. 별이도 당황스러운지 심유진의 옷자락을 잡고 뒤로 숨었다. 심유진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안녕하세요.” 심유진은 별이의 손을 잡고 모두의 시선을 받으며 호텔로 들어섰다. “혹시 호텔에 키즈 코너가 있나요?” 심유진이 부팀장에게 물었다. “있습니다. 직원을 시켜서 도련님 모시고 가라고 할까요?” “그럼 부탁드릴게요.” 부팀장이 직원을 불렀다. “도련님 데리고 키즈 코너로 가세요. 다치지 않게 잘 보살펴 드리고요.” “알겠습니다.” 심유진이 별이를 넘기면서 당부했다. “누나랑 놀고 있어. 무슨 일 생기면 엄마한테 연락하고.” 별이가 의젓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킹 호텔은 5성급 호텔이었기에 각종 시설이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었다. 키즈 카페만 해도 규모가 어마어마했다. 게다가 호텔 손님들은 무료로 이용 가능했다. 별이는 미끄럼틀도 타고 블록놀이도 하다가 다른 아이들이 엄마아빠랑 범퍼 카를 타는 모습을 부러운 눈길로 쳐다봤다. “타고 싶어?” 웃음기 어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별이는 고개를 들었다. “삼촌? 여긴 어떻게...” 여형민은 양손으로 무릎을 짚으며 허리를 숙였다. “지나가는데 별이가 저걸 엄청 놀고 싶어 하는 게 보이더라고.” 여형민이 범퍼 카를 가리키며 말했다. “별이만 괜찮으면 삼촌이랑 같이 할까?” 별이의 눈에 기대가 가득했다. 하지만 엄마가 여러 번 신신당부했던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낯선 사람이랑 얘기하지 말고 낯선 사람이 준 음식도 먹지 말고 따라가서도 안돼.” 하지만 이 아저씨는 낯선 사람이 아니지 않을까? “저희 엄마 친구예요?” 별이가 여형민에게 물었다. 어제 삼촌이 친구라고 얘기하는 걸 들은 기억이 있었다. “엄마가 누군데?” 여형민이 일부러 물었다. 심유진이 별이에게 어제 한 거짓말에 대해 얘기하지 않았기에 별이도 딱히 아무런 의심 없이 얘기했다. “어제 저랑 같이 있던 그 사람이
더 보기

제404화

별이가 물을 마시려다가 멈칫했다.“전 아빠가 없어요.”별이 표정은 매우 담담했고 말투에서 아무런 슬픔도 느껴지지 않았다.“하지만 전 엄마가 두 분이나 계세요. 그래서 행복해요.”여형민은 그 말이 너무 가슴 아프게 느껴졌다,“그렇구나.”여형민이 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다가 별이가 딴 곳에 시선이 팔린 틈을 타서 손에 잡힌 머리카락을 지퍼 백에 담았다. 그들은 온 오전 함께 놀았다. 점심시간이 되자 여형민은 심유진이 곧 찾아올 것만 같아 별이에게 작별인사를 했다. “삼촌 갈게. 앞으로도 기회가 있으면 함께 놀자. 엄마한테 절대 삼촌이 왔다 갔다고 얘기하면 안 돼.”“왜요?”“삼촌은 아직 별이 엄마랑 화해를 못 했으니까.”“삼촌이 몰래 별이랑 논 걸 알면 삼촌한테 화낼 거야.”별이는 알아들었는지 고개를 끄덕이고 여형민과 약속까지 했다. 차에 타자마자 여형민은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머리카락을 챙겼어. 연구실로 갈게.” 며칠 내내 심유진은 별이를 데리고 호텔로 출근했다. 역시나 하은설이 예상이 맞았다. 별이는 금방 호텔의 키즈 카페에 질려버렸고 유치원친구들을 그리워했다. 하지만 심유진이 유럽에 데려다주겠다고 할 때면 또 격렬하게 거절했다. “만약 정말 돌아가기 싫은 거면 얼른 유치원에 보내야겠어.”하은설과 영상 통화를 할 때 심 유진이 자신의 고민을 얘기했다.“하지만 사실 난 별이가 여기에 남지 말았으면 좋겠어.”유진이 본사에 돌아가려면 적어도 3년에서 5년 정도는 걸릴 것이다. 그때가 되면 별이는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게 된다. 국내외의 교육은 차이가 매우 크기에 심유진은 별이가 적응을 하지 못할까 봐 걱정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국내의 이런 환경 하에서 아빠가 없는 아이라는 것은 놀림거리가 될 수 있었다. 비록 엄마가 사업에서 남부럽지 않은 성공을 거둔 사람이어도 말이다. 심유진은 별이가 이걸로 상처받기를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강제로 별이를 돌려보낸다면 별이도 싫고 너도 속상하잖아.”하은설은 심유진을 잘 알
더 보기

제405화

“엄마, 나 이거 할래!” “엄마, 이거 재밌을 것 같아!”“엄마, 우리 저기 가서 줄 서자!” 별이는 굉장히 용감한 아이였다. 어떤 놀이기구든 다 타보고 싶어 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별이에게는 겁도 많고 체력도 좋지 않은 엄마가 있다는 것이었다. 심유진은 별이와 함께 롤러코스터를 타고 내려온 뒤 어지럽고 속이 메슥거려 한참을 쉬어도 상태가 나아지지 않았다. 별이가 걱정 어린 눈으로 바라보며 제대로 놀지도 못하고 있자 심유진은 더더욱 미안했다. 심유진이 억지로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별이 또 뭐 놀고 싶어? 엄마랑 같이 가자.”별이는 고개를 저으며 신유진을 앉혔다.“나 놀고 싶지 않아. 좀 앉아서 쉴래.”별이의 말이 진심인지는 몰라도 심유진은 그것이 자신을 배려해서 하는 말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엄마 괜찮아.”“아니에요. 그냥 여기 계세요.”여형민이 어디선가 불쑥 나타났다. 심유진은 바로 별이의 손을 잡았다.“별아, 삼촌이랑 놀자.”별이는 여형민의 말에 매우 기뻤지만 심유진 때문에 자리를 뜰 수가 없었다. 심유진은 별이가 자신 때문에 재밌게 놀지 못하는 것이 마음에 걸려 잠시 여형민에 대한 의심을 거두기로 했다.“삼촌이랑 놀고 와. 엄마 여기서 잠깐 쉬고 있을게.”별이는 잠시 망설이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엄마 어디도 가지 말고 여기서 기다려야 돼.”별이가 신신당부를 하고 여형민을 따라갔다. 심유진은 멀어져 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며 갑자기 황당한 생각이 떠올랐다. 어쩌면 별이에게 새아빠를 찾아 주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1시간 정도 지나서 별이와 여형민이 돌아왔다. 별이는 큰 솜사탕을 들고 짧은 다리로 재빨리 달려와서 심유진에게 안겼다.“엄마 이거 가져.”별이가 솜사탕을 건넸다. 너무 열심히 놀아서인지 별이는 얼굴이 빨개져 있었고 땀 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고마워.”심유진은 솜사탕을 받고는 휴지를 꺼내 별이의 얼굴에 맺혀 있는 땀방울을 닦아주며 말했다.“삼촌이랑 재밌었어?”별이가 망설이지
더 보기

제406화

놀이공원의 식당에는 사람들이 몇 없었다. 매 사람마다 스테이크 세트를 시켰다. 음식은 반시간도 되지 않아 모두 나왔다.이 식당도 보통 음식점의 수준이였다. 맛은 별로였기에 여형민은 두 입을 먹고 칼과 나이프를 내려 놓았다.그는 찻물로 입가심을 하고 열심히 스테이크를 썰고 있는 별이를 조용히 바라보았다.이미 결과를 알고 있는 원인이었는지 전부 심유진의 모습밖에 보이지 않던 별이의 얼굴은 보면 볼수록 허태준과 닮아 있었다.짙고 긴 속눈썹이며 오똑한 코며 또 핑크 빛이 나는 입술까지.그가 한참동안 움직임이 없자 심유진은 고개를 들었다. 그의 접시에 아직도 절반이나 남은 스테이크를 보고 물었다.”안 드세요?””맛이 없어.”별이는 엄숙한 표정을 하였다. 애기 목소리로 교육을 하기 시작했다.”아저씨,음식을 가리면 안돼요~ 음식을 낭비해도 안 되고요~ 엄마가 돈을 힘들게 벌어요~”여형민은 푸흡하고 웃었다.”아저씨가 잘못했어.”그는 흔쾌히 잘못을 인정하고 심유진을 칭찬했다.”애교육을 잘 시켰네요.” 심유지은 그의 눈빛을 피하면서 담담히 얘기했다.”저랑 상관이 없어요. 별이 엄마가 교육을 잘 시킨 거죠.”여형민은 그녀의 거짓말을 들춰내지 않았다. 다시 칼과 나이프를 집어 들고 맛이 없는 것을 참으면서 세트음식을 모두 먹으려 노력했다.결산을 할 때 그는 심유진의 앞에 나섰다.“걱정마요. 또 얻어먹진 않을 테니까요.”여형민은 그녀를 웃는 듯한 얼굴로 바라보았다.마음을 들키자 심유진은 난처했다. 억지로 웃으면서 얘기했다.”고마워요.”어린 애는 무한한 정력이 있는 것 같았다.별이는 각종 놀이기구 중간에서 뛰어다녔고 심유진은 어린애 뒤를 쫓아다니는 것만 해도 숨이 찼다.체력이 그녀보다 좋은 여형민이 있었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그녀는 살아서 놀이공원을 나갈 수 없었을 것이다.별이가 회전목마를 탈 때 여형민은 심유진과 같이 밖에서 기다렸다.오늘 하루동안 처음으로 단독으로 같이 있게 된 순간이었다.여형민은 목마를 타고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
더 보기

제407화

그녀는 이마를 찌푸리고 귀찮은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오랜 시간동안 느낀 고초를 호소하려거든 다른 사람을 찾아가세요. 다른 생각이 있는 것이라면.”심유진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귀찮은듯한 소리를 냈다.”저랑 허태준 씨는 이미 이혼을 했어요. 그 사람이 어떻든 저랑 아무 상관도 없습니다.”한순간 여형민은 별이의 신분을 밝히고 싶었다.하지만 허태준은 명령했기에 그는 결국 이를 악물고 견뎌냈다.“네.”하늘은 어두워졌다.심유진은 놀이기구로 달아가는 별이를 붙잡으면서 말했다.”늦었으니 돌아가야지.”별이의 정서는 금방 내려앉았다. 하지만 얌전히 대답했다.”네.”여형민은 그들과 같이 출구 쪽으로 갔다. 그리고 여기에 나타나지 말았어야 할 사람을 보았다.“여기서 뭐해?”그는 차가운 얼굴을 하고 불쾌하게 물었다.나은희는 두 발짝 다가가 그들의 앞에 섰다.심유진은 첫눈에 그녀를 바로 알아보았다.저번의 만남보다 큰 변화는 없었다. 갈색 펌을 한 머리는 버건디색으로 변했고 가슴까지 늘어져 있었다.장소가 달라 그런지 포멀하게 입지 않았다.하얀색 티에 하이 웨스트 스키니 진은 그녀의 늘씬한 몸매를 자랑했다.“제 남편이 내연녀와 사생아랑 공원을 갔다고 들어서 잡으러 왔다가 이렇게 아는 분을 만나게 되네요.”나은희는 웃으면서 심유진한테 손을 내밀었다.”오랜만이에요. 심유진 씨.”심유진의 주의력은 남편이라는 칭호에 놓였다.벼락에 맞은 것처럼 그녀는 입을 벌리고 놀란 표정으로 나은희와 여형민을 바라보았다.”두분...”나은희는 태연히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맞아요, 저희 결혼했어요.”심유진은 놀라서 욕을 할 뻔했다.너무 충격적인 소식이라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도 몰랐다.나은희는 손을 도로 가져가고 의심쩍게 여형민을 바라보았다.”참 실망이다.”여형민의 안경 뒤의 눈은 차가운 빛을 뿜고 있었다.“너도 마찬가지야.”그는 말했다.나은희 얼굴의 미소는 이 초 동안 멈췄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심유진한테 물었다.”이렇게 만나게 된
더 보기

제408화

심유진이 아무리 타일러도 별이는 미국으로 가지 않겠다고 했다.심유진은 하은설과 오랫동안 상의를 한 끝에 별이를 남아있으라고 했다.하은설은 별이의 퇴학수속을 밟으러 갔고 심유진 쪽은 처리해야 할 문제가 더 많았다. 경주의 교육자원은 희박하다. 공립 유치원의 명액은 한정되어 있었고 호적에 관해 엄격한 요구가 있었다.심유진은 이미 영주권을 따냈지만 이민을 하지 않았기에 호적은 아직 경주에 있다.하지만 별이는 미국에서 태어났기에 바로 미국국적으로 올려 뒀다. 하지만 이로 인해 별이는 공립 유치원을 다닐 수 없게 되었다.심유진은 부근에 유명한 사립유치원을 알아보려 했다. 특히 국제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유치원이라면 별이가 적응하는데 더 쉬울 것 같았다.심유진은 휴식시간을 이용해 몇 곳을 돌아다녀보고 최종 부자와 연예인들도 아이를 맡긴다는 유치원으로 결정했다. 일 년의 학비만 해도 놀랍도록 높은 곳이었지만.별이는 유치원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입학하기 전날밤에는 흥분이 되어서 12시가 되어서야 잠이 들었다.유치원은 호텔과 차로 반시간정도 거리에 있었다. 심유진은 출근을 해야 하기에 아침 일찍 별이를 선생님한테 데려다주었다.그들은 첫번째로 도착했다. 개원 시간보다 이십분이나 빨랐다.유치원 선생님들은 친절했고 별이도 낯을 가리지 않아 금세 모두와 친해지기 시작했다.심유진은 별이가 적응하는 것을 보자 안심하고 떠났다.**하교시간은 오후 4시였다. 학생들은 늦어서 7시까지 있을 수 있었다. 사업이 바쁜 학부모들을 배려하여 내린 규칙이었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유진은 지각을 했다.유치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7시반이 넘었다. 유치원 안은 어두웠고 교실에도 불이 없었다.별이는 담임선생님과 경비실에서 기다렸다.심유진은 연신 담임선생님한테 사과를 하고 다시는 늦지 않을 거라고 약속했다.담임선생님은 화를 내거나 원망하지 않았다. 친절하게 별이의 표현을 상세하게 설명해줬다.심유진은 마음이 놓였다. 별이가 배척을 당하지도 않고 이 무리에 잘 스며들
더 보기

제409화

별이는 말을 잘 들었다. 불필요할 때에는 여자애들의 손도 잡지 않았다.그래서 여자아이의 강제적인 뽀뽀를 받은 별이는 어쩔 줄을 몰랐다.어린아이들의 일은 어른들이 봤을 때 그리 큰 일이 아닐 수도 있다. 심지어 귀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심유진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베이비라는 아이가 악한 아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그 아이의 성격으로 보아 아마 집에서 예쁨만 받고 자랐기에 이런 데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던 것 같다.“베이비가 뽀뽀한 것은 너를 좋아하기 때문이야. 너무 화를 내진 말았으면 좋겠어~”유진은 인내심이 있게 별이를 교육했다.”하지만 앞으로 또 뽀뽀를 하면 꼭 잘 얘기해야 돼. 여자아이는 쉽게 남자아이한테 뽀뽀를 하면 안된다고~”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네.”**이튿날.심유진은 겨우 7시가 되기전에 별이를 데리러 갔다.별이는 심유진을 보자마자 품에 안기며 억울한듯 입을 삐죽거리며 눈물을 흘렸다.“무슨 일이니?”심유진은 쪼그려 앉아 그의 얼굴의 눈물을 닦아주며 급히 물었다.별이는 아랫입술을 깨물며 말을 하지 않았다. 뒤에서 따라오던 담임선생님이 미안한듯 입을 열었다.”별이가 오늘 어떤 여자아이한테 물렸습니다... 그 아이한테 교육을 했지만...”선생님은 입을 오므리고 눈을 피했다. 난처한 기색이었다.심유진의 첫 반응은 이랬다.”그 여자아이가 혹시 반의 베이비인가요?”그 애가 아니고서야 심유진은 다른 사람이 생각나지 않았다.담임선생님은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맞습니다. 어떻게 아셨어요?”“별이가 어제 그 아이에 대해 말해줬습니다.”심유진은 디테일에 관해 얘기하지 않았다.“에휴!”담임선생님은 길게 한숨을 쉬었다.”이 아이가 반에서...”선생님은 말을 흐렸다.”좀 이기적이예요. 집에서 오냐오냐하면서 키웠고 어머님 성격도... 좀 애기가 계속 친구들을 괴롭혀요. 장난은 아무것도 아니고 반에 남자아이들을 땅에 눕히고 때리기가 일쑤예요. 부모님들도 원성이 자자하지만 그 아이의 집안 사람들한
더 보기

제410화

심유진은 베이비엄마한테 전화를 걸었다.--효과가 있든 없든 대방이 자신의 불만을 알게 해야 했다.“뚜”가 한참 울려서야 누군가가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그쪽에서는 짜증이 나는 말투였다. 날카로운 목소리는 어딘가 귀에 익었다.심유진은 어디에서 이 목소리를 들었는지 생각이 안 났다.“여보세요. 혹시 베이비의 어머니신가요?”심유진은 예의 있게 물었다.그쪽에서는 쾅 하고 전화를 끊었다.심유진이 또 전화를 걸었을 때는 이미 상대방이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신호로 바뀌었다. 아마 그쪽에서 번호를 블로킹한 것 같았다.직업특성상 심유진은 말도 안되는 사람을 수도 없이 만나와 웬만해서는 마음이 평온했다.어쩌다 이렇게 열을 받게 하는 사람을 만나 핸드폰을 박살내고 싶었다.심유진은 별이를 재우고 온밤을 새웠다. 이튿날 업무를 반 넘게 하고 출근 해서도 고군분투를 해서 오후에 휴가를 맡아 호텔을 일찍 나왔다.유치원 하교시간을 맞추기 위해서였다.초, 중반 아이들이 나오고 나서 고급반 차례가 되었다.학부모들은 질서 있게 안으로 걸어갔다. 사람이 많아 붐볐지만 혼잡하지는 않았다.갑자기 뒤에서 누군가 심유진의 팔을 잡아당겼다.“유진이?”익숙한 목소리는 심유진의 걸음을 멈추게 하였다. 하지만 몸은 점점 굳어져 갔다.심유진의 가슴은 빠르게 뛰었다. 귓가에는 우뢰 같은 소리가 맴돌았다. 그래서 다른 소리는 들리지가 않았다.머리는 공백이 되어갔다. 심유진은 천천히 목을 돌려 뒤를 바라보았다.관리를 잘한 탓인지 그 얼굴은 오년 전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심지어 주름도 많아지지 않았다.“어...”심유진은 금세 고쳐 불렀다.”아주머니.”허아주머니의 놀란 표정은 점점 슬픔으로 변했고 눈가에는 눈물이 맺히기 시작했다.“유진아...”허 아주머니는 심유진의 팔을 꼭 잡았다.그들의 행동은 지나가던 학부모들로 하여금 돌아보게 만들었다. 호기심에 찬 눈빛은 심유진을 금세 정신을 차리게 했다.“아주머니, 무슨 일이 있으면 나가서 얘기 해요! 애를 데리러 가야 해
더 보기
이전
1
...
3940414243
...
101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