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애처가 대표님과 결혼했어요: Chapter 341 - Chapter 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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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1화

어머니는 그 시선을 피하며 심유진의 손을 잡았다. “이모분도 어제 그 기사를 보셨대.” 어머니가 작은 목소리로 해석했다. 어제 그렇게 소란스러웠으니,사영은도 모를 리가 없었다. “그래서요?” 하지만 심유진은 전혀 이 일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다. “나랑 네 삼촌, 아니 이모부도 다 그거 보고 엄청 화가 났어.” 사영은은 하마터면 말실수를 할 뻔했지만 제때에 말을 바꿨다. “이모부는 회사에 일이 많아서 나랑 연희만 같이 왔어.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야겠다.” “뭘 알고 싶으시다는 거죠?” 대수롭지 않아 하는 심유진의 태도에 사영은과 심연희 모두 당황했다. 심유진이 지금쯤 화가 나거나 속상해하는 상태일 것으로 예측했었기 때문이었다. 심연희도 말을 보탰다. “언니는 남자가 바람피우는 게 가장 싫다며. 전남편이 바람 피워서 이혼하려고 했었잖아. 그러고 나서 그분이 자살까지 한 걸로 기억하는데,맞지?” 갑자기 새로운 정보들이 가득 생겨 허태준 어머니까지 멍해졌다. 전남편? 자살? 이게 다 무슨 소리란 말인가. 어머니는 심유진을 바라보며 고뇌에 잠겼다. 심유진은 이 모녀가 자신에게 또 나쁜 의도를 품고 있을 거라는 건 이미 예측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게 있었다. 둘 다 자신이 허태준과 이혼하게 만들려고 작정하는 것 같은데 그게 마침 자신도 그것을 바라고 있음을 그들은 모르고 있을 것이다. 심유진이 직접 어머니한테 얘기하지 못하는 과거들을 저 둘이 알려줬으니,허태준이 화를 낸다고 하더라도 그 책임은 자신에게 있지 않았다. 심유진은 당황한 척하며 어머니 쪽을 바라보는 동시에 사영은과 심연희를 힐끔 바라봤다. 역시나 조용히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그 기사는 사실이 아니에요.” 심유진이 모녀에게 말했다. “태준 씨는 그분과 아무런 사이도 아니에요. 그냥 가서 도와준 것뿐이죠.” “그런 핑계를 누가 믿니?” 사영은이 호통을 쳤다. “도와주러 간 거라고 해도 그렇게 한밤중에 가는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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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2화

어머니는 당황했다. 심유진은 허태준이 두 번째로 먼저 결혼을 제의한 여성이었다. 그런 사람을 보내면 다음 며느리는 언제 맞게 될지 알 수가 없었다. 더욱 중요한 건 어머니는 정말 심유진이 좋았다. 자기 친딸처럼 아끼던 이유이기도 했다. “결혼이 장난도 아니고.” 어머니도 표정이 진지해졌다. “화난 마음은 이해하겠지만 이건 유진이랑 태준이 사이의 일이니까 둘이 상의해 보고 결정해야 할 것 같네요.” “상의요?” 사영은은 비웃었다. 심유진을 바라보는 그녀의 두 눈에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애잔함이 담겨있었다. “유진이랑 태준 씨 신분이 이렇게나 차이가 나는데 정말 상의가 되나요? 괴롭힘이나 안 당했으면 좋겠네요.” 원래 같았으면 진작 반박했을 테지만 심유진도 사영은을 통해 자신의 목적에 달성해야 했기 때문에 당황한 척하며 얼버무렸다. “이모, 그런 게 아니라...” “넌 조용히 해!” 사영은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가 방금 자신의 태도가 너무 강압적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다시 친절한 말투로 얘기했다. “유진아, 걱정하지 마. 이모가 지켜줄 테니까 괴롭힘 당한일 있으면 다 말해.” “이모, 그런 적 없어요.” 어머니가 심유진의 손을 잡으며 진지한 말투로 얘기했다. “제 인생을 걸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가족 중 누구도 유진이를 얕잡아 보거나 괴롭힌 적 없습니다. 태준이를 불러와서 보증할 수 있어요.” “됐어요.” 사영은이 말했다. “그런 말은 누가 못 합니까, 보증한다 해도 진실은 모르는 일이죠.” “태준 씨는 그런 사람 아니에요.” 조심스레 얘기하는 심유진을 사영은이 날카롭게 쳐다봤다. 심유진은 고개를 숙였다. “사모님.” 어머니가 더는 보고만 있을 수가 없어 끼어들어 말렸다. “유진이도 이미 태준이를 이해한다고 했는데 왜 굳이 이혼을 강요하세요.” 사영은은 대답 없이 심유진을 바라보며 안타깝다는 듯 말했다. “유진아, 그래서 돈만 보고 결혼하면 안 돼.” 사영은이 이 말을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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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3화

다행히도 어머니는 아무런 표정 변화가 없었다. 그 돈에 대해서 묻지도 않았다. 심유진은 이미 절벽 끝까지 몰아세워진 상태였고 흑역사들이 전부 드러났으니,낭떠러지로 떨어질지 말지는 어머니의 말 한마디에 달려있었다. 하지만 어머니는 결정권을 심유진에게 줬다. “유진이는 어떻게 생각하니?” 이 문제는 정말 대답하기 힘들었다. 이혼하고 싶다고 말한다면 허태준을 믿는다고 말했던 것이 거짓말이 된 셈이고 이혼 안 하겠다고 하면 어머니가 돈 때문에 허태준을 만난다고 오해할 수도 있다. 심유진은 한참 고민하다가 결정권을 이 자리에 없는 허태준에게 맡겼다. “전 태준 씨 의견에 따를게요.” 모녀는 이 대답에 만족하지 않았다. 사영은은 불만스러워하며 말했다. “그렇게 얘기를 해도 왜 듣지 않니. 그냥 이렇게 살 거야?” 심유진은 입술을 깨문 채 아무 말도 못 했다. 사영은이 화를 내며 벌떡 일어섰다. “그래, 마음대로 해라. 나랑 연희는 오늘 여기 온 적도 없고 아까 그 말들도 한 적 없는 걸로 쳐!” 사영은은 심연희를 끌고 성큼성큼 밖으로 나갔다. 집을 나서고 나서 그 둘의 표정에 가득했던 분노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의기양양한 웃음만이 남았다. “이렇게 난리를 쳤으니 허태준 엄마도 화가 많이 났겠지. 아마 심유진보고 자기 아들이랑 이혼하라고 난리일 거야.” 사영은이 독한 눈빛을 보였다. “심유진 그 영악한 계집애, 키워준 은혜를 모르는 건 그렇다 치고 사사건건 우리를 방해하기까지 해? 이럴 줄 알았으면 낳지 말 걸 그랬어! 재수 없는 건 아주 지 아빠랑 똑 닮았어.” 심연희는 사영은의 팔짱을 끼고 등을 두드려 주며 위로했다. “엄마, 너무 화내지 마. 언니도 집안이 받쳐주지 않으면 이제 우리한테 대들지 못할거야. 그때 가서 마음대로 처리해도 돼.” “그때가 오면 정연우보다도 더 못한 남자한테 콱 시집보내 버릴 거야. 허태준이 구해주지 않는 이상 어떻게 빠져나가는지 두고 봐야지.” 심연희도 올라가는 입꼬리를 주체하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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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화

사영은과 심연희가 나간 후 거실에 남은 심유진과 허태준 어머니는 분위기가 어색해졌다. “어머님.” 심유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 “이모랑 동생이 한 말들은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세요.” “그래.” 어머니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웃으면서 심유진을 위로했다. “난 괜찮아. 다 널 걱정해서 그러는 건데 이해해야지.” 하지만 그 웃음이 자연스럽지는 않았다. 심유진은 어머니가 이미 조금 흔들리고 있다는 걸 눈치챘다. “어머님, 사실 고백할 게 있어요.” 심유진이 고개를 숙이며 불안해하는 표정을 보이자,어머니도 자세를 고쳐 잡으며 진지하게 대했다. “아까 들어서 눈치채셨겠지만,저 사실 결혼을 한 적이 있어요.” 심유진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이혼을 한 여자라고 하면 사실 아직도 편견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게 사실이었다. 특히 허태준 집안 같은 경우 며느리에 대한 요구도 높을 게 뻔하기에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심유진을 더욱 못마땅해할 것 같았다. 하지만 어머니는 심유진이 생각했던 것처럼 화를 낸 게 아니라 안타까운 눈길로 쳐다보며 물었다. “왜 이혼했어? 전남편이 바람나서?” 어머니는 아까의 대화를 듣고 대충 상황판단이 끝나신 것 같았다. “네.” “그럼,왜 자살하신 건데?” “구체적인 원인은 저도 잘 몰라요. 저랑 연락이 끊기고 나서 있은 일이에요. 근데 그전에 교통사고가 심하게 나서 불구가 되었다고 들었어요. 집에서 병원비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였고요.” 허태준 어머니정도의 능력이면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 충분히 알아볼 수 있으니 심유진도 딱히 숨기지 않았다. 어머니는 심유진의 말을 듣고 말투가 더욱 부드러워졌다. “그럼 그건 너랑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일이니,자책할 필요 없어. 그리고 내가 혹시 널 다른 시선으로 볼까 봐 걱정할 필요도 없고.” 심유진이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 그 표정을 보고 어머니가 웃음을 터뜨렸다. “네가 보기에는 내가 그렇게 꽉 막힌 사람 같았니?” “아니요.” 심유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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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5화

하지만 아쉽게도 허태준과는 끝까지 함께 할 수 없었다. “만약 네가 이혼할 생각이 없다면 오늘 일은 태준이한테 얘기하지 않으마.”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물론 이혼할 거라면 말릴 생각은 없어. 그냥 이모 때문에 성급하게 결정하는 게 아니라 신중하게 생각해 봤으면 해.” 심유진은 이혼하고 싶었지만,어머님을 실망시켜드리고 싶지 않았다. 결국 심유진은 한참을 고민하다가 대답했다. “돌아가서 태준 씨랑 의논해 볼게요.” 어머니는 이 대답에 조금 실망했지만,뭐라 말을 보태지 않았다. “그래, 결과가 어떻게 되던 가장 먼저 나한테 알려주렴.” 어머니는 점심까지 먹이 고나서야 기사님께 부탁해 심유진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차 트렁크에는 어머니가 챙겨준 각종 영양제며 간식들이 가득했다. 집 앞에서 심유진은 유령처럼 그 앞을 맴돌고 있는 정재하를 봤다. 일단 돌아갔다가 몇 시간 후에 다시 올지 고민했지만,기사님이 이미 휠체어를 꺼내고 심유진을 부축하려 했기에 차에서 내릴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기사님이 계시기에 정재하가 자신에게 손을 대지는 못할 것 같았다. 정재하는 또 한 번 초인종을 눌렀지만,누구도 응답이 없었다. 몸을 돌리는데 마침 기사님이 심유진을 휠체어에 태운 채 이쪽으로 밀고 오는 것이 보였다. 정재하는 두 눈을 반짝이더니 기뻐하며 뛰어갔다. “유진 씨!” 그의 부름에 심유진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왜 아직도 여기 있어요?” “아직 사과도 못 했는데 제가 어떻게 가요.” 정재하는 매우 당당했다. “됐어요. 사과받은 걸로 할게요.” 심유진은 그와 실랑이할 기분이 없었다. “그러니까 얼른 가세요. 전 이럴 시간 없어요.” “안 돼요!” 정재하가 가까이 찰싹 달라붙었다. 그리고 심유진의 뒤를 따라 아파트 대문까지 따라 들어갔다. 기사님이 그를 경계하며 발걸음을 멈췄다. “신고해 드릴까요?” 심유진은 이 기회를 틈타 정재하를 위협 했다. “들으셨죠? 안 가시면 신고할 거예요.” “신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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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6화

허태준이 회사에서 달려오겠다고 하고 나서야 정재하는 핸드폰을 심유진에게 돌려주었다.심유진은 정재하를 데리고 윗층으로 올라갔다--아래층에는 주민들이 들락날락하기에 셋이서있기에는 부적절한 것 같았다.허씨 집안의 운전기사분은 아직 가지 않고 계속 심유진 곁에 있었다.한쌍의 눈은 한시도 정재하의 몸에서 떨어진 적이 없다.“태준씨한테 사과하신다면서요.왜 급한 볼일이 생겼다는 거죠?”심유진은 물었다.급한 일이라는 것은 정재하가 허태준을 속이기 위한 핑계인 줄 알았으나 정재하는 말했다.”오늘 오게 된 진짜 목적은 허 대표님한테 급한 일에 대해 얘기하는것입니다. 사과하겠다고 말한 것은 문을 열어달라고 하기 위해서인데.결국...당신마저 방어하는군요.”그는 고개를 숙이고 웃었다.심유진은 그가 말한 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수 없었으니 솔직하게 얘기하지 못했다.“태준씨를 찾으려면 CY에 가면 되는데 여기까지 왜 오셨어요?”그녀는 의혹했다.“CY에 갔는데 경비한테 잡혀서요.”정재하는 어쩔 수 없었다.”CY보안은 너무 잘돼있더라구요.”심유진은 경주시에 위치해있는 CY본사에 가본적이 없었지만 대구시 지사에는 가본적이 있었다.때문에 보안이 얼마만큼 잘 되어 있는지 알수 있었다.“어떤 급한 볼일이 있으신 건가요?”그녀는 궁금해서 물었다.“글쎄요...”정재하는 몇초를 머뭇거리다가 말했다.”허대표님이 오시면 그때 얘기하죠.”허태준이 집에 도착한 것은 두 시간 후였다.집에 들어서자마자 심유진이 온전하게 앉아있는 것을 보고 안도의 숨을 쉬었다.문어구에 기척을 느끼자 정재하는 벌떡 일어나 그쪽을 바라보았다.“허대표님!”그는 격동스레 불렀다.예전과 마찬가지로.“네.”허태준도 냉담하게 반응했다.여전히 예전과 마찬가지로.그는 천천히 거실로 걸어와서 정재하한테 물었다.”무슨 일이죠?”정재하는 입을 뻥긋하다말고 곁눈질로 심유진과 허씨집안 운전기사를 보고 조심스레 물었다.”허대표님.서재에 가서 얘기할까요?”허태준은 그가 무슨 꿍꿍이든지 두렵지 않았다.“그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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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7화

“네?”허태준은 그의 얘기를 인내심 있게 기다리고 있었다.“심연희가...바람 핀것 같아요.”정재하는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눈은 어두워졌다.허태준은 피식하고 웃었다.”심연희가 바람 핀 것이 저랑 무슨 상관있나요?정재하씨는 제가 나서서 도와주기를 바라시는 건가요?”“아니요!”정재하는 급히 부인했다.”바람핀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바람핀 상대가...”그는 고개를 쳐들고 허태준을 흘끔 바라보았다.그의 예리한 눈빛을 마주치자 급히 고개를 떨구었다.”바람핀 상대가 정소월씨의 남편분인 것 같아요.”허태준의 눈길은 순식간에 싸늘해졌다.”왜 저한테 이런 얘기를 하시는거죠?”“뉴스에서 봤어요...”정재하는 더욱 머뭇거렸다.”정소월씨랑...그래서...”“제가 정소월과 바람 피우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허태준은 물었다.말투는 싸늘했고 위험하기 그지없었다.정재하는 놀라서 몸을 떨었다.더욱 가벼운 목소리로 얘기했다.”아,아니...”그리고는 고개를 더욱 떨구었다.“제가 정소월과 바람을 피운다고 해도 저한테 이런 얘기를 하는 목적이 뭐죠?”허태준은 또 물었다.”심연희가 허태서랑 같이 있다면 기뻐해야 할 일 아닌가요?”이렇게 귀띔하고 나서야 정재하는 관계를 이해할 수 있었다.그는 생각을 깊게 하지 못했다--아마도 이 일이 그에게 안겨다준 충격이 너무 커 혼돈의 상태가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단지 심연희와 바람핀 남자가 정소월의 남편이고 정소월과 허태준이 그렇고 그런 사이이기에 이 일은 허태준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을 뿐이다.“죄,죄송합니다!”정재하는 사과했다.”제 잘못입니다.보귀한 시간을 빼앗아서...”허태준은 그의 사과를 받아준다고 하지 않았고 받아주지 않는다고도 하지 않고 물었다.”다른 용건이 있으신가요?”정재하는 머리를 저었다.”없습니다!”**정재하는 풀이 죽은 얼굴을 하고 급히 떠났다.그 모습을 본 심유진의 의혹은 커져만 갔다.허태준이 운전기사를 보내고 나서 그녀는 물었다.”정재하가 무슨 일로 왔죠?”“별거 아냐.”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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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8화

”동의했어?” 허태준은 실눈을 뜨고 심유진을 바라보았다.그는 알고 있었다. 그녀가 결혼을 해서부터 이혼을 원했다는 것을. 지금 이렇게나 좋은 기회가 눈앞에 있는데 이 기회를 잡지 않을 리 없었다.--여기까지 생각하니 그의 가슴은 무언가에 잡힌듯했다. 호흡도 모르는 사이에 늦춰졌다.그의 눈빛 때문에 심유진은 한기를 느꼈다. 그리고는 제 발이 저려 얼굴을 돌렸다.허태준의 안색은 더욱 안 좋아졌다.그의 얇은 입술에서는 차가운 말이 나왔다.”기뻐?”심유진은 다리 위에 놓여진 두 손을 더욱 꽉 쥐었다. 등골이 오싹해났다.말라 터진 아랫입술을 핥고는 그의 첫 번째 질문에 대답했다.”동의하지 않았어요.”그녀의 대답은 허태준의 생각 밖이었다.그는 이 초 동안 멍하니 있었다. 심장이 모르는 사이에 더 빨리 뛰는 것 같았다.“왜?”그의 얼굴은 딱딱했고 입가에는 비웃는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나랑 줄곧 이혼하고 싶어 했잖아?”당신이 당연히 동의하지 않을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죠.--심유진은 마음속으로 얘기할 뿐 입밖 에 내놓을 수는 없었다.그녀는 허 아주머니가 허태준한테 압박을 해주셨으면 했는데 허 아주머니는 이해심이 너무 많아 그녀의 계획은 더 진행할 수 없었다.심유진은 억지웃음을 하고는 말했다.”태준씨와 정소월씨의 관계를 성사하기 위한 것이잖아요? 고맙게 생각하지도 않으면서.”허태준의 차가운 눈빛을 마주치자,그녀는 몸을 떨며 고개를 숙였다.“엄마랑 심연희는 우리가 이혼하기를 바래요! 저를 또 어느 돈 많은 이상한 남자한테 팔아버릴 생각을 하고 있을 거예요. 이렇게 일을 벌일수록 그들의 뜻대로 되게 내버려 둘 수는 없어요.”그녀가 허태준과 결혼한 목적이 바로 심씨 일가의 결혼에 대한 강요를 피하려는 것이였다.이 이유라면 그는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기뻐하지도 않을 것이고.허태준은 시선을 돌려 발끝을 바라보면서 아무 표정 없이 물었다.”엄마는 뭐라셔?”“어머님이 우리더러 결정을 하래요. 하지만 우리가 이혼하지 말았으면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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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9화

허태준은 싸늘한 소리를 내고는 큰 걸음으로 서재를 향했다.그는 문을 닫고 전화를 걸었다.”랙돌 한 마리 사서 정소월한테 갖다줘. 오늘 당장.”“아무거나. 비쌀수록 좋아.”“그리고 허태서쪽은 바짝 따라붙도록 해.” **저녁을 먹고 나서 정소월은 또 영상통화를 걸어왔다.허태준은 여전히 거실에 앉아있었다. 그러고는 심유진 앞에서 받았다.그는 여전히 이어폰을 하지 않았다. 정소월의 목소리는 스피커를 통해 선명히 전해졌다. 심유진은 듣지 않는척하기도 어려웠다.“태준 씨~고양이를 받았어요~”정소월은 초코와 비슷한 크기의 랙돌을 안고 고양이의 한쪽 발을 들고 허태준과 인사를 했다.허태준은 미소를 지으면서 물었다.”맘에 들어?”“응...”정소월은 머뭇거렸다.허태준의 얼굴에 띈 미소는 줄어들었다.”왜,맘에 안 들어?”“맘에 들기는 한데...”정소월은 머뭇거렸다.”근데...태준씨 집에 고양이가 더 이쁜 것 같아~멍한 게 멍청하게 귀여운 것 같기도 하고~”“그럼 사람 불러서 다시 한 마리 사다 줄게.”허태준은 한치의 머뭇거림도 없었다.“아니야~”정소월은 손사래를 치면서 거절했다.”랙돌이 비싼 데 돈낭비 하지 마요! 한 마리면 돼요. 많으면 돌보기 힘들 것 같아요.”“진짜 괜찮아?”허태준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진짜 괜찮아요! 근데 태준 씨 집에 고양이를 좀 더 보여줄 수 있나요?얼굴이 너무 맘에 들어!”듣자마자 허태준은 심유진을 바라보았다.이 시각 초코는 심유진의 무릎에 엎드린채 등에 털을 핥고 있었다. 아직 위험이 닥친 줄을 모르고 있었다.심유진은 초코를 내주기 싫었다. 하지만 허태준의 기가 너무 세서 그녀는 거절하지 못했다.허태준은 초코의 목덜미를 잡고 얼굴 근처로 잡아 올렸다.정소월은 눈도 깜짝하지 않고 고양이를 바라보고 물었다.”이름이 뭐예요?”허태준은 대답했다.”초코.”“이름이 너무 예쁘다~심유진 씨가 지어줬죠?”“응.”허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정소월은 핸드폰 액정을 통해 불렀다.”초코야~”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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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0화

심유진의 말은 저주와도 같아 거실은 삽시간에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크게 들려오는 소리에 정적은 깨졌다.심유진은 놀라서 몸을 떨었다. 정신을 가다듬었을 때 허태준의 핸드폰이 천장을 향해 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이 보였다. 스크린은 검게 변했고 거미줄같이 깨져 있었다.“더 이상 그 입에서 이혼이라는 두 글자가 나오지 않게 해.”허태준은 한 발짝 한 발짝 다가서면서 몸을 굽혀 손가락으로 힘 있게 그녀의 턱을 잡았다.심유진은 그의 눈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그의 눈동자는 평소보다 더 짙었고 마치 그늘이 진 것만 같았다.“우리의 결혼은 한차례의 거래야.”허태준은 거래라는 두 글자를 힘 있게 뱉었다.”너만 이득을 보고 쏙 빠져나갈 수는 없어.”심유진은 반박했다.”태준씨가 정소월씨와 결혼하면 목적에 도달하는 것 아니었나요?더우기 정소월씨야말로 태준 씨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이잖아요.”“우리 가족이 소월이를 안 좋아해.”허태준은 눈을 반쯤 떴다. 주위의 위험한 기운은 심유진더러 저도 몰래 뒤로 움츠러들게 했다--허태준은 그녀를 다시 잡아당겼다.“그리고 당신은 우리 엄마의 인정을 받았지.”그의 코끝과 그녀의 거리는 이 센치에 불과했다. 그녀가 조금만 움직여도 그와 닿게 된다.심유진은 침을 삼키고 물었다.”이렇게 계속 정소월씨를 끌고만 있을 건가요?”사실 진짜 묻고 싶은 것은 따로 있었다.”이대로 저를 희생시키려는 거예요?”하지만 그녀는 이런 질문을 할 자격이 없었다.애당초 그녀가 한 선택이었기 때문이다.그때 그녀는 허태준을 좋아하게 된 것을 자각하지 못했다. 또한 자신이 사랑하지 않고 자신을 사랑하지도 않은 사람과의 한평생도 상관이 없었다.순수한 거래였다면 그녀는 어떠한 후회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거래에는 감정이 섞여있었다...그녀가 아무리 노력한들 허태준과 정소월사이의 친밀함을 못본척할수가 없었다.더욱 질투때문에 조여오는 마음을 통제할 수가 없었다.“그녀는 명분을 바라지 않아.”허태준은 심유진을 빤히 바라보았다.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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